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평양 사이] 변해야 산다① '상생 공영이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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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울과 평양 사이 이장균입니다.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북한은 국제 사회에서 가장 고립된 나라, 만성적인 식량 부족으로 주민이 굶주리는 나라, 경제적으로 낙후된 나라로 떠올려집니다.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무역과 교류를 통해 나라 경제를 발전시켜 어떻게 하면 자국민을 더 잘 살게 할까 노력하는데 북한은 여전히 세계와 단절된 채 자력갱생만을 내세우며 주민에게 고통만 떠안기고 있습니다.

인민의 지상 낙원이라는 구호도 빛이 바랜 지 오래인데 북한 정권은 내년에 강성대국의 문이 열린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습니다. 매년 되풀이되는 식량부족과 물자부족이 여전한 가운데 그런 구호를 말 그대로 믿는 주민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굶주리고 지친 주민 사이에는 차라리 전쟁이라도 나라는 자조 섞인 불만도 나온다고 합니다. 어떤 형태로는 변화가 없으면 희망도 없다는 불만이 늘고 있습니다.

서울과 평양 사이에서는 10월 한 달 동안 네 차례에 걸쳐 북한이 어떻게 변해야 주민이 살 수 있는지를 여러 각도에서 짚어 봅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상생 공영 편입니다.

상생 공영은 말 그대로 서로 함께 잘 살고 번영하는 길로 나가자는 말입니다. 역대 남한 정부는 줄곧 대립과 분쟁을 피하고 남북이 경제협력을 통해 서로 잘 사는 길을 열어보자는 대북정책을 펴왔습니다. 그러나 대화가 진행되는 듯하면 약속을 깨고 무력 도발로 긴장을 조성하는 북한 측에 대해 남한 주민도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습니다. 남한 주민은 물론이고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바라보는 시선도 결코 곱지 않습니다.

지난 8월 강원도 용평리조트에서는 '통일시대의 북한 사회 경영'이라는 학술대회가 열렸습니다. 경영학자와 기업인 등 1100여 명이 참석한 대규모 회의였습니다만 처음으로 북한 문제를 다뤘던 회의여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통일에 대해서는 정치, 사회, 경제적 측면 중심으로 다뤄져 왔지만 지난번 회의에서는 통일 이후에 북한 사회 발전을 경영학적 측면에서 논의했다는 면에서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학술대회에 참석했던 명지대학교 경영대학 허철부 명예교수는 당시 논의됐던 자료를 분석, 정리해 지난 9월 15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국제외교안보포럼 조찬 강연회'에서 다시 발표했습니다.

허철부 교수

: 많은 경영학자들이 전체 회의를 북한 경제 사회에 대한 특집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 때까지 정치학이나 경제학에서 했던 것을 보다 구체적으로 현실에 밀착한, 거시적인 구름 위 얘기에서 땅에 바닥에 내려다 보는 연구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게 너무 새롭고 앞으로 우리가 통일 문제를 구체적으로 다룰 때 개성 공단과 탈북자의 의식 구조를 중심으로 한 이런 경험적인 자료가 아주 좋기 때문에 제가 다시 발표를 했습니다만..

이념 떠나 실용, 생산성 바탕 둔 상생 공영

많은 경영학자가 북한의 경제를 살리고 남북이 함께 잘 살 길을 모색했던 지난 학술대회는 통일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통일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남북이 협력을 통해 번영을 이룰 수 있는 실제적인 자료와 근거를 제시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그동안 역대 남한 정부나 현 정부는 북한 경제도 살리고 남북이 함께 번영으로 나갈 수 있는 상생 공영을 대북 정책으로 내세워 왔습니다.

이명박 현 정부도 출범 당시부터 줄곧 북한 측에 이념을 떠나 함께 잘 살 수 있는 상생 공영을 위해 대화하고 협력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 남북 관계는 이제까지보다 더 생산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이념의 잣대가 아니라 실용의 잣대로 풀어나갈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기 북한의 핵 문제 해결과 군사적 긴장이 완화된 평화 공동체, 실용과 생산성에 기초한 남북관계 발전을 통해 북한의 발전과 상생의 경제협력을 추진하는 경제공동체, 남북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 시키는 행복 공동체를 실현해 나가는 정책을 펴나가겠다고 천명했습니다.

