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시대] 아직도 못 다한 이야기-월남자 가족 김선 씨의 북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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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원희의 여성시대입니다. 여서시대에서는 격주로 탈북자들이 하고 싶었던 얘기를 함께 나누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생활,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서의 마음조리며 살았던 얘기 그리고 다시 중국을 탈출해서 제3국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가기까지의 사연을 눈물과 한숨 그리고 웃음으로 풀어놓습니다. 최근 한국으로 들어간 탈북여성 김선 씨의 사연이 새로 시작됩니다. 월남자의 가족 북한당국이 제외시킨 적대적 계급이었지만 김선 씨는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래도 살 길은 없었다는군요.

원래 저희 아버지 쪽 형제들이 49년에 월남하셔서 남한 군에도 복무를 한 우리 가족사가 있어요.


질문)

그러면 고향이 어디세요?

---그래서 저는 평양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부터 아예 적대계급으로 분류가 되어 심신 산골 광산으로 쫓겨 가서 억압당하고 착취당하고 정치계에서는 아예 버린 인민으로 생활했어요. 그러니까 죽이지 못해 ....

질문)

겨우겨우 살아남은 월남가족이기 때문에 그런 대우를 받은 거죠.

---네 그렇죠. 억압과 탄압을 받으며 산겁니다.

정말 단 하나의 이유 때문입니다.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보지 못했는데 삼촌과 큰 아버지가 월남해서 남한 군에 입대해서 6.25 전쟁에 참전해서 우리는 북한 말로 빨갱이다, 북한에서는 빨갱이라고 하면 적대 계급을 말하는 겁니다. 그래서 너네는 성분이 나쁜 계급이다, 아버지 형제들이 남한에 나갔고 남한을 위해 군에 복무 했으니 우리와는 적대계급이다, 그러니 이 땅에서 살아도 응당히 떳떳치 못하다는 거예요 그래서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도 억눌리고 탄압받고 이렇게 살았어요.

질문)

고생 정말 많이 하며 살아 오셨네요.

----고생 많이 했어요. 그러나 그렇게 살아오면서도 우리는 북한의 정치 체제가 모든 소식도 듣지 못하는 쇄국 정치 하에 사는 나라이기 때문에 이 세상에 자유가 무언지 인권이 무언지 이런 것은 초보적인 개념도 모르고 살았습니다. 그저 억누르면 억눌려 살고 반항한번 해 보지 못한 채 반항하면 죽죠.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살다가 일찍이 출가했습니다. 국경연선 쪽으로 출가해 왔어요.

질문)

네 국경 쪽으로 결혼해 오셨군요.

----네 결혼해서 유배지에서 풀려나온 것처럼 두만강 쪽으로 오게 되었어요. 그래 국경연선 쪽에서 8년간 살면서 어떤 것을 느꼈느냐 하면 중국에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또 장사하는 중국 사람들이 와서 하는 얘기를 들으면서 북한이 어떤 정치적인 체제이고 남한은 어떤 정치를 하는지 알게 됐습니다. 또 이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우리는 어떤 체제에서 살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질문)

그런 과정에서 북한을 탈출하게 되었군요.

----딸이 먼저 중국으로 나왔어요, 딸이 나와서 자리를 잡게 되자 그전에 어머니를 당당히 모셔가겠다는 언약이 있었어요. 그래서 딸과는 한 5년 동안 헤어져 있었습니다.

질문)

그러면 그동안 딸과는 연락을 하셨나요?

---네, 제가 딸과 연락을 취하느라고 북한은 전화도 못하고 일체 북한 국내외는 그 어떤 외국과도 연결을 전혀 못하게 하는 나라이니까 중국과 연락하고 또 딸을 만나는 과정에 제가 잡혀서 고문도 당하고 감옥살이도 했어요. 그러다 종내는 딸의 힘으로 이렇게 한국에까지 무사하게 오게 되었습니다.

질문)

한국에 입국하신지는 얼마 안 되셨죠?

---제가 제 작년 2008년에 북한을 탈출해서 중국에서 5달 체류했어요. 그리고 단둥에서 배를 타고 지난해 한국에 입국했습니다.


질문)

김선 씨 결혼 전에 월남자 가족이라 광산으로 쫓겨 가 힘들게 사셨는데요, 그러면 식량 배급이 끊어지고 나서 어떻게 사셨어요?

-----그때는 장사도 하고 그랬어요. 그런데 제가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장사를 해 돈을 가지면 북한에서는 그것이 내 것이 아닙니다.

