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시대] 탈북여성들의 신년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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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경제난을 겪으면서 북한 주민들의 의식, 특히 여성들의 의식이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은 국내외 대북전문가들에게서 끊임없이 나왔습니다. 이는 북한 장마당의 주역인 여성들이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탈북여성들도 자인합니다. 그래서 오랜 세월 동안 이어온 북한의 가부장제도에서 하늘같았던 남편의 권위와 지위가 낮아지고 있다는 사례를 최근에 온 탈북여성들로부터 들을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 남편에게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당당하게 전하지 못했던 탈북 여성들은 남한에서 자리를 잡아가면서 자신이 북한에 있을 때와는 전혀 다른 여성으로 변해간다며 스스로 놀라고 있습니다. 물론 혼란과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지만 다시 도전하고 방향을 바꾸기도 합니다.

1. 새터민의 이미지를, 긍정적이고 새롭게 알리는 영상 시나리오를 꼭 하나 만들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2. 크리스천 앨범이에요. 복음성가가 나왔어요.
3. 대학원에 갈 준비를 하려고요.

평범하고 열심히 사는 탈북여성들이 올해 선택한 길입니다. 오늘 여성시대에서 전해 드립니다.

한국의 사단법인 겨레 하나 되기 운동연합의 평생교육원 가명의 정경화 팀장은 지난해 초부터 영상작가전문 교육원에서 텔레비전 드라마나 영화 대본을 쓰는 작가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정졍화: 이번에 기초반을 수료하고 전문반에 올라갔거든요 기초반 전문반 연구반이 있는데 이것을 모두 마치면 한국 시나리오 준회원이 되고 작가회원이 되거든요

기초반을 모두 마치고 새해 전문반으로 올라가 더 깊이 있는 교육을 받는다는 정경화 씨는 그동안 막연하기만 했던 시나리오 쓰는 작업이 교육을 통해 구체적으로 다가온다며 시작이 반이라는 말을 실감합니다.

정경화 :드라마나 영화나 교육을 받고 나니까 정말 상상력을 키워주고 화면에 드러나게 나타내는 교육을 받고 있으니까 생각이 많이 떠오르고 자신감이 생겨요

이제 전문반에 올라가지만 마음이 급해져 영화 시나리오를 빨리 쓰고 싶다는 마음을 전하고 있는데요, 새해에는 한 작품을 꼭 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장경화: 대한민국에 탈북자들이 2만 명 시대잖아요 그런데 탈북자들에 대한 인식이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어요.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은 북한 사람에 대한 좋은 인상이 있어요. 왜냐하면, 북한사람들은 독재 제도에서 우물 안의 개구리 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힘들게 살았다는 것을 알거든요. 그래서 탈북자라면 같은 동포이면서 인간답지 않게 사람답지 못하게 살아왔다 그런 사람들이 남한에 와서 사람답게 살았으면 그런 생각들을 많이 하고 있어 저도 남한사회에 와서 무엇을 하나 해야겠다는 각오가 생겼어요.

정 씨는 물론 글을 쓰고 싶은 마음도 있고 꼭 영상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이 남한이기에 가능했다면 탈북자들에 대한 인상을 좀 더 새롭고 긍정적으로 알릴 수 있는 대본을 쓰고 싶다는 소망을 전합니다.

정경화: 실제로 사람들은 말로 아닌 눈으로 봐야 같은 동포 같은 민족인 윗동네 북한 사람들이 너무 힘들게 살았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고 싶은 생각입니다.

정경화 씨는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서 모든 어려움을 다 겪었지만 이런 어려웠던 인생의 경험들이 앞으로 나아가는 디딤돌이 됐다며 지나고 나니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며 자신감을 찾았습니다. 특히 지난해 연말 때 한겨레 하나 되기 운동 연합이 주최했던 탈북자들이 포함된 다문화 가정을 위한 공연에서 희극 즉 개그 프로그램이 직접 출연해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했다고 전합니다.

