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과 평양 사이 이장균입니다. ‘나는 성혜림의 친구였다’는 책을 낸 탈북 여성 김영순 씨는 김정일의 첫 번째 부인 성혜림의 친구로 그녀 얘기를 주변에 했다는 이유로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온 가족이 끌려가 온갖 고초를 겪었습니다.

김영순 씨는 일인독재체제 북한 정권은 그들의 시종일관이라는 구호처럼 절대 변할 수 없는 집단이라고 말합니다. 김영순 씨는 중동의 민주화 바람처럼 주민 봉기가 일어나기도 어려운 철저한 감시, 독재 체제인 북한이지만 그래도 끊임없이 외부정보를 북한 쪽에 들여보내면 언젠가 북한도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서울과 평양 사이 오늘은 기획 ‘통일로 가는 길’ 마지막 순서로 북한 요덕수용소 출신 탈북여성 김영순 씨의 통일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는 시간으로 마련합니다.
북한 사회에서 혁명열사의 집안으로 당국의 혜택을 받고 살았고 평양 협주단 무용수 생활을 거쳐 평양 시내 여행자상점에서 일하면서 비교적 평탄한 삶을 살던 김영순 씨는 1970년 어느 날 갑자기 영문도 모르고 일가족 모두 북한 인권유린의 대명사로 불리는 함경남도 요덕 정치범소로 끌려갔습니다. 그녀의 나이 33살 때였습니다.
10년 동안 수감돼 있다 79년 요덕수용소를 나왔을 때는 7명의 가족 가운데 네 명만 살아 나올 수 있었습니다.
김영순
: 저희 엄마, 아빠 요덕 수용소에서 굶어 죽어 거적에다 말아 묻은 생각, 아이들 다 총살당하고 요덕에서 죽은 생각.. 이런 거 다하면 구천에서 헤매는 영혼들에 대해 그저 가슴 아플 따름이죠. 여덟 식구 중에 여섯이 다 북한 제도에 의해 섬멸전을 당했으니까..
북한 체제 허구 깨닫고 탈북 결심
김영순 씨는 자신이 가족과 함께 요덕수용소로 끌려가게 된 이유도 나올 때에야 알았다고 합니다. 김정일의 첫 번째 부인 성혜림과는 1937년생 동갑내기로 중학교 때부터 만나 예술학교에서 단짝으로 지냈습니다.. 김정일은 유부녀인 성혜림과 살림을 차리고 사는 것을 아버지 김일성에게 말하지 않고 지내면서 주변에 알려질까 전전긍긍했는데 그녀에 대한 얘기를 김영순 씨가 주변에 하고 다녔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김영순 씨가 요덕수용소를 나온 시점은 고영희가 김정일의 처가 되면서 성혜림이 버려진 때였습니다. 요덕수용소에서 나올 때 함흥지역 보위부원이 ‘성혜림은 김정일의 처도 아니고 아들도 낳지 않았다. 새빨간 유언비어다. 어디서 들었다거나 유포할 때는 용서하지 않겠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김영순 씨는 지옥 같은 수용소에서 참혹한 세월을 보내면서 북한 체제의 철저한 허구성을 깨닫고 탈북을 결심하고 65세가 되던 2002년 국경을 넘었고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을 거쳐 대한민국에 입국했습니다.
가족 대부분을 수용소에서 처참하게 잃고 지옥 같은 수용소 생활을 견뎌낸 김영순 씨의 가슴에는 아직도 그 한이 풀리지 않고 남아 있습니다.
