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원희의 여성시대입니다. 올해 초 카브리해의 아이티 공화국 수도인 포르토프랭스에서 강력한 지진이 일어난 지 두 달이 지나고 있습니다. 이 지진지역에서는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구호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도 세계의 언론이 전하는 지진 지역은 황량하기 짝이 없습니다. 학교 운동장이나 광장, 공공건물 등 넓은 빈터에는 텐트를 친 난민촌이 들어서지만 여전히 식량, 물, 시설 등은 터무니없이 부족합니다.
이 지진지역에서 구호 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한국의 민간 구호단체 기아대책의 하경화 긴급구호 팀장은 모든 재난지역에서는 노약자와 아이들은 물론 특히 여성들에게는 아주 가혹하다며 아이티 역시 여성들과 어린이들이 너무 힘겹게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다는데요, .
하경화:
분배 물품을 들고 가는 여자에게서 힘센 남자들이 그 물건을 빼앗아 간다고 얘기를 들었어요.
하 팀장의 얘기였는데요, 오늘 여성시대에서 소식 전해드립니다.
아이티 지진지역에서 한 달간 한국의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의료 지원팀과 함께 구호활동을 하고 돌아온 기아대책의 하경화 팀장은 전화 너머로 분주한 움직임이 그대로 전해질 정도로 그동안 활동상황 관련 정리를 하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아이티 지역의 상황은 조금씩 정리가 되어가지만, 잔해는 아직도 남아 곳곳의 흔적이 역력했다고 전합니다. 민생 치안도 나아지긴 했지만 불안한 감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다는군요.
하경화 :
시신들이 많이 수습되어서 저희가 길거리를 다닐 때는 난민촌, 텐트촌을 많이 볼 수 있었고 시신이 남아있는 곳은 건물을 태워서 건물이 탄 흔적들이 그대로 있었어요. 치안 때문에 저녁에는 거의 다니지 못했고 현지인에게 현지인들이 느끼기에는 어떠냐고 물었더니 미디어가 많이 조장해서 보여준 부분이 있지만 폭동이 일어난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얘기하더라고요.
하 팀장은 특히 물품을 지원할 때 현장에서의 위험성으로 많이 긴장했었다며 한정된 물품에 계속 밀려드는 난민들로 어려움이 컸다고 말합니다.
하경화:
저도 저희 물품을 분해할 때 사람들이 와락 달려들고 질서 유지가 안 될 때는 굶주린 사람들이 성이 나면 더 무섭다고 할 정도로 안전부분에 신경이 더 쓰였습니다. 분배 물품이 떨어지면 자기 차례가 돌아와도 못 받으니까 그런 것이 사람들의 심리를 더욱 성급하게 만들고 질서 유지를 생각하기보다 먼저 먹고 살아야 하니까....
분배된 물품은 물을 뜰 수 있는 양동이 안에 스파게티용 국수, 쌀, 콩 치약, 칫솔, 수건 담요 등을 넣어 배분했다고 하는데요, 이 물품들은 당시 아이티 시장이 활발하지 못해 도미니카 시장에서 구입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배급 물품만 전담으로 받아가는 소위 말하는 ‘꾼’ 들이 있었다는데요,
하경화 :
미리 소문을 듣고 오늘은 저 동리에서 나누어 준다, 하면서 막 몰려가는 꾼들이 있다는 거죠. 그러니 숫자는 점점 더 늘어나고 저희는 물품 배분을 미리 지역 공동체의 지도자를 통해서 명단을 받고 물품배분 표를 나누어 주었어요. 그래서 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만 나누어주니까 숫자는 정해져 있으니까 사람들이 많아 온다고 해도 통제된 상황에서 하는 것으로 원칙으로 했어요.
연세 세브란스 의료팀과 활동할 때는 건물이 무너질 때 다친 환자들 때문에 정형외과 의사들이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는데 한국 의료진들은 빠른 손놀림과 뛰어난 실력으로 다국적 의사들 사이에서도 한국인 의사들이 단연 돋보였다고 설명합니다.
