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원희의 여성시대입니다. 탈북여성들은 북한에서부터 10년이 넘게 지속되는 고난의 행군에서 온 가족들을 책임지고 먹여 살린 강인함으로 남한에 와서도 직업훈련을 받고 직장을 구해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그중에 화려한 조명에 대중들의 인기를 받는 연예인을 꿈꾸며 연예인 진출을 시도하거나 준비하는 여성들도 수가 조금 씩 늘어납니다. 하지만, 막상 연예인 길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습니다.
한옥정: 한국에 와서 정작 부딪히고 보니 우리가 열심히 해서 될 일이 있지만 열심히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어요.
5인조 탈북여성들로 구성된 달래음악단의 한옥정 씨의 말인데요, 남과 북이 너무 다른 연예계도 역시 벽이 높았다고 하네요. 여성시대, 탈북 여성들도 꿈꾸는 남한의 연예계, 북한과는 얼마나 다른지 알아봅니다.
2006년 8월에 북한여성 5명이 남한에서 최초 탈북자 트로트가수로 달래음악단 이라는 이름으로 힘차게 출발했습니다. 당시 달래 음악단은 각 방송 텔레비전은 물론 신문 등 각 언론에서 큰 관심을 보여 화제가 되었었죠. 한옥정씨가 이끄는 이 음악단은 오렌지 엔터프라이스 소속이었습니다. 지금은 그룹으로는 음악 활동을 안 하고 각자 조금씩 하고 있습니다.
한옥정 :한국에 오니까 빤짝 떴다가 사라지는 가수들이 많잖아요? 저희 바람은 가수 생활이 길고 오래 갔으면 했어요. 약하게 라도
첫 음반도 반응이 좋았고 여러 텔레비전 방송에서 노래 외 연예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는데 4년이 지난 지금은 방송에서 모습을 잘 볼 수 없어 아쉬움이 큽니다.
한옥정: 아무래도 저희가 아직 자본주의 생활방식에 대해서 모르잖아요. 그리고 한국에 와서 금방 연예계에서 일 하다 보니 경험도 없었고,
한국에는 각 분야의 연예인들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면서 광고도 하고 여러 가지 국내 외 공연, 그리고 텔레비전, 라디오 방송 등에 출연하도록 돕는 여러 종류의 연예기획사가 많은데요, 달래음악단이 소속했던 오렌지 엔터프라이즈 그룹도 하나의 기획사였습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에서 특징은 바로 이윤을 많이 남기는 것입니다. 연예 기획사도 물론 예외가 아닙니다. 그래서 각 기획사에서는 인기 있는 연예인들을 영입하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입니다. 달래음악단이 오래 인기를 유지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가 이런 경제원리에 밝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다시 한옥정 씨의 얘기 들어보죠.
한옥정: 가수도 물론 열심히 해야 되지만 기획사에서도 열심히 피알, 홍보를 해주어야 하고 또 하나 제일 중요한 것이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내가 기량이 없으면 안 돼요. 기획사의 지원, 광고 가수의 기량 이 세 가지가 철저하게 맞아 떨어져야 성공할 수 있어요.
북에서 가수 생활을 하다 남한에 와서 가수로 활동하는 김영운 씨도 기획사 사정을 잘 몰라 처음에 어려운 경험을 했다고 털어놓습니다. 김양운 씨는 솔로로, 혼자서 하는 공연도 하고 음반도 내지만 그룹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김영운: 기획사와 한번 계약을 했지만 어려움 많이 당했어요. 잘못 계약해서 음반을 지금 내려고 어느 기획사에서 요청이 들어왔는데 주변의 아는 분들이 하지 말라고 해서 계약을 아직 못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그러니까 꼭 기획사에 소속이 안 되더라도 얼마든지 활동할 수가 있죠. 지금도 남한에서는 자신이 스스로 기획사가 되어서 활동하는 연예인들도 많은데요, 김영운 씨도 이제는 처음보다는 많이 알려져 기획사 소속이 아니더라도 자유롭게 연예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합니다.
