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원희의 여성시대입니다. 3월8일은 세계여성의 날입니다. 해마다 이날은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여성들의 지위 향상과 남녀차별 철폐, 여성들의 빈곤을 타파하기 위한 운동이 활기를 띠면서 기념대회를 열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도 사회주의명절로 지키는 3.8 국제 부녀절을 보내고 있는데요, 여성시대 오늘은 정치범 수용소에서는 3.8 국제 부녀 절을 어떻게 지내는지 알아봅니다.
남한의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전국 180여 개의 여성, 시민, 사회단체와 함께 여성대회 기념식을 했는데요, 이번 대회는 성 평등을 이루는데 이바지한 면을 살펴보고 여성고용, 실업문제해결 등 여성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를 열었습니다. 이와 함께 여성축제, 거리행진, 여성문화제 등이 진행 됐습니다.
세계 여성의 날은 100여 년 전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노동조건을 개선해 줄 것과 여성의 지위향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것을 기념해 시작되었죠. 당시 미국의 여성노동자들이 길거리로 나와 우리는 빵과 장미를 원한다고 외친지 올해 103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하지만 지구촌 곳곳에서는 여전히 빵, 즉 생존권과 장미, 여성의 인권을 외치고 있습니다.
북한은 혁명의 수뢰바퀴 한쪽은 여성이 떠메고 간다며 여성의 평등을 내세우고 국제 부녀 절에는 여맹을 중심으로 일반 여성들이 하루 쉬면서 특식을 추렴해 식사도 함께 한다는데요 하지만 이주민들이 사는 정치범 수용소는 국제 부녀 절에 일절 쉬는 시간이 없다고 탈북여성 김혜숙 씨는 전합니다. 김혜숙 씨는 북한의 18호 북창관리소에서 28년간 탄광에서 중노동을 한 탈북여성입니다.
cut: 3.8절, 사회구역에서는 여맹조직 이라고 해서 놀기도 하고 쉬는데 관리소는 다른 것 없이 계속 일 시킵니다. 부녀 절이라는 것이 역사에서 다 밝혀지고 사회주의 명절로 보내는데 관리소에서는 2월16일, 4.15, 설날 그런 것밖에는 특별히 휴식시키고 그런 것이 없어요.
북한도 국제 부녀 절을 맞아 대외적으로 중앙보고대회를 열고 부녀 절 축하 공연 등의 행사도 하지만 이는 특수층 여성들을 위한 날이고 사회구역이 아닌 관리소에는 명절 때 나오는 특별 식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김 씨는 말합니다. 그래도 고 김일성 주석이 살아 있을 때는 민족 최대의 북한 명절로 지정된 김일성의 생일인 4월15일은 관리소에서 특식을 공급했다고 합니다.
cut: 3.8절에 특별음식이 다 뭐예요 없어요. 김일성 때는 4.15를 크게 쇠면서 세대 당 돼지고기 500그램, 술 한 병, 된장 등을 공급 했어요. 지금은 2월16일을 크게 쇠면서 특별히 공급하는 것이 없고 라면 있잖아요, 중국 라면을 2월16일에 배급으로 1인당 라면 한 봉지 씩 돌아가게 줄 때가 있었어요. 최근에는 주는 것이 하나도 없었어요.
2월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에 그것도 중국 라면을 한 가족 당 한 봉지씩 주면서 라면 분량만큼 배급을 줄때 제했다는군요.
cut: 2월16일 김정일 생일 때 몇 번 주었어요. 세 대별로 배급 주는데 세대가 4식구라면 4개 그리고 라면 개수만큼 배급 주는 키로 수에서 제한단 말에요. 3.8절 같은 것은 명절로 취급도 안했고...
북한은 유난히 남녀평등을 주장하면서 주민에게 선전 선동할 때는 여성을 앞세우지만 여성의 인권이나 권리는 인정하지 않는데 영문도 모르고 끌려간 관리소에서야 오죽하겠느냐고 김혜숙 씨는 허탈해합니다.
cut: 남녀평등권을 기본으로 한다는 것은 남편이 죽으면 남편 대신 여자들이 일하는 것을 위주로 하지 여성들이라고 해서 특별히 내세워주고 그런 것은 없어요.
관리소에서 여성이라고 좀 배려해 준다는 것은 단지 결혼해서 탄광 일을 제외 시켜준다는 것인데 이곳에서는 결혼 승낙도 받기가 아주 까다롭다고 합니다.
cut: 일을 잘한다고 해서 결혼을 승인받고 결혼하면 여자는 탄광에서 사직시켜요 그거 하나 조금 다른 거지 그리고 남편이 죽으면 남편이 일하던 그 자리에 들어갑니다. 어쨌든 노력 자가 되어야지 배급표가 나와 배급을 받을 수 있어요
결혼한 뒤 사직했다고 해서 집에서 살림하면서 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관리소 내 동사무소에서 가두 부양자로 등록되면 탄광일 못지않은 험한 일을 해야 합니다.
cut: 산에서 통나무 끌어오는 것 그것을 해요. 어쨌든 집에서 쉴 수 있는 것은 비가 좍좍 와서 일할 형편이 못돼는 그런 날이나 집에 있지 집에 있는 날이 없어요. 암만 부양이라고 해도 관리소는 부단히 계속 경계하고 그런 감시 속에서 일해야 하니까 자유시간이 없어요.
