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시대] 서울음식박람회에 나온 북한 전통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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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원희의 여성시대입니다. 요즘 건강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높아갑니다. 특히 건강에 좋다는 음식은 세계 각국에서는 날개 돋친 듯 팔리는 것이 추세입니다. 이런 세계적인 추세에 맞추어 한국의 건강 음식을 세계화하기 위해 한식관광협회가 2010 서울세계관광 음식 박람회를 열었었는데요, 그 박람회가 막 끝났습니다. 서울에서 열린 이번 세계음식 박람회에는 특히 탈북자 요리사들이 만든 북한의 15가지의 음식이 선보여 많은 사람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세계음식 박람회 소식 여성시대에서 자세히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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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들이 만든 북한 요리가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된 '2010 서울세계관광음식박람회'에서 첫선을 보였다. 사진은 이번 박람회에 나온 황해도 향토음식인 해주비빕밥.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국 음식은 영양 면이나 건강 면에서 매우 뛰어난 효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많이 알려졌습니다. 게다가 한식의 특유한 발효 음식, 계절에 맞추어 나오는 음식재료와 조리법 등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죠. 이번 박람회에서는 특히 한국 전통의 멋을 살린 다양한 궁중음식들이 세계의 사람에게도 취향에 맞게 개발한 퓨전 요리가 많이 전시되었습니다. 퓨전 음식이란 전통 한식에다 다른 나라의 음식재료와 조리법을 섞어 새롭게 발전시킨 요리인데요, 한국 전통음식 연구소 윤숙자 소장은 남한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궁중요리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는데요,

윤숙자

: 우리 한국 음식의 정수는 궁중음식이에요. 궁중음식은 우리나라 전통 음식의 최고입니다. 이것으로 말미암아 우리 전통 음식이 세계화되고 퓨전화 되고 또 현대화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약10여 만 명이 다녀간 이 박람회에서는 탈북자들이 남한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북한 요리를 선보였는데요, 15가지의 음식이 일반인들의 시선을 끌었다고 북한 전통음식 문화 연구원의 이애란 원장이 밝혔습니다.


이애란 원장

: 북한의 황해도, 함경도, 평안도 등의 대표적인 음식을 다섯 가지씩 선정해서 했는데 특별한 것이 있다면 명태 순대, 타조 알 전골, 또 칠 향 닭찜 같은 것은 그동안 남쪽에서 보지 못한 음식들 일 겁니다.

이 원장은 남북통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통일 봄 마중' 이라는 주제로 이번 박람회에 북한 음식을 출품했다고 얘기합니다. 재료를 직접 북한에서 가져 올 수 없었지만, 남한 재료를 써 모든 요리사들의 솜씨를 뽐낸 대표적인 요리가 나왔는데 그중에 칠 향 닭찜, 타조 알 전골 그리고 명태 순대 대해 설명을 들었습니다,

이애란 원장

: 칠 향 닭찜에는 도라지, 생강, 계피, 은행 잣 밤 대추를 넣었습니다. 이것은 조금씩 넣는 것이 다르기도 해요 옛날 기록에는 천철을 넣었다는 기록도 있어요. 그것은 하는 사람마음입니다. 타조 알 전골은 타조 알껍데기에 타조 알하고 고기 여러 가지 채소 등을 넣어서 만든 전골입니다.

이 원장은 타조알 껍데기는 석회석, 칼슘 성분이 많아서 뚝배기보다 열전도율이 높아 이 껍데기에다 타조 알 전골 요리를 했다고 말합니다. 또 남한에서도 순대는 대중 음식으로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데요, 이는 돼지고기를 재료로 한 순대라며 명태 순대는 남한에서는 흔치 않은 요리라고 합니다.

이애란 원장

: 그동안 북한식 순대가 있었지만 명태 순대가 아닌 다른 북한식 순대는 남북 공동행사 때 나오기도 했지만 돼지고기 순대인 아바이 순대일 것입니다. 명태 순대는 처음일 것입니다.

북한의 김치도 여러 가지 종류로 이번에 출품한 김치는 백김치, 양배추김치, 참나물 김치 보쌈김치 등인데요, 역시 남한에서는 생소한 참나물 김치, 이 김치에도 남한 주민들이 관심이 컸다고 얘기합니다.

이애란 원장

: 참나물 김치는 소금물을 팔팔 끓이다가 데쳐서 거기에다 여러 가지 김치에 넣는 양념을 해서 담는데 빨리 담을 수 있고 참나물에서 나는 특별한 향 때문에 맛도 좋아요.

이애란 원장은 이번 서울세계 관광 음식 박람회에 북한 음식을 출품하면서 북한 음식문화 연구원에서는 남북한의 통일은 밥상에서부터 라는 큰 제목 아래 북한 요리의 통일 봄 마중이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전합니다.


이애란 원장

: 통일을 마중 가는 것으로 우리가 앉아서 올 때까지 있는 것보다는 우리가 노력해서 통일을 당겨보자는 의지를 음식에 담아서 남북한의 문화적인 차이를 줄이는데 우리가 역할을 해야 되겠다고 그래서 출품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출품작을 위해서 이애란 원장의 지도로 탈북자 여섯 명 남한 사람 6명이 함께 요리를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탈북자는 남성 두 명, 여성 4명이 참여했다고 전합니다.

