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시대] 탈북 대학생들, 미국 횡단으로 세계 보는 눈 달라져

0:00 / 0:00

안녕하세요? 이원희의 여성시대입니다. 중국 대륙을 횡단해 동남아시아를 거쳐 한국이나 미국으로 들어온 탈북자중 그 자녀들 대학생이 되어 미국의 대륙을 횡단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탈북자 신분으로 중국 대륙을 횡단한 경험이 있었을 텐데요, 중국의 공안을 피해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버스에서, 기차로 가슴을 졸이며 숨어 다녔죠. 탈북자 티가 날까 봐 말도 못했습니다. 그랬던 탈북자 자녀들이 대학생이 되어 당당하게 미국 땅을 밟았습니다.

서병선: 감동하고 흥분하고 기쁨에 넘치는 얼굴을 보니 너무 반갑더라고요. 간편하게 short pants, 반바지를 입고 아주 자유스럽더라고요.

미국 뉴욕에서 해마다 음악회를 열어 지원했던 서병선 씨는 이들을 반겼는데요, 오늘 여성시대에서 탈북대학생들의 미국 대륙횡단에 대해 알아봅니다.

한국에서 온 탈북대학생 8명과 미국에 정착했거나 유학 온 5명의 탈북자들이 처음으로 미국대륙 횡단을 마쳤습니다. 이들은 탈북자 구출과 정착을 돕는 한국의 두리하나 선교회 소속인데요, 뉴저지에 있는 그레이스커뮤니티 교회 초청으로 이 교회 청년부 한인 학생들과 함께 보름 동안 미 대륙을 자동차로 횡단했습니다. 탈북 대학생들을 인솔한 두리하나 선교회의 천기원 목사는 이번 여행은 대학생들이 마음을 열고 세계를 바라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였다고 전합니다.

천기원 목사: 북한에서 주체사상이라는 좁은 우물 안 개구리처럼 세계를 전혀 몰랐는데 처음으로 미국이라는 나라에 와서 진정한 자유가 무엇이고 세계관이 어떤 것인가를 것을 깨닫고 나니 바라보는 비젼도 생각도 다 달라지는 것 같아요

이들이 미국에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뉴욕이었는데요, 탈북대학생들을 맞은 뉴욕 예술 가곡 연구회 서병선 회장은 말로만 듣던 뉴욕에 직접 온 것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즐거운 표정이었다고 전합니다.

서병선: 너무 표정이 밝고 과거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피나는 고난을 겪었겠지만 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니까 지성미가 눈에 보이고 그 반가워하는 모습, 희망찬 미래를 읽을 수 있는 기쁨이 넘치는 광경 이었어요.

서 회장은 해마다 탈북자 돕기 음악회를 열어 수익금으로 두리하나 선교회를 지원하고 있는데요,

서병선: 목사님이 저희 음악회를 통해서 왔다고 소개를 해서 그리고 저희 음악회를 할 때 마다 두리 하나에 많이 소개가 되어서 밀접한 관계가 있어 너무 반가웠어요.

탈북대학생들은 뉴욕을 출발해 나이아가라 폭포, 시카고, 세인트루이스, 덴버, 그랜드캐년, 디즈니랜드, 라스베가스,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로스엔젤스 까지의 일정이었습니다. 이렇게 짧지 않은 동안 미 대륙을 자동차로 달리면서 탈북대학생과 미국 교회청년부 학생들은 함께 지내며 서로의 마음을 다독이는 시간이기도 했다고 천 목사는 전합니다.

천기원: 처음에는 미국의 교회의 청년들이 섬기고 다가올 때 우리 탈북자들의 특성이 아픈 데가 많고 또 두려움도 많아 마음을 열지 않아 참 힘들었는데 나중에는 삶의 목적이 남을 섬기고 남을 배려하며 산다는 것을 깨닫고 자기들은 그렇게 살지 못했는데 이제 자기들도 그렇게 살고 싶다는 고백이 많았고요

아울러 자연의 아름다움을 돌아보며 서로 만남 속에서 자신의 벽을 허물고 하나가 되는 귀한 경험도 큰 소득이었다고 하네요.

천기원: 처음에는 자연을 바라보고 구경하는데 집중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오랫동안 자동차 안에서 여행을 같이하다 보니 서로의 만남과 관계 속에서 인간이 서로 정을 나누는 것이 더 깊어지고 마지막에는 떠나가는 사람들이 점점 보고 싶다는 얘기를 하는 것을 보고 인간관계가 참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깨달았아요.

그는 이어 이번에 미국에서 합류한 탈북 학생들은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중의 일부로 이중에는 두리하나 선교회에서 유학을 보낸 대학생들이 대부분이라고 소개합니다.

천기원: 정식으로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 130여명이 넘는 사람 중에 우리가족들이 많아요. 리치몬드에 정착한 고등학생이었고 또 한 명은 작년에 미국에 바로 들어간 18살 먹은 학생이었고, 두리하나에서 시카고로 유학을 갔던 자매하고 또 텍사스 미들랜드에서 유학하는 청년이 같이 합류했습니다.

미 대륙 횡단 여행은 많은 지원자들이 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일부를 선정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천 목사는 이들 여행의 참여할 학생들을 자신들이 선정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데요,

천기원: 공동체 30-40명이 먹고 자고 같이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그중 5-10명을 선발하는 것이 쉽지가 않은데 자기들끼리 공동체 생활을 하는 청년들이 모여서 가장 충실하고 본받을 만하고 인간관계를 잘하는 사람을 10명 씩 뽑으라고 했습니다. 자율적으로 추첨하고 뽑고 하기 때문에 서로에게 잘 해야 되겠다, 모범이 되어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 참 좋은 것 같아요.

