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시대] 북한 노인들, 죽을 때까지 인민반 과업 참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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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원희의 여성시대입니다.

60세 이상 탈북여성들로 꾸려진 남한의 '고향의 봄 실버 합창단'이 오는 4월이면 창단 1주년을 맞게 됩니다. 20여명 이상의 실버 합창단원들은 모두 죽을 고비를 넘기며 북한을 탈출해 한국으로 와서 이제 합창단원으로 활동하는데 즐거움과 자부심으로 가득합니다.

한: 여기 와서 본인이 하고 싶은 것 취미생활 모든 것이 다 자유롭잖아요, 고생하고 오신 분들 합창단으로 인생말년에 남은 기간 동안 너무도 감사한 거예요. 여기까지 선택되어서 온 것도 감사하고....

여성시대 지난 시간에 실버 합창단의 공연 활동 소식을 전해 드렸는데요, 오늘은 합창단의 한금복 단장으로부터 남북한의 노년 생활에 대해 들어봅니다.

유엔에서는 노인의 나이를 예순 다섯 살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유엔의 각종 기구를 통해 국제기구와 함께 세계인구 보고서를 내는 미국의 '인구참조국'은 2010년 세계인구 자료에서 북한의 65살 이상의 노년층이 전체 인구의 9%를 차지해 북한도 고령화 국가에 해당한다고 발표한바 있습니다.

남한에 정착한지 이제 10년이 되는 '고향의 봄 실버 합창단'의 한금복 단장은 북한이 이렇게 노령인구가 늘어 가는데 국가정책으로 제정된 '연로자 보호법'은 대부분의 인민들이 있는지 조차 모른다며 자신이 만약에 북한에 그대로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하네요.

한: 거기서는 연령상 그리고 배고픔, 식량난으로 어떻게 되었겠는지... 여기 한국은 본인이 하고 싶으면 어느 때든 70, 80이라도 본인만 건강하면 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북한은 60만 지나면 쓸모없는 사람으로 되잖아요.

북한도 연로자 보호 정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녀 60세 이상의 공민이 노동 연한을 마쳤으면 이 법률에 따라 의료, 식료품, 생활용품을 보장한다고 되어있지만 식량배급이 중단된 이후 경제적인 파탄으로 있으나 마나한 보호 정책이 되고 말았다며 국가적인 보호는커녕 노년에 분담되는 일감이라도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 합니다.

한: 당에서 내려오는 분담을 해결하기 위해서 사회적 지원노동이 많아요. 무보수로, 그러니까 할머니 들이 다 그런데 다니고 있죠. 당에서 이것을 하라고 동으로 배치되면 동에서 하부 말단인 인민 반으로 내려 먹여요. 그러면 할머니든 젊은이든 인민반의 과제가 되기 때문에 기업소에다 장갑 100켤레 보내야 한다면 장갑을 만들어야하고 또 원료기지 강냉이 밭에서 김맨다고 하면 김매러 가야하고 여러 가지입니다 그리고 또 물 공사가 어디에서 터졌다고 하면 시시각각으로 자연 재해에 동원돼야 하고 제시 되는 것 다해야 되요.

당에서 내려오는 과업은 젊은이 노인 할 것 없이 무조건 관철 시켜야 하기 때문에 노인이라고 해서 배려를 해 준다거나 빠질 수는 없다고 전합니다.

한: 이렇게 저렇게 빠지고 구실을 대고 아프다 못나온다고 하게 되면 그 집에 생활을 어떻게 하나 보느라고 감시가 붙거든요. 그다음에 완전히 정치적으로 색깔이 다른 사람으로 봐요.

그는 이어 인민 반에 초급단체 안에 열다섯 명이 되는데 이중에서 조금이라도 불성실하면 눈에 확 뜨이게 된다는 군요. 더군다나 이들 안에 있는 안전부 소조, 보위부 소조가 이들을 일일이 감시를 하고 있기 때문에 더 더욱 꼼짝 할 수도 없다고 하네요.

한: 이 소조는 우리와 같은 사람들, 친구들이거든요 그 한 개의 초급단체 안에 두 명은 안전부 소조 보위부 소조가 꼭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가 어느 장소에서 몇 시에 좀 색다른 다른 소리를 했다 하면... 여기서는 대통령에 대해서도 어쩌고 하잖아요, 그리고 그렇게 얘기를 해도 하등의 관계가 없잖아요 그런데 거기는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 동지 이렇게 앞에 존함 붙이고 얘기해야 되어요.

더군다나 불평, 불만이나 비방을 하게 되면 안전부 소조, 보위부 소조가 신고를 하면 바로 미행을 당하고 과업을 불성실하게 한다 싶으면 바로 이런 소조에 의해 사상이 다른 사람으로 찍히게 된다는 거죠.

