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평양 사이] 아리랑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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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울과 평양 사이 이장균입니다. 중국이 최근 우리의 '아리랑'을 국가무형문화재로 등재했다는 소식이 지난달 한국에 전해졌습니다. 오래전부터 동북공정이라는 이름으로 한반도 전체가 역사적으로 중국에 속해 있다는 역사적 침탈에 공을 들여온 중국이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문화침탈에 나선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특히 북한 조선족의 문화가 북한 문화와 맥을 같이 하고 있어 중국과 북한이 손을 잡고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걱정스러운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MUSIC : 아리랑 / 김옥심)

아리랑은 우리 민족 가슴 저 깊은 곳에 잔잔하게 흐르는 민족혼이라고 말합니다. 세계 147개국에 흩어져 사는 한국 사람이 언제 어느 곳에서 서로 만나든지 바로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아리랑입니다. 이런 민족의 혼이 담긴 우리 민요를 중국이 국가 무형문화재로 등재한 것은 조선족이 자국 내 소수민족의 하나이기 때문에 조선족의 전통민요도 중국의 무형문화재라는 논리입니다.

-조선족은 한반도에 모국이 있는 민족

그러나 한민족아리랑연합회 김연갑 상임이사는 조선족은 중국 내 소수민족 중에 하나이긴 하지만 엄연히 한반도에 모국을 가진 나라로 다른 소수민족과는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연갑 이사 : 중국 내 56개 소수민족 중에 조선족은요, 중국 자국 영토 내에 있는 소수민족과 다르게 한반도에 모국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몽골이나 티베트 또 우리 조선족은 모국이 따로 있다는 얘기죠. 그것을 자국 내에 있는 정말 이름도 없어서 고산족이라고 하거나... 2천7백몇 명을 가진 소수민족도 있는데 그런 소수민족과 똑같이 취급한다는 것은 잘못이다.... 그 조선족이 갖고 있는 문화를 모국에서는 더 원형대로 또 잘 보존하고 있다는 사실이거든요. 그것을 다른 소수민족과 함께 취급해서 자국 내 무형문화재로 등재한다는 것은 잘못이다.. 유네스코 정신에 의해서도 이것은 잘못이라는 생각입니다.

중국은 5년 전에도 한국이 강릉단오제를 유네스코에 세계무형문화재로 등재할 때 이를 문화도굴이니 모방이니 하면서 강력하게 반발을 한 적이 있습니다. 김연갑 이사는 중국이 그에 대한 보복심리도 작용했을 것이라며 이번 아리랑의 중국 내 무형문화재 등재가 유네스코 등재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크게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김연갑 이사 : 한 민족의 상징이라고 하는 아리랑에 대해 자기들도 그 위상이나 중요성을 앎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끼워 넣어서 지정을 했다는 것은 유네스코의 지정을 위한 전 단계가 아닌가..

김연갑 이사는 이미 중국이 북한과 함께 고구려 벽화군을 유네스코의 무형문화재로 등재한 예를 들면서 이번 아리랑 등재가 유네스코에서 한반도의 문화유산이라며 문제를 제기하면 북한과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합니다.

김연갑 이사 : 고구려 벽화군 같은 경우는 북한이 먼저 유네스코에 신청을 했는데 중국이 그것을 같이 하자고 해서 같이 하게 된 거거든요, 그런데 다행스러운 것은 그 명칭을 고구려 벽화군이라는 우리 명칭으로 한 것은 대단히 다행입니다. 그러나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중국과 북한이 했다는 것은 반은 긍정적이지만 반은 중국의 동북공정이 한발 내디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그런 걸 생각한다면 중국이 예상대로 조선족 아리랑이라는 명칭으로 유네스코에 올렸을 때 유네스코가 이 아리랑은 중국 조선족보다는 한반도가 더 원형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이것은 문제가 있다라고 얘기할 경우에는 중국은 분명히 북한과 협의를 해서 또 다른 명칭으로 등재를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


-유네스코 등재에 북한 도움 가능 커

김연갑 이사는 아리랑의 유네스코 등재에 중국과 북한이 협력할 가능성이 큰 이유로 조선족과 북한 간의 문화적 공감대를 들었습니다.