장경화: 춤, 노래 공연도 있지만 개그, 희극 만담 프로그램도 있었어요. 이런 자리에서는 화술로 사람들을 재미있게 하는 것이 감동적이고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한국의 외국어에 대한 것을 소재로 했습니다. " 혜련동무 저도 남한에 처음 왔을 때는 온통 외국말이 들어차 있으니까 뭐가 뭔지 몰랐어. 심지어는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개그맨도 처음에는 개구멍밖에 몰랐어. 북에서 들어본 것이 개구멍밖에 더 있어 개그맨은 들어보지도 못했잖아! 그래서 두 눈을 똑바로 뜨고 개구멍만 처다보았거든 그런데 개구멍은 나오지 않고 사람들이 서서 떠들고 웃기만 하더라. ...이런 내용으로 했어요.

개그 하면 북한에서는 만담이나 희극이라고 하죠. 그러니까 만담가가 개그맨입니다. 남한에서 외래어를 많이 쓰는 풍조를 소재로 한 겁니다.

북한 예술단원 출신인 한옥정 씨가 막 새로운 음반을 냈다고 알려왔습니다. 그동안 강연과 기독교 사역을 위해 많은 곳을 다니며 간증을 했는데요, 이제 복음성가 음반으로 올해 출발을 알렸습니다.

한 옥정: 크리스천 앨범이에요. 복음성가가 나왔어요. 각별히 신경을 써서 한국 분들이 모두 북한을 바라보며 기도할 수 있도록 직접 작사 가사를 썼거든요. 그래서 하나하나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었어요.

제2의 이산가족이 되어 버린 탈북여성들이 올해도 안타까워하고 괴로운 것은 북한에 두고 온 자녀입니다. 겨우겨우 자녀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소식을 듣고 있지만 들려오는 소식은 암울하기만 하다고 가명의 한설경 씨는 전합니다.

한설경: 김정은이 내세우니까 얼마나 황당한 일이에요 김정은 장군이라니까 기가 막히는 거예요. 북한 안 에서도말을 못해서 그렇지 콧방귀 빵빵 뀌는 겁니다. 김정일이 그렇게 해놓으니 김일성까지 욕먹는 겁니다. 그래도 우리는 그때까지만 해도 김일성은 찬성하고 그랬어요. 그렇다고 해도 백성들 잘 살게 하면 되잖아요. 지금도 식량사정이 말도 못해요 우리 딸은 아기 낳고 쌀이 없어서 감자 먹고 젖이 다 갈아 않아 나오지 않으니까 막 울면서 도와달라고 해요

두 자녀 모두 두고 온 한설경 씨는 남한에 입국한 지 4년 정도 됩니다. 아들만이라도 데려오고 싶지만 누나 혼자만 남기고 올 수 없어 선뜻 결정을 못 내리고 있는데요, 돈만 있으면 올 수 있다며 아들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한설경: 그래도 돈만 먹이면 다 건너와요 연선에 있는 군대들도 이때 돈 벌지 못하면 앞으로는 못 번다는 거예요 돈 만 있으면 다 넘겨주어요. 위험을 무릅쓰고도 그리고 자기네들도 거기서 위험하면 거기서 튀는 거예요.

올 한해도 북에 두고 온 자녀를 위해서 열심히 돈을 벌겠다고 각오입니다.

대구 실용음악과를 졸업한 탈북여성 김성란 씨는 이제 다시 새로운 일에 도전합니다.

김성란: 대학원에 갈 준비를 하려고요 아이들을 가르치려고 준비도 하고 대구실용음악과 졸업하고 이화여대에 북한문화 학과라고 북한 문화예술 학과에 들어가려고요. 이화여대에 상담해 보니 문화예술학과에 석사 박사 과정이 잘되어 있으니까 면접하라고 전화가 왔어요.

서울이나 지방에 북한 문화 예술을 전하는 탈북자들로 이루어진 예술단이 활동하고 있지만 김성란 씨는 막상 한국에서 문화 예술을 공부하다 보니 북한과는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합니다.

김성란: 문화예술을 배우고 나니까 한국의 문화예술이 이렇게 자유민주화에서 다방면적으로 이렇게 삶을 살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어요. 실용음악과를 졸업한 대학생들만 모이는 모임이 있어요. 학과마다 다르니까 보컬, 즉 성악과 끼리 모이고 피아노 학과도 함께 모이고 해서 그런 모임에 참석해야죠.

김성란 씨는 올해 대학원 공부를 하고 이제 머지않은 장래에 학생들을 가르치는 강단에 설 것 이라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이 여성들이 가는 길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시고 따뜻한 마음으로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여성시대 RFA 이원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