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2의 고향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적잖은 수의 탈북자가 남한에 가면 남한의 자본가 고 정주영 회장처럼 자기 사업을 해서 돈을 많이 벌겠다며 장사를 합니다. 그렇지 않은 분들은 평범하게 일반 회사에 취직해서 매달 봉급을 받고 살게 됩니다. 오늘은 조만간 부산 진영에 ‘옥이가 만든 꼬지집’을 개점하는 탈북여성 강화옥 씨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강화옥: 장사도 잘돼야 그런 말도 하지 만약 안 되면 월급쟁이 보다 못할 수도 있죠.
자기 장사를 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봉급쟁이 생활을 하는 것이 낫다고 보는지 생각을 물어보니 박 씨가 하는 말이었습니다. 자기는 장사를 하지만 월급만 잘 나온다면 직장 생활이 더 편하다는 말인데요.
남한 생활 6년이 되는 30대 초반의 강화옥 씨는 사회생활을 몇 년 하다가 지난해부터 자기 가게를 차려 장사를 하게 됐습니다. 분야는 자기가 좋아하고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그런 일입니다. 그래서 시작했던 것이 올해 초까지 혼자 운영하던 노래방.
월 매상도 미국 달라로 환산해 4천 달라 정도 올리는 괜찮은 가게였는데 갑자기 개인 사정으로 가게를 넘기고 한동안 쉬더니만 이번에는 분식점을 하려고 막바지 준비 중입니다.
강화옥: 가게인데 옛날 줄포장마차 하던 곳 있잖아요. 저녁에 술안주 해서 가격이 비싸지 않게 간단한 파전 같은 안주도 내놓고요. 그 자리에다가 꼬지집을 합니다. 여름에는 국수도 팔고 하는 그런 가게입니다.
기다란 나무 꼬챙이에 육고기와 남새를 끼워 불에 구워내는 꼬지집을 한다며 정신이 없이 분주합니다. 어떻게 음식점을 할 생각을 했는지 또 탈북자가 남한에서 자기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뭐가 필요한지 직접 들어봅니다.
기자: 음식점은 뭐니 뭐니 해도 맛이 있어야 하는데 주방은 구했나요? 어떻게 이런 일을 생각했어요?
강화옥: 제가 먹기도 잘 먹지만 먹어서 맛있는 것은 제가 할 줄 압니다. 지금 생각하는 것은 6가지 음식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꼬지도 세 가지 종류인데 오징어, 양고기, 소갈비, 탕수육 하고 아직 두 가지는 생각 중입니다. 또 저희는 북한 명태를 가져다 두부찜을 하려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기자: 남한에서 팔리는 북한산 명태 가격이 비싸던데 손해를 보진 않겠어요?
강화옥: 단가가 2천500백 원이면 찜 한마리가 명태를 두드려서 양념하고 쪄서 만원 만 받아도 원가 빠지거든요.
기자: 주 품목은 양꼬지인데 비싸지는 안나요?
강화옥: 양꼬지가 쌉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가족에 송금을 하기 때문에 돈을 아껴 쓰거든요. 그런 사람을 상대하는데 자기가 가끔씩 술 한 병을 먹어도 2-3만 원으로 피곤이 풀리게 편하게 먹을 수 있게 두 사람이 먹어도 충분히 먹을 수 있게 하려고요. 1인분 꼬지 기본이 10개가 8천 원이고 좀 많이 먹는 사람은 15꼬지는 먹습니다. 거기에 소주 두병 3천원이라고 하면 편안하게 2-3만 원이면 됩니다. 공단 지역이라 외국인이 더 많습니다.
기자: 꼬지 10개 8천원이라고 하면 1인분에 6달러 정도 된다는 말인데요. 외국인 노동자가 많다고 했는데 어느 나라 사람들인가요?
강화옥: 중국사람, 베트남, 캄보디아 이런 사람은 전부 양고기를 잘 먹습니다. 한국 사람도 냄새가 안 나게 잘하면 건강식품이기 때문에 인기가 있습니다. 여기 부산 앞에도 양고기집이 있는데 줄서서 먹거든요.
기자: 가게를 하는 곳은 어딥니까?
