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원희의 여성시대입니다. 에집트의 이번 반정부 민주화 시위는 중산층과 여성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큰 힘을 보탰습니다. 시위 초반부터 여성들은 전통의상인 히잡을 머리에 두르고 카이로의 도심, 타흐리르 해방 광장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물러가라는 함성을 지르며 깃발을 흔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결국 무바라크는 무너졌습니다.
cut: 시위대 구호:
서정민 교수: 이번 민주화 시위는 여성들이 직접 거리에 나서서 물론 여성 뿐만은 아니지만, 정권 변화를 권력의 이동을 이루어낸 중동역사의 최초의 사건입니다.
중동역사 상 최초로 민주화를 위해 시위에 뛰어든 이집트, 그리고 북 아프리카의 뛰니지 여성들, 이번 사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외국어 대학 국제지역 대학원 중동, 아프리카 학과 서정민 교수의 지적이었는데요 여성시대 오늘은 이집트, 튀니지 여성들이 독재자를 권좌에서 끌어내리는 힘은 어디서 왔는지 알아봅니다.
중동국가에서 여성들이 가정이나 사회 또는 정치적인 지위는 어느 정도인지 궁금한데요, 가부장적인 전통 속에서 남편 섬기며 아이들을 키우는 전형적인 어머니상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중동과 거의 이마를 맞댄 아프리카 에집트에서 12년간 특파원 생활을 했던 외국어 대학교 중동 아프리카 학과 서정민 교수의 설명을 먼저 들어 이해를 도와야 할 것 같네요.
서 교수: 중동 전체를 보면 나라마다 좀 다르죠. 사우디아라비아 국가 같은 데는 이슬람권 국가에서 유일하게 여성에게 운전도 허용하지 않는 나라고 그러나 에집트 같은 경우는 사회주의적 인식이 있어서 여성들도 사회참여를 동등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 하나의 규정입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적용되느냐는 다른 얘기고 그래서 이집트는 여성공무원이 상당히 많아요.
여성의 사회 참여율이 높아 인구 8천만여 명 중 150만여 명의 여성이 사회활동을 하고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대학 진출 비율이 훨씬 높지만 그래도 가부장적인 요소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서 교수는 소개합니다.
서 교수: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개방화되어가는 것은 분명히 있는 것은 사실이고 하지만 아직까지 대부분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은 여성은 어머니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우리 과거의 생각과 비슷하죠. 가정의 결정권은 주로 남성이 가지고 있고 그럼에도 부인한테 매 맞고 사는 남성들도 많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여성들의 경제활동으로 남편보다 수입이 더 많은 경우 예외 없이 가정에서 주부의 지위가 올라간다는 거죠.
cut: 전반적으로 직장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 나라이기 때문에 경제권이 여성이 더 나을 때 여성의 지위가 상당히 가정 내 에서도 높아질 수 있고요.
그러나 전반적인 경향은 과거 한국의 남성중심적인 제도가 그대로 통용되는 생활 방식이라고 전합니다. 그럼 여기서 잠시 이미 시민의 민주화 시위로 대통령이 망명한 뛰니지와 버티기 작전을 고수하다 끝내 하야 한 에집트를 비교해 보죠.
서 교수: 단적으로 두 나라를 비교해보면 튀니지가 보다 빠른 시일 내에 정권 붕괴를 이끌어 낼 수 있었던 배경 중의 하나가 이집트보다 튀니지가 좀 더 유럽 쪽에 가까이 있고 또 오랜 프랑스 식민지 영향을 가지고 있고 따라서 서구화가 에집트보다 많이 되었습니다.
아울러 여성들의 시위 참여도도 영향을 받았다고 지적합니다.
서 교수 : 물론 여성의 사회참여율도 이집트보다 높고 여성들의 활동도 보다 적극적이고 여성들의 시위 참여율이 이집트에 비해서 훨씬 더 높았고 그랬기 때문에 튀니지가 좀 더 빠르게 정권 교체를 이룬 배경도 있고요. 튀니지에 가보면 길거리의 젊은 여성들이 머리에 쓰는 히잡이라고 하죠. 그것을 쓰는 여성들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에집트, 뛰니지 두 나라의 여성들이 민주화 시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중요한 이유는 가정생활을 이끌어가는 여성들이 생활고를 견디어 낼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서 교수는 강조합니다.
서 교수: 남성들도 실업하게 되면 생활고를 겪지만 여성들이 더욱 실질적인 차원에서 가정을 이끌어 나가면서 생활고를 피부로 느끼는 사람들은 주부들이기 때문에 주부들이 적극적으로 시위에 참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은 생활고 때문에 정부에 저항하며 정권을 바꾸라고 거리로 나서고 광장으로 모여든 여성들의 행동은 전통까지도 바뀌는 아랍권 역사의 새로운 장이 펼쳐지는 것이라고 서 교수는 풀이합니다.
서 교수: 이번 아랍권의 민주화 혁명, 이집트의 혁명은 남성중심의 가부장적 전통의 종말을 고하는 하나의 새로운 사조의 등장이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서 교수가 이렇게 새로운 사조라고 보는 것은 2차 세계 대전 이후에 아랍권에서 시민혁명이 일어난 것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집트 고대의 중앙 집권 국가가 등장 했을 때부터 5천 년 역사상 단 한 번도 시민혁명이 없었다고 설명합니다. 시민혁명이 없었던 배경은 이렇습니다.
