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과 평양 사이 이장균입니다.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북한은 만성적인 식량 부족으로 주민이 굶주리는 나라, 경제적으로 낙후된 나라로 최소한의 인간이 누려야 할 인권마저 보장되지 않는 나라로 떠올려집니다.
오로지 독재정권 유지를 위해 주민 사이에도 자유로운 소통을 막고 국제사회와도 교류를 단절한 채 교류와 협력의 시대를 역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대다수 북한 주민도 인민의 지상낙원, 강성대국이라는 빛바랜 구호를 더는 믿지 않는다고 합니다. 어떤 형태로는 변화가 없으면 희망도 없다는 불만만 늘고 있습니다.
북한 변해야 산다 오늘은 두 번째로 남북한 경제협력의 시발점인 개성공단을 통해 남북이 제대로 힘을 합치면 번영의 길로 나갈 수 있다는 '한국의 저력' 편을 보내드립니다.
지난 8월 한국의 경영학자들이 정부 대표, 기업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통일 이후의 북한 경영 문제를 논의하면서 특별히 주목하고 강조했던 부분이 개성공단이었습니다.
외형적인 통일 비용 산출에 치중해왔던 기존의 학술대회와 달리 통일 시대에 북한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 어떤 근본적인 기업경영방식이 적용돼야 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개성공단을 가장 좋은 사례로 들었습니다.
학술대회에 참가한 명지대학교 경영학과 허철부 교수는 개성공단이 북한 노동자들에게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학습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며 앞으로 통일 이후 북한 경제를 경영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허철부 교수
: 개성공단의 경험을 보면 시간은 걸리지만 2년 정도 지나면 북한 노동자의 업무 능력이 남한 노동자의 80%까지 이른다는 게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인데요, 경영을 잘하면 그들도 경쟁의식이 생기고, 책임 의식이 생기고 그리고 내 일이라는 자부심도 생기고 이런 가치관의 변화가 온다는 것이죠, 그래서 그것이 개성공단이 우리에게 아주 귀중한 사례를 제공하고 있고 그것을 근거로 해서 앞으로 북한 내에 공단을 만들 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고 그것이 한국 경영자에게도 정부에도 학자들에게도 많은 좋은 사례가 되고 방법을 강구하는 기본이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지난 8월 학술대회에서는 개성공단의 경쟁력을 분석한 자료가 구체적으로 제시됐습니다. 중국이나 베트남 같은 나라보다 우수한 노동력과 저렴한 인건비, 낮은 이직률이 강점으로 부각됐습니다. 현재 개성공단의 월 급여는 63달러가량으로 중국의 절반 수준이면서 생산성은 중국보다 20% 정도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 현지에 진출한 남한 중소기업의 연간 매출액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개성공단은 지난2010년 3월 천안함 피격사건 때문에 남한이 북한에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하기 위해 5월에 내린 5.24 조치로 남북교역이 전면 중단된 가운데도 1년 후인 지난 5월 개성공단의 생산성은 대폭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고 체류인원도 오히려 늘어났습니다. 개성에서 인력확보에 한계가 있자 개성 인근은 물론 평안남북도에서도 노동자를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북포럼의 김규철 대표는 지난 5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이 이렇게 개성공단에 인력을 동원하는 것은 외화부족 때문으로 지적했습니다.
김규철
: 남북 교역의 중단으로 북한 당국이 외화 조달에 차질을 빚고 있잖아요. 북한이 외화 조달의 유일한 방법으로 (개성공단의) 인력 공급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경영은 사람 경영부터
현재 개성공단에서는 남북이 함께 어울려 기업을 운영하는 가운데 남북 서로 알기의 산 교육장이 되고 있습니다. 허철부 교수는 단순히 기업의 이윤을 내기 위한 경영 이전에 북한 사람들의 정서라든가 자존심 같은 부분을 잘 헤아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른바 감성 경영입니다.