김영순
: 북한은 반드시 궤멸돼야 합니다. 왜 그러냐, 인간의 창조성을 마비시키고 누구의 이름도 내지 못하고 오직 김일성 3부자 만이 모든 북한 인민의 수반이니까.. 그에 의해서 모든 게 좌지우지 되는 나라가... 21세기에 지금 아이디어 착상이 기발해서 정말 풍풍 날아가고 정보가 하루 자고 나면 새 정보가 나오는 이 시점에서 어떻게 그런 정치가 있을 수 있느냐 그거지 북한은.. 그래서 궤멸돼야 하고 통일은 촉진돼야 하고 북한 인민의 희망이 실현되고 모든 북한 인민이 살길을 찾자면 북한 스스로 내부적인 봉기가 일어나서 카다피처럼 궤멸 돼야 해요. 세계 재판정에 끌어내야 합니다. 왜 세계가 그걸 안 하는지 모르겠어요. 대한민국에 와서 8년 세월에 나는 내 나름대로 긍정적으로 생활하고 감사하고 살고 있지만 김정일 때문에 모는 청춘을 다 빼앗기고 나의 능력이 과시 되지 못하고 다 좌절되고 죽을 때까지 용서가 안 되는 거예요 김일성, 김정일이가..
시종일관 구호처럼 북한 정권 안 변해
김영순 씨는 시종일관이라는 북한 정권이 강조하는 구호처럼 북한 정권은 절대로 변할 수 없는 집단이라고 말합니다.
김영순
: 북한에는 ‘시종일관’이라는 술어가 있잖아요.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국가에는 시종일관이라는 말이 없어요, 시종일관이 어디 있어요? 여기는 대통령이 5년 하다 그만 두면 또 다른 대통령이 정치를 또 하고 너도 나도 다 하는 판이기 때문에 여기는 시종일관이라는 말이 술어조차 없어요. 사회주의 나라에만 있는 거거든요. 북한은 사회주의도 아니에요, 왕정복고, 독재정치와 같거든요. 대한 민국을 지배해서 통일을 요구하지 김정일, 김정은, 김일성부터.. 그런 차원에서 북한은 시종일관 변심 없습니다. 북한은 시종일관이에요 그대로예요, 정말요, 그런 차원에서 북한이 호락호락하지 않아요.
김영순 씨는 남한 사람들이 통일에 대해 점점 무관심해 가는 데 대해 야속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보다도 여전히 위협적인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을 남한 주민이 잊고 사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합니다.
김영순
: 대한민국의 국민은요, 어쨌든 자유 민주주의를 해방 이후에 택하지 않았어요? 그런 차원에서 국민이 다 자기 이기주의, 다 자기를 생각하는 거에요. 그러나 내가 이 분단된 강토에서 남한에서 살고 있는 것이 정말 고층건물에서 다이어트하고 있는 것이 어디에서 날아왔는가를 알고 살아야 한다는 이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적국하고 맞서고 있는데.. 북한은 적국이에요 적국.. 호시탐탐 노리고 있거든요. 북한이 바라는 통일을 북한이 원하지 대한민국이 바라는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 이거죠, 말하자면..
북한도 시대 흐름 거스를 수 없어
김영순 씨는 인민은 아랑곳 하지 않고 권력 세습에만 매달리는 북한 정권도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김영순
: 원래 시발이 잘못됐고, 원래 세습을 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거를 누구에게 인계 했으면 이런 상황이 안 벌어지지 않습니까, 그러면 통일이 응용 됐을지도 몰라요. 개혁, 개방도 됐을지 모르는데 이거 안 하잖아요. 옛날 왕정 복고 독재정치나 한낱 다를 바 없는 나라가 북한이잖아요. 인민 생활은 안중에 없고.. 이제 세계 인류 역사의 발전에 흐름에 따라서 시간적인 문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김영순 씨는 북한의 기초 과학기술 수준은 상당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경제적 여력이 없어 더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김영순
: 북한이 과학기술의 기초는 대단합니다. 옛날부터 남한보다 일찍이 대단했어요. 그런데 경제가 박약하기 때문에 활성화를 못 시키는 거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중국에 북한의 컴퓨터 기술자들이 많이 나와 있잖아요. 해킹도 잘하고.. 어쨌든 나쁜 짓 하는 데는 1등이니까 그거 뭐 못 말리는 나라니까 그렇게 좀도둑처럼 쏠라닥 쏠라닥 하는 데는 북한 못 말리거든요.