천 기원 목사는 지난해 처음으로 탈북 학생들과 뉴질랜드 여행을 했는데 이번에 미국의 대륙 횡단 여행은 또 하나의 중요한 의미가 있는 여행이었다고 말합니다.

천기원: 작년에 우리가 18명이 1주일동안 가장 아름답고 살기 좋다는 뉴질랜드에 1주일간 갔다 왔는데 그때하고 이번하고 또 달라요. 그때는 자연 광경만 보고 서로 깊이 나눌 시간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자연을 보면서 권면도 하면서 이동하는데 계속1대1, 맨투맨 식으로 한 사람 씩 서로 나눔의 시간을 가졌기 때문에 뉴질랜드 여행 때와는 또 다른 여행이었습니다.

그는 이번 여행을 통해 탈북 대학생 들이 값진 성과를 얻었기에 힘들더라도 계속 하겠다는 희망을 내비쳤습니다.

천기원: 예산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교회도 청년들도 부담이 많을 텐데, 이런 여행을 끝내고 우리보다도 그레이스 커뮤니티 채플 GCC청년들도 좋아했어요. 그래서 이번만 아니라 매년 이런 여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저도 일회성으로 하는 것 보다 계속하는 것이 이들에게 꿈도 주고 희망도 주고 자유로운 미국이 얼마나 위대하고 강하다는 것을 보는 계기가 된 것 같아서 앞으로 계속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 합니다

고난의 행군 시절 초창기 때부터 탈북자들을 구출해서 정착 시키며 대학생으로 키워내는 두리하나 선교회는 지금까지 북한 탈출을 돕고 중국으로 숨어들어간 탈북자들을 다시 동남아를 거쳐 한국이나 미국에서 정착하도록 도운 탈북자들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한데요,

천기원: 지금 900여명이 넘어서 거의 천 여 명이 가까워 오는 것 같습니다.

그 동안에 위험한 일도 많았고 강제북송을 당하거나 중국에서 팔려 다니는 탈북여성들이 안타까웠다는 천 목사는 현재 구출할 수 있는 탈북자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염려합니다.

천기원: 우리가 보통 1년에 80명에서 적게는 50명 구출하는 것이 계속 줄어들고요 올해는 거의 한 달에 5명도 될까 말까 하는 정도로 작년 10월부터는 굉장히 어려워 졌습니다. 지난 1주일 전에 4명의 같이 국경을 넘기로 했는데 마지막 도착 3시간 전에 한 가족이 행방불명이 되었고요

더구나 지금은 신분증이 없으면 이동이 어려운데다 탈북자들이 잠시 머물 은신처마저 없어 탈북자들의 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는 군요.

천기원: 중국 내에서 국경까지 오는 것이 신분증이 없으면 기차도 버스도 탈 수가 없고 심지어 찜질 방에도 외국인은 들어 갈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중국에서는 점점 더 고립되고 한국으로 오는 길이 점점 더 어렵기 때문에 저희들 역시 그들을 국경을 넘기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러다 보니 비용마저 지난날 보다 몇 배가 더 들어간다는 군요.

천기원: 저희들이 초기에는 제가 직접 들어가고 우리 선교사가 직접 갔는데 지금 선교사들이 노출되었기 때문에 전 과정을 안내하기는 어렵고 중간 중간에 더 많은 안내자가 필요하고 조직이 필요하고 또 지금은 자동차가 없으면 중국 내에서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그만큼 예산도 그만큼 몇 배 로 더 들어가거든요 경비 면에서 인력 면에서도,

북한의 김정은 체제 이후 먼저 온 탈북자들이 가족을 데려오는 일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 북한에 가족을 둔 탈북자들이 마음을 졸이고 있습니다.

천기원: 이미 한국에 들어와 있는 2만 5첨 여명이 넘는 탈북자들이 대부분 가족을 데려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가족들과 연결이 되고 가족들이 안내를 하려는 경우는 작년까지만 해도 활발하게 이루어 졌는데 북한이 김정은 체제로 바뀌고 단속이 심하고 그래서 가족들이 굉장히 안타까워하죠.

일단 중국을 탈출해 동남아에서, 특히 태국에서 한국으로 들어갈 날을 기다리는 탈북자들도 예전 보다 많이 줄어들다 보니 그만큼 동남아 지역에서 머무는 시간은 짧아졌습니다

. 천기원: 태국 같은 곳은 50-100 여명 정도 그리고 한국으로 데려오는 숫자가 옛날 보다 좀 많아졌기 때문에 대기 하는 시간은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한국으로 들어가서 국정원에서 지체하는 시간이 더 많아졌고 동남아에서 오는 기간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미국의 대륙횡단을 경험한 탈북 대학생들은 끝도 없이 펼쳐진 평야, 산야가 하도 넓어 깜짝 놀라더라는 겁니다. 하지만 아직도 북한과 중국 국경에서 또 중국 내에서 발목이 잡힌 탈북자들에게 이렇게 넓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꼭 알리기 위해서 탈북자 구출은 계속해야 한다고 천기원 목사는 강조 합니다.

여성시대 RFA 이원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