허철부 교수
: 정에 약하다는 겁니다. 한국 사람이 정에 약하지 않습니까.. 따뜻하게 해주면 감동하는, 감동하면 열심히 일하고 충성하는 그런 것을 말합니다. 보통 네가 얼마를 일하면 얼마큼 보수를 올려 주겠다 이렇게 말합니다만 그런 객관적인 요소 못지않게 감성적으로 같이 생일잔치를 해준다거나 이런 기대하지 않은 마음의 감동을 줬을 때 한국 사람이 강한데 북한 사람은 더 강하더라는 것이 경험에서 보고되고 있습니다.
북한 사람들과 가깝게 지내본 사람들이 한결같이 얘기하는 부분이 북한 사람들이 유달리 자존심이 강하다는 점입니다. 북한 노동자들이 참여하는 기업 경영에서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허철부 교수
: 개성공단에 있는 경영자들이 그것을 배우게 되고 저희들이 가르치는 한국 경영자들이 그것을 알게 되고 그래서 북한 사람들 대함에 있어서 이런 걸 조심하라고 하면 자기들도 자신들에게 바로 경영의 효과가 나는 것이기 때문에 조심하게 되는 거죠.
남한 탈북자 사회는 이미 2만 명을 넘어 남한 사회의 한 부분이 됐습니다. 이들을 이해하는 것은 곧 북한을 이해하는 척도가 되고 통일 이후 남북 통합의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지난 8월 북한 경제와 관련한 학술대회에서는 탈북자의 의식조사에 대한 내용도 발표됐습니다. 그 동안 남한에 사는 탈북자들이 남한 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느꼈던 것 중에 하나인 외래어 문제도 다시 지적됐고 남성들의 봉건적인 생각이 바뀌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허철부 교수
: 일단은 한국말 속에 영어가 많습니다. 그리고 소비자의 권리에 대한 또 여러 가지 판촉에 대해서 다양한 용어들이 있는데 이런 것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다음에 탈북자 가정을 보면 북한 사람들은 남자가 부엌에 가는 것을 부인이나 남편 다 창피하게 생각하고 그래서 남편이 부엌에 가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장바구니를 드는 것도 금기 사항으로 돼 있습니다. 그래서 오랜 시간이 지나야 남편이 장바구니도 들고 부인이 없을 때 자기가 밥을 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남한에 와서 남한 사람들과 섞여 살면서 서서히 남한에 동화되는 가운데 아직도 자기의 경제를 스스로 책임진다는 개념이 없고 의존적인 요소가 아직도 많습니다.
오랫동안 사회주의 체제에서 배급제 생활에 익숙한 북한 사람들이 자신 위주로 사는 것보다는 체제에 순응하고 의존하는 습성도 남한의 자본주의 시장 경제 체제에 적응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허철부 교수
: 남한에서는 돈을 주면 아껴 쓰면서 어떡하든 증가시키려고 하는데, 생명 줄로 생각하는데 북한 사람은 정부에서 주면 그러려니 하면서 막 써버리고 아끼고 다시 벌고 이런 것이 좀 약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은 시간이 걸려야 한다.. 내가 노력해서 내가 내 앞날을 개척하는 내 배의 선장이 나라는 개념이 아니라 내 배는 다른 선장이 맘대로 조종해주고 나는 따라간다. 이런 의식을 바꾸는 것은 빨리 바뀌는 것도 있고 천천히 바뀌는 것도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탈북자들이 남한 사회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잘 적응하지 못할 경우 기업주나 고용주를 사회주의에서 적으로 간주하는 자본가로 적대감을 가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허철부 교수
: 중국은 이제 자본가를 새롭게 해석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당원도 되고 하는데 원래 사회주의는 자본가는 적이죠, 착취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자본가라든가 기업을 죄악시 하는 것이 사회주의 입장 아닙니까.. 북한은 아직도 그런 원초적인 19세기의 사회주의적인 요소를 아주 근본주의적으로 확실하게 견지하는 입장입니다. 사회주의도 많이 바뀌었고 자본주의도 많이 바뀌었습니다만 북한은 19세 마르크스 초기 사상에 주체사상과 약간 봉건적인 요소 이런 것이 가미된 것인 북한의 이념이자 사상이고 제도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북한 전문가는 중동에서 불고 있는 민주화 바람, 이른바 재스민 혁명의 바람이 북한에서 일어나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습니다. 혹독한 감시 속에 정치범 수용소를 만들어 체제를 비판하면 무조건 격리 시키는 체제의 특성도 그 배경이지만 주민이 오랫동안 왕조와 같은 일인 독재체제에 순응해 왔던 탓도 있습니다.