김영운: 텔레비전에도 나가고 방송도 하고 있어 좀 알려진 상태라 공연제의가 들어와 다행히 찾아 주는 데가 있고 제가 연예인들이 하는 봉사단에서 함께 봉사를 하는데 정준호의 사랑의 밥 차라고 연예인 봉사단에서 봉사 활동하고 그러다 보니 많이 알려진 탤런트, 가수 등이 함께 있다가 보니 그쪽을 통해 일이 잡히고 그래요.
초창기에 화려하게 출발한 달래음악단 탈북여성 5인조 그룹을 지금도 기억하는 분들은 왜 활동이 뜸한지 궁금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달래음악단도 그런 얘기를 가끔 듣고 있다더군요.
한옥정: 한 때 많이 방송에 나왔는데 요즘은 뜸하고 왜 잘 안되었느냐고 물어보시면 그 삼박자가 조화를 이루지 못해 제가 부족한 탓이고 경험도 없었고 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자율 경쟁에서 우선 실력이 뛰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훈련받고 연습하고 대중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간파해야 인기를 유지 할 수 있습니다. 한옥정 씨는 이제 시간이 흐르다 보니 남한의 연예계는 북한과는 너무 다르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한 옥정 : 북한에서는 기획사 자체가 모든 것이 하나로 집합되어서 하기 때문에 경쟁 대상이 없는 거죠. 남한은 소속사들이 여러 개 많아서 자기에게 맞는 기획사를 찾아서 활동할 수 있는데 북한에는 그런 소속사라는 것이 한마디로 말하면 노동당 소속사죠.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북한에서 요구하는 획일적인 목소리, 아무리 음색이 달라도 가성을 내서라도 하나가 되게 하라는 집단체제 식 훈련에 익숙해져 남한에 와서 그 틀을 빨리 벗어버리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지적합니다.
CUT: 저는 목소리 자체가 북한 사람에 비해서 허스키한 것이 있어요. 약간 저음 그래서 남한에서 말하는 홍도야 울지마라, 눈물 젖은 두만강 이런 스타일의 노래를 아주 좋아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부르면 노래 배워주시는 선생님이 그분이 평양 피바다 가극단에서 하시던 분인데 그 선생님이 저의 노래를 전혀 인정을 안 해 주세요. 그건 노래가 아니라고 북한사람들이 10명이 나와서 중창을 하면 10명이 똑같이 하나의 목소리가 나와야 합니다. 그 사람이 어떤 성대를 가졌던 어떤 자기만의 목소리 톤, 음색을 가졌던 상관없이 10명이 똑같은 목소리를 내라고 하면 가성으로라도 그 목소리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한옥정 씨도 북한에서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음색과는 달리 과도하게 고음의 소프라노로 노래를 계속하다 보니 이틀이 멀다 하고 목이 쉬는 등 가수로서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CUT: 되지 않는 사람한테 소프라노를 하라고 하니까 나팔도 하라고 하고 드럼도 해보라고 하고, 여러 가지를 해보라고 해서 여러 가지를 많이 배웠어요. 그러다 보니 고생도 많이 해 정말 부르고 싶은 노래를 혼자서 흥얼흥얼 댔던 노래들이 가만히 중국 연변노래 인 줄 알고 불렀던 노래들이 한국노래였어요. 결국 한국노래들을 들으면서 나도 이런 노래가 내 음성에 맞는데 하면서 많이 불렀던 노래가 주현미 씨 노래 이미자 씨의 노래를 듣게 되었어요.
자신의 음색을 그대로 살려 노래를 했다면 남한에 와서도 사정은 달라졌겠죠. 한국에서 녹음한 음반에 실려 있는 홍콩 아가씨는 한옥정 씨의 솔로와 그룹의 하모니인데요, 북한 특유의 낭랑 함이 그대로 전해지죠?
노래: 홍콩아가씨
한옥정: 제가 북한에서 원하는 목소리대로 내 목소리가 아닌 만들어서 부르는 가성이에요.
북한에서는 각 분야의 연예인들이 인민들의 취향에 맞고 대중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고 하는데요, 남한의 다양하고 많은 기획사가 있다면 북한에서의 기획사는 단 하나라는 겁니다.