그러면 관리소 안의 행정 일을 하는 일꾼 중에는 여성이 있는지 궁금한데요, 행정직 사무직인 만큼 여성들도 몇 명쯤은 있지 않을까요?
cut: 행정관리 일꾼은 안전부, 보위부, 관리소 청사에서 일하는 사람들 관리과 주택과 갱장 부 갱장 이런 사람들 다 관리 일꾼으로 포함돼요. 관리일꾼 안전부 이런 데는 몽땅 남자예요 여자가 없어요.
관리소에서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간부들의 부인이나 그 자녀들이 모두 틀어쥐고 있다는 겁니다.
cut: 간부들의 부인들이 로보과 즉 로동보호 물자 공급소 그런 것은 여자들이 할 수 있잖아요. 상점판매원, 식료공장에서 일하는 것 그런 데는 기본 행정관리 일꾼 부인들이 운영하고 교원, 유치원 교양원, 탁아소 까지도 간부자녀들이 해요.
아울러 남녀 차별도 만만치 않은데다 이주민 여성들이 행정관리 일꾼 자녀들의 횡포에 시달리기도 한다고 김 씨는 전합니다.
cut: 여자들이 처녀 아이들이 혼자서 다니다가 강간도 당하고 하는데 다 행정관리 일꾼들 자식들한테 당하고
시커먼 탄광 굴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꼭 있어야 하는 것이 비누인데도 비누 한 장으로 한 달을 쓴다고 합니다. 비누는 거품도 잘 일지 않는 비누인데다 일을 안 하는 사람, 즉 집에 있는 노약자는 그나마 비누 공급도 안 한다는데요,
cut: 집에서 쉬는 사람들은 비누구경을 못해요 겨울에는 눈을 녹여서 머리를 감으면 때도 잘 지고 머리가 반짝 반짝 해지고 여름에는 비가 오면 사람들 다 동원해서 빗물을 받아놓아요. 그래서 빗물에 머리를 감고 탄광인데도 비누가 귀해요.
비누도 늘 모자라는 상황에서 목욕물조차도 제한되어 있어 누가 많이 쓰는지 감시하고 있다면서 무슨 이유로 수용소 생활을 하는지도 모르는데 여성의 인권이라는 말은 들어보지도 못한 채 살고 있다고 증언합니다.
cut: 원래 한 달에 비누를 한 장 줘요. 한국 비누 같이 좋은 것이 아니고 돌 비누 같이 딴딴한 것 하나인데 그나마도 물도 제대로 못쓰게 하고. 일인당 세 바가지 하루에, 나무바가지가 있는데 그것으로 세 바가지 쓰게 해요. 그리고 세 바가지 더 쓰면 막 때리고 해요
탄광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탄가루 때문에 대부분 기폐 증에 시달린다고 하는데요, 이런데도 변변한 마스크조차 없어 굴속에서 석탄 가루를 그대로 들이마시면서 중노동을 하는 겁니다.
cut: 우리 18호 관리소는 북창 화력 발전소에다 석탄을 보장하는 일을 해요. 원래 마스크를 쓰고 일을 해야 하는데 옷도 변변한 것 못 입으니까 마스크를 할 천조차 없어요. 그러니까 일하고 나오면 새까맣죠. 그리고 코에서도 석탄가루가 나오고...
김혜숙 씨는 3.8 국제부녀절로 지정된 명절인 만큼 북한 수용소에서 다른 특식은 바라지도 않지만 이주민들에게 소금이라도 공급해 주었으면 하고 바랍니다.
cut: 거기서 우리가 살면서 제일 고통 받는 것이 소금이에요. 낟알보다 풀을 더 많이 먹으니까 소금이라도 좀 넣어서 찝찔하면 그 맛에 넘기겠어요. 그런데 소금을 못 먹으니까 붓고, 한 달에 600그램 정도 소금을 공급하는데 그것도 어떤 때는 공급 못 해요
아무리 관리소이긴 하지만 그래도 북한의 사회주의 명절인 국제부녀절에 여성들은 하루쯤 쉬게 해주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28년간 수용소 생활을 한 김혜숙 씨의 얘기를 들어보았는데요, 요란하게 중앙보고대회를 열고 축하공연을 관람하는 북한의 지도층에게 무엇을 기대하겠느냐고 김혜숙 씨는 반문합니다.
여성시대 RFA 이원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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