한: 사람들이 막 죽어나가고 배급도 안주고 그러면 야 우리당이 너무한다, 왜 배급 안줄까 다 굶어 죽겠다 이런 말은 보통이잖아요. 사람들이 막 죽어나오니까 그런데 이런 말만해도 벌써 색깔을 다르게 봅니다. 소조가 있다고 했잖아요. 15명 중에서 누가 안전부 소조인지 누가 안기부 소조인지 몰라요 서로가, 당을 비방하게 되면 소조들이 다 가서 신고하거든요 그러면 그 다음에 미행이 붙어요. 그리고 색깔이 다르게 되면 수병 소에 가서 정치범으로 떨어지는 겁니다.

따라서 당에서 내려온 과업에 참여자는 연령제한이 전혀 없다고 한 단장은 전합니다.

한: 아니 죽기 전 까지 다해야 해요 인민 반은, 세대별로 과제가 떨어지니까 인민 반 생활은 다해야 합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이기 때문에 아무리 억울하고 불평불만이 많아도 북한에서는 절대로 인민들이 집단행동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남한에 와서야 이해 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한: 여기서는 우리가 뭐 이게 아니다 싶으면 시위도 하고 집회도 마음대로 하잖아요? 그런데 거기는 이런 자유가 없어요. 인권박탈을 당하고 인권 모독을 당하면서도 시위를 할 수도 없고 그런 생각조차도 못해요. 제가 여기 와서 보니까 거기서 그렇게 배고프고 못살고 그렇게 사람이 굶어 죽어나가고 하지만 시위 같은 것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이런 것 때문이구나 하는 것을 느껴요.

한금복 단장은 북한에서는 중학교 때부터 시작한 예술체조, 남한에서 흔히 얘기하는 리듬체조 3급으로 국가차원에서 하는 각종 행사의 집단체조에는 늘 참가했습니다.

한: 북한에서 예술체조 했는데 부채춤도 하고 도시체조, 도전체조, 수건 춤 그다음에 공, 륜 즉 훌라후프, 곤봉 있죠, 곤봉체조, 이것도 급수별로 있어요. 4월15일 태양절 행사 전국적으로 할 때가 있어요. 9월9일에 정권 창건일 행사 때 하자 이런 식으로 위에서 결정되면 전국적으로 다하는 겁니다. 저는 마스게임 예술체조 하면서 사람위에 사람 올라가고 그런 조립을 했어요.

한금복 단장은 북한 고향에서 교양원 하다 교사가 부족하자 인민학교와 중학교에서 체육무용을 가르치는 교사 생활도 했습니다. 그때의 경험을 살려 지금도 합창단에서 노인들의 복지원이나 경로당 공연 때는 자신이 직접 안무한 춤을 곁들이기도 한다며 즐거워합니다.

한: 인민학교와 중학교 합쳐서 체육무용이란 것을 대중화 했어요. 그래서 안무 하고 가르치는 교사를 했어요. 지금도 안무한 부채춤을 공연하고 있어요. 그것도 제가 안무를 한 거예요.

한 단장은 남한에 온지 10년이 다되어간다며 이제 노년을 맞아 좀 더 보람 있고 즐겁게 보내기 위해 비슷한 연령층의 여성들의 뜻을 모아 합창단 창단에 참여 하게 되었다며 단원들은 자신들 보다 더 나이가 드신 할머니 할아버지 위로 공연을 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운다고 설명합니다.

한: 어르신들을 위해 위로 공연도 할 때 할머니 할아버지신데 우리 부모 같아요. 그리고 우리도 머지않아 저분들처럼 될테데.. 이런 생각을 하면 정말 어르신들을 위한 위로 공연을 더 많이 해야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이 합창단은 남한의 민간단체 기독교 사회책임 소속으로 이 단체 총무 김규호 목사는 지난해 4월, 60세 이상 탈북여성을 대상으로 합창단을 모집해 그동안 10여 차례 공연을 했습니다. 합창단의 올해 계획은 단원들을 설레게 합니다.

한: 우리 합창단을 더 세련되게 연마해서 앞으로는 국내 공연도 다니고 더나가서는 미주 공연도 갈 희망이고요 유럽도 갈 희망이에요.

고향의 봄 실버합창단의 최종 목표이자 희망은 바로 이겁니다.

한: 살아있는 동안에 통일이 되면 우리 고향에 가서 우리친구들과 만나서 같이 합창도 하고 남북한의 차이점을 없애는데 여성지도자의 역할을 하고 싶은 마음 이예요.

여성시대 RFA 이원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