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원희의 여성시대입니다.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탈북자들이 가장 많이 나왔던 시기에 두만강을 건너 중국에 들어가 숨어 살 때, 그리고 제삼국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가서 정착할 때 까지 한국교회는 물론 개인 선교사들이 이들을 돕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탈북자들이 한국사회에 적응을 돕는 기관 하나원의 전 고경빈 원장은 당시 이런 한국교회의 영향으로 탈북자들이 입국할 때 80% 정도가 자신은 기독교인이라고 밝힌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이제 2만 명이 넘는 탈북자들이 한국에서 살면서 신앙생활은 어떤지 특히 탈북과정에서 많은 상처와 아픔을 당한 탈북여성들에게 신앙은 어떤 것인지 여성시대에서 짚어봅니다.
강철호 목사: 먼저 사는 것이 우선이고 일에 모든 것을 집중하다 보니 기독교를 받아들이는데 마음을 닫는 사람들이 많아요. 홍선옥 씨: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이 10년 정도 젊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중국으로 탈북해 이리저리 쫓겨 다니다 조선족이라고 속여 연변 해양대학을 졸업한 강철호 씨, 한국에 들어가 감리교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탈북자들을 위해 교회를 시작했습니다. 목사안수를 받고 탈북한 지 17년 만에 감리교 최초의 탈북자 목사가 됩니다. 한국에서 탈북자 1호 목사인 셈이죠. 탈북자들의 신앙생활을 맡은 새터교회의 강철호 목사는 아직도 종교를 배척하는 탈북자들이 많고 또 일부는 사는 일이 바빠서 교회를 멀리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합니다.
cut: 북한에서는 대부분이 종교에 대한 반감을 배우고 자라온 사람들입니다. 특히 여성들이 남한에 와서 생활에 어려움이 많고 탈북해서 남한에 오기까지 아픔의 상처들이 많다 보니 이분들이 기독교를 쉽게 접하지 못하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이와 함께 북한에서어린시절 부터 철저하게 사상교육으로 주입시킨 기독교에 대해 한국에서도 그 사상을 빨리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이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한편으로 이해도 된다고 강 목사는 전합니다.
강철호: 우리가 북한 땅에서 살아 있는 김일성을 믿었지만, 그 살아있는 김일성도 우리를 도와주지 못했는데 어떻게 보이지 않는 하나님이 우리를 지원해 주겠는가, 이렇게 의문을 갖는 사람이 많습니다.
중국에서 자녀와 함께 숨어 살면서 여러 번 잡혀 강제북송 당했던 가명의 홍선옥 씨는 미국으로 들어와 지금은 확신에 찬 믿음 생활을 하고 있다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지난날을 돌아보면 중국에서의 신앙은 전혀 달랐다고 말합니다. 홍 씨는 중국에서 기독교를 알고 열심히 설교를 들으면서 믿는다고 했지만 북한에서 자신도 모르게 철저하게 주입된 사상으로 몇 번씩 하나님을 멀리하곤 했던 거죠.
홍: 그때는 믿기는 믿지만 확신이 없었어요. 하나님을 살아계시고 도와주신다, 그것 때문에 그냥 따라가는 거죠. 그런데 보니까 잡히고 또 잡히고 또 고통당하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중간에 아니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이 어떻게 우리를 알고 도와주느냐 하는 의문이 많이 생기면서 하나님을 버리고 안 믿겠다고 하고...
새터 교회의 강 목사는 지금 150여 명의 탈북자 교인들의 이끌어가면서 강선옥 씨와 같은 교인에게는 확신을 심어주며 신앙생활이 탈북여성들에게 얼마나 필요한지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강: 북한에서 살아있는 김정일을 믿은 것이 우상숭배입니다. 우상숭배니까 하나님을 믿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분들에게 빨리 그런 사상을 버려야 한다. 김일성 김정일은 우상이었지만 하나님은 우상이 아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진정 믿어야 할 신이다. 저는 이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특히 탈북 과정에서 죽을 뻔했던 경험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입은 탈북 인들이 많은데요, 즉 신체적이나 정신적으로 충격을 겪은 뒤 나타나는 정신적 질병입니다. 강 목사는 이런 어려움을 가진 탈북여성들이 신앙으로 치유 받는 일을 자주 본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이런 신앙생활로 그들이 삶의 의미와 소망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강 목사: 북한 땅에서 고생고생하고 또 중국에서 인신매매로 팔려 다니면서 헤아릴 수 없는 아픔을 겪었던 우리 탈북여성들이 남한 땅에 와서 신앙을 갖고 그 신앙을 통해 아픔을 치유해 가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얼굴에 기쁨이 없었던 사람들 마음에 늘 우울함과 상처 받았던 사람들이 신앙을 갖고 밝은 모습으로 밝은 사람으로 변합니다.
