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시대]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어 남한생활 즐거워요”

0:00 / 0:00

안녕하세요? 이원희의 여성시대입니다. 한국에 정착하는 탈북여성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직장이죠.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직장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여성들은 조금이라도 수입이 나은 일자리를 찾게 됩니다. 그런데 돈벌이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열심히 준비하는 탈북 여성이 있는데요, 오늘 여성시대에서 소개해 드립니다.

김순남: 내가 정말 이것을 좋아하고 있었구나, 돈벌이에 쫓기다 보니 하고 싶은 일을 못 찾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났고요.

남한생활에 잘 적응하기 위해 이일 저 일을 해보면서 자신의 적성에 맞고 꼭 해보고 싶은 일을 찾았다는 가명의 김순남 씨는 지금 어느 때보다 살맛이 난다며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김 씨가 찾은 일은 노래를 가르치는 노래강사입니다.

남한에는 전국 곳곳 백화점이나 지방자치단체 문화센터 등에서 노래교실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동요를 비롯한 가곡 대중가요, 팝송 등 다양한 노래를 배울 수 있습니다. 각 연령층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노래를 배우는데요, 특히 가정주부와 노년층에서 아주 인기입니다.

노래교실 사운드:

노래 강사가 지금 한창 노래교실에서 노래를 가르치고 있는데요, 노래강사는 남성도 있지만, 여성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잘 가르치는 선생님은 인기 가수 못지않아 수입도 만만치 않습니다. 교실마다 어른 학생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죠.

노래:

남한의 연가인 성인가요 노래를 즐겁게 배우고 있는데요, 이런 노래교실의 강사가 되기 위해 김순남 씨는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고 실습하고 있습니다. 김 씨가 남한에서 처음 시작한 일은 남성들의 머리를 다듬는 미용사였습니다.

김순남: 북한에서 남자 머리를 전문으로 깎는 이발사를 하다 보니까 그 부분에 가장 자신이 있다고 생각해 그 부분에 들어갔는데 북한에서의 봉사 방법이라든가 남한에서의 봉사방법, 여기로 말하면 서비스죠. 이런 형태가 전혀 다르더라고요.

김순남 씨는 이 일을 하다 보니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적응하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얘기합니다.

김순남: 손님하고 대화 과정에서 말투가 틀리다 보니 저의 선입견인지 모르지만 무시당하는 듯한 감을 많이 느꼈어요. 사람들과 본의 아니게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힘들더라고요.

이런 정신적 압박을 견디기 힘들었던 김 씨는 공인중개사 즉, 부동산 쪽으로 방향을 바꿉니다. 정착과정에서 직업을 잘 잡아 돈을 벌기 위해 부동산, 그러니까 집이나 건물을 소개하고 소개료를 받는 거죠. 중개를 잘해서 큰 집이나 건물을 팔게 되면 크게 목돈을 벌 수도 있습니다.

김순남: 한국 사람들도 하기 힘들다는 부동산이지만 그래도 사람이 하는 일인데 나도 열심히 잘할 자신이 있으니까 열심히 노력을 기울이면 뭔가 성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 속에서 학원에 다니며 온 라인 으로 강의를 듣는 중이었어요. 그런데 부동산 공부를 하면서도 이것을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생기면서 불안하더라고요.

그런데 마침 한반도평화 연구원에서 지원하는 새터민 취업센터에서 자신의 능력과 적성검사에 대한 홍보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습니다. 김 씨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과연 무엇을 해야 성공적으로 잘할 수 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김순남: 이렇게 오픈되고 선택의 여지가 많은 한국에 와서 정말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가장 적합할까?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다가 홍보하는 것을 듣게 되었어요. 그래서 본인이 타고난 성능 등을 찾아 개발해서 맞는 직업을 선택해 줄 수 있고 취업을 도모해 줄 수 있고 사후관리도 해주는 시스템이 있다, 그래서 내가 과연 무엇을 잘할 수 있을지 알고 싶은 거예요. 내 자체에 나에 대한 판단보다 객관적으로 이루어지는 판단을 알고 싶었어요.

그동안 어떻게 해야 돈을 벌 수 있나 생각했던 김순남 씨는 이 취업센터에서 교육을 받고 적성과 성능검사를 통해 상담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김순남: 취업센터에서 교육과정을 거치고 나서 생각한 것이 나도 모르게 나한테 어떤 장점이 묻혀 있었구나, 그리고 그것을 꺼내어서 활용할 기회가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어요.

