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2의 고향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백의의 천사, 날개 없는 천사라고 하면 간호사 직업을 미화해 이르는 말입니다. 북한에서 약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아버지를 여의였기 때문에 병든 사람에게 봉사하는 간호사란 직업이 더 특별하게 생각이 된다고 합니다. 오늘은 남한 생활이 8년차 되는 30대 초반의 탈북여성 한소연 씨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한소연: 북한에서 대학을 졸업한 것도 아니고 배우다 넘어온 상태였고 여기서 편입학할 수 있는 학력 인증서도 없었고 했기 때문에 학원에서 1년 교육 받고 바로 병원에 취직해서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함경북도 온성이 고향인 한소연 씨는 북한에서 종교를 믿었다는 이유로 감시의 대상이 됐고 처벌을 피해 탈북 합니다. 그리고 남한에 가서는 간호사가 되기 위해 학원엘 갔던 겁니다. 한 씨가 남한에 많은 직업 중에 간호사를 택한 것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영향이 컸습니다.
한소연: 아버지가 제가 생각하기에 위암이셨던 것 같아요. 아버지가 원래 위궤양이 심하셨는데 어느 정도 회복이 됐다가 다시 안 좋아지셔서 밤마다 못 주무시고 한 번 토하면 피도 토하시고 그런 기억이 있습니다. 얼마나 아프셨을까? 진통제 하나 없이 얼마나 아프셨을까 그런 생각하면 많이 마음이 아픕니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있을 때 잘해주고 내 눈앞에 보일 때 최선을 다해 잘해드려야 한다는 것. 돌아가시면 다시는 볼 수 없고 잘해드리려고 해도 해드릴 수가 없잖아요.
북한에서도 보건일군으로 잠깐 일했었기 때문에 전혀 생소한 직업은 아니었지만 남한에 가서 전문교육을 받았고 무난히 취업이 됩니다. 간호사 생활 6년이 되는데 그간 옮겨 간 병원도 여러 곳입니다.
한소연: 제가 일터를 자주 바꿨던 것이 전문과 마다 다 치료가 다르니까 그런 것이 궁금해서 병원을 옮겨 다니면서 많이 배웠어요. 정형외과, 신경외과, 노인요양 전문병원에서도 일해 봤고 지금은 의원이기는 하지만 건강검진도 다하는 병원이라 배우는 것이 많아요. 저는 나름 이제는 한국 사회를 많이 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배울 것도 많지만 저는 어느 정도는 한국 사회에 대해 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에 있는 친구들에게 남한사회를 알려준다면 뭘 제일 먼저 말해주고 싶나요?
한소연: 제가 제일 먼저 얘기해주고 싶은 것은 내가 노력한 만큼의 열매는 내가 딸 수 있다. 북한은 다 같이 잘 먹고 잘살자 인데 내가 한 만큼의 대가를 못 받고 국가를 위해 사회를 위해 일하기 때문에 내 몫은 없는 거죠. 그런데 한국에서 일해 보니까 내가 흘린 땀과 노력의 대가가 고스란히 나에게 돌아와요.
기자: 병원 측에서 간호사에게 강조하는 사항은 어떤 겁니까?
한소연: 나이팅게일 선서에도 있듯 하면 된다고 봐요. 병원에서는 환자들에게 친절해야 하고 밝은 미소를 잃지 말아야 하고 헌신적으로 일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건 어디서나 하는 말이고 자기가 봉사의 마음도 있어야 하고 친절과 미소가 있어야 된다고 봐요. 환자의 아픔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아픔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어요.
남한에서 간호사의 일과는 어떤지 근무환경에 대해 좀 더 들어보죠.
한소연: 개인 병원은 그렇지 않지만 중종합병원 이상 급은 3교대로 일해요. 병동마다 간호사가 있는데 보통 12명에서 15명이 있어요. 그러면 3-4명씩 조를 이뤄서 3교대로 일하는 겁니다. 사람이 계속 바뀌면서 8시간씩 일해요. 월급은 대학 졸업한 사람은 250만원에서 280만 원 정도를 받는데 그 정도면 만족할만하다고 생각해요.
월 250만원이면 미국 돈으로 2천 달러가 좀 넘습니다. 하지만 일하는 근무 시간이 일정하기 않고 주간 야간 돌아가면 근무를 서야 하는 점은 애로사항입니다.
한소연: 많이 피곤한 직업이에요. 야간 근무가 있어서 피곤해서 집에 가면 자는 시간이 많은 것 같아요. 문화생활을 하고 싶은데 시간이 잘 안 맞더라고요. 그래서 주춤 거리다 못하고 하죠.
기자: 집에서 여가 시간은 어떻게 보내세요?
한소연: 상담심리학 사이버 강의를 듣고 나가서 배드민턴 치고 그래요
기자: 영화보고 음악 듣고, 책 읽고...
한소연: 네, 친구들이랑 만나서 가끔씩 영화도 보고 책은 늘 읽고요
전문직에 근무하면서 만족할만한 보수를 받으며 행복해 하는 한소연 씨. 그는 환자를 돌보는 일이 단순한 직업 이상의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한소연: 생명을 옆에서 간호해주고 소생시켜주는 일이잖아요. 환자가 치료와 간호를 받고 회복될 때, 상태가 호전될 때 저도 뿌듯합니다. 내가 준 약 하나에 내가 준 미소 하나에 저분들도 소생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간호사로 일하는 데 자부심과 긍지를 느낍니다. 아버지도 이 세상에서 치료를 받으셨더라면 더 사실 수 있으셨을 텐데 이런 생각도 들어요.
병원 일을 하면서 컴퓨터 인터넷을 통해 대학 강의를 듣고 있습니다. 이제 1년만 더하면 졸업입니다. 그가 하는 공부는 상담심리학으로 환자의 마음을 더 잘 알고 도움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인 한소연 씨는 북한에 있는 친지 가족 그리고 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좋은 세상이 하루빨리 오길 기원하고 있습니다.
한소연: 여성분들은 엑스레이는 물론이고 유방, 자궁 다 할 수 있고 피검사도 다 하고요. 안타까운 것이 빨리 문이 열려서 북한에 있는 사람들도 이런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제2의 고향, 오늘은 탈북여성 간호사 한소연 씨의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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