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도전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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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2의 고향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천재는 타고나는 것일까? 아니면 만들어지는 것일까? 우리 주변에는 가끔 특출난 재주를 지닌 사람이나 많은 양의 정보를 빠른 속도로 이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렇게 보통 사람들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지 사람은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남한생활 7년차가 되는 탈북여성 최수정(가명) 씨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최수정: 대학을 평양에서 다니다가 고난의 행군을 맞았어요. 자연스럽게 중퇴를 하고 지방으로 내려와서 직장생활을 했는데 체중이 36kg까지 빠지면서 아사직전까지 갔어요.

너무 먹지 못해서 몸이 붓기 시작했고 그런 상황에서 살길만 있다면 그 길을 택하겠다고 결심하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몇 번의 시도 끝에 2001년 도강에 성공하고 2007년 남한에 도착합니다.

최수정: 편입하려고 했는데 여기 사람들이 너무 겁을 주니까 알아보고는 1학년부터 다녔어요. 서울대, 이화여대, 경북대는 탈북자도 시험을 치는데 1년 내내 준비해서 시험 봐서 갔어요.

북한에서의 학력을 인정받아 남한에서도 대학 수업을 이어갈 수 있었지만 실력으로 당당하게 대학입학을 했다는 설명입니다.

최수정: 저희 수시가 재외국민특례입학이잖아요. 제가 시험을 볼 때 14명이 지원했는데 저 만 탈북자였고 다른 아이들은 부모님이 중국의 현지 주재원 자녀거나 일본에 있다가 오거나 재외국민특별전형이 탈북자만을 위한 것은 아니잖아요. 결국 저 혼자만 붙었어요.

경북대학교는 서울에서 남쪽으로 4시간가량 차로 가는 대구라는 도시에 있는데 14개 단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을 갖춘 국립종합대학입니다. 최 씨는 주변인들이 진학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만류하는 가운데 탈북자 1호로 경북대학 인문대를 4년 후 졸업합니다.

최수정: 잘난 척 한다고 볼지도 모르지만 전 공부가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긴장해서 진학했는데 제 눈에 비춰진 20대는 너무 자유분방하고 그랬어요. 북한에서는 졸업생 10%만 가는 그런 환경이었고 대학에 가서도 다 전국에서 1,2등 하는 아이들과 경쟁을 했었기 때문에 공부 때문에 힘들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시험은 잘 못 봤어요. 제가 일을 하면서 공부를 해서 외우는데 시간을 많이 쓸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대학생활은 재밌게 했어요.

대학 1학년에 결혼을 하고 정말 치열한 삶을 살았다고 말하는 최 씨

기자: 대학생활과 가정생활을 병행하는데 어려움은 없습니까?

최수정: 진짜 눈물 나게 힘들었어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었는데 남편의 일까지 챙겨줘야 하는 상황이어서 힘들었죠. 그래도 다행히 남편이 저의 의견과 꿈을 존중해줘서 견딜 수 있었죠. 중국에서 이런 일을 하고 싶은데 괜찮은가 했는데 남편이 이해를 해줘서 신혼이었는데 2천 만 원을 모아서 러시아 유학을 갔어요. 밖에 나가서 공부하고 밤에 일하고 귀가 길이 늦어지면 신경 쓰이고 그런데 나중에 대화를 통해 극복을 했죠. 어제도 신랑 몰래 많이 울었어요. 남들이게는 강하고 완벽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니까 그런 것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자기보다 10살 이상 어린 학생들과 함께 공부를 하는 것이 자신의 나이를 잊게 했는지 모릅니다. 보통 자기 나이면 아이를 키우면서 집안 살림을 하거나 직장에서 중고참 역할을 할 때인데 일하면서 공부하고 가정 일을 함께 하며 남한생활을 배운 겁니다.

최수정: 중국에 과외를 했었고 통역일 그리고 초창기에는 노가다 일을 했어요. 식당에서 허드렛일도 했어요. 나중에는 중국어 자격증도 없는 상태에서 통역도 했어요. 실력으로 인정을 받으니까 자꾸 일도 들어오고 한 장에 1만원 2만원 하는 번역한다고 밤샘을 하고 공부보다는 일하는데 시간을 더 썼어요. 정말 전쟁 같은 삶을 살았어요.

최 씨가 말하는 남한의 대학생활은 북한에서 경험했던 것과는 분명 달랐습니다.

최수정: 장점으로 꼽는다면 여기는 경제적으로 풍요로우니까 북에서 체험하지 못한 여러 가지를 경험할 있어 좋았고요. 단점은 북한은 주로 협동심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라고 해서 서로 이끌어 주는 형태였는데 여기는 너무 개인위주예요. 내가 강의 정리를 좀 잘하는 데 시험 때면 아이들이 내 노트를 전부 돌려보고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여기는 절대평가가 아니라 상대평가더라고요. 그것이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영어와 중국어 할 수 있고 현재 대학원에서는 러시아 문학을 공부하는 최수정 씨. 그는 천재가 아닌 보통 사람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겁니다. 학부 때는 어려움을 모르다가 대학원에 진학해서는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는 고비도 있었습니다.

최수정: 저 새벽 4시까지 공부해요. 안할 수가 없는 거예요. 새벽까지 공부하는 것은 대학원에서 처음이에요. 대학원와서 많이 울었어요. 남편도 하지 말라고 하는데 아무리 해도 안 되는 거예요. 처음으로 월 30만원을 주고 방학에 러시아 문학 문법 과외를 받고 있습니다. 주말에는 꼼짝없이 잠만 자고 일요일에는 종교생활하고 사람도 만나고요.

최수정 씨는 이제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이 사람에게 뜨거운 정열도 느껴집니다.

최수정: 저는 제가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해요. 나는 특별한 사람이니까 이겨내야 해 할 수 있어 하고 여기까지 왔는데 하다보니까 자꾸 욕심이 생겼어요. 최종적으로 제가 하고 싶은 것은 통일이 멀지 않다는 생각으로 중국과 러시아 한국이 연결되는 컨설팅 회사 일을 하고 싶은데 또 다른 저 안의 꿈은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과 러시아의 작품들을 알리고 싶어요.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요. 사회 처음 나온 20대처럼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제2의 고향 오늘은 탈북여성 최수정(가명) 씨의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