허철부 교수
: 불만이 있겠지만 고종 때, 조선 말기 한국 사람들은 현재의 악조건을 당연한 거로 그것을 개선한다는 생각은 해보지도 못하던 그런 때 아닙니까.. 윗사람들이 뭘 하든지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 왕조 때 사람들이고 민도가 낮기 때문에 우린 독재해야 한다 이런 사고방식이고 또 많은 사람이 그걸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북한은 그 전 왕조 때의 생각과 같은 의식을 가진 것이 아닌가…
허철부 교수는 통일을 대비한 남북 경제협력의 시금석인 개성공단 외에도 몽골이나 연해주 같은 곳의 남북경제 협력도 좋은 사례로 들었습니다. 북한의 고급인력이 진출을 원한다면 남한의 자본과 기술력이 합쳐져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허철부 교수
: 만일 남북한이 통일 됐을 때 남한 엘리트와 경쟁할 것이 버거워서 통일을 반대할 것이라고 했는데 그들이 현재 우리의 이민을 환영하고 있는 몽골이나 연해주에 가서 정착하게 되면 우리의 여러 가지 기술이나 자본을 대줄 수 있는데 첨단 1차, 2차 산업의 설비나 시설을 그 나라에 북한 인력들이 가서 살겠다고 하면.. 우리가 같이 살아도 좋고.. 그러면 그 나라에서 그들을 환영하기 때문에 그들이 갈 수 있는 것도 얼마든지 우리가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을 제가 주장했는데..
허 교수는 이미 북한 노동자들이 연해주에 많이 진출해 있지만 단순한 노동력의 진출보다는 남한의 자본과 기술을 바탕으로 남북이 함께 협력한다면 북한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허철부 교수
: 제가 알기로는 북한 노동자들이 소련이나 제3국에 건설회사로 해서 많이 진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우리나라 기업이 연해주에 대규모 농지를 개발해서 식량기지로 활용하는 계획 같은 것이 신문에 나오는데 연해주는 농업, 어업, 임업 같은 게 있고 광업도 있습니다. 많은 공업도 가능합니다. 그런 기술이 상당히 낙후돼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노동집약적인 산업, 중소기업이나 중대기업 같은 것도 가능하고요, 남한의 자본, 기술이 남한의 협조 하에서 간다면 상생이 되는 거죠. 북한만의 진출은 북한에 혜택이 없을 것 같습니다.
허 교수는 몽골도 남북한이 진출해서 협력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라고 말합니다.
