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원희의 여성시대입니다.
최근 들어 북한의 장마당 규모가 커지면서 거래 품목이 많이 늘어나자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각 시장의 매대 수가 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북한 당국이 매대 수를 이렇게 늘리게 한 것은 장세라는 명목으로 장사꾼들에게서 돈을 거두어가 매대 수가 늘어난 만큼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군요, 그런데 이뿐만이 아닙니다.
송: 주민들을 빚을 내서 힘겹게 장사할 물건들을 사오는데 .... 몽땅 빼앗기는 사람들도 있어요. 뇌물을 못주거나 주변에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없어 힘이 없는 사람들은 모조리 빼앗기는 경우가 많죠.
북한 안전부에서 근무 했고 장마당에서 장사도 하다 탈 북해 한국에 정착한지 7년 된 가명의 송시연 씨는 권력이 있는 당 간부 같은 사람들과 연줄이 닿아야 그나마 장사를 할 수 있지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빚을 내 장사를 하다 꽃 제비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오늘 여성시대 에서 그 실상을 알아봅니다.
장마당 초기에는 텃밭의 채소를 비롯해 과일 명태 등 농수산물이 전부였죠. 하지만 시장의 물건이 늘어나자 장마당에는 고양이 뿔 말고는 없는 게 없다는 우스개 말이 나왔죠, 그런데 지금은 시장 규모가 계속 커지면서 개구리 배꼽 말고 없는 것이 없다는 말도 나왔더라고요. 북 중 국경 가까운 곳에서는 주민들이 중국 상품을 받아다 장사를 하는데 이에 대한 단속이 아주 심한데요, 여기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송시연 씨는 전합니다.
송: 일반 주민들이 먹고 살기 위해 장사를 하잖아요, 제가 근무 배치 받은 데가 국경이 가까운 지역 이었어요 그래서 중국으로부터 외국 물품을 도강 밀수를 하는 일 들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이 다 없는 돈을 자본금으로 만들어 가지고 밀수품들을 구매해서 도시로 등 짐으로 나른다든가 기차로 나른다든가 혹은 자동차를 세를 내서 운반 하거든요. 그런데 그에 대한 단속을 국가에서 강력하게 하라고 하니까 보안소가 맡아서 단속을 합니다.
보안 소는 북한경찰의 최 일선 단위 조직이죠. 여기 보안 원들은 단속을 하면서 무조건 물건을 다 빼앗아 창고에다 넣어 놓고 물건주인들을 한곳에 모아 어떻게, 어떤 물건을 밀수 해 장사를 하게 되는지 등을 꼬치꼬치 조사하면서 물건을 돌려주지 않을 만한 구실을 찾는다고 하네요.
송: 일단 단속에 걸리면 물품을 다 빼앗는 거예요, 뺏은 물건은 감찰과 창고에 넣고 장사꾼들은 다른 방에 모두 모이게 해서 '너 돈이 어디서 나서 장사를 시작 했느냐' 또 '이 상품으로 폭리를 심하게 취하는 것이 아니냐' 그리고 '외국 물품을 가지고 오지 말라고 했는데 왜 져 나르느냐, 이런 식으로 물건을 빼앗을 구실을 찾는 거죠. 그래서 어떻게 하면 가중 처벌하고 물건을 회수 할 수 있나... 이런 와중에 보안기관이나 보위부나 당 기관의 간부를 아는 사람이 있어 힘 있는 사람은 위에서 그 사람을 놓아 주라, 이렇게 간부들이 서로 연계가 되어서 빼내는 사람들은 괜찮은데 힘이 없는 사람들은 그 물건을 송두리째 다 빼앗기거나 아니면 30% 정도를 빼앗겨 엄청난 손해를 보는 거죠.
국경 지역의 대부분 주민들은 중국을 왔다 갔다 하는 상인들로부터 물건을 받아다 장사를 하는 일은 다반사죠 그래서 단속을 피하면 장사를 할 수 있는 거고 단속에 걸리면 보안 원과 모종의 합의를 거쳐 얼마만큼의 물건을 빼앗기느냐의 따라 생계를 유지 할 수 있다고 송시연 씨는 전합니다.
송: 제가 있던 보안 소에도 감찰 과에서 전문으로 물건을 빼앗아 창고에 넣어 두는데 저의 보안소 마당에 장사하는 사람들이 항상 진을 치고 있는 거예요. 그 물건을 찾으려고 권력이나 힘이 없는 사람들은 돈을 들고 오거나 고양이 담배, 중국에서 들어오는 담배인데 인기가 있거든요 그래서 그 고양이 담배를 가지고와서 보안소 정문에서 하루 종일 감찰과 담당 지도원을 만나려고 엄청 애를 쓰는 거예요. 그러다가 요행히 돈을 전달하거나 담배를 전달하는 경우에는 물건을 30% 주겠다고 하고 나머지 70%만 찾아가는 것을 수도 없이 보았어요.
보안 소에서는 단속이라는 명분으로 장사하는 주민을 괴롭히고 있어 원성이 자자한데요 장마당에서 담배, 술, 약 품 등 거래를 못하는 품목을 단속하여 개인적으로 착복하는가 하면 주민들로부터 각종 물건이나 돈을 빼앗아 책임자들에게 정기적으로 뇌물을 상납하기도 하고요
송: 뇌물을 받았을 경우에는 70%는 본인에게 주고 30%는 보안 소에 주는 거예요. 그러면 보안 소에서 자기네가 행사 비용으로 장사꾼들에게 빼앗은 물건을 팔아서 충당하기도 거죠.