북한은 장사도 하지 말라는 겁니다. 돈이 있어도 어디에서 그 돈이 나왔는지 출처를 따지고 내 능력과 노력으로 장사를 해서 돈을 벌어도 그것이 내 것이 아닙니다. 내가 북한에서 장사를 여러 번 했는데요, 장사를 하지 말라는 북한체제에 어긋나게 장사를 해서 나 개인이 소유를 했다는 죄로 붙잡혀 가서 고문도 당하고 잡혀있고 돈도 빼앗겼습니다.

내가 번 돈을 빼앗기고 집이 없이 길바닥을 헤매어도 상관하지 않아요. 그리고 살아 갈 수 있는 길도 주지 않고 죽겠으면 죽고 살겠으며 살아라, 하는 체제가 북한사회입니다. 그러면 또 별 고생을 다하면서 다시 돈을 꾸어서 장사를 하고 그래서 겨우 연명했어요. 돈이 없으면 굶고 정말 피눈물 나게 살았어요.

그런데 나뿐만 아니라 북한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살고 있어요. 북한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되고 중국에서 오래 체류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마 북한의 체제나 백성들의 생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잘 알고 있거든요.

북한에 정말 열심히 살고 살아보겠다고 별의 별 일을 다 해봐도 일을 해도 보수를 받지 못하고 어디 가서 제 능력을 발위해도 그런 능력도 필요 없는 사회에요.

어디 가서 일을 하면 일의 대가도 주지 않아요. 그래서 굶어죽지 않으면 북한에서는 내가 어떻게 하든지 굶어죽지 말고 생존해야 된다는 사상밖에 없어요.

이런 사상으로 어떤 일이든 덤벼들어서 그나마 생계를 유지했어요.

그러다 중국에서 딸이 돈이라도 조금씩 보내주면 그 것을 쓰는 것도 중국에서 보내준 돈을 쓴다는 이유로 잡아가서 법관들이 돈을 빼앗고 겨우 목숨을 부지 시켜서 내 놓아 주고 다시 감시하고 그러는 거예요.

질문)

그러니까 살 수가 없어서 탈출하게 되는 거죠?

----탈출하지 않으면 이제는 살지 못한다, 아무리 헤어진 자식이나 가족들이 피땀 흘리며 돈을 벌어 보내도 그것마저도 법을 다루는 사람들에게 다 뺏겨 살 수 없고 또 헤어져 있는 자식들이나 형제들도 힘들게 벌어 돈을 보내도 자식이나 부모를 위해 쓰지 못하고 빼앗기는 겁니다.

그래서 결론은 이래도 저래도 살 수 없어 탈출하는 겁니다. 북한에서 모든 사람들이 하나같이 이렇게는 못 산다 전쟁이 일어나 지구가 깨지든 우리가 이 땅을 탈출해서 살든 그래서 북한을 탈출하는 사람들이 목숨을 내 거는 겁니다.

이렇게 앉아서 눈뜨고 굶어 죽느니 탈출해서 성공하면 살고 상공하지 못하며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 거니까 목숨 내 걸고 탈출하는 거예요. 저도 탈출할 때 독약을 지니고 왔어요. 안전하게 뱃길로 들어오면서도 독약을 품고 대한민국 땅에 입국해서 나는 하나님께 울면서 이렇게 부르짖었어요. “ 세상에 다시 태어났다고요”

질문)

북한에서 이미 하나님을 믿었나요?

--- 북한은 하나님의 존재도 믿지 못하게 하고요 심지어는 운수를 보는 점쟁이들에게도 가지 못하게 해요. 왜? 오직 김정일 김일성만 숭배하라는 겁니다. 하나님을 우상화 한 것이 발각되면 다 감옥에 넣고 백성들을 살 수 없게끔 칭칭 감아놓고 말도 하지 말고 봐도 못 본체 하라,

질문)

그러면 하나님을 중국에 나와서 믿기 시작했나요?

-----네 중국에 체류할 때 기독교, 한인교회에서 하나님에 대해서... 하지만 북한에도 체제유지상 평양에 교회도 있고 교회단체도 있죠 그러나 북한사람들 너무 그런 종교생활에 익숙하지 않아서 교회, 하남님 이런 말도 할 줄 몰라요.

질문)

그래도 북한에서 장사를 많이 하셨는데 어떤 장사를 하셨나요?

-----제가 동해바다 쪽에서 자라서 동해 바닷가에서 어물장사를 하고 모든 해물 장사를 하는 등 못해본 일이 없어요. 정말 장사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다 해 보았어요. 광산의 일은 삼촌이 월남했다는 이유로 광산으로 쫓겨 갔으니까 어릴 때부터 광산 일은 힘겹게 했어요. 시집가서도 이런 일 저런 일 장사도 하고 국경연선 쪽으로 가서 거기서도 장사를 했고 중국 사람들과도 장사했어요.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들어야 겠네요, 감사합니다.

여성시대에서 보내드린 아직도 못 다한 이야기 RFA 이원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