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평양 사이] 북한 주민이 겪는 열 가지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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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울과 평양 사이 이장균입니다. 북한 주민이 겪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은 독재자와 그를 떠받들고 있는 권력층이 정권 유지를 위한 야욕 때문입니다. 감시당하고 감시하고 독재자를 신처럼 숭배해야 하고 굶주림에 시달리고 때로는 영문도 모른 채 수용소에 끌려가 혹독한 인간 이하의 수감 생활을 하기도 합니다.

북한 돕기 선교회 '손과 마음 선교회'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김창범 목사는 이런 북한 주민의 고통을 10가지로 설명하면서 현대판 노예 생활을 이어 가는 곳이 북한이라고 말합니다

서울과 평양 사이 오늘 순서 시작합니다.

남한에는 북한 동포를 돕기 위한 많은 단체가 있습니다. 정부 기관이 아닌 NGO, 즉 비정부기구 단체가 대부분인데요, 크게 일반 민간단체와 종교단체로 구분됩니다.

대화와 경색 국면이 계속 반복되는 남북관계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많은 민간 단체, 종교 단체들은 꾸준히 북한 주민을 돕는 일을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2010년 12월에 시작된 '손과 마음 선교회'도 남북의 정치 관계를 떠나 고통을 겪고 있는 북한 동포를 돕자면 그동안 대북지원 활동을 해오던 교회들이 모여 만든 북한 선교 단체입니다.

'손과 마음 선교회'의 사무총장 김창범 목사는 대북지원의 이른바 공식 라인, 즉 남북의 합의로 진행되는 공식적인 대북 지원은 북한 주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왔다며 북한 주민 지원은 밀수처럼 은밀히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김창범 목사

: 그동안 북한 선교를 한다고 했을 때 대개 북한 정권의 공식 라인, 예를 든다면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이라든가 이런 종교기관의 손을 잡고 공식적으로 북한을 도왔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지금 와서 다 밝혀지고 있습니다만 그렇게 전달된 여러 가지 물자들이 제대로 북한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결국 고스란히 군부대나 혹은 상류층, 지배계층에게만 지원되는 그런 결과가 됐다 하는 것들을 우리가 봐 왔습니다. 그래서 이제 그런 식의 도움이 아니라 저희는 순수하게 북한 서민들, 일반 동포들을 돕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들을 동원하는데 그것은 비공식 라인이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마치 밀수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진실과 정직한 마음 전해야

김 목사는 선교회가 단순한 물질적 지원이 아닌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두고 북한 주민에게 생명과 자유, 희망을 전하는 일을 사명으로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김창범 목사

: 아직은 저희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지원규모가 미미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저희가 하고자 하는 목적 자체가 북한에 생명, 자유, 희망을 전하자, 그리고 우리가 사는 남한의 진실과 북한의 현실에 대한 자각, 이것을 분명하게 해주기 위해서 여러 가지 정보를 전달하는 일을 목적으로 하자 해서 저희가 조금씩 조금씩 추진을 하고 있죠.

김창범 목사는 굶주림과 물자 부족으로 고통 받는 북한 주민에게 물질적 지원은 많은 도움이 되는 게 사실이지만 그동안 거짓 선전에 속아 오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고 살아온 북한 동포들에게 더 소중한 것은 외부에서 전해지는 진실하고 정직한 마음이라고 말합니다.


김창범 목사

: 실제로 저희가 선교하는 과정에서 많이 느끼는 것이 뭐냐 하면 진실하고 정직한 내용에 대해서 북한 사람들이 매우 굶주려 있다는 사실이죠, 상당히 갈증을 느끼는 거죠. 그래서 진실과 정직한 내용을 그들에게 전해줬을 때 이분들은 눈물을 흘릴 정도로 너무너무 좋아합니다. 그런 정신적인 현상을 보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그들을 도와주는 것이 얼마나 보람 있는 일이고 중요한 일인가.. 뭐 물자를 많이 보내서 그들에게 도움이 되면 더없이 좋겠지만, 비록 물자가 잘 들어가지 않는다 할지라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남한을 포함한 온 세계의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진실한 모습을 전한다는 자체가 그분들에게는 너무나 큰 기쁨이라는 것이죠. 그것을 저희가 선교하는 과정에서 매번 느끼고 있습니다.

고통 받고 있는 자신들을 잊지 않고 진심으로 걱정하고 돕는 손길과 마음이 있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큰 위안이 된다는 말입니다.

김창범 목사

: 선교라고 해서 직접적으로 우리의 기독교 교리를 전하는 것도 중요한 목적입니다만 진실한 얘기를 통해 그들에게 공감을 주고 그들이 외롭지 않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것 이것이 그들에게는 너무나도 큰 기쁨이고 힘이 된다는 거에요. 자기들은 외롭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죠.