김영순 씨는 원래 북한 사람들이 머리도 좋고 생활력도 강한데 수령만 바라보게 하는 일인 독재체제가 이를 활성화 시키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김영순
: 해방 이후에 지주, 부농들 다 청산했잖아요, 그 사람들 다 농촌에 추방됐는데 다 잘 살아요. 머리가 좋기 때문에 잘 사는 거에요. 그리고 실향민들 모두 돈의 가치를 알고 이 땅에 온 거에요. 북한에서 다 과수 농장, 부농 다 했잖아요 또 장로, 목사 가족들.. 그러니까 그 사람들 여기 와서 자리매김들 다 잘한 거에요, 학교도 세우고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제일 돈 많이 번 것도 실향민이요, 남대문, 동대문 시장도 다 실향민 아니겠어요? 북한에서는 두뇌를 활성화 시키지 않기 때문에 그렇지..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배우지 못하는데 어떻게 머리가 좋겠어요.
김영순 씨는 북한도 핵개발을 포기하고 인민을 먹여 살리는 데 전념한다면 못 살 이유가 없다며 개혁, 개방이 북한이 살 길이라고 말합니다.
김영순
: 제국주의 시대도 살았고 북한 체제하에서도 칠십 평생을 거의 살다가 이 나라를 택했기 때문에 이 나라가 잘되길 바라고 자유민주주의보다 더 우월한 나라는 없잖아요 지구 상에 아직까지는.. 그래서 자유민주주의가 활성화 돼서 이 나라가 탄탄대로를 건너 가면서.. 정말 얼마나 좋아요? 찌그러져도 째그러져도 다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사회, 이게 좋지 않아요? 여기.. 능력이 있으면 기회가 있는 나라, 이런 걸 자꾸 남한 주민에게 좀 알려야 하는데 북한이 왜 나쁜가 너희가 인간을 존중하지 않고 김 부자만 좋아한다, 인민이 다 굶어 죽어도 까딱 않고 종수분자, 평양만 5백만만 있으면.. 평양 인구 절반 5백만만 있으면 통일할 수 있다고 부르짖는 김정일의 심보가 얼마나 수반으로서 사납냐.. 좀 이런 걸 자꾸 자꾸 강의하고 선전하고 이래야 하는데 정부다 그런 선전을 하나도 안 해.. 정부가 좀 이런 말을 해야지 남한 인민이 곧이 듣지 않겠어요? 국민이.. 그런데 전 세계가 그런 건 안 하고 자꾸 북한을 얼리는 식으로 나가니까, 거저 북한 인민 굶어 죽기 때문에 먹거리만 주면 된다, 북한 주민이 왜 굶어 죽어요? 핵개발 안 하고 말이야, 백만 톤 식량 보유 안 하고 국민에게 농사 지은 거 다 풀면 안 죽어요. 개혁, 개방하면 북한 주민이 왜 죽겠어요, 이런 걸 자꾸 선전해야지 뭐 하러 자꾸 주냐 이거야.. 이런 차원에서 분석을 좀 정확하게 해야지, 북한은 그냥 먹거리만 주면 된다고 생각하는 거 저는 분통이 터져 못 살겠어..
끊임없이 바깥 정보 들여 보내야
북한을 변화시키려면 북한에 바깥 세상 정보를 끊임없이 들여보내야 한다는 데는 김영순 씨도 다른 여러 전문가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김영순
: 세계가 자꾸 바늘 틈 구멍만큼을 통해서라도 자꾸 북한 주민을 깨워야죠. 세상의 정보가 들어가야 해요. 세상의 자유민주주의는 이렇게 우월하다, 너희가 개방을 하지 않으면 어느 때 굶어 죽을 지 모른다, 자꾸 그런 유도를 해야죠. 선전을 아주 많이 해야 하고 자꾸 어떡하든지 북한 주민이 컴퓨터, 해외를 접하게 해야 해요.
김영순 씨는 탈북자들은 권력가도 정치가도 아니라며 남한 정치인들이 정치를 잘해서 통일을 이뤄주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합니다.
