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작가들 우장산 아니면 수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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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원희의 여성시대입니다.

탈북 문인들과 한국 문인들이 공동 시낭송회를 열었습니다. 최근 서울대학교 통일평화 연구원 주최, 규장각 강당에서 열린 남녘 북녘 시인들의 별헤는 밤 낭송 회에 여성시대에서 함께하는 김시연 씨도 직접 쓴 시를 낭송 했다고 전합니다.

김: 별 헤는 밤은 통일을 염원하는 남과 북의 시인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서로 낭송 하면서 공감했거든요 한 150여명이 모였어요.

지난 2007년도에 한국으로 들어와 정착 한 김시연 씨는 자신은 작가가 아닌 문학은 아직 어설픈 초기 단계라며 마음속에 잠재 되어있던 것을 풀어 놓을 수 있으니까 힘들고 가슴 아팠던 일들이 떠오를 때 수기나 시를 쓴다고 하네요. 오늘 여성시대에서 얘기 들어봅니다.

음악:

남북 시인들의 별 헤는 밤은 지난해 북한인권선언문 초안을 집필해 발표 했던 시인이며 소설가인 방민호 서울대학교 국문과 교수가 기획을 했는데요, 이날 공동 소설집 '국경을 넘는 그림자' 출간 기념회도 함께 있었다고 전합니다. 김시연 씨는 작품을 출판한 것도 없고 국제펜클럽 탈북망명작가 센터 회원으로 센터에서 시를 쓴 것이 있으면 내라고 해 두 편을 냈더니 한편이 시 낭송회에서 채택 되었다는 군요.

김: 경기문화 재단이랑 경찰서에서 하는 문학작품 공모전에 수기로 몇 번 당선이 되었었어요. 그러다 이 망명 작가 펜 센터에 등록이 되어서 수기 한편 내고 등대지기 출판사에 시 두 편 내고 그렇게 했었어요. 아직은 초기단계에요.

김시연 씨가 지금까지 이렇게나마 문학 작품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북한에서 어린 시절 동시를 쓰고 선생님께 칭찬을 받았던 것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김: 한 12살 그때였는데 동요 가사를 쓰라고 해서 썼는데 선생님이 잘 썼다고 칭찬을 해 주시더라고요 그러시면서 저희 언니가 교사였는데 언니보고 동생이 재능이 있다고 얘기를 하시더래요, 그런데 그 후에 문학 소조 다니다가 말았어요. 그랬는데 마음속으로 이런 작품을 쓰고 싶다는 생각날 때 마다 조금 씩 썼어요. 그리고 제가 살아온 삶이 순탄치 않았잖아요, 그러다 보니 내가 겪어온 일에 대해서 글로남기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쓰다 보니 수기가 작품집에 실린 거죠.

북한에서는 이렇게 문학에 재능이 있고 열망이 있는 학생들에게 수업시간이나 특별 활동을 통해 문학 공부를 할 수 있는 문학 소조라는 것이 운영되고 있다는데요, 그래서 문학 소조에 다니다가 완전히 실망을 해 그만 두었다고 말합니다.

김: 제가 거기에서 취미를 갖지 못하게 된 원인이 글을 쓰면 자기마음에서 우러나는 것을 써야 하는데 항상 마지막에는 김일성 김정일을 찬양하는 방식으로 글이 완성이 되어야 한다고 하니 찬양이 나가지 않는데 자꾸 찬양을 하라고 하니까 싫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문학 소조 다니다 안 나갔는데 사람이 글을 쓰는 것도 자기 마음에서 하고 싶은 말을 써야 하는데 그것이 보장이 안 되니까 재능이 많은 사람들이 묻히는 것 같아요

북한은 문학작품뿐만 아니라 미술 영화 등 모든 문화 부분도 결국엔 체제선전 지도자 찬양이 빠지지 않고 있는데요, 인민들도 식상할 겁니다. 그런데 문학 작품에도 지도자를 찬양 하지 않는다면 결과는 너무 뻔하다는 거죠.

김: 불이익은 물론 그런 작품은 아예 출판이 되지도 않아요. 제 친구가 시를 엄청 잘 쓰는 재능 있는 애가 있었어요. 그래서 내가 너는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더라면 이름난 작가가 되었겠다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그 친구가 다니던 북한에서 제일 큰 특급 기업소 였어요. 거기 공장에 작가들의 모임이 있는데 국가에서 운영하는 작가들의 모임이에요. 그래서 그 친구가 거기 작가들과 많이 얘기도 하고 개별적으로 만나기도 하면서 서로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한데요

그 당시 작가 한분이 개성만세'라는 제목의 소설을 썼는데 모든 인간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자유롭게 표현해야 된다는 의미가 담긴 소실이었다는데요,

김: 그분이 자기는 당을 찬양하는 이런 글이 정말 안 나온다 쓸 수가 없다 나는 내가 쓰고 싶은 것을 썼다 그것이 개성 만세라는 소설을 보여주었는데 내용은 인간은 다 각자 개성이 있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재능이 있는데 인간 세상에서 살려면 그런 것이 자유롭게 표출 되고 그런 재능이 피어 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 북한 상황에서는 그럴 수 없으니까 인간의 개성에 대해서 찬양하는 개성만세라는 것을 썼어요. 그분이 결국은 정치범 수용소로 갔어요.

북한에서 진정한 문학을 알고 작품세계가 어떻다는 아는 작가들은 무조건 당에서 요구하는 틀 에 맞는 작품을 써야 된다는 것에 많은 작가들이 답답해하며 갈증을 느꼈다고 김시연 씨는 전합니다.