하팀장:
건물에 깔려서 손, 발이 많이 상해서 절단시켜야 하는 환자들이 많아요 저희 의료팀이 아이티에서 세 번째로 큰 병원에서 다국적 의사들이 모여서 함께 협동진료를 했어요. 한국 의사들이 빠르게 하시잖아요, 발 빠르게 치료를 한다고 높이 평가를 받았어요. 그래서 저희 옆에 자이카에서 온 의사들도 있었는데 구역을 나누어서 여기 구역은 자이카 여기는 연대 세브란스 팀과 같이 했는데 저희 구역이 환자들이 훨씬 많아서 의료진들이 뿌듯해 하셨어요.
아이티 주민들을 돕기 위한 한국의 다른 민간단체 구호팀, 종교 팀과 자원봉사자들이 계속 줄을 이어 하경화 팀장이 활동할 때만 해도 300여 명이 다녀갔다며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오는 팀들과 함께 한국의 구호팀들의 도움의 손길이 피해 주민들에게 앞으로 살아갈 희망도 준다고 전합니다.
한국정부는 기아대책을 비롯한 민간단체와 함께 아이티에서 재건사업에도 참여하는데요, 이 재건사업은 특별히 한국의 평화유지군을 파병한 주둔 지역 내 공동체를 선정한 곳에서 시작한다고 합니다.
하 팀장:
기아대책에서도 내오간 지역 마을 한 곳에 역량을 모아서 제일 필요로 하는 학교, 교회, 유치원 주민자치센터 같을 것을 만들어서 지역주민들에게 복지를 제공할 수 있는 것도 장기사업으로 추진하려고 합니다.
아울러 한국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사회기반시설도 한국의 외교통상부가 비정부기구들과 함께 아이티 재건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하 팀장은 밝혔습니다.
CUT: 전기 도로 교량 등은 PKO, 한국 평화유지군의 공병부대와 다른 인력을 써서 힘을 모아 코리언 빌리지, 한국 마을을 만들자는 의견들을 나눴습니다.
하경화 긴급구호 팀장은 재난지역에서의 취약한 여성들 문제로 눈을 돌리면 생계의 중심으로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한 여성들의 피나는 노력은 눈물겹다고 전합니다. 아이티도 물론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기아대책은 물품을 분배할 때도 여성과 어린이를 특별히 배려했다고 전합니다.
하 팀장 :
저희가 물품배문 할 때도 여성이나 어린이, 약자들을 더 보호하고 그들을 더 배려해주어야 한다는 원칙을 정하고 또 그런 원칙이 있다는 것을 아니까 물품을 배분할 때도 가정을 대표해서 여성들만 받도록 배려를 해주지만 여전히 취약 계층으로 남아있어요.
여성문제와 아울러 100여만 명으로 추산되는 고아 문제도 아주 심각한 상황이지만 아이티 정부가 고아문제를 아주 민감하게 받아드려 아직도 쉬쉬하고 있는 실정으로 고아들의 문제도 쉽지 않을 듯하다네요.
하경화:
미국의 선교사들도 입양으로 데려갔다가 불법이라고 사회문제로 불거졌지 않아요. 고아라는 단어조차도 쓰지 못하게 하고 있어요. 통계상으로 100만 이상의 고아가 있으니 그 아이들을 위해 무언가 해야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부모님이 살아 있는데 고아인 것처럼 도움을 받으려는 그런 경우도 있을 수 있어요.
이번 지진으로 부모를 잃었는지 아니면 헤어졌는지 또는 부모가 모두 있지만 도움을 받기 위해 고아로 위장한 것인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입양도 어려운 처지입니다. 아이티의 재건이 이루어지더라도 쉽게 풀릴 수 없는 문제로 남지 않을까 염려하는 부분입니다.
