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농사철 어떻게 충성자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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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원희의 여성시대입니다. 3월도 중순입니다. 북한 땅에도 봄은 찾아오고 농사준비로 한창 바쁜 시기일 텐데요, 일 년 농사를 위해 두엄 섞인 퇴비 준비는 지난겨울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해마다 어린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 까지 퇴비 만드는 일이 농사의 기본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힘들고 바쁜데 인민들은 충성 자금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는 군요 농사 잘 지어 충분한 식량마련이 바로 충성하는 것이 아닐까요?

김: 충성자금 바치는 것은 다 개인이 장사해서 벌어서 바치는 것이지 국가에서 어떤 자원을 주거나 무슨 기회를 만들어 주어서 번 돈을 바치는 것이 아니거든요.

이 바쁜 철에 국가에서 바치라는 충성자금은 과연 어디에서 어떻게 마련해야 하는지 북한에서 보안 서에 일했던 탈북여성 김시연 씨의 얘기 들어봅니다.

북한은 비료 부족으로 아무리 힘들여 농사를 지어도 항상 식량이 부족한데 지금도 여전히 두엄 섞인 퇴비를 만들어 쓰고 있다고 하는군요.

김: 북한은 화학 비료가 없다보니까 가을에 벼 옥수수 등을 베어내고 그때부터 내년 농사에 쓸 퇴비 생산에 들어가는 거예요. 개인마다 인분이나 짐승의 변 등 을 다 모으게 해요 잡풀을 낫이나 작두로 잘게 잘라서 거기다 변 을 섞어서 얼려요 겨울에는 이런 퇴비들이 얼어서 냄새도 안 나고 달구지나 구루마에다 운반하기가 괜찮거든요, 그런 퇴비를 1인당 두 톤 씩 하라고 해요.

그런데 이런 퇴비를 만들어 놓으면 훔쳐가는 사람도 있고 거간꾼들은 이런 퇴비를 팔기도 한다는데요,

김: 이것이 다 돈이 되거든요, 돈이 없는 사람들은 퇴비를 많이 만들어서 팔아요. 돈이 있는 사람들을 그것을 하기 힘들어 하니까 돈으로 사는 거예요

이 일을 위해 온 가족이 동원되기도 하는데 어린이들은 학교에 바칠 퇴비까지 만들기도 한다고 전합니다.

김: 그것이 일이거든요 아이들 까지도 제몫이 있어요. 어른들은 2 톤씩 아이들은 500키로, 그러면 아이들도 겨울에도 계속 곡괭이나 호미, 삽 들고 퇴비 주우러 다니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학교에서 바치라고 하면 바게츠에 담아서 바쳐요.

땅이 척박한 북한에선 봄 농사 준비가 한 해 주식과 직결되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업무죠 그래서 3월이 되면 밭갈이를 시작하는데 농촌에서 큰 일꾼인 소는 물론 농사 장비가 충분하지 못해 고생은 고생대로 하지만 효율이 나지 않는다고 걱정합니다.

김: 소들이 제대로 먹지 못해 힘을 못 써요. 그래서 개인농사를 짓는 소토지 하는 사람들은 삽으로 땅을 파요 땅을 한번 뒤 엎어 주어야 농사가 잘되니까 저도 어릴 때부터 예전에는 집에 한 100평정도 땅이 있었어요. 그래서 밭에 나가서 아버지 어머니 형제들이각기 삽 하나씩 들고 땅을 파서 뒤엎어요. 협동농장에서 농장 원들도 소가 힘을 못 쓰고 마리 수가 적기 때문에 사람이 보습에다 끈을 묶어가지고 한사람은 앞에서 키를 잡고 양쪽에서 묶은 끈을 끌면서 세 사람이 밭갈이를 하는 농장 원들도 있고...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 산과 들판을 다니면 만드는 퇴비 외에 석탄 재도 비료가 됩니다. 이 석탄재 모으는 일도 모두 노동으로 하기 때문에 시간과 힘이 많이 들지만 화학 비료 만큼 효과가 없어 소출에 많은 영향을 준다고 안타까워합니다.

