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남녀평등은 일하고 투표할 때만

북한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위해 투표장으로 향하는 북한 주민들 모습.
북한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위해 투표장으로 향하는 북한 주민들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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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원희의 여성시대입니다.

해마다 맞는 세계여성의 날, 올해는 3월8일이 일요일 이었지만 107번째 맞는 이날 기념일에는 수천 명의 시위대가 미국 뉴욕 유엔 본부 앞에서 타임 스퀘어 까지 여성의 권리가 인류의 권리라는, 남녀평등을 외치며 행진했습니다.

Cut: We want gender equality ...

미국에서 1908년 2월 여성노동자들이 근무시간 단축, 임금인상, 그리고 투표권을 요구하며 대규모의 시위를 한 것이 계기가 되어 세계 여성의 날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이듬해 덴막 코펜하겐에서 열렸던 국제여성 노동자 회의에서 여성의 날을 제안해 1911년 3월19일에 오스트리아, 덴막, 독,일 스위스에서 참정권 일한 권리 차별 철폐 등을 외치는 첫 번째 세계 여성의 날 행사가 열리기 시작 했는데요, 지금은 전 세계에서 국적, 인종, 이념, 세대를 막론하고 여성들이 연대해 기념하고 있습니다. 오늘 여성 시대에서 미국의 뉴욕을 비롯한 각 나라의 세계여성의 날 표정을 살펴보고 국제부녀 절을 맞은 북한의 남녀평등과 여성의 인권을 조명합니다.

음악:

세계 여성의 날이 시작된 지 100년이 넘었는데요, 지금 여성의 삶이 많이 달라졌지만 아직도 문제점은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날 뉴욕거리 행진에 함께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1995년 189개국이 서명한 베이징 여성권리 선언이 나온 지 20년이 지났지만 양성 평등의 진전은 너무 늦어지고 있다며 우리는 모든 여성의 잠재력을 존중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반: we spent 20 years since Beijing Declaration. The progress has too slow too uneven.

미국에서는 남성에 비해 저임금을 받고, 각종 정책결정 과정에서 배제되고 있는 여성의 권익 신장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특히 2015년 올해 개발 목표를 여성 평등과 여성의 권한 강화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토론회, 전시회 등의 기념행사가 열렸습니다.

몽골에서는 1921년 몽골 혁명 이래 여성의 날을 국가 공휴일로 지정해 오다 지난 1998년에 공휴일을 폐지했습니다. 그러자 국민들의 강력한 반발로 2002년에 다시 공휴일로 지정 했는데요, 올해 몽골도 여성의 날 기념식을 갖고 여성 인사들을 정부종합 청사로 초청한 총리는 여성들과 어머니들의 지원과 보호 정책의 적극적인 추진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 졌습니다.

한국에서도 여러 여성단체들이 한목소리로 양성 평등 사회실현을 외쳤습니다.

기념식 행사: 국제 여성의 날이 시작된 지 10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지금 우리가 돌아보면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여성들이 얼마만큼 좋은 위치에 있나....

과거의 여성운동이 남녀 차별에서 여성해방을 외쳤다면 앞으로의 여성운동은 진정한 양성평등, 여성이 능력을 발하는 여성능력 시대를 만들 것 이라고 강조 했습니다. 또 정치인들도 여성들이 더 살기 좋은 나라를 위해 노력 하고 여성들의 지위 향상과 인권신장을 우선순위에 두고 적극 지원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밖에 인도, 터키, 필리핀, 방글라데시, 홍콩등지 에서도 시위와 행진을 했습니다.

북한에서는 3월 8일 국제부녀절(세계여성의 날) 을 맞아 체육경기 등 여러 행사가 있었다는 소식인데요, 하지만 탈북여성들은 북한도 이날을 여성의 날로 지정해 놓았지만 여성들의 인권 실태로 최악이라고 호소했습니다. 3번씩 강제 북송당해 많은 어려움을 겪어 지금은 강제 북송반대 운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탈북여성 지현아 씨와 함께 국제부녀절에 대해 얘기를 나누어 보죠.

북한에서 이날을 어떻게 보내나요?

----국제 부녀 절은 다들 알고 있어요. 그런데 식량사정으로 해서 크게, 요란하게는 못하고 남자들이 아내에게 밥을 해 준다거나 이런 식으로 지내고 있어요.

하루정도는 아내들에게 대접해 주네요,

----그럼요, 그런데 해 주는 사람이 있고 안 해 주는 사람도 있고 그렇습니다.

이날 북한 언론 매체에서는 여성의 날에 대해서 체제 선전을 참 많이 했어요, 여성의 지위와 역할이 중시되고 북한식 사회주의에서만 여성들의 참된 삶과 행복이 꽃피어난다고 했는데, 그러니까 조선 여성들처럼 세계여성의 날을 보내는 여성은 없다는 내용이에요.

----하하하 그냥 웃음밖에 안 나오네요. 북한은 교통의 자유가 없기 때문에 서로간의 지역 상황을 잘 모르지만 3월8일 국제 부녀절 이라고 해서 국가에서 이날 여성들에게 특별하게 지원을 해 주거나 해택 같은 것은 전혀 없습니다.

또 북한에서 여성의 지위와 역할이 얼마나 중시되고 있나요?

