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시대] 박소미 씨의 교화소 생활 7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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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원희의 여성시대입니다. 지난 시간에 한국의 인권위원회에 북한인권 침해 센터가 문을 열자마자 여성 탈북자 박소미 씨를 비롯한 3명의 탈북자가 제일 먼저 정치범 수용소 교화소, 국경 등지에서 당한 인권침해 진정서를 제출한 소식을 전해 드렸죠. 강제 북송된 박소미 씨가 교화소에서 당한 인권침해로 남한에 입국한 지 3년이 지났는데도 계속 수술받고 또다시 수술할 날을 기다린다는 소식도 아울러 말씀드렸는데요, 수술이 잘 끝났다는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이번에도 두려움과 걱정으로 매우 힘들었다고 하네요.

cut: 아! 이거 또 칼로 째야 하는데 이번에는 몇 곳이나 할까 한마디로 도살장에 가는 것 같아요

한번 수술할 때마다 몸 여러 부위에 칼을 대야 하기 때문에 마치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심정이라고 밝힌 박소미 씨, 여성시대 오늘은 계속 병원을 드나들며 수술을 받아야 하는 박 씨는 이번에 완전 치유가 됐는지 또 인권위에 인권침해 진정서를 제출한 탈북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알아봅니다. 지난 99년 중국에서 강제 북송 당한 박소미 씨는 당시 탈북자 수가 급격히 늘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탈북자들을 무조건 교화소에 넣으라는 지시로 7달 동안 교화소에서 갇혀 지냈습니다. 그때 북한은 식량난이 극에 달하자 교화소 사람들은 굶어 죽지 않으려고 토끼가 먹을 수 있는 풀은 물론 뱀, 개구리, 쥐 등을 가리지 않고 잡아먹었고 그나마도 먹지 못한 사람들은 굶어 죽었다고 증언했습니다.

cut: 제가 들어갔을 7개월 동안 2-3일이 지나면 사람이 죽어나가고 또 2,3일이 지나면 죽어나가고 여러 사람 보았어요.

이런 상황 속에서 자신도 살기 위해 무엇이든 먹을 수밖에 없었다는 박소미 씨는 감시자와 경찰 눈을 피해 개구리를 날로 먹은 것이 남한에 와서야 완전 치료가 불가능한 병이 된 것을 알았습니다. 개구리나 뱀을 날로 먹었을 때 그 속에 기생하는 스파르가눔 이라는 기생충 알이나 애벌레가 몸속으로 들어가 성충이 되면 여러 부위 피부로 나타나 통증을 유발합니다. 박소미 씨는 교화소에서 나와 다시 중국으로 탈출해 오랜 기간 머물다 한국으로 들어가 3년 전에 이 병을 발견했고 이번까지 5차례 수술에서 19곳에서 성충이 된 기생충을 제거했습니다. 박 씨는 이번에는 아주 정밀한 검사를 받기 위해 한국에서도 유명한 고려대학교 종합 병원을 찾았습니다.

cut: 의사가 저보고 뱀을 먹었느냐, 개구리를 먹었느냐고 물어봐요 그래서 저는 뱀을 아주 무서워하는데다 그 교화소는 벌판에 있어서 뱀은 없었어요. 땅을 뒤지면 개구리가 퍼덕퍼덕 뛰어나와요. 분명히 개구리입니다.

수술실에 들어갈 때마다 이번 수술로 끝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희망과 몸속에서 계속 생기고 자라는 기생충을 발견하지 못해 다시 또 수술대에 오르는 것은 아닌지, 이런 극도의 불안감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cut: 아 이거 또 칼로 째야 하는데 이번에는 몇 곳이나 할까 그리고 또 혼자서 이렇게 수술 장에 들어와도 누가 옆에서 나를 지켜보는 사람이 없구나. 내가 김정일이 한 사람 때문에 아직도 수술을 받아야 하는가, 해서 눈물이 핑 돌아요. 담당 의사는 울지 마세요, 너무 서러워마세요 이 말에 그냥 아이처럼 울고 말았어요.

지난번 수술에 이어서 다시 척추 부분에 통증을 느꼈고 머리도 아주 아팠는데요 수술 후 다행스럽게 이런 증상이 사라졌지만 이번 수술에서는 아주 큰 성충이 발견되었다고 하는군요.

cut: 척추 부분에 있었던 것은 너무 크다고 해요 23cm 정도 되고, 거기에 새끼 기생충까지 달렸더래요. 옆에 것은 끔찍하니까 더 물어보지도 않았어요.

박소미 씨는 이번에는 뿌리를 뽑아 완전 치료가 가능할 지도 모른다는 희망으로 큰 대학 병원을 찾았는데요, 박 씨가 의사한테서 들은 답변은 일반 병원에서 의사가 한 얘기와 마찬가지였다며 실망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cut: 엑스레이도 찍고 초음파 검사를 다했는데 아주적은 것은 나타나지 않는데요, 어느 정도 자라야지 나타난다고 해요. 5-8개월 정도 지난 또 나타날 때 수술로 꺼내는 방법, 너무 숨 막혀요. 한 번에 모두 제거하는 것은 안 된다고 해요 미국에서도 못한다고 하네요. 지금 병원을 세 군데를 옮기면서 수술을 받았어요. 그런데 병원마다 얘기하는 것이 다 같아요.