이 취업센터의 김재숙 팀장은 새터민에게 장기적인 전문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교육하고 상담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김순남 씨와 같이 직업은 물론 남한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합니다.

김재숙: 저희 프로그램 중에서 같이 노래방에 가서 노래도 부르고 운동도 하고 서로가 알아가는 시간이 많이 있어요. 그런데 이분이 노래를 너무 잘하시는 거예요. 노래에 대한 감도 있고 본인 스스로 노래 부르는 것을 너무 좋아하세요. 그래서 저희가 노래 강사 쪽으로 방향을 잡았어요.

적성검사, 성능검사 결과에 따라 노래 부르는 데 소질이 있다는 데 정작 김순남 씨는 그 사실을 인정할 수가 없었던 겁니다. 당시에는 한창 공인중개사 공부를 하고 있던 때라 적성검사만 믿고 하던 일을 그만 둘 수는 어려웠다고 얘기합니다.

김순남 : 제가 부동산 공부를 하고 있고 옆에 있는 사람들도 다 '이제 부동산 한다니까 잘 해봐라' 고 하니 저에 대한 이미지 문제가 있어 처음에는 안 받아들였어요. 그런 날라리 그런데 신경을 쓰느냐 나는 돈 벌어야 한다고 했어요.

그런데 문제는 부동산에 관한 공부가 머리에 안 들어오고 취업센터에서 조언해준 노래 강사 쪽으로 생각과 마음이 쏠리는 것을 스스로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김순남: 노래 쪽 그쪽으로 무언가 나를 꾹꾹 찌르는 듯한 감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왜 이러지 왜 자꾸 나를 혼돈 시키느냐며 그러면서도 노래강사가 무언지나 알고 거부를 해도 하자 하면서 인터넷에서 노래강사란? 유명한 노래강사 이렇게도 쳐보고 노래강사가 되려면 노래강사의 수입은 등등에 대해 인터넷으로 들어가 알아보았어요.

그리고 노래강사들의 활동을 동영상으로 보면서 처음에는 내가 어떻게 저런 강사들같이 유명해지고 잘할 수 있겠나 이런 의구심에 포기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다시 돌아섰습니다. 상담을 받았습니다. 안 되겠다고...

김순남: 유명한 사람들을 보니 할 바에는 그래도 유명한 사람 걸음 자리라도 따라갈 정도가 되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안 될 것 같다고 했더니 상담하시는 분이 처음부터 스타가 된 사람이 있느냐 상담이 또다시 마음이 그쪽으로 가게 하더라고요.

이렇게 갈팡질팡하다가도 마음은 자신도 모르게 노래강사 쪽으로 가 있어 부동산 공부는 더욱 멀러져만 갑니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노래강사가 되기 위한 길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길을 찾으면서도 노래 강사 일을 생각만 해도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다고 하네요.

김순남: 노래강사가 되기 위해 자격증도 있어야 하고 공부도 해야하고 교육은 어떻게 받는지도 알게 되고 그러다 보니 노래강사를 찾아가 상담도 하고 그리고 노래강사로 현재 뛰고 있는 사람들을 쫓아다니면서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면서 직접 보기도 하고 그런데 너무너무 즐거운 거예요. 그쪽으로만 생각하면

이렇게 하고 싶었던 일을 왜 인제 발견하게 되었는지 또 본인이 이에 대한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았는지, 북한에서는 몰랐는지 궁금했습니다.

김순남: 저희 어머니가 예술단 출신이었어요. 어려서부터 음악에 엄청 취미가 있었어요. 너무 하고 싶었는데 우리 엄마가 북한 사회에서 너를 내세워줄 만한 토대도 아니고 네가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독창가수로 발전하기 힘들다 예술을 포기하고 기술을 선택하라면서 이발사를 하라고 너무 권고를 하셔서 이발사 쪽으로 선택했는데....

부모님의 말씀대로 기술직을 선택하고 노래에 대한 아쉬움은 과감하게 떨쳐 버렸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선전대에서 김순남 씨를 찾는다는 소식을 들어도 애써 외면했습니다. 그동안 꾹꾹 눌러왔던 노래에 대한 열정과 애착은 무엇이든 좋아하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남한에 와서 사그라졌던 불꽃이 다시 튀는 듯한 느낌이라고 표현합니다.

음악: 다음 시간에는 노래강사의 길을 택한 김순남 씨가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전해드립니다. 여성시대 rfa 이원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