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고향] 자신이 노력한 만큼 보장 받는 것이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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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2의 고향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남한에서 대학을 다니는 탈북자 수는 약 1천 200명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 북한 출신 대학생들은 남한에서 통일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나 토론대회를 통해 남북한이 어떻게 통일을 이룰 수 있는가를 놓고 남한의 학생들과 설전을 벌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북한마을 체험하기’ 라는 주제로 우수상을 받고 5박 6일 이스라엘 여행을 한 탈북자 김철(가명) 씨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한국 외국어대학교 재학생인 탈북자 김철 씨는 최근 통일을 주제로 한 토론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부상으로 이스라엘 정부가 하는 이민정책을 돌아보는 현장학습을 다녀왔습니다. 이스라엘은 최근 전체국민의 7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의 이민자를 받아들인 나라이기도 합니다. 우선 김철 씨가 기획해 좋은 평가를 받은 ‘북한마을 체험하기’는 어떤 것인지 부터 들어봅니다.

김철: 남한에 작은 북한 마을 하나를 그대로 만들어 주는 겁니다. 그 속에 학교, 병원, 경찰서 등 모든 것이 있습니다. 도시와 농촌의 차이도 만들고 당 간부의 집과 일반 주민의 집도 비교적으로 만들어서 남한 학생들이 1박 2일 동안 북한주민들로 직접 살아보면서 북한 사람들이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북한이란 곳을 직접 피부로 느끼면서 알아가는 프로그램을 기획했습니다.

현실에선 갈 수 없는 북한이지만 남한 주민이 북한의 실상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학습장을 만든다는 것이 김 씨의 설명입니다. 이를 통해 남한 주민은 북한을 더 이해하게 되고 통일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게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학습장의 운영에 대해서도 다양한 제안을 내놨습니다.

김철: 1박2일은 교육 중심으로 학생과 군인, 대학생이 주로 이용하고 당일은 가족 나들이를 위한 일반인과 외국인에게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게 계획했습니다.

기자: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은 탈북자 분들이 하면 직업 창출도 되겠네요.

김철: 네, 대부분 탈북하신 분들을 채용해서 실감나게 북한의 환경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북한에서 오신 분들을 위주로 직원을 쓰는 것으로 기획했습니다.

북한에 있는 가족을 데리고 오기 위해 중국을 여러 차례 가보긴 했지만 중국을 빼고는 외국여행이 처음이 김 씨는 이번 이스라엘에서 그곳의 관공서와 민간단체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이민정책에 대해 설명을 듣고 한국의 탈북자 정책과도 비교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김철: 한국의 상황과는 좀 틀린데 한국의 대표적인 것이 탈북자 정책으로 놓고 봤을 때 이스라엘은 부유한 국가 사람도 있고 이티오피아와 같은 전기도 없는 못사는 나라 사람도 있고 다양한 부류가 있고 그에 따라 정책이 좀 다른데 한국의 탈북자 정책을 이티오피아 이민자 정책과 비교해 보면 이 사람들은 이민 오면 바로 이스라엘 아이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의료지원은 한국과 유사한데 이곳은 군복무까지 감안한 9년으로 장기간 해주고 있었습니다. 국가적 차원보다는 민간차원의 지원이 주였는데 반면 한국은 법적 테두리 안에서 모두가 혜택을 볼 수 있게 국가 자원에서 지원이 이뤄지는 것이 달랐습니다.

기자: 외국 여행을 한 후 돌아오면서 세상을 보는 시야가 좀 더 넓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는지요.

김철: 네, 사실 이번 여행이 참가자 모두에서 충격이었습니다. 북한 속담에서 귀한 자식 여행을 많이 시키라는 말이 왜 있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갇혀있던 생각이 다양한 정책과 상황을 직접 체험 하면서 더 넓어지고 좀 더 우리가 해야 할 일들 또 미래 목표들이 정리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남한에는 탈북 대학생이 1천200명 정도 되는데 김철 씨는 북한 출신 대학생 친목단체인 ‘외대 NK 통일 리더쉽’ 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합니다.

김철: 결성된 것은 3년 정도 됐는데 올해 제가 6대 회장을 맡았습니다. 현재 80명 정도 탈북대학생이 2학기 등록을 해서 재학하고 있는데 단순한 친목단체의 성격도 있지만 이제 우리가 받은 만큼 사회에 돌려주자고 해서 노력봉사활동도 하고 다양한 북한과 관련 학술대회나 토론회에 가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기자: 학교생활만도 어려울 텐데 경제적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고 있습니까?

김철: 학생이다 보니 수입이 많이 없어서 정부에서 한 사람당 30만 원씩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원을 해줍니다. 그리고 시간제 직업을 갖고 조금씩 수입을 올려 생활하고 있습니다.

김 씨는 남한에서 결혼해 자녀도 낳았습니다. 그래서 집안에선 한 가족의 가장이고 또 사회적으로는 대학생 모임의 회장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김 씨는 지금 힘들고 한 것은 모두 미래를 위한 투자로 생각한다면서 현재 의미 있는 생활을 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김철: 남한학생들처럼 졸업해 취직하는 것 보다 졸업하면 시민활동 운동가로 생활하면서 북한관련 무역업을 병행하고 싶습니다.

기자: 북한주민에게 남한생활을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김철: 제가 남한생활 7년을 했는데 한마디로 말한다면 내가 한만큼 돌아오는 곳이 남한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북한은 일해도 보수를 받지 못하면서도 일해야 하고 불응하면 감옥을 가야하지만 남한은 내가 노력한 만큼의 대가를 정당하게 받을 수 있는 곳이고 다양한 가능성과 기회가 있다는 것을 북한 주민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제2의 고향, 오늘은 탈북자 김철 씨의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사이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