서 교수: 큰 이유는 무장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기에 물리력을 바탕으로 한 남성중심의 가부장적 전통 즉 지도자에 대해서 저항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사회적 분위기였습니다. 다르게 조망을 한다면 5천년 역사기간에 여성들에 의해서 권력이 변화하거나 교체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거든요.
남성중심의 가부장적인 전통이 아랍권에서만 국한된 것은 아니죠. 과거에 한국도 그랬고 아직도 많은 제3 세계가, 특히 북한은 지금도 가부장적인 면이 강하게 남아 있는데요, 하지만 아랍권에서 이 틀을 깼다는 것이 중요한 점이라고 지적합니다.
서 교수: 마지막 보루로 남아 있던 가장 강력한 남성중심의 가부장적인 전통을 가진 아랍 권에서 여성들이 참여한 정권 변화와 권력변화를 도출해냈다는 자체가 사실상 인류에 남아 있는 남성중심의 가부장적 전통과 권력에 종말을 고하는 사건이 아닌가, 큰 틀로 보고 있습니다.
아랍 권에서는 세계의 변화 흐름을 전혀 개의치 않고 여성의 존재를 자신들의 전통 안에 그대로 가두어 두었지만 이제 한계에 다다른 거죠 물론 그동안 여성들이 아랍권의 전통인 히잡을 거부하면서 여성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노력은 있었던 거죠. 다시 서 교수의 얘기 들어봅니다.
서 교수: 프랑스혁명이 개인의 자유뿐만 아니라 여성의 자유를 위한 하나의 사상혁명으로 시발점이 됐고 그것이 유럽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범우주적 가치관으로 자리 잡았는데도 불구하고 아랍권에서는 유일하게 계속해서 강력하게 남아 있었는데 이번 사태로 그것이 흔들게 됐다는 것이 제 주장이죠. 이집트 여성들도 그렇고 중동의 적잖은 여성들이 히잡을 벗어 던지고 또 나름대로 여성의 정체성과 자아를 찾아 나가겠다는 움직임은 계속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세계가 가장 중요하게 주목할 점은 바로 이겁니다.
cut: 그것이 조직화 되고 이번처럼 정권변화까지 나타나게 된 것은 이번이 최초라는 거죠.
이런 상황이라면 정권교체로 앞으로 여성들이 정치에 더 많이 참여하고 고위층까지 오를 수 있다는 여건은 마련될 것이라고 보지만 시간은 걸리겠다고 서 교수는 말합니다. 사실 에집트의 경우 국민이 들고 일어난 가장 큰 원인은 경제적인 면으로는 생활고였지만 정치적인 배경은 부자 세습이라고 강조합니다. 부자세습이 여성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은 격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서 교수의 견해 들어봅니다.
수 교수: 대통령직을 아들에게 물려주겠다는 그런 시도 부자세습이 단순히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죠. 이것이 남성중심의 물리력을 기반으로 둔 권력을 또 남성에게 물려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요. 그래서 지금 이에 대한 가장 큰 불만이 이집트와 같이 비교적 안정된 국가에도 위협을 주고 있습니다.
2대 부자세습은 세계의 모든 민주국가에서 모든 국민은 생각할 수도 없는 정치문제로 여기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북한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요, 북한은 2대를 넘어선 3대 부자세습이기 때문이죠. 이런 세계의 흐름을 북한 당국이 아무리 차단을 하려도 이는 어렵겠다고 서 교수는 지적합니다.
서 교수: 북한도 상당히 유사한 3대 세습이라는 공화정 역사에서도 거의 유례가 없는 것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자 세습에 대한 거부 움직임이 또 세계적인 여론이 북한에까지 알려지게 될 것이고 이것이 당장 북한정권의 변화를 가져오기 어렵겠지만 앞으로 여러 가지 사안에서 상당히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중동에서도 부자 세습에 성공한 공화정국과 왕정을 제외한 시리아가 있습니다.
cut: 시리아가 현재 아들이 대통령을 하고 있죠. 시리하고 북한은 아주 가깝습니다. 이집트보다도 더 가깝죠. 만약 이번 사태가 시리아에 까지 영향을 주고 시리아에도 정정 불안이 나타나면 북한에는 더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볼 수 있어요.
이런 판국에 시리아도 비켜 갈 수는 없는 상황이라 불통이 어디로 튈지 몰라 시리아 당국도 전전긍긍한다는 소식은 이미 전해졌죠.
서 교수: 지금 튀지니, 이집트 사태 등을 우려하면서 시리아 정부에서 정치개혁을 하겠다고 유야 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아직 조직적인 움직임은 없습니다만 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그런 조짐이 있을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튀니지의 민주화 봉기를 튀니지의 국화를 딴 재스민 혁명이라고 부르죠. 재스민 혁명의 촉발이 에집트로 옮겨져 순수한 민초들의 힘만으로 꽃을 활짝 피웠습니다. 탈북자 한 분이 에집트의 민중의 봉기 성공 소식을 듣고 '북한 평양의 목란 혁명,'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찹니다. 이런 문자를 이 메일, 전자 우편으로 RFA 자유 아시아 방송에 보내왔습니다.
여성시대 이원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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