허철부 교수
: 또 몽골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몽골에는 과거에는 강이 많았는데 2,3천 개의 강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많이 말라서 한국 기업이나 민간 기업이 가서 치산사업을 내몽고에도 해주고 있습니다만 중국에서 모래바람이 오기 때문에 그걸 막기 위해서 계속 해주고 있습니다만 몽골에는 한국의 NGO나 민간기업 단체가 많습니다. 몽골 사람들을 만나면 한국 사람이 좀 많이 왔으면 좋겠다.. 우리를 형제로 보고 있거든요 잘 아시겠습니다만 몽골은 우리 보다 더 우리를 사촌으로 보고 있습니다. 관광업 자원이 많고 산업화를 원하기 때문에 남한과 북한이 협조해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허철부 교수는 통일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만성적인 식량부족과 경제난으로 고통 받는 북한 주민이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의 삶이라도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지만 고난의 행군 시기에 영양실조 속에 자라난 세대들의 건강을 되찾아 주는 일도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허철부 교수
: 고난의 행군 때 태어난 세대들 있지 않습니까? 성장 시기에 영양이 제대로 보급되지 않으면 뇌 발달이 안 됩니다. 그 다음에 영양실조로 계속 자라면서 온갖 병균을 다 가지고 있고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이라고 할 정도로 되면 통일 후에도 그 세대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 세대가 북한의 평균치가 되면 그것은 재앙입니다. 노동력으로도, 북한의 군대로도 쓸 수 없을 것이고 부담만 되면서 악몽이 되는 거죠 통일 후에도.. 중국도 부담을 하려 않고 결국 남한의 부담이 될 텐데 그 세대가 확산하지 않도록… 영양실조로 키가 줄어들고 뇌도 발달 안 되고 육체적인 노동력도 없고 이런 세대가 많아지면 그것은 정말 시간의 문제입니다만 남한이나 북한에 큰 재앙이 되는 것이고 우리에게는 악몽이 될 것이라는 것도 우리가 통일을 빨리 서둘러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남한 주민 사이에는 북한을 돕는 일에 의견이 갈라져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어떡하든지 도와야 한다는 사람들과 도와주면 결국 북한 고위층이나 군대로 돌아가 독재정치를 지탱하게 해주는 결과만 만든다며 무조건 지원은 안 된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의견은 그렇게 나뉘어져 있어도 북한 주민 여러분이 겪고 있는 고통에 아파하고 돕고 싶은 마음은 같습니다.
허철부 교수
: 북한 주민의 고통은 남한 사람 모두가 가슴 아파하고 같은 핏줄을 나눈 사람으로서 그들의 고통을 덜어 주려고 하는.. 기아라든가 영양실조라든가 이런 것은 모든 국민이 도와주고 싶어 합니다만 단지 문제는 우리가 주는 여러 가지 물질적인 원조가 북한 주민에게 가느냐 이 문제만 해결되면 그 전에라도 여나 야나 누구더라도 보수나 진보라도 북한 주민에게 우리가 주는 것이 바로 가는 것이 보장만 되면 누구도 반대하지 않고 북한 주민에게 원조해줄 뜻은 있습니다.
북한 주민 여러분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도울 길을 찾은 마음은 남한 주민 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사는 한인 동포들도 모두 같습니다. 그래서 남한의 경영학자 그리고 기업, 정부 관계자들이 얼굴을 맞대고 북한의 경제를 살릴 길을 모색하고 남북이 협력해 함께 잘 살 수 있는 길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남북이 하나로 만나 하나의 민족으로 세계 모든 나라의 부러움을 받고 모두가 잘 사는 미래 대한민국, 통일 대한민국의 꿈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 일입니다.
허철부 교수
: 우리가 주장했던 것이 정치학계나 경제학계나 또는 정치계에도 퍼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경영학자들이 이런 데 관심을 안 가졌는데 경영학자들이 기여할 수 있고 연구할 분야가 있구나 하는 첫 삽을 떴으니까 앞으로 그 쪽으로 계속 꽃이 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명박 대통령
: 미래는 꿈꾸는 자의 것입니다. 혼자 꿈을 꾸는 것은 꿈에 그칠 수 있지만 8천만 겨레가 같은 꿈을 꾸면 그것은 반드시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한민족이 하나가 되면 이토록 위대할 수 있음을 후손들에게 보여 줍시다.
서울과 평양 사이 '변해야 산다' 오늘은 두 번째 순서로 '한국인의 저력' 편을 보내 드렸습니다. 제작, 진행에 이장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