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시대] 남북한 주부들의 친구 되기

0:00 / 0:00

안녕하세요? 이원희의 여성시대입니다. 한국에서는 5월을 가정의 달로 보내고 있는데요, 각 가정의 주부가 건강하고 즐거워야 가족이 편안하고 힘이 납니다. 또 그래야 국가도 건강하게 발전하고요. 이 가정의 달에 반가운 소식이 있습니다. 남북한의 주부들이 모여 도대체 우리는 무엇이 다른가, 뭐가 문제인지 이런 속내를 터놓는 만남이 있습니다.

cut: 신 대표: 북한 주부가 부부싸움 하는 것을 얘기하자 남한주부들이 눈물을 흘릴 정도로 웃었어요.

북한 주부: 북한 남편이 월급 타서 좀 돈이 생기면 아가씨요, 노래방이요 북한에서는 꿈에도 생각 못 한 건데 정말 가정불화가 많았어요.

주부들의 수다죠. 하지만 실속 없는 수다와는 다른데요, 남한의 민간단체 '새롭고 하나 된 조국을 위한 모임' 줄여서 부르면 새조위, 이 단체에서 기획한 남북주부 모임에서 나눈 얘기입니다. 여성시대 오늘은 남북한의 주부들이 이질감을 털어내고 마음을 트는 친구가 되는 과정을 알아봅니다.

새조위에서는 지난 2007년부터 해마다 남북주부 모임이라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데요, 올해 세 번째로 막 시작했습니다. 새조위의 신미녀 대표는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올해는 새롭고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한다는데요, 첫해에 시작할 때는 의도적으로 맺어 주었던 남북한 주부 친구를 이번에는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도록 했다고 전합니다.

신 대표: 지금은 모임의 과정을 통해서 서로 친구 맺을 사람들을 서로 눈여겨보라고 나하고 잘 맞을 것 같다 싶으면 그때 친구가 되는 것이 달라진 거죠 그리고 예전과 달리 올해는 독립 기념관도 가고 같이 봉사활동도 하고 문화 활동도 같이하고 아주 다양해졌죠.

남한 주부 30명 북한 주부 30명 모두 60명이 오는 10월까지 어떤 달은 두 번도 만나고 또 어떤 달은 한번 만나는 등 모두 13번을 여러 가지 활동을 함께 합니다.

새조위는 이 프로그램을 언론과 인터넷 등을 통해 알렸는데요, 이에 많은 주부가 관심을 보였다며 반가워했습니다. 특히 남한 주부들은 인원이 초과 될 정도로 열의를 보여 즐거운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신 대표: 저희가 통일 신문에 광고를 냈고 저희 새조위 홈페이지에서도 알렸고 유관기관, 즉 관계기관에도 알렸고 훼이스 북에도 광고 했습니다. 그래서 서울 시내 각 처에서 왔어요. 지금 사실은 남한 주부가 초과 됐어요. 저희가 의도한 것보다 더 많아요. 프로그램은 서울시로부터 여성발전기금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한정된 재원은 있는데 인원초과라 어떻게 할까 고민 중입니다.

훼이스 북은 웹에서 친구, 선후배, 동료, 이웃 등과 문자로 얘기를 나누면서 빠른 정보 교환과 연락망을 형성해 주어 요즘 한국에서도 거의 모든 사람이 이용하는 인터넷 매체입니다.

북한 주부들은 남한 주부들을 만남으로서 남한에 대한 가정문제나 교육 문제 등을 통해 사회를 알아 빨리 적응하게 되고 남한주부는 북한 이탈 주민을 만남으로서 굳게 닫힌 북한 얘기를 듣고 바로 알 수 있어 자연스러운 통일 교육이 된다고 신 대표는 전합니다.

신 대표: 남한 주부들이 희망하는 것은 밥상머리 교육이거든요. 밥상머리 통일교육,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는 보통 텔레비전이나 방송매체를 통해서 주부들이 알게 되고 그런데 북한 측 주부들을 직접 만남으로서 북한에 대한 일상사나 정보를 더 자세히 듣게 되죠.

요즘 한국에서는 젊은 층, 젊은 주부들이 통일에 대한 생각이 절실하지 않아 북한 주부와 다방면의 얘기를 나누다 보면 북한에 대해서 잘 모르는 일 또 북한의 현 상황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도 이해해 북한주민이 바로 내 이웃이라는 사실을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게 된다는 데도 의미가 큽니다.

신 대표: 한국의 9시 뉴스에 북한 소식이나 북한 이탈주민에 대해서 나오면 남한 엄마가 아이들이나 남편과 얘기를 하죠. 지금 저 북한 뉴스가 나왔는데 내가 모임에서 북한 이탈 주민을 만나보니 사실 저 내용은 이렇고 북한은 저렇다고 얘기를 하게 되면 가족이 통일에 대해 다시 환기되는 거죠.