이런 상생 공영의 대북 정책 원칙은 실용과 생산성, 원칙에 철저하되 유연한 접근, 국민 합의, 남북 협력과 국제협력의 조화로 지금도 그 원칙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런 바탕 위에 남한 정부는 이런 상생 공영의 정책을 실현해 나가는 출발점을 남북이 서로 가슴을 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대화라고 보고 남북 대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남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금강산 관광객 총격 사망 사건을 비롯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같은 무력도발로 남북 관계를 대결 국면으로 끌고 갔고 대화를 중단시켰습니다.

이런 북한의 일관성 없는 태도는 어떡하든 어려운 북한 주민을 도와야 한다던 대다수 남한 주민 마음도 돌아서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 보수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탈북자들은 북한을 돕는 일이 북한 독재 정권만 강화시켜 주는 일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허철부 교수

: 많은 보수층과 탈북자들의 입장이 정권만 강화되면서 북한 주민의 고통이 더 심해지니까 그것은 제한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

북한에 지원되는 식량이 굶주림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에게 제대로 분배되는지 의문을 갖는 사람도 많아진데다 지원되는 식량으로 북한이 예전의 배급제를 부활시키면 결국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장마당이 위축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결국 식량 분배의 투명성도 확실하지 않고 지원된 식량을 배급제 부활에 이용하는 부정적인 영향도 있을 수 있어 북한의 현 체제가 계속되는 한 제대로 된 원조나 남북의 경제협력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허철부 교수는 말합니다.

허철부 교수

: 식량을 국제사회가 주면 결국은 배급제가 다시 부활하면서 거기서 일어나고 있는 장마당 시장이 경색되는 악순환이 온다는 것을 현재 한국과 미국의 지도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현재 같이 공생하면서, 북한 체제를 유지하면서 대규모 경제 협조가 이뤄진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지 않겠느냐 생각하고 중국도 자체 내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북한에 경제 원조는 해주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현재 체제에서 공생하면서 북한 주민에게 혜택이 갈 수 있는 길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고 현 체제하에서는 북한 주민의 고통만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개성공단은 통일의 관문

북한은 남북관계가 경색된 가운데서도 개성공단만큼은 계속 유지시켜 가고 있습니다. 허철부 교수는 북한이 유일하게 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는 곳으로 북한이 쉽게 포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합니다.

허철부 교수

: 현재 북한이 달러가 필요한데, 북한 경제를 아시겠습니다만 군수 경제와 민생 경제가 있는데 민생 경제는 오랫동안 손 놓다시피 하고 당의 경제와 군사 경제만이 나름대로 유지되지만, 그것도 달러가 필요한데 그래서 유일한 달러박스로서 북한이 개성 공단을 내놓을 수 없는 그런 입장인 거 같고요.

개성공단은 남한으로서도 놓쳐서는 안 될 남북 경제협력의 창구로 또 통일을 대비한 관문으로서 중요성을 가진 곳입니다. 지난번 경영학자들이 북한 경제 문제를 논의하면서 크게 주목했던 곳도 개성공단입니다.


허철부 교수

: 그래서 경영학자들이 가장 중시한 것이 개성공단의 경험입니다. 실제로 북한 사람들과 한국의 관리자들이 오랫동안 같이 기업을 운영하면서 여러 가지 부딪쳤던 문제 이런 것들이 상당히 소중하고..