기독교의 정신은 사랑이라고 말합니다만 그 사랑은 고통을 함께 나누는 데서 출발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직접 죄로 고통 받는 인간들을 위해 직접 사람으로 이 땅에 와서 그 고통을 혼자 다 짊어지고 십자가에서 처참한 고통을 당한 예수를 믿고 따릅니다.

남한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는 북한 동포 여러분이 겪고 있는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아파하며 기도하는 많은 기독교 신자들이 있습니다. 북한에서 전해지는 뼈만 앙상한 유아들의 사진을 보면서 또 정치범 수용소에서 일어나는 참혹한 얘기들을 전해 들으면서 함께 울며 통곡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들 가운데는 직접 북한과 중국 국경 지역에서 북한을 탈출해 오는 탈북자, 그리고 중국에서 떠돌며 공안에 체포될까 두려움과 공포 속에 지내는 탈북자들을 돕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애쓰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탈북하려는 북한 주민 사이에는 중국에 나가면 어디에 십자가가 있는지부터 찾아 보라는 얘기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북한 주민이 겪는 정신적 고통

손과 마음 선교회 사무총장 김창범 목사는 북한 주민은 굶주림과 강제 노동 같은 엄청난 육체적인 고통뿐 아니라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철저한 감시 속에서 겪는 정신적 고통까지 이중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정신적 고통과 육체적 고통을 열 가지로 나누어 설명했습니다.

김 목사는 정신적 고통 가운데 가장 심한 사례로 철저한 감시와 내가 살기 위해 남을 고발하고 비판해야 하는 비인간적인 체제를 꼽았습니다.

김창범 목사

: 첫째는 매일 철저하게 감시받고 있는 고통입니다. 북한 사회 전체 시스템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감시하도록 그렇게 조직이 돼 있거든요. 그래서 마치 유리 속에 사는 것과 같습니다. 아주 고통스러운 일이죠. 두 번째는 거의 매일 자기를 폭로해야 하고 남을 고발해야 하는 고통입니다. 이것은 생활총화라는 저들의 제도를 통해 하게 돼 있는데 일종의 자아반성 시간입니다. 그런데 자아반성으로만 끝나지 않고 생활총화를 통해 남의 발목까지 잡고 고발해야 내가 살 수 있습니다. 이거야말로 고통이 아닙니까..

한 때는 김일성 수령이 하나님처럼 여겨지던 때도 있었지만, 북한에도 점차 외부 소식이 들어가고 김일성 주석이 약속했던 고깃국에 쌀밥을 먹게 해 주겠다던 인민의 낙원도 허구라는 걸 깨닫게 되면서 요즘의 주민 사이에는 일인 독재 체제, 세습 체제에 대한 불만이 높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수령에 대한 충성, 새로운 세습 독재자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며 살아야 하는 고통 또한 큰 정신적 고통이라고 김 목사는 말합니다.

김창범 목사

: 세 번째로 김일성 수령을 신으로 숭배하고 충성해야 하는 고통입니다. 아시다시피 집집마다 김일성, 김정일 사진을 걸어 놓고 때가 되면 경배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역마다 마치 예배당처럼 혁명사상 연구실이라는 것을 만들어 놓고요 거기에서 매주 숭배예식을 거행하는데 거기에 꼭 참여해야 합니다. 참으로 고통스럽습니다.

김창범 목사는 그밖에 북한 주민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으로 남을 미워하고 증오하게 하는 일과 살아남기 위해 거짓말을 해야 하는 고통을 들었습니다.


김창범 목사

: 네 번째로 아예 태어날 때부터 북한 체제는 사람들로 하여금 누군가를 증오하고 미워하게 만드는 그런 고통을 줍니다. 소위 북한은 계급 교양이라는 것을 통해서 미국이라든가 남조선의 지도층을 증오하는 그런 교육에 몰두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북한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남을 원망하고 증오하는 그런 심성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끝까지 거짓말해야 하는 고통입니다. 북한에서는 생존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 양심에 반해서 김일성한테 경배하듯이 그렇게 거짓말을 해야 살아날 수가 있습니다. 정말 이런 정신적 고통은 북한에서 살아보지 않고는 아마 이해하기 어려운 그런 고통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비인간적인 노예생활의 고통

김창범 목사는 이런 정신적 고통과 더불어 북한 주민이 겪고 있는 육체적 고통으로 굶주림, 원시 생활환경, 갑작스러운 추방, 무단 수용소 감금, 강제 노동 등 노예와 같은 생활을 들었습니다.

