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 정착해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는 북한출신 주민의 이야기를 탈북자의 지역사회 정착을 돕는 기관인 하나센터 관계자를 통해 들어보는 '제2의 고향' 시간입니다. 오늘은 공기 좋고 물 좋은 지역인 남한의 강원도 영서 지방 편입니다.
남한에서 함경도 사투리와 비슷한 말투를 하는 강원도, 하지만 북쪽 강원도와는 달리 남쪽 강원도는 바다에서 나는 풍부한 물고기와 산에는 온갖 약초, 나물 그리고 현대문명이 천혜자원과 잘 어우러져 생활환경이 조성된 곳입니다. 또한 겨울철 세계인의 축제인 동계 올림픽 유치를 위해 남한에서 애쓰는 지방이 강원도입니다.
영서지방은 지대가 높아 고랭지 작물인 배추가 잘되고 대관령에는 남한에서도 알려진 젖소목장이 있는 곳으로 특히 횡성에는 남한에서도 이름난 한우 사육지가 있습니다. 또 원주는 복숭아로 철원, 화천, 양구는 쌀로 유명한 고장입니다.
잠시 강원도 영동과 영서를 넘나들면서 가장 널리 분포하는 논을 매면서 부르던 흥겨운 우리의 노랫가락 횡성 우천 아라리 들어보시죠.
횡성 우천 아라리
: 낚싯대를 딸딸 끌구서 개울가로나 들거든 싸리바구니 옆에다 끼고서 뒤따라 와요. 노랑 저고리 다홍초마를 받고 싶어 받었나 ….
이제 본격적으로 강원도 영서 지방에 탈북자 현황 알아봅니다. 우선 원주 하나센터로 가봅니다.
하태화
: 저는 강원 원주 서부 하나센터 하태화 팀장입니다. 관할하는 지역은 원주를 중심으로 해서 평창, 횡성, 영월, 정선 이렇게 5개 지역을 원주 하나센터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탈북자는 원주에 130명 정도 평창과 횡성에 3명 정선에 2명 해서 한 140여 분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남한의 도시에서 탈북자가 밀집해 사는 지역의 특징을 보면 첫째 정부의 임대주택이 많은 지역이고 둘째 거주지 주변에 일자리가 많은 곳을 들수 있습니다. 영서 지역에서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는 곳이 바로 원주입니다.
원주시는 영구 임대아파트가 강원도에서 가장 먼저 생긴 곳으로 중소 도시인 원주를 중심으로 탈북자가 퍼져 살고 있습니다.
하태화
: 원주는 최근 건강도시, 첨단의료복합도시로 알려졌고 기업도시나 협심도시가 유치되면서 많은 발전이 이뤄지는 도시입니다. 인구는 31만 명 정도가 되고 원주를 중심으로 도농복합도시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중심에 시가지가 있고 외부로 나가면 읍,면 지역으로는 시골이 분포돼 있습니다.
최근 남한입국 탈북자를 남녀로 구분해서 보면 여자가 70%를 웃돌고 있습니다. 강원도로 배정받는 새로운 전입 인구도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입니다. 원주에 사는 탈북자의 직업은 생산직 근로자가 많고 다음으로 식당 안내원으로 일하는 순입니다. 하나센터 이미나 복지사입니다.
이미나
: 예를 들어 삼양 라면 공장이나 봉제공장, 자동차 부품 공장 이쪽으로 많이 다니고 전자기계, 마이크로 칩을 제조하는 곳에도 많고요. 그런데 원주에서 우리가 관리하는 탈북자가 120명인데 그중 93명이 여성입니다. 거의 76%가 여자분이라서 그런지 아무래도 식당일 쪽으로 많이 하고 계십니다.