학자들은 개성공단이 자본주의 경영의 학습장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 통일 시대에 북한 경제를 살리는데 개성공단기업경영의 적용이 매우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허철부 교수

: 개성공단에 새로운 경공업 중심의 중소기업 협력이 이뤄지고 4만7천여 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임금을 월 63달러 정도 받으면 한국의 중소기업이 국내에서는 높은 임금으로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중국이나 월남 등 동남아로 많이 나가는데 그들이 돌아올 수 있고 또 북한의 개성공단 같은 곳을 통일되더라도 전국에 많이 만들어서 해외에 나갔던 한국의 중소기업과 국내에 있는 많은 자영업체가 감으로써.. 또 북한 내 장마당에서 경험했던 자본주의의 초보적인 경험을 했던 사람들을 교육시켜서 자생적인 기업을 창업할 수 있게 하면서 북한 내에 기업을 키우는.. 자본도 형성하게 하고 경제도 성장하게 하고 그런 단계로 나가는 데 있어서 개성공단의 경험이 상당히 중요하고…

허철부 교수는 실제로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일정 기간 교육을 거치면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서 현지의 한국 기업에서 일하는 현지 노동자만큼 노동 생산성이 향상되고 다양한 성과급 제도를 통해 자본주의 경제를 배우고 있다고 말합니다.

허철부 교수

: 개성공단에 온 북한 노동자를 한 2년 정도 교육을 시키고 자본주의 경영 체제를 경험시키면 한국 노동자의 80% 정도의 노동생산성을 올리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월남이나 중국에서 한국 기업들이 노동자를 훈련 시키는 거와 비슷한 수치인데 경영학적으로 경영자와 근로자 일대일의 교환관계에서 개인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즉 잘하면 진급도 시키고 보상도 해주고 다양한 것이 있는데 그래야만 노동강도가 높아지고 학습의욕도 높아지거든요. 북한도 개성공단에서 그런 것이 일어나고 있습니다만..

개성공단 형태 확산하면 북한 경제 빠르게 발전

허철부 교수는 개성공단이 생산성이 높아지고 수익이 많아져 수익 가운데 상당부분이 노동자에게 다시 돌아가는 형태로 북한 지역에 확산된다면 북한 경제가 빠르게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허철부 교수

: 그런 면에서 노동력을 계속 유지하고 그분들을 통해서 노동 생산성이라든가 노동 강도가 높아지면 기업의 수익이 높아지고 그 반대급부로서 수익의 상당 부분이 노동자에게 다시 갈 수 있거든요. 그런 관계,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는 가능성이 대단히 많고 물류비라든가, 3통의 문제가 있습니다만, 지리적인 관계라든가 이런 것이 개성공단의 상당한 장점입니다. 그래서 현재 개성공단의 모형을 몇 개 더 만들어서 북한 사람들에게 63달러의 보수도 직접 주지 않고 노동자 대표에게 주는데 일대일로 주는 게 효과가 있죠 통일되면 그렇게 되겠습니다만 그런 것도 개선되고 또 개성공단 같은 것을 몇 개 더 하고 통일되거나 자유로워지면 북한 지역 쪽에 수백 개를 만들어서 북한의 경제를 빨리 성장시키고 북한 사람들이 자본주의 시장에 적응하고 배우고 발달한 기술이나 최신 기계 장비를 다루는 숙련도가 높아지고 하면 북한의 경제도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고..

요즘 북한 당국은 북한 주민 사이에서 이른바 한류, 즉 남한의 드라마나 영화 같은 대중문화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런 남한의 대중문화를 비롯한 자본주의 풍조가 개성공단을 통해 번질 가능성에 대해 허철부 교수는 아직 그에 대한 북한의 우려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합니다.


허철부 교수

: 현재 개성공단에서 접촉한 북한 대표들이라든가 북한 정부 당국에서 개성공단에 대한 위험성 그런 것을 표시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성공단의 문제는 지금 4만7천여 명의 노동자인데 그 이상의 인원은 그쪽에서 나올 수 없기 때문에 먼 지역에 있는 사람들을 데려오기 위해서 통근 버스를 배치한다거나 기숙사를 만든다든가 하는 식으로 해결하려고 합니다만 원래 개성공단이 4백만 평인가 그 정도 계획이 있었는데 백만 평 밖에 활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북한에서 보급할 수 있는 노동인력의 한계 때문에 그런 것 같고 북한은 자유롭게 여행하거나 그럴 수 없는 곳이기 때문에 개성공단 지역이 다른 지역과 격리되기 때문에 그들이 걱정하는 자본주의적인 요소가 북한 체제 유지에 해를 끼칠 조짐은 저는 현재까지 보지는 못했습니다. 이제까지 협조하는 걸 보고 그걸 유지하거나 확대하려고 노력했지 .. 조금씩 제한을 가한 적은 있습니다만 그것을 축소하거나 하는 조짐은 없었습니다.

