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고향] 남북한 젊은이들이 함께하는 여름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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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2의 고향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무더운 여름이면 보통 많은 사람이 일상에서 벗어나 산과 계곡 또는 바닷가로 더위를 피해 휴가를 떠납니다. 그런가 하면 남북한 젊은이들이 함께 통일을 기원하는 행사도 줄을 잇고 있는데요. 오늘은 탈북자가 남한에서 참여하는 여름 행사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최청하: 탈북자에 대한 통일부의 요구가 빨리 한국 사람으로 동화되라, 그것이 정착지원에 상당히 빠른 길이겠다고 해서 행사를 많이 조직하고 통일부 예산도 쓰고 있습니다.

남한에서 가장 회원이 많다고 알려진 탈북자 친목단체인 ‘숭의동지회’ 최청하 사무국장의 말을 들으셨는데요. 이처럼 남한에 사는 탈북자들은 야외에서 활동하기 좋은 여름이면 이런 저런 통일과 관련한 행사들에 많이들 참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서울 북부권역을 담당하는 공릉종합사회복지관에서 남한과 북한 젊은이가 함께하는 2박 3일 여름행사를 했습니다. 올해가 벌써 제7회 행사였는데요. 신정애 복지사의 말을 들어봅니다.

신정애: 놀다만 오는 것이 아니라 남북한 대학생이 함께 가는 것이고 대학생으로 공유 되는 점도 있지만 남과 북의 차이점과 공통점에 대해 좀 더 생각하고 인식의 변화를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학생들이 생각하고, 얘기하고, 공유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다양하게 가졌습니다. 2박3일 동안 캠프에 참여한 남한 대학생은 북한에서 온 친구들에 대해 좀 더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되고 많이 다르지 않고 차이는 있지만 같은 대학생으로 배울 점도 있다고 느끼기도 하고 참 편해 하는 것 같습니다.

캠프란 외래어는 보통 산과 들에서 천막을 치고 야영을 하는 것을 뜻하는데 신 복지사가 말하는 캠프를 청취자 여러분은 야외 행사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이런 짧은 일정의 만남을 통해 남북한 젊은이들은 분단조국에 산다는 것을 피부로 체험하면서 그동안 막연했던 통일의 당위성을 다시 생각해보는 인식전환의 계기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이 신 복지사의 말입니다.

신정애: 2박3일 캠프를 통해서 어떤 차이가 별로 없다는 것을 느끼기는 했지만 더 지내다 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에서 왔기 때문에 뭔가 다른 부분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문화적 배경이나 사회적 배경이 달랐기 때문에 행동이 다른 것이구나 하는 조금 더 포용적인 관심이나 마음이 있어야 할 것이고 북한 친구들도 남쪽 친구들을 대할 때 마음의 문을 좀 더 열고 대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한편 남한에서 대북방송을 하고 있는 민간단체인 ‘열린북한방송’은 올해 ‘라디오 남북친구 여름캠프’를 실시했습니다. 지난 2009년부터 분기별로 해오던 행사의 형태를 조금 바꿔 이번에는 20여 명의 남한 젊은이들이 강원도 철원에서는 탈북자에게 북한의 현실 그리고 북한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의 증언을 들으면서 한반도 현실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이 방송국 박진양 PD는 말합니다.

박진양: 탈북자를 초청해 강의를 들으면서 한 행사인데 종전에는 2개월 반에 걸쳐 한 것을 2박3일 짧은 시간에 북한을 깊이 알 수는 없지만 현재 우리가 하는 역할이 무엇인지를 알리는 취지로 캠프에서 칼럼을 쓰고 그 내용을 북한에 송출하는 행사였습니다. 참가자들은 분단 현실에 대해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겠는가에 높은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통일에 대해서는 해야 된다 또는 통일이 꼭 필요한가? 이런 다양한 의견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의견일치를 보진 못했지만 분단 상태에서 북한과 어떻게 공조하며 상생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해야한다는 점에 대해선 모두 공감한 것 같습니다.

행사 참가자는 대부분 학생으로 고등학생이 8명 나머지는 20대 중반까지 대학생이었습니다. 취업을 앞둔 학생도 있었고 직장인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휴가를 보내려고 하는데 이 휴가를 좀 더 뜻있게 보내자는 의미에서 참여한 사람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들은 모두 북한 출신을 처음 만나면서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거나 잘못 알고 있던 사실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고 전했습니다.

이렇게 남한 사람과 탈북자가 함께 만나는 시간은 남한 내에서만 열리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6월 말에는 남북한의 젊은이들이 한반도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 이미 통일을 이룬 도이칠란트를 6박 7일 동안 다녀가기도 했습니다. 당시 행사 진행을 맡았던 구윤회 목사입니다.

구윤회: 남쪽 분들은 북한에 이미 관심이 있고 한 분도 있는데 이분들은 먼저 통일을 한 독일 현장을 보고 느낌이 새로웠고 반면 참가자 중에는 특별히 북한이나 통일에 관심이 많지 않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이 독일 현장을 방문하고 통일의 현장을 바라보면서 남북한도 통일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소망을 갖게 되는 변화들이 있어 감사했고 특히 탈북자들은 대부분이 어려워서 해외에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다른 나라도 아니고 독일 통일의 현장을 방문하면서 남북한이 독일처럼 하나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자기 고향 사람도 보고 가족과 함께 자유롭게 여행도 하고 함께 지내는 것에 대한 소망을 갖는 계기가 됐던 것 같습니다.

남한에 사는 탈북자가 해외여행을 하는데 걸림돌은 없습니다. 일단 남한 국적을 가진 탈북자는 대한민국 여권을 가지고 원하는 나라는 어디든 소정의 절차를 밟아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직 경제적 자립을 하지 못한 탈북자의 경우는 정부와 민간단체의 지원을 받아 해외에서 진행되는 행사에 참가하기도 합니다.

행사의 주체가 누가 됐건 그리고 행사가 열리는 곳이 국내건 국외건 개인 여건만 허락한다면 남한에 사는 탈북자는 누구든 자유의사에 따라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탈북자 친목단체 숭의동지회는 이번 여름이 끝나기 전 남한 사람 50명 그리고 탈북자 50명 모두 100명이 참여하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청하 사무국장입니다.

최청하: 8월쯤 철원에 갔다 오려고 합니다. 탈북자의 남한 사회 이해를 위해서 남한 사람과 함께 온천이 있는 경기도 포천도 가고 철원에 있는 평화 전망대도 가고 북한 노동당사도 보고 이렇게 1박 2일로 조직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남한에서 탈북자 정착지원 사업을 하는 한국기독교 탈북 민 정착지원협의회는 오는 9월 첫째 주 서울 시내에 있는 기독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탈북자 1천여 명을 초청해 ‘탈북자 추석 한가위 사랑의 위로 잔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이 단체 관계자는 rfa에 전했습니다.

제2의 고향 오늘은 남한에 사는 탈북자가 참여하는 여름철 행사들에 관한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진행에는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