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77세. 책 냈어요

사진은 하나원생 교회.
사진은 하나원생 교회.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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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2의 고향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환갑은 청춘이란 말이 실감납니다. 아는 분 중에 70세 이상 된 분들이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 그런데요. 오늘은 함경북도 은덕군에서 안전원으로 일하다 탈북해 현재 남한에 살고 있는 전진(가명) 씨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전진: 77살입니다. 건강이야 좋죠. 계단 오르기도 하고 나가서 산책도 하고요. 이 좋은 사회에 와서 오래 살아야죠. 내가 할 일이 많거든요.

북한에서는 비서생활을 했다고 말하는 전진 씨. 최근 자신이 나가는 교회를 통해 한권의 책을 냈는데요. 남한생활 중 틈틈이 지난 10년 모아둔 글을 엮은 겁니다.

전진: 제목은 북한 복음화의 최전선은 우리 곁에 있는 탈북민들과 그 교회들이다 입니다. 첫 번째 책은 탈북민들이 남한에 온 목적 두 번째는 북한 복음화를 집행하자면 북한의 현실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는 주제로 북한의 현실을 밝혔습니다. 세 번째는 과업에 대해 얘기 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탈북자와 여기 사람들에게 일깨워주자는 글입니다. 통일이 되자면 땅만 통일이 아니고 마음을 하나로 단합돼야한다 이런 것을 말했습니다.

당 사업을 하던 비서로 북한에선 생활을 보장받은 위치에 있었지만 지난 1999년 그의 운명을 바꿔놓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전진: 탈북동기가 내가 김일성 부자를 개새끼라고 욕했다는 것이 보위부에 흘러들어갔단 말입니다.

전진 씨는 북한당국은 탈북자를 민족의 반역자라고 하지만 실은 그 반대라고 주장합니다. 어찌됐건 이 사건은 그가 탈북해 남한으로 가게 만듭니다.

전진: 그것은 우리가 조국을 배반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해 내려온 투사들이라고 해야죠. 사실 조국을 팔아먹고 망가트린 것은 김일성 김부자 아니겠습니다. 그 사함들이 정치를 똑바로 했다면 탈북자가 왜 남한에 왔겠습니까? 사실 내가 그렇게 말하자고 해서 한 것이 아니라 북한엔 당비를 무는데 수입의 2%를 내게 돼있어요. 내가 100원을 벌면 2원을 내게 돼있고 수입 없는 노동자는 한 달에 5전씩 내게 됐거든요. 그래 어떤 놈이 그런 법을 내놨는가? 당비눈 수입액의 2%인데 왜 생산도 없고 노동자 노임도 못 받는 이때 당비를 그렇게 내라하는가 이랬어요. 그랬더니 엄지손가락을 보이면서 김정일이라는 거예요. 그러더니 내가 김정일 개새끼라고 말했다고 그렇게 고자질을 했단 말입니다.

전 씨는 탈북해서 중국에서 몇 년 숨어 지내다 지난 2003년 남한에 입국 합니다. 그가 남한에 갔을 때는 환갑을 넘은 나이로 뭔가 새로운 것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때였죠.

전진: 그땐 황당했죠. 하나원에서 나갈 때 한 달 쌀값이 얼마나 드는지 다 따져보고 나왔어요. 그런데 실제 나와 보니까 매달 20kg 쌀을 보내줘요. 지원금은 83만원 매달 나오는데 세금 떼고 집세 내고 한 30만원 쓰고 나면 50만원으로 생활하는데 그래도 북한에서 살 때보다는 훨씬 낫죠. 하늘과 땅 차이예요.

아무래도 나이가 많아 직장생활을 하기는 힘들고 일감을 받아서 집에서 조립을 하거나 또는 종이를 받아와 봉투를 만들어 납품하는 일을 해 용돈벌이를 합니다. 경제적으로 풍족한 생활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쉬울 것도 크게 없다고 하네요.

전진: 살기야 좋죠. 항상 그래요 내가 한국에 조금만 빨리 왔다면 사고 쳤을 거라고 하면 막 웃어요. 남한 사회는 첫째 인권을 철저히 보장해준단 말입니다. 여기서 구타하고 욕질하고 하면 법으로 처벌 받습니다. 둘째는 내가 기능이 있으면 있는 것만큼 벌 수 있단 말입니다. 나도 처음에는 육체노동을 해보자고 했는데 여기는 다 기계로 하기 때문에 그리고 북에서는 이중노임지분을 인정 안 해요. 직장에 나가는 것만 주는데 여기는 기본 직장 일하고 끝나고는 아르바이트를 해도 인정을 해준단 말입니다.

전진 씨는 남한에 가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북한에 있을 때부터 성경이 어떤 것인지 책은 무엇을 담고 있는지 궁금했는데 그런 호기심 때문인지 교회 다니는 것이 기쁘답니다.

전진: 마음을 어디다 의지해야한단 말입니다. 북에서는 노동당에다 마음을 의지했지만 여기선 교회에 가서 봉사하는 분들을 보고 마음이 감화 됐어요. 성경책에는 하나님의 영이 있다 그럼 왜 하나님이 살아계신다고 하는가? 이런 의문부터 풀기 시작했어요. 내가 답을 얻은 것이 성경책을 보면 이 성경책이 날 움직이게 만든다. 그래서 성령이 나에게 와서 성경책을 이해하게 만들고 나를 움직이게 한다고 이렇게 답변을 줬어요.

전진 씨는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아플 수도 없답니다. 그만큼 의욕적인데요.

전진: 황장엽 선생님도 북한을 무너뜨리자면 군사적으로도 안 되고 경제적으로도 안 되고 정치적으로도 안 된다. 오직 복음이 북한으로 흘러 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내가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북한은 세계를 향해 일심단결 됐다고 하지만 아닙니다. 백성은 인정 안합니다. 그들의 정치에 대해 본질을 밝혀야 백성이 마음을 돌린다는 겁니다. 앞으로 우리가 땅이 통일되면 북한을 복음화 시켜야 한다. 그러자면 인재양성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탈북자 목회자를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통일시대 인재를 양성하는 겁니다. 지금 우리는 사람들을 신학대학에 보내기도 하고 돕는 그런 사업을 합니다.

그리고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마무리해야 할 일이 있다고 합니다.

전진: 내가 지금 하자고 하는 것은 김일성의 주체사상이 성경에서 나왔다는 것을 밝히고자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북한이 인민을 위한 정책을 폈는가 아니면 자기네들만을 위한 정책을 폈는가 이것을 똑똑히 알려주고자 합니다.

제2의 고향 오늘은 부산에 살고 있는 탈북자 전진(가명)씨의 이야기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