북한 경제 잘 운영하면 통일 비용 대폭 절감

지난 8월 학술대회에 참가한 경영학자들 대부분은 많은 남한 주민이 우려하는 막대한 통일 비용과 관련해서도 통일 이후 북한 경제를 잘 운영하면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데 공감했습니다.


허철부 교수

: 개성공단의 경험을 확대해서 북한 여러 지역의 통일 후 혼란을 막고 노동력이나 인원의 이동을 좀 더 자제하도록 해서 북한의 소득도 높이고 그들의 경험을 통해서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적응하고 기술이라든지 숙련도 같은 모든 것이 높아지면 그들의 소득이 높아지고 거기서 경제가 성장하면서 그것이 시장이 되고 많은 창업이 북한 내에서 이뤄지고 하기 때문에 통일 비용은 세금을 걷어 투자하는 것이고 사기업인이 투자하는 것은 비용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것으로서 대치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뿐만 아니라 그들이 투자해서 수익을 얻고 많은 사람의 소득이 높아지면서 경제가 돌고 하면 그만큼 투자비용이 절감되기 때문에 85%.. 하기에 따라서는 더 많이 .. 북한 경제가 통일 후에 성장률이 높으면 비용이 거의 안 들고 비용이 상당히 절감되고 또 그것이 적응 못 하고 통일 후에도 북한 경제가 성장하지 못하면 비용이 많이 드는 거기 때문에 선순환과 악순환인데 선순환이 되면 85%가 아니라 95%까지도 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많은 경영학자의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데이터를 통한 결론이고..

허철부 교수는 지난번 학술대회에서 제시된 통일 이후 북한 경제 운영을 통해 남북이 상생 번영의 길로 나갈 수 있는 긍정적인 가능성에 대해 더 널리 알리고 앞으로 정부와 기업 그리고 학자들 간에 논의를 더 구체화 시켜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 간다면 통일 비용을 걱정하는 여론은 줄어들 걸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허철부 교수는 남한은 점차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고 있어 앞으로 노동력을 가진 젊은 층의 부족이 예상된다며 북한의 젊은 노동력이 합쳐져 남북이 상생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한다면 세계적인 경제전문가들의 예상처럼 한국은 세계 경제 대국 6위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합니다.


허철부 교수

: 현실적인 문제는 올해부터는 베이비붐 세대가 퇴직을 합니다. 그러면 부동산의 버블도 무너지고 노인 인구가 늘어납니다. 그래서 남한은 노인층이 많고 북한은 연령층이 젊기 때문에 북한의 젊은 노동력과 남한의 고령의 숙련되고 경험 있는 사람들과의 문제를 남북한 서로가 해결함으로써 상생할 수 있는 이런 조건이 전개되기 때문에 노벨상을 받은 경제학자 폴 그루만이나 미국의 국제적인 신용평가사인 S&P도 통일 한국의 경제는, 한국 주도의 통일을 말하는 거죠, 지금 한국이 세계 8위에서 14위로 떨어졌고 또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통일되면 관리만 잘하면 세계 6위, 이것은 독일, 영국, 프랑스 수준입니다. 그 정도의 통일 경제가 되리라고 하는 것이 폴 그루만이나 S&P의 예측입니다.

서울과 평양 사이 ‘변해야 산다’ 오늘은 첫 순서 ‘상생 공영’ 편으로 명지대학교 경영대학 허철부 명예 교수의 얘기를 중심으로 엮어 드렸습니다. 제작, 진행에 이장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