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원희의 여성시대입니다. 많은 북한 여성들이 중국으로 탈출해 자의로든 타의로든 새로운 가정을 꾸리기도 합니다. 이런 탈북 여성들은 한 가정의 아내로 중국에서 낳은 자녀도 잘 키우며 가정을 지키고 싶지만 중국 공안들이 무조건 잡아 북송 시키고 있어 이 여성들은 다시 한국으로 탈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목숨을 걸고 한국에 온 여성들이 다시 새로운 가정을 꾸려 정착하게 되면 북한에, 중국에 두고 온 자녀들 생각에 밤 잠을 설칩니다.
아내: 저는 한국에 와서 결혼하기 전 이러저러해서 중국에 아이가 있다고 했지만 밤이면 남편 앞에서 아이생각으로 우는 것이 미안해서 혼자 일어나 울어요. 그러면 신랑이 우는 소리가 나면 또 아이생각이 나서 우느냐고 잔등 두드려 주면 거기서 위로를 받아요.
이 가정의 주인공은 한국에서 통일 맘 연합회를 결성해 "내 아이를 안고 싶어요" 이런 구호를 걸고 중국에 두고 온 자녀 찾기 운동을 하는 김정아 통일맘 연합 대표 그리고 그의 남편 김종필 씨인데요, 이제 이 두 사람이 힘을 합쳤습니다.
김종필 씨는 중소기업 회사원으로 교회에서 북한 선교 사역을 하다 김정아 씨를 만나게 되었는데요,
김종필: 탈북자 들이 대한민국의 사정을 겉으로는 알아도 깊은데 내면에 있는 문화적인 차이라든지 언어 관습 등이 아직 서툴러요. 그래서 대인관계에 있어 많이 부딪치는 부분들이 있고 제가 직장생활 하다가 통일 맘 연합회가 정식으로 출범하게 되어서 일정한 역할을 맡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는 이제 아내를 도와 통일 맘의 고문으로 활동 하게 되었는데요, 이렇게 탈북 여성 김정아 씨를 '만나 통일 맘'에서 함께 할 수 있었던 데는 사연이 있습니다. 김종필 씨는 교회에서 북한 선교 팀으로 탈북자들의 정착을 돕기 시작하다 통일이 늦어지는 것이 안타까워 선뜻 선교 팀 장으로 나서게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김: 어려서부터 통일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우리 한민족의 통일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할까 생각하고 있다가 교회에서 북한 선교 팀이 새로 출발하게 되어 제가 창립 회원으로 그 일을 하게 되었는데 북한 선교를 하는 과정에서 하나원을 나와 새로 정착하게 되면 저희가 그 일을 도와줍니다. 제일 먼저 집을 배정받아 오면 가방 하나 그리고 단체에서 주는 개스 레인지 그게 다 입니다. 그러면 집에 혼자 덩그러니 앉아서 누군가 가져다 준 쌀 포대 하나로 겨우 밥만 해 먹을 수가 있지요. 그래서 첫날, 한 2-3일 간은 정말 괴로운 시간입니다.
김 팀장은 탈북자들이 처음 며칠간의 외롭고 힘든 시간을 조금이라도 달래주기 위해 한국 사회 정착의 첫 발을 띄는 탈북자들을 찾아 나섰다고 하는군요.
김: 저희들이 그 사정을 잘 아니까 가장 급한 것이 남한에 대한 문화를 접촉 할 수 있도록 텔레비전, 냉장고, 처음에 누가 음식을 가져다 주어도 보관할 곳이 없으니까 베란다에 놓기도 하고 물에 담가 놓고 북한 식으로 상하지 않아야 되니까, 그런 사정을 보고 교회에서 중고 지만 TV, 냉장고 등 그리고 아파트에서 나오는 중고 가구 쓸만한 것을 저희들이 실어다 직접 설치해 주는 그런 일을 시작했죠.
국가에서 나오는 탈북자들의 정착금은 가전제품이나 살림도구를 장만할 사이도 없이 브로커, 탈북 중개인들이 탈출 비용으로 모두 가져 간다고 김 팀장은 안타까워합니다.
김: 브로커 비용, 그거 만약에 안주면 중개인이 계속 괴롭히니까 어쩔 수 없이 주어야 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돈이 필요하니까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정신 없이 살아야 하니까요.
이런 과정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탈북자들의 건강문제입니다. 북한에서부터 이들이 목숨을 건 탈출 과정에서 건강이 많이 망가진 상태이기 때문에 건강 보험 문제는 무엇 보다 우선 순위였다고 김 팀장은 전합니다.
김: 탈북 민들이 오면 건강이 다 좋지 않아요. 그래서 하나원이나 탈북자 관련 기관에서도 보험을 들어야 한다, 만약에 아플 때 비용을 적게 들이고 큰 병이 나더라고 치료할 수 있다고 권하기 때문에 모두 보험을 들으려고 하죠. 그래서 보험 설계 사이신 집사님에게 이 친구, 김정아 씨가 보험을 들어야 하니 신경 좀 써 주시라고 얘기를 했는데 그 보험사에서 가입한지 한달 만에 해지 통보가 왔어요.
탈북자들이 보험에 가입한 후 큰 중병이 나타나면 보험회사가 손해를 보게 되니까 취소 통보를 하자 이런 연락을 받은 김정아 씨가 북한 팀장인 김종필 씨에게 전화로 문의를 한 것입니다.