한옥정: 북한의 문화예술 같은 경우는 선전 선동활동을 많이 하기 때문에 텔레비전 프로그램보다는 시민들의 경각심을 고취시키고 그 사람들의 혁명사상이 흔들리지 않도록 정치적인 교양을 시키는 단체이기 때문에 남한에서처럼 여러 가지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여줄 수 없습니다.
아무리 우수하고 다양한 끼가 있어도 한가지면으로만 집약되기 때문에 독창성, 우수성은 다 묻히고 맙니다. 흔히 연예인들은 한 가지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끼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즉 기량을 잘 개발하면 여러 방면에서 활동할 수 있습니다. 남한의 이런 환경과 전혀 다른 북한에서도 인기 있는 배우나 유명한 가수가 있죠?
한옥정: 북한에서는 우리가 채널을 선택할 수 없고 한 가지 방송만 보기 때문에 물론 잘하면서 텔레비전에 많이 출연하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가장 유명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느 탈북자는 이런 얘기도 합니다. 인민들이 좋아하는 가수나 배우는 결국 김정일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아니겠느냐고요.
남한에서는 연예인이 되면 활동의 폭이 다양하고 커서 놀랐다는 한옥정 씨는 가수라고 해서 노래만 부르는 것이 아니고 텔레비전드라마에도 나오고 영화, 뮤지컬, 연극 등 각종 연예프로그램에서 자신의 끼를 보여주는 등 정말 다재다능한 활동을 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연예인 중 고소득자가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한옥정: 북한에서는 개인적인 수입이 전혀 없어요. 선전대로 다니면 선전대에서 예술단에 다니면 예술단에서 주는 그 돈 외에는 없으니까 저희 엄마 같은 경우는 저를 위해 뒷바라지 하시느라 많이 쌀 퍼 들고 다니시고 그랬어요.
한옥정 씨는 후배 중에 연예인, 가수가 되고 싶어 하는 탈북여성들이 많다며 후배들에게 가수가 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시작하는 마음자세가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뮤지컬, 뮤지컬은 노래는 물론 연극, 춤 등의 여러 가지 종합적인 예술무대죠. 이 뮤지컬부터 시작한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습니다.
CUT: 지금 젊은 탈북자들이 남한에 나이 어린 탈북자들이 와서 이런 일을 하겠다고 하면 저는 뮤지컬이나 이런 쪽을 권하고 싶어요. 왜냐하면 그런 쪽으로 우리가 몸에 뱄던 북한에서의 굳었던 몸 기계적인 율동을 다 벗어버리고 뮤지컬에 나오는 사람들과 함께 호흡부터 배우는.... 뮤지컬이 그런 매력이 있어요.
김영운 씨도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를 그린 뮤지컬 요덕 스토리에서 거의 5년 동안 까지 공연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공연한 뮤지컬에도 출연해 많은 경험을 쌓았습니다.
저도 뮤지컬 할 때 오디션을 보고 했거든요 와이키키 브라더스 라고 거기서 광수라는 역할을 했습니다. 한국 오디션의 통과할 실력을 갖춰야만 그런 실력이 있다고 해도 연예계 진출이 힘들거든요.
김영운 씨 역시 탈북자 후배 중 연예계의 꿈을 가진 젊은 층들이 많다며 제대로 된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정식으로 공부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훈련과정을 꼭 거쳐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한옥정 씨는 지금도 뮤지컬 오디션을 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한옥정 : 아무래도 가수가 얼른 포기가 안 돼요 배운 게 그거니까 열심히 꾸준히 연마하고 있어요..
오디션은 음악극 뮤지컬이나 연극, 영화 또 방송프로그램 등의 흥행을 위해 인재를 뽑는 일종의 채용시험이죠. 한옥정 씨는 이런 마음과 노력이 있다면 언젠가는 한국에서 생명력이 긴 가수 대중들로부터 사랑받는 최고의 인기 가수가 될 수 있다는 꿈을 다지고 있습니다.
멋쟁이
달래음악단의 멋쟁이 노래 들으면서 여성시대 마칩니다. RFA 이원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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