의사로부터 이런 진단을 받은 박소미 씨는 자국민을 죽음의 극한 상황까지 몰아가 짐승같이 마구잡이로 날것을 먹게 한 북한의 지도자 김정일과 북한당국의 처사로 수술을 받을 때마다 큰 고통은 물론 주변 사람이나 친구들에게조차 제대로 말도 못한다고 하소연합니다.

cut: 이제는 친구들에게도 말을 안 하든지 거짓말을 해요 '언니 지금 뭐해? 응, 일하고 있어. 몸은 어때? 괜찮아" 사실은 병원침대에 누워 있어요. 이번에 수술할 때도 혼자 갔어요.

그는 북한이 한 인간의 삶을, 몸을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그 땅을 떠나서도 끊을 수 없는 인권유린의 고통이 계속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합니다.

CUT: 내 인생이 북한에서 받은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 지금 남한에까지 와서 계속되는 것은 말로다 표현 못 해요

박소미 씨는 남한에 와보니 주민이 조그마한 인권침해를 당해도 법적으로 대응해 명예회복은 물론 물질적인 보상을 받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합니다. 북한에서는 목숨 까지 건 인권유린에 당국은 눈 하나 꿈적하지 않고 있어 이런 사실을 바로, 널리 알리기 위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인권위에 제일 먼저 피해자로서 가해자인 김정일을 고소하는 진정서를 냈다고 말합니다.

cut: 북한 사람으로서 북한에서 살지 못한다는 자체가 북한 당국의 잘못이고 북한에서의 인권침해가 너무 심각해 인권침해 당한 사람들을 보상해 주어야 한다, 이런 취지도 있습니다.

지금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전문 조사관들이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힌 북한 인권센터의 이용식 팀장은 이런 인권침해 사례를 유엔을 비롯한 국제 사회에 알린다면 개개인에게 당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해도 북한 주민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합니다.

CUT; 이런 인권침해 행위 문제가 체계적으로 관리가 되고 사례가 축척 되면 우리가 북한인권을 연구하는 기관이나 단체, 언론 또 국제기구 등을 통해서 정보를 공유하고 여론이 조성됨으로 인해 북한당국의 인권 침해를 예방할 수 있는 것도 기대합니다.

박소미 씨는 언제 건 인권침해를 당한 피해자들에게 가해자인 김정일이 구체적인 보상을 해 주어야 할 날이 꼭 올 것이라며 많은 피해자가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CUT: 인권침해 당한 사람으로서 김정일 자금줄이 조선에서는 자기 땅이니까 마음을 놓겠지만, 외국에 많이 숨겨 둔 것이 있으니까 그 숨겨둔 비자금을 압수해서 인권침해 당한 사람들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 이런 취지입니다.

이와 관련해 이용식 팀장의 얘기를 들어봅니다.

CUT: 그 문제는 법적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고 비자금을 저희가 이렇게 저렇게 하자는 것은 힘든 상황이고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법적으로 처리될 문제라고 볼 수 있어요.

이 팀장은 국가인권위에서 이제 탈북자들의 인권문제를 다룬다는 사실을 적극 홍보하고 또 해마다 한국으로 들어오는 탈북자들은 찾아가 북한에서 당한 인권유린 실태 사례를 직접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cut: 매 년 3,000명 가까이 탈북자들이 들어오고 있으니까 탈북자들이 한국 사회에서 생활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저희가 탈북자들이 계신 곳으로 가서 사례를 수집할 계획도 있습니다.

특히 탈북자들이 정착하는 과정에서 인권침해 사례를 상담하고 신고하면 외부에 공개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런 문제도 인권위에서는 탈북자들이 절대로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조치한다고 강조했습니다.

cut: 이런 일을 해 외부에 공개되어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혹시 피해를 보지 않을까 하는 그런 우려도 많이 가지고 있죠. 그래서 저희는 신고자에 대한 개인정보에 대해 철저히 비밀로 하고 있습니다.

박소미 씨는 자신이 제일 먼저 인권위에 진성서를 낸 이유 중의 하나가 남한의 탈북자나 북한 주민도 대부분 개구리나 뱀 등 파충류를 날로 먹은 사람들이 많아 자신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때를 놓치지 말고 꼭 치료 받아야 한다는 점을 알려 자신처럼 계속되는 고통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습니다.

cut: 저는 남한 사회에 와서 의학이 발전해 초음파 검사, 엑스레이에서 큰 기생충이 나타나서 수술해 꺼낼 수 있지만 북한 사람들이 안됐어요. 혹시 남한에 온 사람 중 제 이야기를 듣고 이런 증상이 있다면 병원에 가서 더 늦기 전에 몸 안에서 꺼내야 합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씩씩한 박소미 씨는 지금 시나리오 영상작가, 즉 드라마나 영화 대본을 쓰는 작가가 되기 위해 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데요, 박소미 씨는 북한출신으로 남한에 온 자신의 얘기와 남한출신 어머니가 6.25당시 의용군으로 북한에 남게 됐던 두 사람의 인생역정을 대본으로 구상하고 있다며 이 얘기를 꼭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습니다.

cut: 내 얘기는 북한 사람의 슬픈 이야기지만 어머니는 남한 사람이에요 그래서 남북을 통 털어서 한반도 반쪽, 나는 북한 사람이니까 남쪽이 한반도 반쪽이고 남한 출신 어머니는 북한이 한반도 반쪽 이니까 반쪽이라는 제목으로...

네, 박소미 씨의 '반쪽' 이 영상 대본이 완성되어 영화로 상영하는 날이 꼭 오기를 기다립니다.

여성시대 RFA 이원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