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네덜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며 한국학 전공을 보유한 유명한 라이덴 대학에서 국제 학술토론회가 열렸었는데요, 각 분야의 탈북 고위층들이 참석해 북한의 권력 핵심에 대한 경험과 다양한 증언을 통해 토론을 했습니다.
장진성: 이번 행사에서 7명의 탈북고위층이 일제히 얘기를 한 것은 김정은이 들어서든 수령이 열백 번 바뀌어도 수령유일체제의 제도가 살아있는 한 김정은이 스위스 유학생 이었다고 해도 그것은 꼭두각시다, 이렇게 얘기 했어요.
이번 학술회의를 라이덴 대학과 공동으로 기획한 뉴 포커스의 장진성 대표는 근래 보기 드믄 내용의 세미나로 탈북자 7명이 각각 주제를 발표하고 독일, 영국, 미국 호주 등의 북한 학자들이 토론자로 참여 했다고 전했습니다. 오늘 여성시대에서 토론회 소식과 참석자들의 반응을 알아봅니다.
북한의 통일전선부에 근무하다 2004년에 탈북한 장진성 대표는 탈북민들이 만드는 대북전문 인터넷뉴스, 뉴 포커스의 대표로, 또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데요, 그는 이번 학술토론회 의미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장: 이번에 의미가 있었던 것은 유럽에 있는 여러 학자들이 그동안 북한의 핵심권력은 군부다, 라는 주장을 많이 했어요. 그러니까 북한의 선군 정치를 액면 그대로 믿었죠. 북한은 대내적인 북한이 있고 대외적인 북한이 따로 있잖아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독재국가인데다가 그 내부 실상을 알려줄 언론도 민심도 없기 때문에 북한정권은 외부 세계를 상대로 저희들의 체제 정당성을 위한 대외적인 기만을 많이 하는데, 지금까지 북한 학계가 이런 대외적인 pattern, 유형만을 근거로 연구를 했기 때문에 북한의 핵심권력에 대해서도 제대로 이해를 할 수 없었던 거예요.
따라서 탈북 고위층 7명이 북한에서 직접 담당했던 분야의 핵심과 경험을 설명 하면서 유럽을 비롯한 세계 북한 학자들이 범하기 쉬운 오류를 지적 했다는군요.
장: 외교부에 있었던 사람들 북한의 외교 정책 결정과 당 지도부와의 관계에 대해서 설명했고, 군부 쪽에 있었던 사람은 당 조직 지도부를 통한 북한군부 장악 그리고 경제관료 출신인 분은 북한 경제에 대한 당 지도부의 지도와 통제 또 당 고위관료였던 김 모 씨는 당 지도부가 지방 당 및 사회단체 각 단체들을 어떻게 조직하고 통제 하는가 이렇게 당 지도부에 대한 경험과 증언이었죠.
아울러 그는 이제 북한 학자들이 그동안 외형적으로 알려진 것만이 아닌 핵심적인 문제로 북한의 실세인 당 조직 지도부에 접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장: 당 조직 지도부를 아는 것이 왜 중요한가 하면 첫째로 북한이 국제사회를 상대로 보여 줄 수 있는 협상 카드는 평화 협박 밖에 없거든요, 저희들이 주동적으로 보여 줄 수 있는 것은, 그런데 이것은 무력화 시키는 차원이고 두 번째는 국내적으로 보았을 때도 북한 정권이 잘못하고 북 핵으로 인한 고립 정책도 국제사회, 자유세계의 탓 이라고 돌리는데 이 책임이 다름 아닌 노동당 그 안에서도 조직지도부라고 딱 명시를 하게 되면 북한 내에서도 혼란이 와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아주 의미 있는 세미나를 했다고 봅니다.
장 대표는 마지막 일정에서 그동안 여러 번 제시했던 북한의 물리적 독재와 감성독재에 대한 특강을 했습니다. 노동당 조직지도부가 정치범 수용소, 3대 연좌제, 국가보위부 등을 통한 물리적 독재를 했고 주민들의 정서나 감정마저도 수령주의로 유인하는 감성 독재를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김일성, 김정일 장례식 때 주민들이 지나치게 오열하고 모습이나 국가행사 때 수령이 나타나면 발을 구르고 꽃다발을 흔들며 열광하는 모습에 외부에서는 충성심을 보이는 연기가 아닐까 의심했지만 개인우상화를 통해 실제로 모든 국민이 그렇게 느끼도록 감성독재를 하고 있다는 군요. 그런데 장 대표의 결론은 북한을 3대째 지탱하고 있던 이 두 가지 독재가 모두 붕괴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장: 물리적 독재는 당 조직지도부가 하고 감성적 독재는 선전 선동부가 하는데 물리적 독재의 상징적 통제 수단인 배급제는 이미 붕괴되었다 그리고 지금 시장화의 영향으로 주민들이 가격에 대한 정보를 먼저 찾으면서 감성독재도 붕괴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3대 세습 김정일 정권 연장선에서 김정은 정권도 강하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북한의 붕괴를 논의해야 될 시점이다, 라고 하니까 마침 어떤 분이 질문을 하더라고요. 북한에 투자를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해서 김정은 정권이 아니라 북한이 붕괴하는데 투자를 하라고 했어요.