김연갑 이사 : 그 가능성이 높은 이유 중의 하나는 중국 연변 동포들이 부르는 아리랑이 70년대까지 우리 남한과 교류가 없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모든 음악양식을 북한과 동일하게 갖고 있습니다. 진도아리랑, 정선아리랑 같은 경우는 북한의 음악정책에 따라서 너무 느리다, 그러니까 너무 느리게 부르지 마라, 이게 정선아리랑의 북한에서의 개량이고요, 진도아리랑은 응~ 응~ 응~ 같은 판소리에서 나오는 남도육자배기조를 부르지 마라, 이게 북한에서 50년대 만들어진 정책인데 그것을 연변 동포들이 똑같이 지키고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고 한다면 아리랑을 부르는 것은 북한과 연변 동포들이 이른바 북방 창법이라고 해서 굉장히 높은 목소리로 밝은 목소리로 부르는 창법으로 부르고 있기 때문에 음악적으로는 이미 북한과 연변 동포들은 통일이 돼 있습니다. 이것은 전체 아리랑으로 볼 때 중국과 북한이 유네스코에 내세울 수 있는 명분이 됩니다. 이것은 분명히 남한에서 부르는 것과 다르지 않으냐 이거거든요.

(MUSIC : 북한 진도아리랑)

김 이사는 또 다른 예로 2005년 중국이 무형문화재로 등재한 상모춤을 들었습니다.

김연갑 이사 : 중국이 유네스코에 올린 상모춤이라고 하는 걸 보면요, 북한의 상모, 남한의 상모, 그리고 연변 동포들이 추는 상모 세 가지를 그려놓고 색깔이 다르다는 정도의 차별성을 가지고 이렇게 조선족은 북한과 남한과 다르기 때문에 유일하다.. 이렇게 주장한 바가 있습니다. 실제.. 그러기 때문에 이 아리랑도 똑같이 그렇게 중국과 함께 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김연갑 이사는 중국이 소련의 붕괴 이후 소수민족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005년부터 그와 관련한 작업을 해왔다며 동북공정에서 중요한 지역인 연변 조선족 문화에 많은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합니다.

김연갑 이사 : 소련 붕괴를 바라보면서 소수민족 정책을 다시 정리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라는 게 2000년대 들어서 중국이 갖고 있는 기본정책 아니겠습니까? 하나는 소수민족을 어떻게 장악하느냐가 문제이고 두 번째는 소수민족의 문화예술을 어떻게 자국의 관광 자원화 하느냐, 이 두 가지 목표에서 딱 들어맞는 것입니다. 이게.. 그러다 보니까 특히 다른 소수 민족보다도 북한과 연결을 갖고 있는 조선족, 특히 동북공정에서 중요한 동북 3성이라고 하는 곳.. 이것이 중첩되는 곳이 우리 조선족이 살고 있는 곳 아니겠습니까? 이곳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자기들이 조선족에 겨냥돼 있고 우리 남측에 겨냥돼 있는 게 아닌가..

26세의 조선족 출신으로 중국 CCTV의 스타탄생 프로그램인 ‘싱광따다오’ 즉 성광대도라는 프로그램에서 한국민요 ‘아리랑’을 현대적인 기술을 가미해 노래해 13억 중국인을 매료시키면서 당당히 우승해 샛별로 떠오른 김미아라는 조선족 처녀 얘기가 요즘 화제가 되고 있죠. 무려 3천여 명의 경쟁자를 물리쳤고 중국 심사 위원들은 근래 보기 드문 인재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녀가 부른 아리랑은 북한 황해도 아리랑으로 시작하고 리듬이 빨라지면서 남한의 진도 아리랑을 붙인 ‘신아리랑’입니다 2004년 연변대학 예술학원 성악과에서 한국민요를 전공했고 요즘 중국 전역에서 공연 요청이 밀려들고 있다고 합니다. 연변 출신이라 노래가 북한과 닮아있는 느낌인데요 잠시 들어보죠

(MUSIC : 아리랑 / 조선족 김미아)

김연갑 이사는 중국이 북한과 연계한 역사 공정에 이은 문화 공정 조짐을 보이는 것은 우려를 넘어서 그 심각성이 대단히 크다고 지적합니다.

