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2의 고향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5월은 춥지도 덥지도 않아서 계절의 여왕이라고들 합니다. 또 남한에서의 5월은 가족의 중요함을 생각하면서 주변을 돌아보는 가정의 달이기도 한데요. 북한의 6.6절과 같은 날이 5월 5일 어린이 날입니다. 오늘은 남한에서 아이를 키우는 김지연(가명) 씨의 이야기 전해드립니다.
남한생활이 8년째인 30대 초반의 김지연 씨는 함경북도 청진이 고향입니다. 남한 남성과 결혼했고 아들을 낳았습니다. 지금은 3살입니다. 아이가 제일 기다리는 날은 자기 생일 다음이 어린이 날입니다.
김지연: 남한의 아동들은 5월이라 꽃도 피고 날도 좋아서 바다도 가고요 행사도 많이 열리더라고요. 인터넷 검색을 하면 아동절 맞아 행사가 많으니까 부모님들이 그곳을 찾아서 놀러 가면 되고요.
생일은 선물을 받을 수 있으니 좋다면 어린이날은 엄마 아빠와 함께 가족 나들이를 가서 좋습니다.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곳은 놀이동산이나 코끼리, 사자, 호랑이가 있는 동물원입니다. 김 씨는 혼자 탈북해 가족이 모두 북한에 있습니다. 그래서 출산을 앞두고는 엄마 생각이 더 났다고 합니다.
김지연: 애기가 아이가 뱃속에 있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설레고 기쁘고 신기해서 그 기쁨은 어떻게 말로 표현이 안 됐어요. 그러다가 점점 배가 불러오고 출산이 가까워지니까 저도 모르게 걱정이 되는 거예요. 누군가 날 도와줬으면 좋겠다. 결혼 전에도 아이를 안아보거나 해본 적이 없었는데 내가 간난아이를 어떻게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친정엄마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남한으로 간 탈북자 10명 중 8명 정도가 여성입니다. 이중 최소한 3분의 1 이상이 남쪽에서 배우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출산을 경험 합니다. 대부분의 여성은 태어날 자신의 아이를 상상하면서 김 씨처럼 설레면서도 걱정이 앞서게 되는데 남한에서의 출산이 어렵지는 않았는지?
김지연: 출산은 산부인과 병원에서 하고 일주일동안 입원해서 간호사가 아이를 봐주고 했어요. 퇴원을 할 때가 됐는데 남편은 출근해야 하고 난 혼자 아이를 봐야 하니까 자신이 없어서 산후 조리원에 갔어요. 거기서 모유 수유를 위해 미역국, 해산물, 돼지족발을 먹으면 좋다고 해서 미역국을 많이 먹었어요.
병원에서 퇴원 후 민간이 운영하는 산후조리원에서 2주 동안 있었습니다. 거의 한 달을 밖에서 지낸 겁니다. 그리고 필요에 따라 병원을 자유롭게 이용하게 됩니다.
김지연: 출산을 하고 나니까 병원에서 목록을 줬어요. 간호사가 설명을 해줬는데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날짜와 시간을 정해 주더라고요. 예방접종을 왜 하는지 다 알려주고 언제 하는지 정해줘서 출산 후 한 달 뒤부터 건강검진을 갔어요. 의사가 아이 상태를 보고 주사를 놔주고 몸이 안 좋으면 며칠 뒤에 맞을 수 있게 해주시더라고요.
북한이나 남한이나 자식에 대한 교육열은 세계 어느 나라와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됩니다. 부모는 대개 한번쯤은 혹시 자기 아이가 천재는 아닐까? 다른 아이와는 뭔가 특별한 재능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김 씨도 예외는 아닙니다. 말도 하지 못하는 아이 때부터 육아교육을 했습니다.
김지연: 아이를 위한 책이 아주 잘돼있어요. 유아발달 책과 인터넷을 보면 아이 키우면서 경험한 것을 잘 정리해 놓은 것이 있어서 공부했어요. 3세부터 인지발달이라고 하면 옹알이를 해주는 거예요. 이런 것을 다 아이에게 충족시켜 줘야지 아이가 성정하면 무의식에 억압받지 않고 밝게 클 수가 있어요.
간난 아이 때는 모유를 먹이고 1년이 지나면서부터 이유식이라고 해서 아이만을 위한 특별한 음식을 만들게 됩니다.
김지연: 돌이 지나면 아이가 어른처럼 먹을 수 있게 묽은 음식부터 해서 조금 딱딱한 음식을 만들어 주는 겁니다. 이유식을 만드는 것은 인터넷을 보거나 요리책을 보는데 책도 이름 있는 저자가 쓴 것으로 골라서 보고 시장에 가서 약을 안 뿌린 친환경으로 키워진 남새를 사는 겁니다. 그래서 영양이 골고루 있게 음식을 맛있게 만들어주는 거예요.
사는 게 바빠서 세월 가는 줄 모르다가도 무럭무럭 커가는 아이를 보면 시간이 빠르게 흘렀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는데요. 집에만 있던 아이도 걷기 시작하면서 바깥세상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김지연: 아이가 돌이 지나면서 외출하는 일이 많아요. 예쁘게 보여야 하니까 옷도 늘고 신발도 필요하고 뜨거운 빛을 가리는 모자도 있어야 하고요. 다양한 옷을 계절별로 사서 입히고 있어요.
기자: 가격은 어떤가요?
김지연: 아이들 옷이라고 싸지 않아요. 비싸더라고요. 저는 가정주부니까 어떻게 하면 싸고 좋은 옷을 살 수 있을까 해서 인터넷에서 가격비교를 하고 마트나, 백화점, 시장을 비교 해서 제일 값싸고 좋은 제품을 택해서 사는 거죠.
먹고 사는 문제 때문에 탈북을 했고 가족과 헤어져야 했기 때문에 가슴 아팠지만 이제는 남쪽에서 가정을 꾸렸고 아들의 모습을 통해 밝은 미래를 본다는 김지연 씨. 이렇게 어린이날이 있고 부모님의 고마움을 생각하는 어버이날이 있는 5월이면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게 된답니다.
김지연: 저는 진짜 저희 아이를 저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가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정신까지 건강한 아이로 커준다면 저는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아요.
제2의 고향 오늘은 남한에서 결혼해 아이를 키우는 탈북여성 김지연(가명) 씨의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