강원도는 남한 면적의 17%를 차지하는 적지 않은 크기지만 도내 면적의 81%가 임야로 경지면적이나 평야는 그리 많은 지역이 아닙니다. 그 말은 얼핏 생각해도 공업단지나 제조업 등의 생산기업이 많이 설 수 없는 자연조건을 가졌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서울이나 경기지역처럼 인구 100만 명이 넘는 대도시나 울산과 같은 중공업 도시가 아닌 콘크리트 건물이나 기계소음 등을 멀리하고 친자연적인 환경을 택한 탈북자는 그들 나름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미나
: 요즘 오는 분들은 이미 남한에 사는 가족이나 친척이 원주 지역에 사는 경우 친척이나 형제가 있는 곳에 살겠다고 해서 선택해 오는 분이 많은 것으로 압니다.
이번에는 강원 서부에 있는 또 다른 하나센터를 가봅니다.
정용민
: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 자유총연맹 강원도 지부에 근무하는 정용민입니다. 강원도 서부 하나센터를 위탁운용 관리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관리하는 지역은 춘천, 홍천, 철원, 화천, 양구, 인제 등 6개 지역입니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탈북자는 155명 정도입니다.
이 지역 탈북자의 99%는 하나센터가 운영되는 춘천을 중심으로 모여 살고 있습니다. 양구와 화천은 현재 탈북자가 살진 않지만 앞으로 전입 인구를 예상해 하나센터 관리지역에 포함됐습니다. 특히 화천은 내년에 탈북자의 사회적응 정착시설이 들어설 지역으로 알려진 곳이기도 합니다.
홍천은 남한의 시,군 가운데 면적이 가장 넓으면서도 군 전체 87%가 산지로 형성돼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새로운 거주지를 배정받는 탈북자도 조금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새 출발을 한다고 정 씨는 말합니다.
정용민
: 탈북자들은 강원도 하면 굉장히 산골인 줄 알고 춘천도 산골인 줄 압니다. 북한에도 북 강원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춘천은 오시면 공기도 좋고 좋다는 말을 하십니다. 저희는 앞으로 영농 쪽에 교육을 강화할 준비 중에 있습니다. 이는 통일부에서도 저희에게 주문하는 바입니다. 그래서 영농에서 성공한 화천이나 인제 지역 가정이나 업체를 찾아가서 교육하는 것도 생각 중입니다.
강원도 춘천은 음식으로 막국수와 닭갈비가 유명한 지역입니다. 그리고 환경은 공지천, 의암호, 소양호가 연결돼 호반의 아름다운 도시로 유명하죠. 하나센터에서는 새로 전입되는 탈북자가 지역사회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시장가서 물건 사기, 은행이나 관공서에서 일보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등을 함께 하면서 여가를 즐기는 방법도 알려주고 있습니다.
정용민
: 오늘 영화보러 가신 분은 5명입니다. 아침에 감동적인 것을 원하는가 웃긴 것을 원하는가 물었더니 감동적인 것을 보고 싶다고 해서 춘천 퇴계동 주변에 영화관 2개가 있으니까 영화관에서 어떻게 표를 끊고 볼 수 있는지 직접 해보고 영화를 보는 그런 문화체험 과정을 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남한의 영화비는 9천 원으로 미국 돈으로 하면 8달러 정도 됩니다. 하지만 하루 중 제일 먼저 아침에 상영되는 1회분은 할인이 돼 6천 원에 볼 수 있습니다.
강원도는 탈북자의 지역사회 적응을 돕는 하나센터의 활동뿐만 아니라 도 차원에서 지원 활동도 꾸준히 펴고 있습니다. 여성국 사회복지과 장추월 주무관입니다.
장추월
: 탈북자 사회적응 교육을 1박 2일로 한 50-70명 정도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습니다. 교육은 노동부, 경찰청, 복지관 등 관련 단체장이 와서 정보를 주는 교육지원 사업입니다.
‘제2의 고향’ 오늘은 공기 좋고 물 좋은 지역인 남한의 강원도 영서지역에 사는 탈북자 현황을 살펴봤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대전과 충청북도 편입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