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원희의 여성시대입니다. 북한은 다양한 통로로 외부에서 들어가는 정보와 소식, 사람 사는 얘기 등으로 주민의 의식이 많이 변화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북한을 다녀왔던 각계 인사를 비롯한 민간단체 관계자 또 북한에서 직접 나온 탈북자들을 통해 많은 증언도 나왔죠. 여성들의 의식도 전보다 많이 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중요한 여성의 인권문제는 얼마나 바뀌어 가고 있는지 오늘 여성시대에서 알아봅니다.

임순희 : 북한이 자기네는 인권문제가 없다고 하는 사람들이니까 인권변화를 가져왔다고 보면 인권관련법 개정을 통해서 나름대로 인권개선의 노력을 보였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실질적으로 보았을 때 과연 변화가 있느냐 하면 그런 변화는 없는 것 같아요.
한국 통일연구원의 임순희 연구위원의 견해인데요. 임 연구위원은 북한여성의 정치문화를 비롯한 통일연구원에서 발행하는 북한 인권백서에서 여성권과 아동권 문제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모든 인민의 인권문제는 한국이나 세계가 염려하는 것과는 달리 북측에서는 인권개선의 노력만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정도의 노력도 실생활에서 얼마나 반영됐는지는 알 수 없고 북한 사회나 가정에서 여성의 지위 역시 달라진 것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임순희 :여성인권과 관련해서 변화가 있느냐 일단 보면 여성의 지위도 여전히 마찬가지입니다.
임순희 연구위원은 이런 중에 달라진 점이 가정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이점 역시 여성의 지위가 나아진 것으로는 볼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임순희 : 여성들이 나가서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다 보니 집안에서 목소리가 커졌잖아요. 목소리가 커졌는데 목소리가 커진 만큼 가정불화고 심해졌다는 거죠. 그 남편들이 거기에 다 순응하면서 여자의 역할을 받아주면서 고마워하는 집도 있겠지만 가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러나 여성의 목소리가 커진 것 자체가 화가 나서 또 가정폭력이 심해지는 가정들도 많다는 거예요.
사회적으로도 여성의 지위가 나아진 것이 없고 가정에서도 부부간의 수직관계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거죠. 그렇다면 여성이 가정을 튼튼하게 이끌어 건강한 사회, 건강한 국가를 만들어 가려면 여성 자신이 건강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요,
임: 건강권을 보면 건강이 좋으냐 하면 좋을 리가 없죠. 고생하는 만큼 건강이 좋지 않다는 얘기죠.
이와 관련해 가족들을 살리기 위해 북한을 탈출한 많은 여성이 중국에서 인신매매로 중국의 산간오지나 시골로 팔려 가는 일, 자신도 모르게 매춘 소굴로 끌려가는 사례로 한국은 물론 세계 인권단체와 언론들이 주목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차원의 인신매매 현상이 다른 양상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임 연구위원을 설명합니다.
임순희 :1990년대 중반 이후로 처음에는 인신매매가 많이 있었죠. 중국 가면 좋은 일이 있다, 좋은데 소개해서 결혼시켜주겠다, 부자 되게 해주겠다고 유혹해서 데려가기도 하고 납치해서 데려가 팔아먹고 그랬죠. 지금 추세는 그런 경우도 없지 않아 있지만, 여성들 스스로 중국이 좋다는데 중국에서 돈 많이 번다는데 나도 가게 해 달라, 나도 도강시켜 달라 이런 식으로 부탁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 브로커, 즉 중개인이 돈을 받고 강을 건너게 합니다. 그것은 인신매매 그 자체는 아니라는 겁니다.
엄격하게 말해서 본인들이 원하는 일이고 단지 강을 건네주는 일만으로 그동안 아무것도 모르는 북한 여성들을 속여 악의 구렁텅이로 빠트렸던 브로커, 그런 중개인들과는 다르기에 이들을 인신매매 범으로는 볼 수 없다는 겁니다. 다시 임 연구위원 얘기 들어보죠.
임 연구위원: 북한 여성들이 몰래 속임수에 의해 팔리거나 아니면 납치당해 팔린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고 본인들이 중국에 보내 달라, 그래서 강을 건너게 해주는 역할만 하는 것인데 도강시켜준 사람을 잡아서 인신매매 범으로 처형시킨다는 겁니다. 그 문제가 엄격한 의미에서 휴먼 trafficking , 인신매매이냐 하는 겁니다. 많은 수가 이제는 인신매매가 아니고 smuggling,밀입국 형태로 중국을 간다는 얘기예요. 그런 사례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중국을 거쳐 2년 전 한국에 입국한 가명의 정선경 씨는 중국에 있는 지인들을 통해 탈북여성들의 소식을 듣고 있다며 여성들이 팔려가는 일은 그전처럼 많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정선경: 이제는 눈을 다 떴기 때문에 연줄 연줄로 걸쳐서 오지 옛날처럼 팔려가고 이런 것은 별로 많지 않은 것 같아요. 다 줄이 있어 오는 겁니다. 이미 가족들이 한국에 와 있거나 중국에 있거나 해서 연계가 있어서 최근에는 팔려간다는 소리 못 들었어요.