김연갑 이사 : 우려 정도가 아니죠 이건.. 정말 참 심각한 것이죠. 한국전쟁 이후에 백두산이 반이 중국으로 간 것에 대해서 우리는 한참 후에 알았고 이에 대해서 중국이나 북한에 정말로 우리가 손쓸 방법이 없었거든요. 일설에는 북한에서 공연하는 아리랑축전의 60% 이상이 중국 관광객이다.. 그만큼 중국이 아리랑축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내년이 그렇게 중요한 해이기 때문에 이 아리랑축전을 중국과 북한이 공동 주최할 가능성도 있다.. 그럴 리는 없겠습니다만 정말로 그럴 리는 없겠습니다만 중국이 아리랑을 자국의 문화재로 지정한 것 처럼 설마가 이런 결과를 낳듯이 이 역시 설마가 그런 결과도 오지 않을까 정말 우려되는 바입니다.

-자국 문화재 지정도 못 하는 사이 중국이 선점

한국의 아리랑은 정선아리랑이 유일하게 강원도무형문화재로 등록돼 있을 뿐 다른 아리랑들은 자국의 문화재 등록도 돼 있지 않은 현실입니다. 김연갑 이사는 뜻있는 사람들이 오래전 정부 당국에 건의했지만 자국 문화재 지정도 하지 못 했던 결과로 중국이 선점하는 사태까지 왔다고 말합니다.

김연갑 이사 : 2004년에 저를 중심으로 해서 저희와 같은 데서 국회 정책안을 냈고 그것을 문화재청 국정감사에 제시했을 때 문화재청장의 답변은 당장 아리랑연구소를 만들 것이며 문화재 지정을 하겠다 이렇게 공언을 했고 그것이 뉴스로도 전해졌거든요. 그 배경은 뭐냐면 민족 상징이라는 것과 이 아리랑의 위상을 고려할 때 문화재보호법 위에 있다고 본다, 왜냐면 이것은 남북한과 동시에 145개국에 흩어져 있는 우리 동포 모두가 아리랑을 한민족의 노래로 공인하고 있기 때문에 민족의 노래라고 하는 위상을 고려할 때 빨리 지정을 해야만 우리가 유네스코에 등재하는데도 유리하다 이런 조건으로 2004년에 이 문제를 제시했거든요. 만일에 우리가 그때 2004년도에 이 문제를 실생에 옮겼다고 한다면 중국이 이럴 리도 없고 또 그렇다하더라도 유네스코에서 당당하게 우리가 선점이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자국문화재로 지정하는 것 조차도 안 돼 있기 때문에 중국이 일차적으로 선점을 했다.. 이런 명분을 우리가 준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뒷북 정도가 아니라 이것은 엄청난 실책을 일차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죠.

이런 가운데서 중국이 아리랑을 자국 무형문화재로 등재한 사실에 대해 한국 정부의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조선족 아리랑은 우리 아리랑 중의 하나일 뿐이라며 올해 안에 국내 아리랑 전체를 수집해 내년에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연갑 이사 :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처럼 내년에 유네스코에 등재를 하겠다는 말은 맞는데 그 앞에 단지 중국의 소수민족의 아리랑이기 때문에 우리의 아리랑의 아류다라고 하는 건 큰 오산입니다. 왜냐면 중국 조선족이 부르는 아리랑은 남쪽이 부르는 진도, 밀양, 정선, 본조 아리랑을 모두 포함하는 동시에 중국 동포들이 부르는 아리랑도 동시에 부르고 역시 우리 부르지 않는 중국 동포들만 부르는 청주아리랑이라든가 이런 것까지도 부르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가 알고 있는 우리 남측에서 부르는 아리랑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을 갖고 있고 포괄적으로 지정했다는 데 문제가 있는 건데 그것을 우리 정부가 일단은 지금 수정단계에 있습니다만 안이하게 파악한 듯합니다.