그는 이어 지금 유엔에서도 크게 논의되고 있는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이번 학술토론회 에서 인권 문제를 책임 질 핵심부서가 어디인지 분명히 밝혔다는군요.
장: 인민 보안부에 계셨던 분이 북한인권의 책임 있는 당사자는 당 조직 부라고 얘기 했어요. 지금까지 북한의 인권을 얘기하는 국가 안전보위부나 인민 보안부 이런 당 지도 조직부의 하위 기관들을 책임자로 얘기했는데 이번에 정통을 찌른 거죠. 당 조직지도부가 북한의 핵심권력으로서 인권의 책임 있는 당사자이다,
북한의 인권문제는 그동안 많은 국가의 인권단체, 대학생의 모임에서 실시했던 증언, 토론회를 비롯한 여러 행사를 통해 북한의 참담한 인권실상을 전했죠. 또 이번 유엔의 첫 장관급회의에서도 북한의 인권 침해가 광범위하고 조직적으로 벌어지고 있어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가 폐쇄되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주장했는데요. 장 대표도 북한이 인권 문제를 여전히 외면하고 있어 탈북자들의 강제 수용소의 증언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인권외교와 함께 체제논리 외교도 함께 해야 된다는데요,
장: 제가 책을 내면서 보니까 아무리 인권을 얘기해도 학자들이 태클을 걸면 언론도 두려워하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북한인권 외교 보다 북한체제 논리외교를 해야 된다, 논리에서 우선권을 쥐지 않는 한 인권 이라는 문제도 일부 학자들이 자기의 입맛대로 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인권의 순수성을 가지고 북한을 압박하려면 북한 체제에 대한 인권의 논리 외교를 해야 한다고 강조 했습니다.
이번 학술토론회에 대한 참석자들의 반응도 아주 다양했다는데요, 우선 토론자들과 방청객들은 그동안 알아왔던 북한 통치의 핵심 세력이 북한이 내세우는 선군정치의 북한 군부로 잘못 알았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전합니다.
장: 굉장히 강한 세미나였다, 한마디로 이렇게 경험 중심적으로 북한의 권력 핵심에 대해서 잘 아는 분들이 다양하게 증언을 하고 논리를 주장한데 대해서 이런 세미나는 보지 못했다, 유럽을 비롯해 세계 북한 학자들이 틀렸다 하는 것을 강하게 반증하는 세미나였다, 지금까지 외부적 시각에서만 북한을 보려고 했는데 그것이 얼마나 잘못되었나 하는 것을 이 세미나를 통해서 알 수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또 초청 토론자들도 진작 이런 토론회가 있었어야 했다는 아쉬움도 토로 했다는군요.
장: 우리 발제자 일인당 두 명씩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호주 등지에서 유명학자 두 분들이 초청 토론자로 왔었거든요. 영국의 외교관인 제임스 호어 전 북한주재 영국대사 하던 분도 왔었고 그런데 다들 하시는 말씀이 왜 이런 세미나가 지금까지 없었느냐 그러니까 유럽 국가들은 우리가 북한의 핵심구조부터 제대로 알아야지 대북정책을 바로 세울 수 있다 그래야지 북한을 상대 할 때 우리가 과거보다는 좀 나은 정책을 펼 수 있다고 했습니다.
특히 참석한 학생들의 관심과 열의도 대단 했고 교민들의 반응도 컸다고 전합니다.
장: 유럽에서 유일하게 한국학이 있는 대학이 라이덴 대학인데 그 학생들이 세미나가 끝나고 대학교수나, 저한테 와서 북한 실상에 대해 소름이 돋았다고 하고, 거기 사시는 어떤 교민은 자기가 25년 동안 네덜란드에 있었는데 이렇게 크고 의미가 깊고 진지한 세미나는 처음 보았다며 반응들이 아주 좋았어요.
특히 이번 세미나에서 발제를 했던 탈북고위층 들도 한 공간에서 직접 교감을 느끼며 하는 토론회의 효과가 크다는 것을 알았다는군요.
장: 가기 전에는 꼭 가서 해야 되느냐, 우리가 글로 써서 발표해도 되지 않느냐고 했는데 정작 세미나에 참석하고 나서는 우리가 정말 잘 왔구나, 그래서 앞으로 계속 이런 세미나를 해야겠구나....라고 하더라고요.
여성시대 RFA 이원흽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