----그것은 대외정책으로 북한 여성들의 인권이 존중되고 있다는 것을 북한의 언론 매체들을 통해 보여주려는 것 같아요. 북한에서 발표하고 있는 내용과는 전혀 다릅니다.

또 하나는 많은 여성교수, 여성박사들이 배출되고 있다는 대목도 있어요, 재능이 있고 하고 싶은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지요?

----북한은 여성의 존재감이 여러분야가 있겠죠. 하지만 북한에서는 출신성분을 봐서 출신성분이 좋은 사람만이 동시에 공부를 잘해야만 그런 쪽으로 갈 수 있습니다. 아무리 공부를 잘한다고 해도 출신성분이 안되면 하고 싶을 곳에 취직도 안 될 뿐만 아니라 공부 하고 싶은 대학에 갈 수 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북한에서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홍보 차원인 것 같고 북한에서의 자작극이죠. 만약 북한에서 말한 대로 된다면 북송된 여성들 북송된 임산부들이 강제유산 당하지 말아야 됩니다. 그것이 북한에서 얘기하는 정당한 여성의 인권이죠.

북한은 여성들의 건강에 대해 얘기를 할 때면 항상 평양산원을 들고 나오는데요, 평양 산원에서 여성들 누구나가 의료 봉사를 받고 있다는 부분도 있고요,

----평양에 이런 의료 시설이 있는지 없는지 제가 확인 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자유가 허락되지 않기 때문에 뭐 평양의 여성들은 갈 수는 있겠죠. 하지만 지방에 있는 여성들은 갈 수 조차도 없는 겁니다. 예를 들어 제가 살던 동네에서도 여성이 자궁에 문제가 생겨서 일찍 돌아갈 나이가 아니지만 사망한 사례가 있어요. 북한이라고 하면 평양만 북한인거죠. 나머지는 북한이 아닌 거죠. 북한이 얘기한 것처럼 되려면 평양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전 지역에 여성들을 위한 의료 기관이 있었다면 지금 북한에 하는 말을 사실로 받아 드릴 수 있죠. 여행의 자유가 없기 때문에 아파도 평양까지 갈 수가 없는 것이 북한의 현실입니다.

올 해 여성의 날 화두는 양성평등인데요, 북한의 남녀 평등문제 진전이 있다고 보는지요?

----북한에서는 일할 때만 남녀평등이 있습니다. 여자들 까지도 무조건 남자들과 똑같이 일을 해야 되는 부분이 있고 한국도 공공기관에서 업무를 보는 사람들은 남녀 막론하고 다 같은 월급을 받을 수 있지 않아요? 그런데 북한은 노동력의 착취라고 보는 거죠. 여성들은 아이를 가지고도 일을 무조건 해야 되는 상황이고요 일을 안 하면 배급이 아예 중단 됩니다. 그러니까 애를 업고 나가서라도 일을 해야 되는 상황이고 탁아소에 보내려고 해도 식량이 없어서 탁아소도 문을 닫는 상황이고 그러다 보니 여성들이 애를 들쳐 업고 일 하러 가고 그래서 일할 때 만 남녀 평등이이고요 아직도 북한 문화는 봉건이 남아 있어서 가정적으로 문화 적으로 봉건이 남아 있기 때문에 여성들은 남자의 아래다 이런 사고방식이 있고 또 투표권에 관해서는 다 남녀평등입니다.

남녀평등이지만 자기의 의지나 주장에 따라 투표 하는 것은 아니죠, 단지 참여만 평등?

----네, 북한 정부에서 강요하는 투표로 보면 됩니다.

그러니까 남녀가 평등할 수밖에 없네요. 투표할 때만은,

----그렇죠, 강요에 의한 평등이죠.

공장 같은 곳에서 일할 때 여성에 대한 배려가 있나요.

----전혀 없습니다. 여기 한국은 산전 산후 기간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북한에서는 아이를 출산하면 10일 혹은 보름 그 정도 있다 다시 출근해야 되는 상황이고 그리고 하루에 700그램씩 배급을 타는데 아이를 출산하면 300그램밖에 안주어요.

아기를 출산하면 더 주어야 하지 않나요?

----아이가 태어나 그 아기한테 배급이 가는 거죠.

엄마의 몫을 아이에게 떼어주는 거군요. 산모는 더 먹어야 하는데.

-----그런 거죠.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 되어야 하는지 참 안타까운데요...

----북한에서 소식통이 전해온 바에 의하면 지금 현재 북한에서는 공장이나 기업소에 나가는 사람들에게 월급도 줄 수 없는 상황이고 배급도 줄 수 없다보니 각 북한 주민들이 회사에다 돈을 내면 이 사람은 회사에 마음대로 안 나올 수 있도록 그런 시스템, 제도로 되어있더라고요. 장사를 하는 대신에 회사에 얼마간 내라는 거죠. 회사는 그 돈을 국가에 바치고, 그러니까 한 달에 돈을 얼마씩 내라 그리고 너는 장사를 하던지 무엇을 하던지 알아서 살라고 한 겁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너나없이 장사 길에 오른 거죠.

지현아씨, 얘기 잘 들었습니다.

음악:

여성시대 RFA 이원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