김: 부엌에서 때는 석탄 재도 두엄이 된다고 그것도 퇴비에 섞어서 내가고 그리고 재를 밭에다 막 뿌려 놓아요, 토지가 황폐화 되어 재 가루가 영양이 되어 토지의 질을 높인데요. 개인들은 텃밭이 얼마 안 되기 때문에 퇴비를 잘 줄 수 있거든요 그래서 텃밭의 농사가 잘 되었어요. 그런데 협동 농장은 넓은 땅을 다 퇴비로 충족 킬 수 없기 때문에 거기서는 농사가 정말 안 되어서 한때는 옥수수가 사람 키 높이를 넘어가야 하는데 허리도 안 되게 자라요 그러면 이삭도 잘 달리지 않고 그래서 북한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굶어 죽었거든요

김시연 씨는 한국에 와서 처음에 농사짓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이렇게 농사를 짓는다면 일도 아니라고 생각 했다는군요

김: 여기 와서 저희 시댁에도 땅이 좀 있어서 감자나 옥수수 심는 것 보았거든요 그런데 기계가 와서 땅 갈아 엎어주고 고랑 다 내주어 씨만 뿌리면 된다고 하던데 그냥 서서 흔들거리며 씨를 심더라고요. 그러니까 넓은 땅인데도 빨리 끝나더라고요 "야 여기는 농사도 정말 쉽게 짓는 구나" 그러니까 북한에서 농사짓던 생각이 나더라고요 저희 어릴 때부터 계속 동원 나가잖아요, 농촌 동원으로 물주기, 벌레잡이 별난 동원 다 시켜요. 모내기. 옥수수 베기, 가을 거지 정말 안 해 본 것 없이 어릴 때부터 했어요. 그러다 보니 한국 여기는 농민들이 농사꾼인 것 보다 기계를 다루는 노동자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이렇게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때 김정은 정권은 핵 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인한 국제 제재로 국가의 금고가 말라가자 쥐어짜는 것은 모든 인민들의 충성 자금이라고 지적합니다.

김: 북한이 지금 개성공단도 문을 닫았지 세계적으로 경제적으로 압박을 하니까 외화를 벌어들일 길이 없어 국고가 비었다는데 그걸 모아드려야 하니까 사람들을 못 살게 구는데 농촌에 사는 사람들 보고는 고사리 채취해서 바쳐라 송이도 해라 그런데 송이버섯은 개인이 따지 못하게 되어있어요 그런데 요행 송이를 따도 개인이 소비하지 말고 다 바쳐라 국가 것이다 이런 지시가 내려가 있어서 송이 철에는 송이가 나오는 산골짜기 마다 단속반이 조직이 되어요. 고사리도 그렇고 잣이라든가 산에서 나는 거의 모든 것을 국가에 바치게 되어있어요. 개인이 마음대로 송이 땄다고 하면 중범죄로 다루거든요, 그래서 제가 있었던 안전부에서도 송이 단속반으로 나가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안전원들이 나가서 단속을 하면 송이도 등급이 있어요 1등급짜리 2등급짜리 그리고 3등급까지 내놓고 나머지는 갓이 다 핀 송이들, 이것마저도 안전원 들이 빼앗아 자기네가 가서 먹는 겁니다. 그러니까 고생해서 채취한 사람들은 너무 불쌍하고 힘없는 사람들은 눈물 날 일이죠 그런 상황에서도 보안 원들을 끼고 송이를 더러 빼내 시중에 팔거나 중국에 팔면 돈을 더 많이 받거든요 그래서 북한 사람들은 송이를 캐면 먹을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밀수하는 사람들을 찾아서 중국에다 팔아넘기니까 단속반에서 엄청 단속을 해요

이런 일도 다 절기가 있는데 춘 3월 고사리나 송이를 채취 할 수도 없고 그래도 주민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바다로 나가 고기 잡는 일이나 광산 지역에서 철광을 줍는 일이지만 이일도 지금은 힘들게 되었다고 지적합니다.

