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2의 고향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북한인권 관계 행사가 있을 때면 상영되는 영화가 있습니다. 탈북자 출신 김규민 감독이 만든 “겨울나비”란 제목의 영화입니다. 오늘은 2011년 만들어진 영화 겨울나비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여러분과 함께 감상 해보겠습니다. 오늘 듣게 되는 영화는 김규민 감독의 허락을 받고 주요장면을 재구성했음을 알려드립니다.
황해북도 외꼴탄광에서 있었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시작은 병든 엄마와 함께 살아가는 11살 진호가 겨울밤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진호: 엄마 그런데 닭고기가 정말 맛있어?
엄마: 당연하지
진호: 성일이가 그러는데 고기는 개고기가 제일 맛있다던데
엄마: 성일이가 어떻게 안데?
진호: 성일이 아버지가 말해줬데
엄마: 엄마는 결혼식 때 직접 먹어봤는데 저기 사진에도 있잖아 그리고 아빠는 어려서 일본 서 살 때 닭고기가 맛있어서 매일매일 먹었데
진호: 엄마 우리 동네에서 제일 잘 사는 사람이 누구야? 당비서 아저씨 네가 제일 잘 살지? 그 집에도 닭이 10마리밖에 없거든 그런데 어떻게 매일 닭을 먹어?
엄마: 그치? 그건 아빠가 거짓말 한 것 같다
진호: 당연하지 ...그래도 매일 먹으면 좋겠다
엄마: 자자 얼른 누워
엄마가 아침밥을 할 때 진호는 무뎌진 톱날을 세우며 나무하러갈 준비를 합니다. 아들 진호가 나무를 해오면 엄마가 장마당에 가서 팔아 근근이 연명합니다. 진호는 친구 성일이와 산에 가서 나무를 한 짐 해서 내려오다 잠깐 쉬면서 앞으로 커서 뭘 할 것인지에 대해 말합니다. 어릴 때 부모를 잃은 성일이는 빨리 커서 군대 가고 싶다고 말하는데 진호는 핀잔을 줍니다.
진호: 미국 놈들은 고기만 먹는다더라. 쳐 맞지나 말아
성일: 그건 아니고 군대 가면 매끼 밥은 먹잖아
진호: 우리 형이 그러는데 군대도 못 먹어서 영양실조 걸린 사람들 엄청 많데
성일: 그건 먹는 데만 신경 쓰는 먹보들만 그러는 거야
진호: 우리 형 그런 사람 아냐
성일: 아니 그게 니네형 말고
성일: 진호야 넌 소원이 뭐야?
진호: 나? 난, 요리사.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 돼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요리를 만 들꺼야
성일: 맛있는 음식 만들면 나 조금 줄꺼지?

요리사가 꿈인 진호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형편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입니다. 산에 가서 나무를 해봤자 충분한 식량을 구하기는 힘든 상황인데요.
성일: 진호야
진호: 먼저가
성일: 아냐, 기다릴게 빨리 나와
엄마: 들어와
진호: 야, 개새끼야 귀떼기가 먹었냐? 먼저가!
엄마: 진호야, 이게 무슨 나쁜 버릇이야 하나밖에 없는 친구라면서? 친구한테 누가 그래? 엄마가 그렇게 가르쳤어? 친한 친구일수록 서로 더 지켜주고 도와줘야 한다고 엄마가 얘기 했어 안했어?
진호: 엄마 왜 제가 매일 우리 집에 찾아오는지 몰라? 그럼 들어오라고 할까? 그럼 또 밥 먹었냐고 물어볼꺼잖아. 물어봐서 안 먹었다면?
엄마: 그럼 조금씩이라도 나눠 먹으면 되지
진호: 싫어 싫다고. 제가 아무리 한 명밖에 없는 친구라고 해도 아빠 죽고 형은 군대가 있 고 엄마까지 굶어 죽으면 난 누구랑 살라고? 싫어, 친한 친구라고 해도 엄마 밥 뺏어 먹는거는 싫단 말이야.
친구 성일의 문제로 엄마와 다투게 된 진호는 혼자 산에서 나무를 하다 사고를 당하게 되고 밤이 돼도 돌아오지 않는 아들 진호 걱정에 엄마는 진호를 찾아 나서게 됩니다.
진호엄마: 제 아들입니다. 어제 나갔어요
안전원: 기다려봐요
진호엄마: 전에는 오후 늦게 항상 들어왔거든요
안전원: 애들이 밖에 나가서 하루 이틀 안 들어올 수도 있는 거지요
진호엄마: 우리 진호는 그런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안전원: 알았어, 내일 아침에 와서 서류작성해요
진호엄마: 오늘하면 안될까요?
안전원: 아줌마 내일 아침에 다시 오라고
산에서 부상을 당해 정신을 잃고 있던 진호는 힘들게 나무를 짊어지고 내려오지만 산림보호원에게 그나마 했던 나무를 다 빼앗기고 맙니다.
산림보호원: 너 어떤 마무에서 잘랐냐고?
진호: 죽은 나무요
산림보호원: 어린놈이 어디서 거짓말을 해? 죽은 나무가 이렇게 물기가 많아?
진호: 진짜 죽은 나무란 말이예요
산림보호원: 한 대 맞고 싶지 않으면 나무 저기 놓고 가?
빈손으로 산을 내려온 진호는 집에 도착해서 정신을 잃게 됩니다. 신음하는 아들을 위해 진호 엄마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너무 절박한 심정에 진호 엄마는 벽에 걸려 있는 김일성, 김정일 사진 아래 가서 아들 진호를 살려 달라고 빌게 됩니다.
엄마: 살려주십시오. 살려주세요. 수령님, 장군님 진호 좀 살려주십시오. 차라리 저를 데려가시고 진호를 살려주십시오. 우리 아들 좀 살려주세요. 제발 한번만이라도 도와주세요. 장군님 수령님....마지막 부탁입니다. 수령님
너무 굶어서 제정신을 잃은 진호 엄마는 흙을 쌀로 착각해 먹기도 하고 결혼사진 속에 있는 닭을 실물로 착각해 찢어 먹는 등 정신착란 상태에 빠집니다. 그리고 앓아누운 아들을 들개로 착각한 나머지 자신의 아들을 죽여 탕을 끓이고 맙니다.
영화의 마지막은 자막으로 처리됩니다. “성일의 신고로 진호 엄마는 체포 되었고 진호 엄마는 남의 개를 잡아먹어 죄송하다며 용서를 구했다. 그리고 진호가 오면 먹을 수 있게 국물이라고 조금 남겨 달라고 애원했다.
김규민 감독은 자신이 목격한 북한에서의 현실을 세상에 알리고자 했다며 자신이 이 영화를 만든 이유를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규민: 제가 영화를 만드는 목적은 딱 하나 이런 사람도 있습니다. 당신이 보고 행동해도 좋고 그들을 위해 행동하지 않아도 좋지만 단 기억은 해 달라 세상에 이런 일도 있다는 것을 전 그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제2의 고향 오늘은 너무도 잔인했던 그날의 기억이라는 소제목을 달고 있는 김규민 감독의 영화 “겨울나비”를 함께 감상하셨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