남북한은 그동안 반세기 넘게 단절된 채 지내오는 동안 민요의 색깔도 달라졌습니다. 남한은 전통문화로 보존 쪽에 힘을 기울여 왔지만 북한은 체제 선전에 이용하기 위해 많이 변형을 시켜왔습니다. 김연갑 이사는 일반적으로 아리랑에 담긴 정신을 저항 정신, 연대 정신, 상생 정신 세 가지로 말하는데 북한은 저항 정신만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김연갑 이사 : 중요한 것은 북한이 아리랑축전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아리랑에는 세 가지 정신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저항 정신, 연대 정신, 상생 정신인데 북한의 아리랑축전은 저항에 너무 집중을 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민족 공존을 떠나서 세계 평화의 상생이라는 주제로 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이런 문제를 남북이 좀 논의를 해서 세계인들이 아리랑의 3대 정신은 세계성이 있는 것이다, 우리도 받아들이겠다, 이런 세계적인 문화로 같이 한번 가게 하는 연구와 실천이 있을 수 있는데 지금 교류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런 어려움을 함께 겪고 있는 것이죠.

김연갑 이사는 중국의 아리랑 문화재 등재 소식이 전해지고 나서야 한국 정부가 아리랑을 국내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겠다고 했다며 올해 9월 국회에서 통과된다면 내년 3월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올리게 되는데 이와 동시에 세계인들에게 우리가 아리랑을 지키고 있다는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김연갑 이사 : 우리가 세계인들에게 이 아리랑의 원형을 유지 보전하고 실제 정선과 밀양과 진도 같은 데서는 보존회를 만들어서 아리랑을 지켜오고 있다는 우리의 진정성을 세계인들에게 알려서 유네스코 위원들이 우리가 아리랑을 지키고 있다는 이 진정성을 인식시킬 기회를 빨리 가져야겠다.. 이것이 선결과제라고 생각하고요,

김연갑 이사는 아리랑 정신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남한과 북한을 포함해 전 세계에 흩어져 사는 동포 대표들이 함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며 한국 정부가 이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김연갑 이사 : 빨리 이런 문제를 북한과, 더 넓게는 동포 대표들이 참가하는 자리를 마련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합의된다면 한민족 또는 세계 아리랑의 날을 정해서 아리랑 정신을 실천하자.. 이런 것을 좀 제안해 보고 싶은데 남측 정부가 이런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입니다.

-대응 시민연대 발족

중국이 아리랑을 자국의 문화재로 등재한 사실이 전해지자 남한에서는 일반 시민의 반발이 거셉니다. 특히 컴퓨터 인터넷에 글을 올려 자신의 의사를 표시하는 이른바 네티즌들은 중국이 자국의 문화재 등재와 더불어 아리랑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며 단호하게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부 시민 단체들은 최근 중국의 이런 움직임에 대처하기 위한 모임을 발족시키기도 했습니다.

김연갑 이사 : 그래서 네티즌들의 올라온 글을 보면 독도 영토 문제로 일본과 오래 시달렸듯이 결코 민족혼인 아리랑은 이후 중국과 어떤 소모전을 해서는 안 된다, 이번에 어떤 힘을 모아서라도 단호하게 유네스코는 우리의 이름으로 등재를 하자.. 이런 운동들이 지금 일어나고 있고요, 그 하나가 우리는 중국의 동북공정 다음의 문화공정이라는 인식 아래 문화공정 대응시민연대라는 걸 발족했습니다. 약 8개의 사단법인 단체가 참여해서 발족식을 했는데 일단 이렇게 8개 단체만이라도 일차로 출범해서 범국민운동으로 전개할 그런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MUSIC : 아리랑 / Salzburg Kammer Philhamonic orchestra)

서울과 평양 사이 제작, 진행에 이장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