서울에서 열린 이번 세계음식박람회 소식을 듣고 현장에 가고 싶었지만 기회를 놓쳐 아쉽다는 탈북여성 가명의 김명희 씨는 서울에 정착한 지 2년이 조금 지났지만 고향 음식에 서린 맛과 추억은 잊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김명희

: 북한에서 먹던 음식과 맞지 않아서 또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가 다 발전되고 여러 가지니까 외국 음식인 소스를 많이 쓰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북에서 살 때는 소스라는 말도 모르고 우리는 설탕이 없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요, 한국음식은 확실히 달아요.

어디를 가나 눈에 보이는 음식은 많은데 한국 음식은 아직도 고향음식 같지 않고 너무 많은 음식재료를 접해도 어떻게 요리하는지 몰라서 집에서 잘 해 먹지 못하는 일도 있다고 하네요.

김명희

: 눈에 보이는 음식은 너무 많고 그래서 그런지 특별히 먹고 싶은 것은 없어요 그러니 김치나 먹고 계란 같은 것 먹고 여기는 북한에서 보지도 못하고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이 너무 많으니까... 그리고 또 할 줄도 모르고요.

이번 박람회에 명태 순대가 나왔다는 소식에 김명순 씨는 북에서 좋아했던 음식이라며 그런데 북한의 명태 순대와 한국의 순대는 너무 다르다고 지적합니다. 우선 순대 안에 들어가는 내용물도 다르고 그러다 보니 맛도 영 딴판이라는 군요. 분단 반세기가 넘는 세월 속에서 남북한 주민들이 즐겨 먹던 음식 맛도 50-60년 세월만큼 멀어졌다며 이 맛이 언제 다시 합쳐질 수 있겠느냐며 한숨지었습니다.

김명희

: 북한에서는 명태 순대 잘 해먹거든요. 명태 순대는 명태 벨을 몽땅 뻬고 그 안에 밥, 찹쌀밥 양념해서 남새랑 넣어서 명태 몸통 안에다 다 넣고 찝니다. 한국은 순대에 들어가는 것이 분탕도 있는데 그런 것도 넣잖아요. 우리는 분탕 안 넣어요. 분탕 들어간 것 맛없어요. 한국에서 당면 이라고 하잖아요.

북한 음식 얘기에 김명순 씨는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 그만큼 그립고 음식과 함께한 가족, 친지, 친구들이 모두 모두 떠오르는 듯싶습니다. 고향의 농마 국수, 농마국수 얘기가 나오자 음성도 높아져 갔는데요, 한국에서는 이름도 좀 생소하군요.

김명순

: 고향에서는 또 농마국수라는 것이 있어요. 이것도 한국에서는 보려야 볼 수가 없어요. 농마는 감자에서 뽑은 분말가루를 반죽해서 재래식 국수 분틀에다 눌러 국수를 뽑습니다. 그리고 가마에 물을 끓여 국수를 삶아 양념을 해서 먹습니다.

설명만 들어도 침이 꿀꺽 넘어가네요. 감자가루로 만든 농마 국수 양강도, 자강도 지역의 대표적인 음식이 라죠? 농마국수는 아주 특별히 질기지만 맛좋은 국수로 북한에서는 유명하다고 김명순 씨의 자랑은 끝이 없어요.

김명희

: 엄청 질긴 국수에요 질겨도 맛있어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좀 질긴 국수는 가위로 끊어 주잖아요. 우리는 질긴 대로 자르지 않고 질긴 그대로 먹는데 그 맛이 달라요. 우리 그쪽에는 비빔국수라는 것은 없어요. 다 물 국수죠.

특히 고 김일성 주석이 당시 이곳을 찾을 때 이 농마국수가 빠지지 않고 연회 상에 오른 음식이라고 얘기합니다.

김명희

: 김일성이 현지지도 온다거나 하면 국가수반들과 거기서 연회 차려요, 대 연회, 그래서 함흥국수가 유명해요. 그런데 한국 분들은 입에 안 맞는 것 같아요.

김명희 씨는 남한에서는 배추김치를 잘 담아 먹는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북한과 김치양념이 다르고 또 김치보관이 달라 북한에서 먹던 그런 김치 맛은 아니라고 타박합니다.

김명희

: 우리는 김치 양념이라고 하면 우리는 동태나 가자미를 양념에 버무려서 속 버무릴 때 배추 속속 넣어서 담가 먹으면 엄청 맛있어요. 한국은 김치는 먹어보면 빛깔을 고와요. 그런데 북한에서 먹던 김치하고 맛이 전혀 달라요. 쩡하는 맛이 없어요. 여기는 다 김치냉장고에 두고 먹지 않아요. 그런데 북한은 땅에다 묻었다 먹으니까 정말 김치가 쩡해요.

김명희 씨는 북한에서는 배곯던 시절에 먹었던 음식들 생각이 더 간절하다며 남한에서는 음식이 너무 많아 자신도 모르게 음식 투정을 하게 된다고 말하네요. 하지만 고향음식 에는 어머니의 손맛, 어머니의 사랑, 정성이 듬뿍 들어 있기에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는 거죠. 많은 것이 변해도 사람의 혀끝 미각은 바뀌지 않는다고 그래요. 인터뷰 끝에 이 박람회에서는 국제요리경연대회도 열렸고 각종 음식을 무료로 시식할 수 있었다고 김명희 씨께 전했더니 다음에는 꼭 참석해서 고향의 맛과 함께 세계음식의 맛을 보겠다고 하더군요.

여성시대 RFA 이원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