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는 북한] ⑪고든 장(Gordon Chang) "중국의 협조 없이 북핵 문제에 진전은 없다"

지난 2008년 5월 뉴욕에서 열린 중국 인권 행사에 참석한 고든 장(왼쪽) 변호사.
지난 2008년 5월 뉴욕에서 열린 중국 인권 행사에 참석한 고든 장(왼쪽) 변호사. (PHOTO courtesy of Human Rights 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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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기획 <내가 보는 북한> 오늘 순서에서는 미국 주요 언론을 통해 핵을 비롯한 북한의 주요 현안을 지적하며 미국 내 여론을 환기하는 데 주력해오고 있는 고든 장(Gordon Chang) 변호사의 견해를 소개해드립니다. 고든 장 변호사는 지난 2006년 북한 핵문제의 위험성을 경고한 <핵 대결(Nuclear Showdown): 세계에 대한 북한의 도전>이란 책을 펴냈고, 세계적인 케이블 텔레비전 방송인 CNN을 비롯해 폭스 뉴스, 블룸버그 TV, MSNBC, 영국의 BBC 방송, 그리고 미국의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 저널과 같은 유력지에 북한 핵문제에 관한 견해를 개진해오고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먼저 고든 장 변호사에게 북한 핵문제를 다룬 <핵 대결>이란 책에서 무엇을 전 세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는지를 물었습니다.

Gordon Chang

: I wanted to show the importance of the showdown with North Korea...

“북한과의 핵 대결이 갖는 의미가 뭔지를 전 세계에 전달하고 싶었다. 북한은 해당 지역뿐만 아니라 세계의 국제질서를 불안정하게 하는 나라인데도 사람들이 이런 사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었다.”

오바마 행정부는 무관심에서 벗어나 좀 더 적극적으로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개발 활동을 중단시켜야 한다.<br/>-고든 장<br/>

특히 이 책에서 고든 장 변호사는 ‘불량국가’로 낙인이 찍힌 북한을 중국이 어떤 식으로 돕고 있고, 나아가 미국이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데 여기서 탈피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지적했다고 밝혔습니다. 장 변호사가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가장 강조하는 핵심어는 바로 ‘중국’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사회주의가 거의 붕괴한 상황에서 북한의 유일한 군사동맹이자 최대 원조국인 중국이 북한에 확실한 압박을 가할 경우 북한 핵문제도 큰 진전을 볼 수 있지만 지금처럼 미온적인 상황에선 진전을 보기 힘들다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Gordon Chang

: China is pursuing a policy which, in the short term, provides benefits for Bejing, but in the long term undercuts...

“중국이 북한에 대해 취하는 정책은 단기적으론 자국에 득이 되지만 장기적으론 전 세계에서 중국의 위상을 약화시키는 정책이다. 이런 중국의 정책은 본질적으로 아시아에서 핵보유국이 더 많이 출현하는 결과를 낳고 있고, 그 때문에 중국의 상대적인 국력도 감소시키고 있다. 이건 중국으로서도 아주 안 좋은 정책이다. 중국도 이런 정책이 자국의 입지를 약화시키고 있지만 그렇게 보고 있지 않다는 게 문제다.”

장 변호사의 지적대로 요즘도 북한에게 중국은 거의 절대적인 지지자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수입하는 원유의 80%와 식량을 비롯한 소비재의 45%를 중국에서 구하고 있는데다 군사동맹을 맺고 있는 중국이 적극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선다면 북한 핵문제도 훨씬 진전을 볼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심지어 그는 북한이 핵계획은 물론 미사일 계획을 가질 수 있는 것도 중국 덕이고, 중국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날 북한도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중국의 물질적이고 외교적인 지지 없이는 북한이 생존할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는 겁니다. 그렇지만 중국은 현재 미국과 북한 사이의 최대 현안이자 국제사회의 골칫거리인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중재자로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는 게 장 변호사의 설명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중국을 어떻게 해야 북한 핵문제에 협조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요? 국제사회, 특히 미국이 중국에 대해 압력을 가해야 한다는 겁니다.

Gordon Chang

: I think one thing we can do is we can make sure South Korea and Japan be on our side, and that isolates China...

“한 가지 방안은 미국이 한국과 일본을 확실한 동조 세력을 만든 뒤 기본적으로 중국 만 북한의 유일한 지지자로 남도록 해두는 일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중국에 대해 선택을 요구할 수 있다. 즉 중국이 국제사회와 협조해가며 사는 미래를 선택할지 아니면 핵 계획을 가진 북한을 지지해온 과거를 선택할지를 말이다. 그건 중국이 결정할 일이지만, 일단 중국이 고립되고 나면 중국도 올바른 선택을 할 걸로 본다. 그렇지만 미국은 중국의 대북 행동과 관련해 제대로 압력을 가하지 않은 상태다. 미국은 중국에 압력을 가한 적이 없다. 실은 중국이 문제인데도 오히려 미국은 중국을 해결자로 간주해왔다. 바로 그런 점 때문에 미국이 지금부터라도 중국에 압력을 가하기 시작하라는 거다.”