탈북여성 강선옥 씨는 중국에서 숨어산 지 3년 만에 전도를 받아 목사님의 설교를 듣기 시작했지만 그러나 교회는 나갈 수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언제 중국 공안이 교회로 들이닥칠지 수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홍: 교회에까지 와서 탈북자를 잡아가기 때문에 가지는 못하고 목사님들이 오면 집에서만 예배드리고 그러면서 믿었는데 우리가 마지막에 네 번째 잡혔을 때 그때 1년3개월 동안 중국 감방에 있었어요. 그때 다시 믿음이 무언지 정확해 알고 성경 말씀을 보면서 그 때 변화 되어서 확실하게 믿음을 가지고 살죠.
중국의 탈북자들 가운데도 물론 여성이 많았지만 신앙생활도 여성들이 더 열심히 했다고 합니다. 이는 중국에서 숨어사는 형편이나 여건이 남성보다 여성들이 더 나았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합니다.
홍: 여성들의 경우는 중국 남성들에게 시집가면 시내에서 살 수 있는 조건이 더 많아요. 그리고 농촌에서도 여성들이 중국남성과 살 수 있기 때문에 그 지역에 있는 교회에 갈 수 있습니다. 남자들은 산에 들어가서 산에 벌목하는데 들어가서 아니면 숨어 살다 노출되면 잡혀가는 확률이 너무 높기 때문에 시내에 나올 수 없어 교회를 더 못가죠.
홍선옥 씨는 이런 생존 여건으로 여성들이 신앙생활을 더 잘할 수 있지만 미국에 와서 보니 이곳 한인교회도 여성들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고 전합니다. 두 자녀와 미국에 정착한 홍선옥 씨는 그동안 어렵고 힘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며 신앙의 힘으로 이겨내면 찾아오는 기쁨은 어느 것과 비교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신앙이 없었다면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는데요, 아마 미국에서의 정착이 많이 늦어졌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홍: 미국에 와서 왜 안 어렵겠어요. 물론 어렵지만 이 어려움이 나를 단련시키고 이런 과정에서 하나님이 계시다는 확신이 더 드는 겁니다. 또 소소한 면까지도 우리를 인도해 주시는 것을 체험하기 때문에 어려움보다 기쁘고 행복하고 나날이 우리의 가정생활이 점점 발전해 가고 살림이 피어나기 때문에 어려움이 기쁨으로 바뀌어가기에 아주 좋습니다.
강철호 목사도 교회 안팎에서 많은 탈북자를 보지만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과 안 하는 사람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신앙이 있으면 아무리 큰 어려움이 와도 위로받고 이를 극복하는 힘이 생긴다고 합니다.
강: 주일날이면 교회에 와서 말씀을 듣고 또 내일을 위해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봅니다. 그래서 서울에 와 있는 탈북자들을 보면 신앙생활을 열심히 잘하는 사람들이 남한사회에 정착을 잘하게 됩니다.
홍선옥 씨는 미국에 와서 2년 정도 몸도 아프고 일도 못해 힘들었지만 이제는 일도 하면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어 마음에는 늘 기쁨과 확신으로 내일을 바라볼 수 있기에 신앙이 귀중하다고 거듭 얘기합니다.
홍: 미국에 와서 요즘에 처음으로 일을 시작했어요. 영어가 안 되고 일자리가 맞지 않아서 일을 못했어요. 그 때는 저희 자식들이 일해서 생활을 유지했기에 집에 있는 나는 무력한 생활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아무것을 할 수 없구나, 이런 절망감을 갖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지금 여전히 몸이 아프지만 일하면서 하는 신앙생활이 일하는 맛도 기쁘고 힘들지 않고 좋아요.
홍선옥 씨는 북한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그나마 북한에 복음이 들어간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언젠가는 북한 주민도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는 기대하고 있다고 하네요.
홍: 북한 사람들 자기 목숨을 바쳐 김일성 김정일을 위해 일하고 헌신하는 사람들인데 그것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바꾸어서 충성하라 말씀대로 하라고 해 보세요 그러면 그 사람들이 시련을 겪었기에 믿음생활 정말 충실하게 하는 나라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강철호 목사도 지금 많은 한국교회와 선교사들이 북한에 복음을 열심히 전하고 있다며 여러 가지 방식으로 들어가는 복음이 북한의 지하교회를 활성화 시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진정한 남북통일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의 통일, 복음의 통일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강: 사람의 통일로 평화를 이루는 교회, 어떤 힘으로 이루는 통일보다 복음으로 이루는 통일이 남과 북이 다 같이 잘 사는 꿈을 이룰 수 있는 거죠. 그래서 남한에 온 탈북자 각자가 나는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 내려온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느끼고 준비하는 사람들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여성시대 오늘은 탈북하면서 많은 상처와 아픔을 가진 탈북 여성들에게 신앙은 어떤 것인지 알아봤습니다. RFA 이원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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