김: 탈북해서 처음에는 아프다고 날마다 병원에 가니까 보험사로서는 손해 잖아요 그러니까 자기네 회사 내부 규정에 의해서 탈북자는 보험을 일년이면 일년 그 기간 안에는 가입이 안된다, 이런 사실을 계약하고 나서 한달 있다가 알려준거에요. 밤에 느닷없이 전화가 와서 보험 해지 통보를 받았다고 하면서 왜 남한 사람들은 이러느냐 진정으로 돕는 의지가 하나도 없고 자기들의 이익이 아니면 다 내치는 것이 너무 싫다 그런 전화를 밤새 제가 다 받아 주었어요.
김 팀장은 탈북민들의 이런 항의가 이해 된다는 생각이 들자 한두 사람도 아닌 또 앞으로 이런 문제를 감당해야 되는 탈북민 들을 위해 대응하기로 하고 본격적으로 이 일에 나섰습니다.
김: 이 문제는 그냥 넘기면 안 될 것 같고 한번 대응을 해보자 그래서 돈을 안 받고 지원 하는 변호사와 논의를 했더니 한번 노력해 보겠다고 해서 법원의 고소장을 작성하는 등 절차를 진행해서 2년에 걸쳐 그 재판을 했어요.
처음에는 사무적인 일로 시작을 했지만 오랜 시간이 걸리는 법 행정 절차 문제로 김정아 씨와 자주 만나다 보니 자연히 친해 지기 시작 했다는데요.
김: 정아씨가 법원 가는 길도 모르니까 내가 시간을 내서 차를 태워다 주고 그러면서 가까워 지면서 만나게 되었어요.
이렇게 자주 만나다보니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김정아 씨도 중국에 딸을 두고 온 뒤라 이렇게 힘든 자신의 마을을 혼자 달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하는데요.
김: 사정을 알고 가깝게 지내다 보니 저는 단순히 돕는 마음이었었는데 저의 친절을 좋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때 저도 이혼 한 후라 혼자 지낸 지 2년 후에 이런 일이 벌어진 거죠.
이런 과정에서 서로가 사랑을 느끼게 되었다고 들려줍니다.
김: 저는 사실 이 사람과 결혼 해야 겠다는 마음으로 시작 한 것이 아니라 북한 선교 팀장이다 보니 앞으로 라도 탈북자들에게 이런 어려움이 없어야 되고 또 이들이 불리하거나 차별 받는 일이 있을 때는 내가 해소 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했는데 사랑으로 발전이 된 거죠.
김 팀장은 북한에서 온갖 고생을 하고 목숨을 걸고 중국으로 탈출해 공안의 눈을 피해 숨어살다 어쩔 수 없이 자녀를 두고 한국으로 온 이들이 하루 속히 정착 할 수 있도록 돌보아 주어야 한다는 마음이 더 컸다고 전합니다.
김: 이분들이 한국에 오면 정상적인 한국인으로 한국 사람들과 똑같은 생각과 의식을 가지고 살아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 였으니까, 교회 내적으로는 신앙으로 잘 이끌어 주어서 정상적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려면 생활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하죠. 그런 목적으로 북한 선교를 했고 그리고 중국의 북한 국경 지역까지 가서 돕기도 하고 물품지원도 하고 그랬어요.
북한에서 군생활을 했던 김정아 씨와 남한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교회 북한 선교 팀장으로, 어떻게 보면 너무 다른 제도와 환경 속에서 살아온 두 사람이 한 가정을 이룰 때 힘든 점도 많았다고 하는데요,
김: 부딪치는 부분이 많았어요. 우리는 어릴 때부터 상대편을 배려하는 마음, 양보하는 마음 또 예의범절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자랐는데 북한에서는 생존을 위해서 또 유일 체제의 지도자 아래서 체제 교육에 완전이 뿌리 박혀서 우리가 생각할 수 없는 물리적인 논리에 의해서만 판단 하니까 인정 같은 것도 적어서 어떤 결정적인 문제에서는 부딪치게 되고 나는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상대방이 받아 들을 때는 오해를 하기 때문에 많이 싸웠어요.
김종필 씨가 부드럽고 자상 해서 김정아 씨는 아이들 생각에 힘들 때면 늘 편하고 포근하게 감싸 주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정아 씨가 탈북 장교로 굉장히 활달한 것 같은데 살림 솜씨는 어느 여성 못지 않게 보통이 아니라며 칭찬 일색 입니다.
김: 군인이라서 그런지 모르지만 집안의 관리, 정리 상태가 완전히 깔끔하고 각이 잡히고 어디하나 빈 구석이 없이 살림을 하더라고요. 하다 못해 옷을 개어도 아주 반듯해야 되고 양말을 개어도 그 모양이 똑같아야 되고, 빨래를 널어도 같은 종류의 빨래를 다 분류해서 널고, 저는 보기는 괜찮겠다 편하다라고 했는데 그 일이 나한테 부딪치니까, 제가 어쩌다 빨래를 널잖아요 그러면 이렇게 지저분하게 널면 어떻하느냐고 다 내려서 자기가 다시 너는거예요 (웃음) 이런데서 부딪치고 ….
김종필 팀장은 교회에서 북한 선교를 담당할 만큼 신앙이 독실하기 때문에 늦게 주신 아들이 지금은 헤어져 살고 있는 북한, 중국의 형제들과 언젠가는 만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 이 아이를 잘 키워야 북한에 있는 누나도 중국에 있는 누나도 만날 수 있고 이 아이를 통해서 한국과 북한 그리고 중국이 연결될 수도 있다, 이 나라의 통일된 대통령을 만들어야 겠다, 이런 꿈을 가지고 북한 선교 일을 하면 더 힘이 생기고….
여성시대 RFA 자유아시아 방송 이원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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