강화옥: 김해시 진영리 입니다. 이쪽이 공단 지역인데 외국인 노동자가 많습니다.
기자: 가게가 큽니까?
강화옥: 규모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식탁이 안에 7개 밖에 6개정도 놓을 겁니다. 밖에서도 먹을 수 있게 돼있습니다. 내부 공사는 전부 했고 물량 확보하고 하면 6월18일 문을 열 계획입니다.
기자: 식탁을 7개 정도 놓는다면 몇 평정도 되나요?
강화옥: 가게가 17평인데 좀 넓습니다. 구조가 큰 평이죠.
기자: 장사는 잘하면 짧은 시간에 큰돈을 벌 수 있지만 안 되면 가진 돈도 전부 날리게 되는데 걱정은 안 되세요?
강화옥: 꼬지 장사는 망해도 손해 볼 정도로 투자금이 필요 없습니다. 지금 현재는 편안하게 시작하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없습니다.
기자: 월세는 어느 정도 되나요?
강화옥: 시골이라서 시내보다는 임대료도 쌉니다. 보증금이 1천만 원이고 월세도 30만 원으로 큰 부담이 없거든요. 망해도 큰 손해는 없을 겁니다.
기자: 말을 들어보면 장사 시작이 너무 쉽게 들리는데요. 아니 그렇게 길목이 좋고 조건이 좋다면 전에 하던 사람은 왜 그만두고 또 다른 사람들은 가만있을까요?
강화옥: 장사가 무엇을 개발을 하는 가에 달려있는데 다른 사람은 왜 안했는지 모르겠지만 이곳 진영 친구집에 몇 개월 있으면서 쭉 봐왔는데 꼬지집이 좋겠다 생각해서 하는 겁니다.
기자: 가게는 혼자 합니까 아니면 일하는 사람을 구했나요?
강화옥: 일단 둘이서 시작해보고 사람이 모자라다 싶으면 한명을 더 써야죠. 시작을 작게 하고 하면서 키워가려고요.
기자: 영업시간은요.
강화옥: 일단 오후 3시부터 시작을 하고 점심에도 사람이 오면 국수도 팔면서 점심 장사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기자: 보통 가게 문 열고 6개월 정도는 벌어서 쓸 생각은 하지 말라고들 하는데 어느 정도면 가게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거라고 봅니까?
강화옥: 2개월이면 압니다. 그쯤 하면 됩니다.
기자: 그렇게 빨리요?
강화옥: 가계 규모가 작기 때문에 그렇게 하면 알 수 있습니다.
기자: 하루 매상은 어느 정도 기대하는지?
강화옥: 하루가 아니고 한 달에 500만 원은 안 되겠나 보고 있습니다.
기자: 너무 높게 잡고 있는 것 아닙니까?
강화옥: 단골이 어느 정도 생겼는가에 따라 고정 매출이 되기 때문에 고정 손님이 오는 횟수를 보면 수입을 대충 알 수 있습니다.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직장인들도 한 번쯤은 장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작은 가게라도 사장 소리를 들으면서 몸은 힘들어도 일한만큼 전부 자기 수입이 되기 때문에 장사의 유혹을 받기도 하지만 주위에 장사해서 돈을 벌었다는 사라보다는 가진 돈 모두 까먹었다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에 쉽게 일을 벌이질 못합니다.
남한 사람도 대부분 망설이는 장사를 탈북여성이 너무도 쉽게 종목을 바꿔가며 하는 모습이 뭔가 자시만의 비결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물어봤습니다.
강화옥: 식당을 하려면 음식 맛이 중요하죠. 지난번에 노래방 할 때도 친구가 내가 하는 것을 보고 따라 하더라고요. 그런데 장사가 잘 되도 전화가 오고 안 되도 전화가 매일 전화를 합니다. 난 너 성격에 절대 안 된다. 그랬는데 하더라고요. 다 자기 하기 나름이기 때문에 저는 남에게 어떻게 하면 장사가 잘 된다 뭐 이런 얘기는 안합니다.
제2의 고향 오늘은 부산 진영에서 ‘옥이가 만든 꼬지집’ 분식점을 개점하는 탈북여성 강화옥 씨의 얘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진행에는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