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고향] 돈 버는 것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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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2의 고향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많은 수의 탈북여성이 중국생활 10여년 끝에 한국을 찾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곳 그리고 북한에 있는 가족을 돕기 위해 더 나은 환경을 찾아 한국을 찾는 겁니다. 오늘은 남한생활이 2년째 되는 탈북여성 최희정(가명) 씨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최희정: 북한에서 교화형 5년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가다가 도주했습니다. 교화를 가다가 도망쳐서 산을 타고 4일정도 고생해서 중국으로 왔습니다.

함경북도 출신의 최희정 씨는 1996년 탈북 했습니다. 그리고 세 번의 강제북송과 재탈북을 해 중국에서 산 것만 14년입니다. 중국에는 42살에 낳은 늦둥이가 있는데 지금은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최희정: 두 번째 남자와 6년 정도 살다 한국 왔습니다. 그 사람하고 살긴 살았지만 아이를 낳지 말았어야 했는데 정말 후회가 됩니다. 한국 올 때는 아이 아빠와 아이를 데려오자 했습니다. 북한에 있는 아이도 키워야 되고 친척들도 못사니까 한국에서 돈을 벌어 도와야겠다는 생각으로 왔는데...

아이에게 더 배울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게 뒷바라지를 하기 위해 한국행을 결심했는데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중국에 있는 배우자는 최 씨가 한국으로 나오자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렸고 매번 전화를 걸 때마다 갖은 이유를 대며 요구 하는 생활비의 액수는 늘었습니다.

최희정: 처음에는 아이를 주겠다고 해서 수속을 다 밟았는데 지금은 아이를 안주겠답니다. 생활비를 보내달랍니다. 1년에 1,800만원이 중국에 나갔습니다. 또 북한에 나가는 돈은 얼마고 그러니 내가 밤잠을 잘 수가 없는 거죠.

남한생활 1년 만에 중국으로 송금한 돈이 미화로 치면 1만5천 달러가 넘습니다. 이 금액은 북한에 있는 형제에게 보낸 돈은 뺀 금액입니다. 어떻게 그 짧은 기간 그렇게 큰돈을 벌 수 있었는지 놀랍기만 합니다.

최희정: 내가 새벽 3시 반이면 일어나 사무실 나와 사람들 일 내보냅니다. 그리고 서류 정리해서 본사에 보내고 일 마치면 10시 반이 됩니다. 그럼 집에 가서 밥 먹고 나와 4시에는 은행에 가서 돈 찾아 현장 나간 사람들 대금 결재해 줍니다. 그리고는 내일 현장 나갈 사람들 추리고 나면 저녁 10시입니다. 그때 퇴근해 집에 가면 11시 되고 밥먹고 뭐하다 보면 12시가 넘습니다. 자는 시간은 3시간 반밖에는 없습니다.

기자: 1년 만에 어떻게 그렇게 사업을 하시게 됐어요

최희정: 남편이 사장이고 저는 이사입니다.

최희정 씨가 하는 일은 건설현장에 일용직 노동자를 파견하는 일입니다. 일만 하다 보니 대체 월수입이 얼마가 되는지는 몰라도 솔직히 돈을 쓸 시간이 없어 보입니다. 보기에 안타까울 정도로 일밖에 모르는 최 씨. 그가 버는 수입의 90 퍼센트 이상은 중국에 있는 아이 아빠에게 또 북한에 있는 형제에게로 가고 있습니다.

최희정: 중국에서 살 때도 속된말로 내가 정말 잔머리 잘 굴렸죠. 돈을 벌어야 북한에 보내야 하니까 그냥 있으면 어디서 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열심히 살았죠.

기자: 북한에 가족은 많습니까?

최희정: 형제는 8형제요. 큰언니는 사망했고 내가 나왔고 나머지는 북에 있습니다.

기자: 한국까지 오는 것이 왜 그리 늦었습니까?

최희정: 중국에서 남들처럼 불안하거나 그런 것은 없었습니다. 남편이 호구를 해줬거든요. 그런데 한국 온 친구들이 많아요. 친구가 날 들어오라고 했는데 사실 무서웠습니다. 잡혀서 북한에서 고생하는 것은 괜찮은데 형제들이 피해를 볼까 두려워 못 왔었죠.

최 씨에게 하루 24시간이 그리 긴 시간이 아닙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집과 사무실, 은행을 돌고 있지만 그 바쁜 와중에도 탈북자 행사에는 꼭 도울 일이 없는지 챙깁니다.

최희정: 우리 사람들이 나가서 무슨 사업을 한다하면 꼭 참석을 합니다. 내일을 보고 와서 도와주고 또 내가 바쁠 때 그 사람들이 도와주고 그것이 인맥이더라고요.

북한에서는 운동으로 국가 대표도 했을 만큼 건강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그간 평탄하지 않았던 인생을 말해주는 것인지 한국에 와서 위암 수술에 콩팥이식 수술까지 받아 몸이 안 좋은 상태입니다. 일정하게 병원을 가지 않으면 정상생활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몸을 편하게 두지 않는 최희정 씨. 남들이 뭐라고 하든 그는 행복합니다. 그리고 삶의 철학이 있습니다.

최희정: 한국에 와서 제일 마음속으로 인정한 것은 본인이 열심히 해야 돈도 벌고 성공할 수 있다 입니다. 내가 열심히 안하면 누구에게도 인정 못 받는다. 북한에서나 여기서나 같게 되는 거죠.

그리고 최 씨는 항상 내일 자신의 모습을 그리며 미소 짓습니다.

최희정: 나는 내 꿈을 펼칠 것 같습니다. 내년쯤이면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에서는 자유가 없잖아요. 아침에 일 나가서 저녁에 들어와서는 강연회 나가고 하지만 여기는 내가 노력한 만큼 돈이 생기잖아요. 적게 자고 힘든 만큼 돈을 버니까 이제 자신이 있습니다. 욕심은 공부를 하고 싶습니다. 북한에서는 10살까지 공부하고 운동을 하다보니 공부를 못했거든요. 나는 북한 사람들이 여기 오면 어렵잖아요. 한 2년 정도 공부해서 북한 사람들 위해 상담도 해주고 내 사업한 경험도 알려주고 싶고 그래요.

제2의 고향 오늘은 남한생활이 2년째 되는 탈북여성 최희정(가명) 씨의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