김: 광산 지역에서는 철광을 중국에다 정신없이 팔아넘긴다고 하는데 중국이 그것을 사들이지 말아야 하잖아요, 국제적으로 제재를 가하기로 했으니까 그러나 중국입장에서는 그 철광을 엄청 싼 가격에 주니까 하나라도 더 사들이면 이로우니까 사간다고 해요. 지금은 바다에서 이면수 철이 되었을 거예요 그리고 해삼이나 성게 등을 다 거두어 들여 무역을 해서 돈을 벌어 국가에다 달러를 바치는 외화벌이 기지 장들이 바다에 나와 있어요. 그래서 잠수부나 고기 잡는 뱃 꾼들을 다 조사해서 잡은 것 우리에게 바쳐라 그러면서 헐값에 사는 거예요. 그것을 기지 장 들은 비싸게 팔아서 국가에 달러기획을 해서 바치는 거죠

이런 사정으로 인민들은 아무리 충성 자금을 마련하려고 해도 길이 없다는 겁니다. 그래도 장마당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좀 낫기는 한데요

김: 충성자금 바치라는 것은 국가적으로 의미가 있는 날이 다가올 때 창건 절이다 하면 충성자금을 얼마씩 바쳐라 당이 지금 힘겨운 행군을 하고 있다, 인민들을 먹여 살리려면 얼마나 힘들겠나, 그러니 좀 여유 있는 사람들은 바쳐라 이런 식으로 해서 바치도록 해요

국가의 큰 행사 때마다 바치는 충성자금은 가정의 형편을 고려해서 할당을 한다지만 돈이 없으면 몸으로 때우는 노력 동원으로 대신해야 한다는 겁니다.

김: 원래는 5만원이면 5만원 액수를 지정해 준다는데요, 하지만 인민반장들이 보면 인민들이 자기 입에 풀칠한 것도 없는 집은 뻔하니까 인민 반장들이 노력동원 나갈 때 많이 나가라 그러면 돈이 있는 사람들에게 더 내게 하겠다 고 해서 돈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노력동원에서 빼주겠으니 5만원 낼 것을 10만원 내라 이러면 돈이 있는 사람들은 노력 동원에 하도 불러내니까 나가기 싫어 10만원을 내는 겁니다. 이번에 당 창건 기념일 행사 한다니까 아마 사람들을 엄청나게 못 살게 굴 거예요 그리고 엄청 많이 내라고 할 것 같아요.

김시연 씨는 북한에서 인민들은 모두가 고생이지만 특히 여성들의 삶은 너무 고달프다고 하소연합니다.

김: 국가에서 주는 것도 없고 남편이 직장에 메어 있다 보니 장사도 못하고 그러니까 여자들이 집안 살림하랴 장사 하랴 동원 나오라면 동원 나가랴 정말 여성들이 힘든 삶을 사는 겁니다. 그래서 한국에 온 탈북자들이 항상 하는 얘기가 '여기 여자들은 정말 행복하다" 와서 처음에 느끼는 것이 그거에요 이런 세상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아온 여성들은 얼마나 좋았겠느냐 이러면서 저희도 여기에서 여자로서의 삶을 누려야겠다며 탈북 여성들도 꾸미고 예쁘게 하고 그러거든요. 그리고 결혼 안하는 애들도 많아요. "남자 뒷수발해서 뭐하느냐 내가 벌어서 내가 쓰지 왜 시집을 가느냐고요" 한국에서 여성들의 자유에 대해 많이 듣고 보니까 이런 마음이 생기는 것 같아요.

여성시대 RFA, 자유아시아 방송 이원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