김: 북한에 '어머니' 라는 유명한 시가 김철 시인이 쓴 시인데 김철 시인이 작가 동맹에서 계관시인이라는 칭호 까지 받았는데 그 분도 그 시를 쓸 때는 당을 찬양해서 어머니라고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쓴 시 였어요. 정말 유명한 시 였어요 그런데 처음에 그 시를 발표할 때 진정한 어머니에 대한 시였는데 북한 당국이 사상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이 사람을 탄광에 혁명화로 내려 보냈어요.

광산에서 노동을 하며 계속 시 작품 활동을 했던 김철 시인은 평양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시들이 인정받아 다시 조선 노동당에 복당 하면서 작가동맹 시인으로 회복이 되고 복당하면서 쓴 시가 어머니였던 겁니다.

김: 혁명화로 내려갔는데 거기서 이 사람이 생각한 것이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정권에 아부를 해야 만이 내가 가족을 지키고 나도 목숨을 부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어머니라는 시에서 당이 어머니라는 식으로 작품을 개작한 거죠 그런데 그 시가 개작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어머니를 사랑하고 찬양하는 마음이 너무 적나라하게 들어있어 거기에 당을 부치니까 김정일은 완전히 당을 어머니처럼 생각 하고 찬양하는 그런 모습으로 인민들에게 전파되면 엄청난 파급력을 가지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김정일이 이 사람을 작가동맹의 일인자로 내세우고 작가 칭호도 주었어요.

내 이제는 다 자란 아이들을 거느리고 어느덧 귀밑머리 희어 졌건만 지금도 아이 적 목소리로 때 없이 찾는 어머니, 어머니가 내게 있어라 기쁠 때도 어머니 슬플 때도 어머니 한기어도 꾸짖어도 달려가 안기는 어머니....

이렇게 순수하게 문학 작픔을 쓰는 작가들에게도 사상, 독재자 찬양이라는 굴레를 씌워서 3대에 걸친 세습으로 작품을 쓰게 하니 이제 북한에서는 사람을 감동시키고 순수한 작품 세계에 빠져드는 창작품은 전혀 기대 할 수가 없다고 안타까워합니다. 북한은 작가들을 특히 많이 배려해주고 가장 좋은 환경에서 좋은 작품이 나온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데요,

김: 왜냐하면 자기 정권을 찬양하는 기수들로 내세워야 하니까 이 사람들에 대한 대우를 엄청나게 해 줘요. 우장 산이라는 곳이 작가들이 글을 쓰는 휴양소 같은 데인데 그렇게 아름답고 멋있게 해 놓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하는군요. 작가들이 몇 달, 1년씩 묵으면서 김일성 김정일을 찬양하는 소설, 글들을 여기에서 만드는 거예요. 그러니까 작가 마다 가지고 있는 특별하고 각각 다른 재능을 다 거기에 쏟아 붓는 거예요. 왜냐 하면 이 사람들이 이런 작업을 하지 않으면 정치범 수용소로 가거나 그 정권이 처벌을 받으니까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에 거기에 복종하는 글을 쓰고 있거든요. 우장산에서....

거기 갔던 사람들이 얘기를 하는데 너무 경치가 아름답고 글이 저절로 나올만한 풍경이었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김: 북한 정권은 재능 있는 사람들을 오직 자기 정권을 위한 하수인들을 길러 내는 거죠.

아무리 경치가 아름답고 글이 저절로 쓰여 질만한 좋은 곳이라도 어떤 억압과 강제로 찬양하는 글을 쓰게 한다면 결국 문학작품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 작가들에게 이토록 시설이 잘되어 있는 우장산이 아닌 자유를 주고 마음대로 글을 쓰게 한다면 억지의 찬양 글과 어떻게 다른지 알 수 있을 텐데요, 김시연 씨는 앞으로 어떤 작품을 쓰고 싶은지...

김: 저는 우리 북한에서 온 사람들이 아프게 생각하는 그런 부분들이 제 머리 속에 떠오를 때면 가끔씩 써서 저의 마음을 표현 하고 싶어요, 정말 자유롭게....

북한에서 활동을 했던 탈북 망명 작가들도 자유세계에서의 작품 활동에 대한 고뇌, 기쁨 등을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김: 탈북 작가 분들 중에 내가 쓴 글이 자유스럽고 한국적으로 보이는데 자기들은 북한에서 작가 수업을 하고 활동도 했기 때문에 여기서 한국 작가들이 쓰는 그런 것처럼 쓰게 안 되더라고 하면서 확실히 북한에서 배웠던 그 굴레를 벗어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얘기를 해요

김시연 씨가 시 낭송 회에서 발표한 작품은 '눈' 이었다는데요,

김: 바깥 저쪽에서 누군가 훔쳐본다, 너는 주눅 들어 기가 죽는다. 한 바퀴 굴리는 두려운 눈에 흰자위가 번뜩인다. 꼭 어름 판에 자빠진 황소의 눈 같다 어디선가 많이 본 눈이다. 어미를, 오라비를, 누이를 잃은 눈이다 버림을, 모멸을, 학대를 당한 눈이다. 그런 눈들이 하나 둘 모여 미지의 도시 속에서 동거를 한다.
북한 사람들이 여기에 오면 진짜 미지의 도시거든요, 그러니까 항상 주눅들어있고 눈치를 보게 되고 누가 자기를 바라보는 눈길도 두렵고 그런 느낌을 처음에 받았거든요...저도

김시연 씨는 이제는 주눅 든 것에서 벗어났다며 홀가분해 합니다.

김: 처음에는 밤마다 많은 꿈을 꾸었어요. 북한에 가있고 쫒기는 꿈, 불안한 꿈들을 꾸었는데 지금은 이런 것들이 많이 사라지고 많이 안정을 찾았고 또 그런 아픔에서 벗어났어요.

음악:

여성시대 RFA 자유아시아 방송 이원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