이렇게 엄마의 통일 교육을 통해 한 집의 가족을 평균 4명으로 보면 120여 명의 통일 교육이 이루어지는 거고 또 주부들의 사회 참여도가 높아 이런 통일 교육은 이웃과 사회에도 조금씩 스며든다고 신 대표는 지적합니다.

신 대표: 거의 모든 자녀교육이 주부가 중심이 되어서 맡아서 하니까 엄마를 통일교육을 자연스럽게 하는 기회를 주면 가족의 통일 교육이 되고 또 엄마들이 어떤 사회모임장소에 가서 그 얘기를 전달하니까 통일교육으로서는 아주 효과가 큰 거죠,

최근에 가진 첫 모임에서는 이들을 안내하면서 특별히 자리 배치를 안 했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주부들이 약간 서먹서먹해 하면서 남북한 주부가 갈라서 자리에 앉더라는 겁니다.

신 대표: 전부 남한주부는 남한 주부끼리 북한주부는 북한 주부끼리 앉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의도적으로 섞여서 앉게 했는데요, 분홍색과 파란색으로 이름표를 했어요. 그리고 분홍 사람하고 파란 사람을 짝으로 해서 앉으세요. 했더니 그때부터 같이 앉더니 자연스럽게 얘기가 이루어지더라고요

주부들의 공통 화제가 많으니까 금방 얘기가 통하죠. 가정의 자녀, 남편 문제가 주제가 되니 남북한 주부들이 모두가 공감하기 때문에 분위기가 금방 부드러워 지면서 부부싸움 주제가 단연 인기였다고 하네요.

cut: 첫 모임을 가졌는데요, 9개 팀을 만들어서 주제를 주고 북한 주부, 남한 주부가 같은 주제로 발표하라고 했는데 발표자들이 다 북한 출신 주부들이었어요. 어떤 주부가 부부싸움 하는 것을 얘기하자 남한주부들이 모두 눈물을 흘릴 정도로 웃었어요. 통일이라고 해서 무거운 주제가 아니라 북한주부들의 생활이 어떤지 가정 내 가족문제부터 쉽게 다가가니까 효과가 아주 좋았었어요.

이번 모임에 참석했던 북한주부, 가명의 김순임 씨 지난 2006년 남한으로 입국한 주부인데요, 첫 모임에 다녀온 소감을 들어보죠.

김 순임: 기분도 좋고 스트레스도 풀고 그리고 우리가 살아온 경험에 대해서 얘기하니까 마음도 편안하고 이런 모임이 자주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서먹서먹한 감을 별로 느끼지 않았어요. 외국인도 아니고 단일민족이고 문화가 좀 다르다 뿐인데....

첫 모임이었지만 공동화제인 서로 사는 얘기, 가정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남북이 거의 비슷했다는데요, 이런 가정의 문제는 남북뿐만 아니라 지구촌의 공통된 문제점일 수도 있다고 김 순임 씨는 설명합니다.

cut: 한국 주부들은 가정에서 시부모와의 갈등, 자식과의 갈등, 남편과의 갈등문제가 있잖아요? 우리는 우리대로 한국 사람과 사는 사람도 있고 같은 북한 사람과 사는 친구들도 많아요. 그래서 서로서로 가정에서 시부모, 자식과의 갈등문제에 대한 얘기가 오갔거든요. 재미있었어요. 우리의 갈등문제와 남쪽 주부의 갈등문제가 조금 차이가 나는 것도 있어요.

흔히 남북 통일하면 정치나 사상적인 문제로 접근하다 서로의 벽이 아주 높은 현실만 확인하는 데서 그치기도 하는데 남북한 주부들이 만나는 자리에서는 이런 딱딱하고 무거운 얘기는 피하고 있다고. 신 대표는 말합니다.

신 대표: 저희가 이번에 주창하는 것은 따뜻한 통일이 구호거든요 사실 통일이라는 것이 결국 뒤져보면 사람과 사람의 삶입니다. 큰 틀에서 국가의 정책이 되는 거지만 일반 국민으로 보았을 때는 우리가 북한 사람과 남한사람이 같이 섞여서 살까 말까 하는 얘기거든요 그래서 아주 쉽게 우리가 통일 얘기를 풀어가 보자는 의도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 서로 자주 만나 함께하는 프로그램은 아주 다채롭습니다. 이제는 한국에만 2만여 명이 넘는 탈북자들이 이웃으로 어울려 함께 사는 일은 자리가 잡혔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에서는 편견을 가지고 북한 이탈주민을 대하는 것 같아 이를 허물기 위해서도 지속적인 만남이 많아야 한다고 신미녀 대표는 강조합니다.

신 대표: 지금 북한 이탈 주민에 대한 편견이 많은 것이 사실이에요. 그런 편견을 자연스러운 만남으로 우리가 오해는 결국 만남으로 소통이 없기 때문이거든요 만나는 기회를 많이 주는 것이 관건이라고 봅니다.

여성시대 RFA 이원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