보안 원들은 장마당에서 유통되는 중국, 일본, 한국, 미국 산 물품을 압수한 후 가족이나 친척을 통해 장마당에 다시 내보내는 행태까지 보이고 있다는데요,
송: 물품은 다 생활에 필요한 것이니까 천을 들여오다 빼앗긴 사람은 천을 30%주고 세수 비누 빨래비누를 가지고 오던 사람도 30%떼어 주고 보안 소에서는 이런 물건들을 시장에 내다 팔아서 돈으로 바꾸어 오라고 하면 아줌마들이 장사꾼들에게 소매가격으로 주는 거죠. 그렇게 돈으로 바꾸어서 간부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어요.
보따리 등짐을 지고 와서 장사를 하는 주민들은 거의 중국에서 들여오는 물품이지만 그 중에는 한국 상품이나 일본 상품도 있는데 이 물건들은 잘 팔리는 인기 품목으로 반드시 뇌물이 오가야 장사를 계속 할 수 있다는데요,
송: 거의 중국에서 다 오는 거죠 물품들이, 그리고 일본 중고 옷이나 한국 중고품들도 많이 들어오거든요 중국을 통해서, 그러면 중국 상품보다 일본 상품이나 한국 상품은 중고라도 인기가 아주 높아요. 이런 것을 전문으로 장사하는 사람들은 돈이 있다고 봐야 되죠, 그런 사람들은 간부들을 끼고 장사를 하는 거예요. 단속이 된다거나 안 좋은 일이 생기면 뇌물을 주면서 간부들과 딜을, 그러니까 흥정을 하는 거죠.
결국 뇌물을 주어야만 빼앗긴 물건을 조금이라도 되찾을 수 있는데 뇌물을 주지 못할 경우 장사를 계속할 수 없어 거리로 나앉는 주민들도 많이 보았다는 송 씨의 말입니다.
송: 여기저기서 돈을 빌려서 장사를 시작한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다 빚이 되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 빚더미에 앉아 망하고 그다음에 꽃제비가 되어 거리에 나 앉게 되고 집까지 파는 상황으로 몰려 죽은 사람들도 많고 불이익을 받는 것을 많이 보았거든요.
장마당 사진에 보면 매대 앞의 사람들이 거의 여성들인데요, 남성들은 지금도 직장에 나가야 하기 때문에 자연히 여성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 합니다.
송: 북한은 남자들이 다 직장에 소속이 되어 있어야지 소속이 안 된 사람은 무직자로 해서 처벌을 받아요. 그래서 어느 직장이든 다 이름을 걸어놓고 있어 출근을 해야 합니다. 일거리가 없지만 남자들이 출근 도장만 찍고 나가 있거나 그렇지 않으면 돈을 내고 출근한 것으로 해서 그 기간 동안 일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장마당에는 여자들이 다 일을 하고 남성들을 극히 드문 거죠.
이렇게 여성들이 장사를 하기 위해서는 몸을 사리지 않고 온갖 궂은일을 다 하며 장터로 나가는 생활력을 보면 정말 여성들의 힘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는군요.
송: 여자들이 40-50킬로씩 되는 배낭을 등짐지고 나르고 장사를 다니고, 개방 개혁 지역인 나선에 갈 때는 전기 철도망 깔아 놓아 전기가 통하는 곳에는 여성들이 다 땅을 파고 철조망 밑으로 기어 들어가서 장사할 물건들을 등짐으로 져 나르고 그렇게 살고 있어요.
여전히 여성들이 대부분 장사를 한다는 송시연 씨는 지금 더 광범위 하게 크게 장사를 한다며 물건을 빼앗기고 뇌물을 고이면서도 무슨 수를 쓰든지 장사 길을 택하고 있다고 여성들의 사정을 전합니다.
송: 최근 소식에 의하면 사람들이 사생결단으로 장사를 한다고 들었어요. 그리고 제가 있을 때 보다 없던 것들도 많이 생겼더라고요. 여자들이 배로 두만강을 건너 통나무를 넘겨 보내고 겨울에는 얼음이 어니까 중국에서 북한에 있는 것을 요구하면 밀수품들을 자동차에다 실어서 두만강 얼음위로 건너보내고 또 북한에서 요구한 물건을 실어 넘겨 보내고 그런데 국경경비대 보위 원들을 다 끼고 하지 일반인들이 자기 마음대로 할 수는 없는 거예요.
북한에서 자신이 장사를 했을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지금은 통 크게 장사를 하는 여성들이 점점 늘고 있고 이제는 자본주의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것과 비슷해 통일이 되면 북한 출신의 여사장, 여성 기업인 들이 많이 배출 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송: 들어보니까 놀랍더라고요. 우리는 그때 너무 순진하게 겁먹고 그랬는데, 지금은 다들 통이, 배짱이 생겨서 간부 권력자들을 끼고 하는 장사지만 자본주의 장사가 다 된 것이나 마찬가지거든요. 통일이 되면 북한 사람들도 장사 요령도 생기고 자립심이 많이 생길 것 같아요
북한 전문가들은 장마당이 이렇게 활성화되는 것이 김정은 정권에게는 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여성시대 RFA 이원흽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