정선경 씨는 이어 지금 이미 한국에 들어간 가족들이 북한의 가족을 중국으로 데려오는 일은 북한의 천안함 격침 이후 몹시 어렵게 되었다고 염려했습니다. 또 일을 진행하던 가족들도 멈춘 상태라고 전합니다.
정선경: 그전에는 국경경비대였는데 지금은 국경경비대가 보위부 산하에 다 들어갔어요. 그러니까 노골적으로 너희 돈 다 받아먹고 신고하라고 만들어놓았어요 그래 무서우니까 강을 넘는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국경 경비가 심하니까 지금 눈치만 보고 있는 거예요.
이와 관련 임순희 연구위원은 탈북여성들이 중국에서 인신매매를 당하다 이제 중국으로 밀입국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탈북여성의 인권이 나아진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임순희 : 인신매매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밀입국이라고 보더라도 여자들이 자기 몸을 가지고 생계유지를 도모한다고 하는 것은 여성인권에는 바람직한 일이 아니죠.
북한에서 주민의 인권문제는 변한 것이 별로 없지만 주민이 외부세계에 대한 인지도는 점점 높아가고 있다는데요, 국경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내부에 사는 주민도 알 것은 다 알고 있다고 하는군요.
임순희 : 여성뿐만 아니라 북한 전 주민에 걸쳐서 외부세계를 많이 알아가고 있어요. 내부 깊숙이 사는 사람들도 평양사람들도 특히 남한에 대한인지도 그리고 중국의 변화 중국의 경제 사회적인 변화, 이런 것에 대해서는 많이 아는 거죠..
임 연구위원은 최근에 한국으로 온 탈북자 한 분이 북한에서 있었던 얘기를 들려준 것이 주민이 외부세계를 알고 있는 그 한 예라고 전합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 남북정상회담 때 북한 노동 신문에는 처음으로 대한민국 정식국호가 쓰였는데요, 이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인 거죠.
임순희: 김대중 대통령, 대한미국 이런 단어들이 노동신문에 나왔대요. 그것을 주민이 보고 어떤 현상이 있었느냐 하면 북한에 대북 지원하면 쌀 포대에 대한민국 적십자 등 이 써있지 않아요? 그전에는 그런 것을 가지고 다니면 단속에 걸렸어요. 그런데 그 후부터 그것을 당당하게 들고 다녔대요. 그러다 걸리면 이렇게 얘기 했다는 겁니다. 노동신문에도 대한민국 대통령 김대중 이라고 하는데 왜 대한민국이라는 말을 노동신문에도 쓰면서 왜 그런 포대를 못 들고 다니게 하느냐 이런 식으로 항의했대요. 그래 들고 다녔다는 겁니다.
지금 한국은 정권이 바뀐 후 남북관계가 경색돼 이렇게 외부세계를 알아가는 북한주민과 또 외부세계를 통해 북한 주민들의 의식이 바뀌기를 원하는 남한 측으로서는 이런 시기가 어떻게 보면 손실이 아닌가 하는 염려에 대해 임 연구위원은 이는 손실이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임 위원: 사실상 지난 시기에 보면 10년 동안에 많이 왔다갔다 교류도 하고 잘 지낸다고 그랬죠. 당국 간 회담 준 당국 간 회담 적십자 회담도 하고 민간교류도 많이 했어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니 북한에서는 핵이 있다 없다며 소리치고 우리가 보수성향을 띤 정권이 출범했지만, 우리의 보수성향의 정권이라는 그 자체에 대해서 북측이 긴장하고 남측에 대해 전과 같지 않은 즉 우호적이지 않은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렇게 하면서 경색으로 간 겁니다. 예전처럼 북에서 연초가 되면 우리 쌀, 비료 지원 얼마나 하겠느냐 그러면 남측에서 얼마를 하겠다, 그러면 그 대가 성으로 이산가족 상봉하자 이런 식이었어요.
그는 이어 이런 시기를 거쳤기 때문에 지난 10년 시절 때 했던 방식으로 남북관계를 더는 지속할 수 없기에 이제는 남북관계를 정상화 시키는 방향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못 박았습니다.
임순희: 북한에서는 경제적인 실리추구를 하는 태도를 보였고 우리는 그만큼 경제적인 지원을 하면서 우리가 원하던 바를 얻어냈다고 할 수 없는 거죠. 그러니까 득실차원에서 우리가 실이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기보다는 이제는 남북이 그런 관계가 아니고 정당하게 두 당국이 만나 통일을 얘기할 수 있는 관계로 정상화시키자는 거죠. 이제 정상적인 관계를 맺어 나가자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저는 봅니다.
북한의 주민의식이 변한 것도 있지만 제일 중요한 인권문제, 특히 여성의 인권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통일연구원의 임순희 연구위원은 염려합니다. 여성시대, RFA 이원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