고든 장 변호사는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하느냐도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북한은 미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 눈여겨볼 것이기 때문이고, 이란도 마찬가지로 미국의 대북조치를 주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미국이 북한의 핵개발을 중단할 수 없다고 믿게 되면 이란도 이를 자국의 핵개발에 청신호라고 간주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은 북한 핵문제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게 고든 장 변호사의 주장입니다. 특히 이란의 핵개발 저지를 위해서도 그렇다는 겁니다. 고든 장 변호사에 따르면 미국도 문제가 없는 건 아닙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취임한 뒤 전임 부시 행정부처럼 보상을 주는 식의 협상을 하지 않은 것은 잘 한 일이지만 지금과 같은 무관심은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6자회담이 표류하고 있는 데는 일차적으로 북한의 책임이 크지만, 미국도 그런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순 없다는 게 그의 지적입니다.

Gordon Chang

: Cleary North Korea is to blame. They actually announced last April that they would abandon the 6-party talks...

“당연히 북한이 분명 책임이 있다. 북한은 지난해 4월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오바마 행정부도 북한을 고립시키고 자금줄을 차단하는 등의 조치를 충분히 취했다곤 보지 않는다. 물론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의 협상복귀를 위해 보상을 제공하지 않은 건 아주 잘한 일이다. 그렇지만 그것만으론 충분하지 않다. 기본적으로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무시하려고 한다. 따라서 오바마 행정부는 무관심에서 벗어나 좀 더 적극적으로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개발 활동을 중단시켜야 한다.”

고든 장 변호사는 오바마 행정부가 대북 문제와 관련해 적극적이지 못한 가장 최근의 예로 북한산 불법무기의 수출 문제를 꼽았습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중국 측에 모종의 행동을 취했어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는 겁니다.

Gordon Chang

: it's good to know that the Obama administration does not want to buy the same horse again...

“오바마 행정부가 똑같은 말을 두 번씩 사지는 않겠다며 북한에 보상책을 주고 있지 않은 것은 잘 한 일이다. 문제는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을 있는데도 제대로 하지 않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한 달 전 태국에서 북한산 무기를 실은 항공기가 억류됐는데 이 항공기가 중국 영공을 통과했지만, 미국은 중국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즉 북한 항공기가 무기를 싣고 중국 영공을 통과할 수 있도록 한 건 유엔의 대북금수조치 위반인데도 말이다. 중국은 뻔히 북한 항공기가 지나가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유엔안보리 조치를 준수하도록 하는 건 오바마 행정부에 달려있다.”

고든 장 변호사는 북한 경제는 생각보다 상당히 안 좋기 때문에 북한의 무기 수출과 관련해 경각심을 좀 더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 정권에 흘러들어가는 돈줄을 차단하고 나면 다른 외교적 수단을 활용할 경우 북한의 핵포기를 좀 더 용이하게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고든 장 변호사는 중국 입장에서 보면 자국의 경제 성장을 위해 미국이 더 필요하다면서 바로 이런 유리한 고지를 미국은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잘 활용해야 된다고 주장합니다.

Gordon Chang

: Well, the Chinese needs us much more than we need them. In 2008 more than 90% of their trade surplus were related to sales to the United States...

“사실 미국이 중국을 필요로 하는 것보다 중국이 더 미국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2008년 중국의 무역흑자 가운데 90% 이상이 대미 수출을 통해서 발생했다. 이런 사실은 미국에게 엄청난 지렛대를 제공해준다. 게다가 중국은 계속해서 세계무역기구 규정을 위반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이런 지렛대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 분명 국제사회한테서 원하는 게 있다. 그렇지만 미국은 중국이 북한 문제처럼 중요한 국제 사안과 관련해 협조하기 전엔 자신들이 원하는 걸 얻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고든 장 변호사는 북한이 지금처럼 중국의 지속적인 지지를 받는 한 북한은 국제사회의 핵포기 요구를 계속 외면할 것이며, 오바마 행정부도 성공적인 대북정책을 펼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주간기획 <내가 보는 북한>, 오늘 순서에서는 작가이자 변호사인 고든 장 씨로부터 북한 문제 해결에 미온적인 중국이 가장 큰 골치라는 견해를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