김창범 목사

: 굶주려 죽어가는 고통.. 먹을 것이 없으니까요. 그리고 두 번째는 모든 생활 환경이 원시적인 상태입니다. 사회기반 시설이라는 게 없어요. 평양만 좀 발전이 돼 있고 나머지는 다 버려진 그런 원시 상태의 생활 환경입니다. 그런 원시적인 생활 환경에서 살아가야 하는 고통.. 그다음에 영문도 모른 채 어느 날 밤 갑자기 추방당하는 고통.. 그리고 노동단련대나 정치범수용소에 무단으로 감금당하는 고통, 그리고 무보수로 강제노동에 동원되는 고통, 이런 것들 때문에 매일매일 괴롭게 살아가는 것이죠. 정말로 인권을 유린당한 채 비인간적인 노예상태로 이들이 살고 있다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북한은 정말 사람이 살 만한 곳이 아닙니다.

남한에서는 북한을 지원하는 문제를 놓고 갈등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원했더니 모두 군이나 당 권력층으로 빼돌려졌다며 지원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간부들이 빼먹어도 얼마간 남는 거라도 굶주린 주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면 계속 도와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김창범 목사는 갈등처럼 보이는 이런 논쟁 바탕에는 고통 받는 주민을 걱정하는 같은 마음은 같을 것이라며 그러나 북한 정권과 동포를 구분해 지원하는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김창범 목사

: 같은 동포로서 북한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은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무조건 도와주면 안 된다든가 그래도 도와야 한다든가 이런 갈등은 어떻게 생각하면 같은 동포로서 어떤 민족애에서 나온 사랑의 갈등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우리가 북한을 도와야 하거든요 그런데 북한을 돕기 위해서는 저로서는 적어도 세 가지 관점을 돌아봐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첫째는 북한 지원을 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원칙을 우리가 분명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즉 북한을 돕되 북한 정권을 도와서는 안 된다, 북한을 돕되 북한 동포만을 도와야 한다 하는 원칙을 적어도 지켜야 하지 않겠느냐 그런 생각이 들고요.

생명, 자유, 희망 전하는 북한 선교

김 목사는 북한 동포를 돕는 공식적인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며 결국은 밀수처럼 몰래 북한 동포를 지원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김창범 목사

: 둘째로, 실제 북한 동포를 도울 수 있는 공식적인 길이 전혀 없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수단 방법을 가지지 않고 밀수하듯이 그들을 도와야 하지 않겠느냐.. 그런 얘깁니다. 왜 그러냐 하면 지금 북한에 전국에 300여 개 되는 장마당에 많은 물건이 나오는데요, 거의 중국 제품들입니다만 이 제품들은 다 보따리 장사들을 통해서 밀수입으로 들어간 그런 물건들입니다. 많은 물건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구호 물품도 그렇게 들어가야 하지 않겠느냐 그런 생각이 들고요, 또 이런 생각의 배경에는 북한의 배급체계는 거의 다 무너졌거든요. 그래서 북한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물불을 가지지 않고 어떻게 하든 중국과 접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런 길을 통해서 먹고 살려고 발버둥을 칩니다. 그러기 때문에 그런 기회를 통해서 우리가 물자를 보내야 하지 않겠느냐.. 여러 가지 있습니다만 공식적으로 밝히긴 어렵습니다. 다만, 어떻게 하든지 우리의 진실을 전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전달하고 싶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 목사는 북한 동포를 돕는 일에는 비록 작은 도움이라도 여러 사람이 함께 참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김창범 목사

: 세 번째로 저희 ‘손과 마음’과 같은 여러 대북 구호단체들을 통해서 북한을 돕는 그런 운동에 조금씩이라도 많은 분이 참여하기를 기대하는 것이죠. 비록 작은 물방울이지만 계속 물방울이 떨어지면 바위를 뚫는 그런 기적이 일어나는 것과 같은 그런 결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겠는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손과 마음 선교회’는 설립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선교회에 속한 여러 교회에서 전해지는 작은 정성들을 모아 마치 작은 물방울이 바위를 깨뜨리듯이 북한 주민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오늘도 기도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 여러분 마음속에 생명과 자유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그리고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기 위해 이 시간도 여러분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고 있습니다.

김창범 목사

: 고통 받고 있는 우리 북한 동포 여러분에게 구체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저희는 지금도 연구하고 있고 생각하고 있고 또 그것을 조금이라도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시길 바라고요, 여러분은 외롭지 않고 정말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고 애쓰고 있는 남한의 같은 동포들이 있다는 것을 끝까지 믿고 기대하시기를 부탁 드리고 싶습니다.

서울과 평양 사이 제작 진행에 이장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