지구촌 곳곳 재해현장 어디든 찾아가는 국제 엔지오 기아대책은 한국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북한의 어린이와 여성들에게 가장 큰 도움을 주고 있는 단체이기도 합니다. 북한의 활동상황을 들어보죠.
하경화:
북한사업도 저희가 94년부터 시작해서 평양 제3병원에 의료기기 지원부터해서 지금은 수자원 개발 그리고 농업자재, 비료 지원, 아이들을 위한 영양 빵 그리고 여성들을 위한 위생용품 생리대 등을 지원하면서 운동을 진행하고 있고요 영 유아와 여성들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런 한국의 민간단체와 국제단체들이 재난을 당한 지역으로 직접 들어가서 돕는다는 것을 남한에 와서야 알게 되었다는 탈북자 박경애 씨는 북한도 십 년이 넘게 굶주림에 시달리는 재난 지역으로 북한에도 여성 중 특히 자녀가 있는 여성들이 가장 큰 피해 당사자라고 말합니다.
박경애:
내가 있을 때도 중국으로 가는 여성들의 거의 60-70%가 되지 않아요? 북한에서도 사회에 있는 여성들이 남성보다 많습니다. 남성들은 대부분 군대로 나가니까 그래도 군대에서는 굶어 죽는, 아사자가 없지 않아요? 여성들이 고난의 강행군이 시작되면서 배급을 안 주니까 남자들은 장사를 여자들처럼 못해요. 그러니까 여자들이 나와서 장사도 하고 기차로 멀리까지 이동하면서 무엇이라도 바꾸어 팔아서 먹고살자니 여자들이 많이 돌아다녀요. 그렇게 다니면서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가서 소식 없이 죽는 사람도 많아요. 굶어서 지쳐 죽는 사람도 많아요.
박 씨는 북한으로 강제북송 당한 뒤 교화소에서 풀려나와 집으로도 돌아갈 수 없는 처지에 먹고 살 길이 막막해 장사를 하러 이곳저곳 다니다 죽은 사람을 여럿 보았다고 하는데요,
박경애:
그때 장사하면서 보면 죽는 사람은 여자가 더 많더라고요. 내 눈으로 직접 보았어요. 함흥의 사포 구역이라고 있는데 어떤 여인이 너무 허기져 목이 말랐는지 그 아래쪽에 개울물이 졸졸 졸 흘렀어요. 그런데 그 여인이 물을 마시고 둔덕으로 올라가다가 올라가는 자세 굽힌 자세대로 죽었어요. 나는 한참을 서서 움직이는지 계속 보는데도 움직이지를 않아요. 배고프고 기운도 없는데다 숨이 차 헐떡거리며 계속 올라가다 그냥 그대로 엎드려 죽었어요.
이렇게 여자들의 고생이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자녀를 기르는 엄마들은 아이들 이라도 먹여 살리려고 집을 비워놓다 보니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도 같은 피해자라고 강조합니다.
박경애:
아이들 다리가 살이 다 빠지니까 장작개비 두 개 세워 놓은 것처럼 보여요. 그리고 얼굴은 백골같이 눈만 크고 광대뼈가 나오고 얼굴이 완전히 백골이죠 갈비뼈가 앙상하고 아이들이 제일 타격을 받아요. 엄마는 벌이나 갔다 제대로 돌아오지 못하면 아이들이 영양실조로 죽어가는 것 북한사람이면 모두가 목격했어요.
박경애 씨는 이어 신문이나 방송에서 아이티의 지진 재난 지역에는 많은 국제적 구호단체들의 발 빠른 활동으로 주민들이 많은 도움을 받고 복구도 빠르게 진행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이럴때 마다 두고 온 고향 북한이 더욱 생각난다고 얘기하네요. 국제사회에 철저하게 등을 돌리고 있는 북한은 언제쯤 국제사회로 나올 수 있겠느냐며 한숨짓습니다.
여성시대 RFA 이원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