김영순
: 정말 속상해.. 저희는요, 살러 왔기 때문에 저희는 정치인도 아니고 권력가도 아닙니다. 돈이 마땅히 있으면 한바탕 큰소리 죽음을 각오하고 치겠지만 저희는 그런 권력이 없잖아요. 정치인도 아니고 권력가도 아니고 다만 탈북자입니다. 북한에 대해서 옳게 알리므로 해서 여러분이 정의와 진리의 잣대로 분별력 있게 정치를 잘해서 북한을 통일해 줍시사 하는 게 저희 바램이에요.
김영순 씨는 한반도에 또 다시 6.25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대한민국이 강국이 돼 북한이 스스로 남한에 머리를 숙이게 하는 평화적인 통일을 염원했습니다.
김영순
: 다시 6.25와 같은 피는 보지 말아야죠. 지구촌 어디나 국경을 없애고 다 평화 유지하고, 생명을 가진 인간, 인간은 다 행복의 지수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서 세계가 질주한다면 북한도 어느 시점에서 머리 숙일 날이 반드시 온다고 생각합니다. 저는요, 대한민국이 정치, 경제, 문화, 군사적으로 더더욱 부강해져서 정말 세계 으뜸가는 나라가 됨으로써 북한이 스스로 머리 숙일 그날을 기대하면 통일이 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오늘이 될 지 내일이 될 지 10년이 될지 이제부터 한 세기가 될지 누구도 몰라요.
통일은 남북한 모두의 미래 투자
남한의 인터넷에는 탈북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올리는 여러 북한 관련사이트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이트들에는 통일에 대한 의견도 많습니다.
어느 탈북자는 북한 실정과는 맞지 않는 독일 통일의 사례를 대입시키면서 엄청난 통일 비용이 든다고 자꾸 강조하는 바람에 남한 주민이 통일 경비에 대해 부담을 갖게 한다면서 이는 통일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것과 같다는 볼멘 소리도 있습니다.
통일바람을 억누르고 분열을 조장해 김정일의 독재를 더 연장해 주는 결과를 가져다 주는 게 아니냐는 불만입니다.
탈북 방송인으로 자유아시아방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김태산 씨도 북한 주민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돈보다 자유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에게 개혁개방과 자유만 내일 아침부터 주어진다면 남한 사람들이 30년 만에 빈터에서 오늘의 발전을 이룩해 왔는데 북한 사람들이 그만 못할 것이 없지 않겠느냐고 강변합니다.
자신은 솔직히 북한 사람들에게 땅을 나누어 주면 2-3년 안에 식량은 자급자족 할 것이라며 러시아, 중국과 철도와 도로가 연결되고 북한에서 싸고 질이 좋은 상품들이 생산되면 남한 경제도 활력이 더해지고 중국대륙과 러시아 동유럽이라는 거대한 원료, 원천 시장과 판매시장이 새로 열리는데 통일이 되면 왜 자꾸 손해만 본다고 몰아가는지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탈북 여성 김영순 씨는 남한 국민이 통일이야말로 한국을 세계에서 으뜸가는 가장 잘 사는 선진국으로 가게 하는 미래의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김영순
: 우리의 미래를 봐서 반도는 반드시 통일이 되면 7천만 겨레가 하나로 묶어졌을 때 경제적인 위력과 세상으로 7천만 겨레가 하나로 부상됐을 때 세계적인 지위와 선진국으로의 도약에 얼마나 빠른 지름길을 촉진하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걸 국민이 의식해야 해요, 우리의 미래, 우리 한반도의 미래를 생각할 때 반드시 통일은 이루어져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통일은 반드시 우리가 염원하고 반드시 촉진 시키고 이뤄져야 해요. 북한이 통일이 호락호락하지 않아 걱정이지 통일은 이뤄져야 합니다.
그동안 다섯 차례에 걸쳐 보내드린 ‘통일로 가는 길’ 기획 오늘은 끝 순서로 북한 요덕수용소 출신 탈북여성 김영순 씨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제작, 진행에 이장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