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로 안아줍니다-허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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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2의 고향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인파로 북적이는 남한의 수도 서울에서 탈북 대학생이 남북한 이질감을 깨기 위한 1인 행사를 펴고 있습니다. 프리 허그 즉 돈 받지 않고 안아줍니다란 운동이 그것인데요. 자신이 북한 출신임을 많은 사람들 앞에 당당히 밝히고 가벼운 인사말과 함께 얼싸안는 겁니다. 오늘은 프리허그의 주인공 허준 씨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허준: 반응은 굉장히 좋습니다. 시작할 때는 안아주지 않으면 어떻하지 내가 두려워서 오지 않으면 어떻하지? 이런 쓸대없는 걱정을했는데 해보니까 많이 다가오더라고요. 한 번 하면 수십명과 안아보는데 생각보다 좋은 것같습니다.

허준 씨는 자신 시민들의 반응이 어떨까 하면서 시작했는데 역시 남북한은 같은 말을 쓰는 한민족임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허준 씨는 어머니가 먼저 탈북했고 그렇게 생이별을 한 7년 뒤 남한에 정착한 어머니의 연락을 받고 모자상봉이 이뤄졌습니다.

허준: 아무래도 그때 당시는 내 나이가 갈등이 많던 17살이었습니다.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있었고 그래서 앞으로 여기서 뭘 할 수 있을지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2004년에 한 번 탈북을 했다가 북송을 당했어요. 그때 내가 중국에 가서 보고 느꼈던 부분이 2008년까지 그대로 기억에 남았습니다. 내가 본 것은 너무 넓은 세상인데 다시 북송돼서 살게 되었던 것이 밖에서 봤던 것들로 혼란스러웠고 안 되겠다 여길 떠나자 그런 생각을 3개월 정도 하다가 초겨울에 자건거를 타고 집을 나왔거든요.

한국에는 2010년 20살 나이에 시작한 남한생활

허준: 그냥 또 다른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하나원에서 선생님이 네가 할 수 있는 것이 진짜 많다. 그렇게 계속 말씀을 하시고 저를 데리고 다니면서 많은 것을 보여 주시고 했어요. 우선 제가 나이가 어렸고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대학을 가야겠다는 욕심이 생겨서 도전을 했는데 기회가 생겨서 대학까지 다니게 됐습니다.

허준 씨는 남한에서 학원을 다니면서 검정고시 공부부터 차근차근 했고 검정 고시를 통해 고등학교 졸업장을 취득한 후 바로 대학입학을 위한 준비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2년 후 결실을 맺게 됩니다.

허준: 저는 서울 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하고 있고 3학년입니다.

기자: 합격의 비결이 뭡니까?

허준: 글쎄요. 교수님 세분이 면접을 보셨는데 그분들이 어떻게 느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일단 뭘 왜 하겠다는 것을 자기소개서에서 확실히 밝혔고 의욕을 많이 보였습니다.

거리에서 프리허그 싸인판을 들고 있는 허준 씨.
거리에서 프리허그 싸인판을 들고 있는 허준 씨. (사진 제공-허준)

서울대학교는 남한 최고의 대학으로 왠만큼 공부를 해서는 갈 수 없는 대학입니다. 허준 씨는 같은 북한출신 재학생은 현재 8명이 다니고 있다고 했는데요, 자신이 서울대학에 간 것은 운도 따라줬다고 했습니다.

허준: 굉장히 어려웠죠. 제가 와서 선생님들게 많은 의지를 보였습니다. 특히 저는 멘토링 수업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대학에 다니는 분들이 무료봉사를 해주셔서 영어나 수학 등 부족한 부분은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와서 사실 북한과 남한이 많이 다르잖아요. 그러다보니까 특히 사람들의 생각의 차이도 존재하고 사는 방식도 다르고 해서 처음에는 혼란이 있었습니다. 이것 또한 멘토링 선생님들이 아무생각 말고 대학가는 것에만 집중하라고 해서 주변 신경을 안쓰고 마이웨이를 걸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습니다.

짧은 기간 공부를 해서 남한의 수재라고 불리는 학생들 틈바구니에서 강의를 듣고 있는 허 씨는 간간히 자신이 남한 학생들과는 좀 다르구나 하는 점도 문득문득 깨닭게 된다고 합니다.

허준: 물론 있었습니다. 학교와서 느꼈던 것이 내가 아는 지식은 정말 일부분이구나. 이 친구들은 대학에 오기까지 1등만을 하다가 서울대학교에 입학한 친구들이고 저는 모든 사람이 당연히 알아야할 지식만을 알고 입학했기 때문에 내가 과연 대학을 졸업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1학년 지나고 하나하나 교수님들께서 지도를 많이 해주셨습니다. 교수님 말씀이 이 친구들과 경쟁을 하려고 하지마라 이친구들과 경쟁을 하다보면 너가 하고 싶은것도 못하게 되고 더 피곤해진다. 그러면 기본적인 목표도 잃게 되고 의욕도 떨어질 것이다.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저는 내가 교수님에게 모르는 것이 있으면 질문을 했고 그 친구들에게는 바보 같은 질문일지 몰라도 저에게는 중요한 질문이거든요. 동기나 교수님들에게 모르는 것이 있으면 당연하게 물어보고 그랬습니다.

공부하기에도 바쁜데 허준씨가 거리로 뛰쳐 나가 무료로 안아줍니다란 운동을 펴게 된 이유는 이것입니다.

허준: 목적은 딱 한가지였습니다. 우리 사회에 3만 명의 탈북자가 있습니다. 하지만 오프라인에서 직접 일반 국민들 앞에서 내가 탈북자다고 밝히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대개 텔레비전이나 방송을 통해 말하는데 저는 직접 현실에서 우리가 한 번 손도 잡고 안아보고 직접 말한마디 해본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텔레비전에서만 보는 탈북자가 아니라 직접 만나본 탈북자를 알면 관심도 높아질 겁니다. 제가 많은 시민이 오가는 광장에서 하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사진도 찍으시고 탈북자가 이런 걸 하더라 많이 소문을 내주면 좋겠습니다. 이런 만남이 실질적 통일을 위한 준비라고 전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달에 한 번 한번에 두시간 하는 안아주기 운동은 서울에서도 유동인구가 제일 많은 번잡한 대학가 신촌 또는 전통문화를 알리는 인사동에서 합니다. 그곳에 젊은이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올해는 또 하나 좋은 일이 있는데요,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렵체 정상회의 즉 APEC에 한국 청년대표단에 선발된 겁니다.

허준: APEC에 가서는 저희가 주제가 있습니다. 금년도 주제는 “질적향상과 인간개발”입니다. 어떻게 하면 APEC이라는 경제 시스템 안에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에 동반 성장을 이뤄낼 것인가?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에 동반 성장 그리고 개발도상국의 환경문제 관련해 질적성장이란 주제 아래 선진국이 기술을 이전해주자 이런 문제를놓고 토론을 할 것입니다. 페루 리마에서 벗어난 산업시설들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21개국 나라 대표들과 함께 이동하면서 아이디어를 제시하거나 공유하는 활동을 주로 하게됩니다.

조금씩 조금씩 자신의 꿈을 향해 목표를 수정해 가면서 최선을 다한다는 허준 씨 남한에서의 5년은 살아가는 것에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는 시간이었다고 하네요.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요.

허준: 저는 꿈이 한가지입니다. 지금은 분단이 됐지만 제가 고향에 갈 수 있다면 제일 먼저 올라가 고향을 멋있게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그것이 저의 꿈입니다.

제2의 고향 오늘은 무료로 안아주는 운동을 펴는 허준 씨의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