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자신을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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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2의 고향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모두는 행복하고 멋지게 한 번 살아보자고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사는 것이 멋지게 사는 것이냐 하면 쉽게 설명을 못하기도 하는데요. 먼저 자신을 알고 또 자기가 제일 잘하는 것을 찾아 그 분야에 전문가가 된다면 멋지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남한생활 4년차인 탈북여성 이혜인(가명) 씨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이혜인: 교육을 통해 조금씩 변화가 생겼습니다. 저도 모르게 제 자신을 알게 됐고 이제 꿈을 가지고 살 수 있게 돼서 너무 신기합니다. 요즘은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을 정도입니다.

북강원도가 고향으로 올해 서른 살인 이혜인 씨는 2006년 탈북해 중국에서 3년을 살다가 남한으로 갑니다. 그런데 최근 마음을 열고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보게 하는 코칭교육을 받고는 장님이 눈을 뜬 것처럼 앞이 환해졌다는 겁니다.

이혜인: 제 자신을 모르고 산겁니다. 처음에는 상상을 많이 가지고 남한에 왔습니다. 북한을 떠나 중국에 갈 때는 중국까지만 가자해서 오지만 중국에서 여러 소식을 접하다 보니까 남한에 대한 상상이 커지는 겁니다. 남한사람들은 전부 호화롭게 사는 것으로 동경을 해서 죽기 살기로 남한에 온 것인데 정작 와보니 현실은 틀려 실망도 하고요.

남한에 가서는 열심히 돈을 벌어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전부 송금하고 그저 일만 하면서 살았지만 아직 젊은 나이여서 자신이 처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다시 도전을 길을 찾습니다.

이혜인: 울산 현대자동차에서 일했습니다. 주야간으로 쉬지 않고 80여명의 여자 직원들과 일하는데 남한 사람들과 대화가 안 되는 거예요. 아는 게 없었으니까요. 자존심은 강해서 그 사람들이 나를 탈북자로 우습게 보는 것 같기도 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그게 아닌 거예요. 그냥 열등감이었어요. 그래서 느낀 것이 있어요. 돈 버는 것도 좋지만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기자: 현대자동차에서는 월급이 어느 정도였나요?

이혜인: 1년 반을 일했는데 한 달에 300만 원 정도 받았어요.

이 씨는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 우선 컴퓨터 학원에 갑니다. 자격증을 취득하고 나면 사무직에 취직을 하고 경험을 쌓아 더 나은 일자리로 옮겨 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그렇게 될까요?

이혜인: 가만히 보니까 한국에도 주부들이 결혼하고 애 낳고 컴퓨터 배우러 와서 하는 얘기가 있어요. 자기네가 결혼 전에도 자격증이 있어서 사무직 일을 하다가 결혼해서 퇴사하고 아이 낳고 다시 일하려고 보니까 여자들은 기껏 3년 이상은 안 써준다는 거예요. 그럼 내가 3년 일하려고 이거 배우겠어요? 그래서 일단 자격증을 따고 저는 평생직업을 찾아야 하니까 자격증도 더 따고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러던 중에 춘천시청에 한 번 면접을 본적이 있었는데 같은 면접을 봤던 사람들은 대학도 나오고 경험도 있고 하더라고요. 저는 탈북자 특례로 봤는데 결국 떨어졌죠. 그때 한 번 더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죠.

기자: 남한분과 결혼도 했는데 주부로 생활하면서 자기 꿈을 키워 가는 것에는 문제가 없습니까?

이혜인: 처음 1년 연예를 할 때는 남편과 많이 싸웠습니다. 남편이 하는 말이 북한에서 했던 모든 상상을 깨라 처음부터 완벽하게 갖추고 살 수는 없다 이러더라고요. 신랑을 만나서 조금씩 생각이 바뀌었지요. 어느 정도 서로 맞춰야 하고 내가 최선을 다하면 상대도 알거 아니에요.

웃음은 전염이 된다는 말이 있듯 이 씨가 행복하니까 남편도 덩달아 행복이 배가 됩니다. 이젠 모든 것을 남편과 상의하고 서로 맞춰서 의지하며 사는 법을 깨달은 겁니다.

이혜인: 신랑은 원하는 것이 그냥 여자가 집에서 밥이나 하고 집안 살림이나 알뜰하게 해주는 것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생각이 많다 보니까 집에만 있으면 우울증도 오고 안 되겠더라고요. 내가 공부를 해서 뭔가 해보고 싶다고 하니까 신랑이 진짜 잘할 수 있고 하면 하라는 겁니다. 대신 중도에 포기할 생각이라면 애초에 시작도 하지 말라는 거예요. 제가 공부하면서 늦게 들어오고 하는데 신랑이 이해를 많이 해주더라고요. 안 그러면 못하는 거죠. 남편이 하는 말이 내가 뭔가 배우면서 많이 바뀌었다는 거예요. 그리고 제가 긍정적으로 바뀌니까 신랑도 바뀌는 거예요. 서로 더 위하게 되고 남편이 집안일도 도와주고요. 그래서 요즘은 사는데 보람을 많이 느낍니다.

살아온 시간보다 앞으로 행복하게 살아야할 시간이 더 많이 남았기에 한순간도 그냥 옛날처럼 보낼 수는 없다면 가을에 있을 대학입학 준비에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혜인: 저는 상담사 일을 일하고 싶어요. 대학 졸업하고 대학원도 가서 공부해 직업을 갖고 싶어요. 제가 20대에는 안타깝게 아무것도 못하고 허무하게 보냈거든요. 30대에는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보자고 하고 있습니다. 제 자신 후회 없는 삶, 멋진 삶을 살고 싶어요. 나중에 오는 탈북자들에게도 본보기가 될 수 있는 그런 멋진 사람이 되고 싶은 거예요.

제2의 고향, 오늘은 탈북여성 이혜인(가명)씨의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