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폭력 추방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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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원희의 여성시대입니다.

지난달 11월25일은 유엔에 정한 세계 여성 폭력추방의 날이었는데요, 이날부터 12월 10일 세계인권의 날까지 이어진 14일 간을 여성 폭력 추방 주간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사실 세계 여성폭력 추방의 날은 1981년에 제정된 뒤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세계의 많은 여성들이 폭력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최근 세계 보건기구, WHO 는 세계 여성 3명 가운데 1명이 가정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해 충격을 주었는데요, 이뿐만 아니라 UNDP, 유엔개발계획 보고서는 6억300만의 여성들이 가정 폭력을 범죄로 생각하지 않는 나라에 살고 있다고 발표 했습니다. 정말 놀라운 일이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1월25일 이번 세계여성폭력 추방의 날 기념사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은 개인뿐만이 아니라 보편적인 인간성에 더 할 수 없는 상처를 준다고 강조 했습니다.

cut: Violence against women and girls directly affect individuals while harming our common humanity.

반 총장은 이어 여성 3명중 1명이 당한다는 이런 폭력을 하루 속히 끝낼 것을 지구촌의 우리 모두 한 목소리로 촉구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여성 폭력에 관한 법 개정과 의식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지도자들과 희생자들을 지원하는 일에 앞장서는 영웅들에게 찬사를 보냈습니다.

cut: One such hero, Dr. Denis Mukwege the founder of the Panzi hospital in the Democratic Republic of the Congo where women go after experiencing terrible atrocities

그중 콩고의 펜지 병원 설립자인 Dr. 데네스 무크웨게를 소개 했습니다 끔찍한 폭력을 당한 많은 여성들이 이 펜지 병원 가서 치료와 도움을 받는다고 하네요.

반 총장은 여성폭력을 추방 주간을 맞아 유엔은 다시는 여성들이 이런 폭력으로 고통을 받지 않도록 세계 여성폭력 근절의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졌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폭력을 당한 많은 여성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요, 오늘 여성 시대에서 아프가니스탄의 20대 후반의 한 여성이 당한 끔찍한 폭력 실태를 전해드립니다.

아프가니스탄은 중앙아시아와 중동, 남아시아 사이에 있는 내륙국이죠. 주요 도시는 수도인 카불과 칸다하르입니다. 이 지역을 제외한 곳은 높은 산지 등으로 아주 외부와 단절된 외진 곳이 아니면 보통 치안이 좋지 않은데요, 오랜 내전과 전쟁으로 수도 없이 피를 흘렸고 장기간에 걸친 전쟁과 외세 침략으로 많은 사람들이 집을 잃고 이란이나 파키스탄 등 이웃 인접 국가들을 떠도는 난민들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또 탈레반과 외국군, 여러 지역 무장군 간의 전투와 유혈 충돌도 계속되고 있는데요, 더구나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남편을 잃은 여성이나 소녀 가장들은 집안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일이 아니면 외부 사회활동이 금지되어 생활고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아크타라 라는 이름의 여인은 여섯 살 난 어린 딸과 함께 남서부 카불에 있는 다룰라만 궁전 근처 도로 따라 오가며 돈을 구걸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자살 폭탄테러가 자주 일어나는 곳인데요, 얼굴은 드러낼 수가 없어 부르카로 항상 가리고 다닙니다. 이 여인의 비극은 결혼을 요구하는 남성의 청을 거절하자 독성이 강한 황산 테러를 당해 그 후로부터 4자녀를 부양할 수 있는 어떤 일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어둑어둑 해지면 거리에서의 구걸을 마치고 어린 딸과 함께 사방에 물이 고여 있는 좁은 흙 길을 따라 난방도 안 되는 단 칸 방인 집으로 돌아옵니다. 아크타라는 집에 와서야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이 얼굴을 가리는 의상, 부르카를 들어 올립니다. 이때 드러난 얼굴의 흉터가 정말 끔찍한데요, 얼굴에 뿌려진 황산으로 오른편 눈은 형체도 없이 덴 자국 흉터로 덮여 있고 그 아래 부분 얼굴도 온통 흉터투성이라 집에서도 부상당한 얼굴을 가리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얼굴 뿐 만아니라 한쪽 팔도 굵은 흉터 자국이 너무 선명합니다.

아크타라는 자신이 왜 이런 끔찍한 일을 당하게 되었는지 얘기하는데요, 그는 소녀티도 벗기 전 10살 때 부유하고 나이 많은 남성과 결혼을 했지만 이 남편의 조카인 아마눌라가 이 여인의 남편을 질투해 살해했다는 겁니다.

아크타라: 남펀이 살해된 날 밤 나는 너무 큰 충격과 슬픔으로 아무 말도 할 수 없이 울기만 했습니다. 남편을 살해한 아마눌라는 내게로 와서 죽을 때 까지 결혼을 하지 말고 살던지 아니면 자기와 결혼 하던지 두 가지 선택 중 하나를 결정할 것을 요구 했습니다. 그는 자신과 결혼하면 돈도 주고 돌보아 줄 것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이 여인은 남편 살해범과는 결코 결혼을 할 수 없다며 아마눌라의 제의를 거절했죠. 그러자 아마눌라는 인접국인 파키스탄으로 도망갔습니다. 그리고는 3년 전에 그는 다시 카불로 돌아왔다는데요,

아크타라: 남편이 죽은 지 3년 뒤 어느 날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나는 누구냐고 물었더니 아마눌라라고 대답하더라고요. 나는 마음속으로 그가 3년 전에 저질렀던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고 잘못을 사과하러 왔다고 생각하고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곧바로 나의 얼굴에 황산을 뿌렸습니다. 얼굴이 온통 불에 타는 듯한 고통과 함께 그 자리에서 기절하고 말았습니다.

이제 겨우 20대 후반의 아크타라 이 여인은 12살, 10살, 8살, 6살의 고만고만한 굶주림의 자녀들 에게 겨우 차와 얇은 빵 조각으로 배고픔을 달래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이 가족은 늘 이런 빵 조각으로 배고픔의 고통을 견딘다는군요.

아크타라 : 우리는 야채를 언제 먹어 보았는지 기억도 없습니다. 사람들이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전통 축제 때도 아이들은 왜 우리는 맛있는 음식을 먹지 않느냐고 합니다. 이웃에서 만드는 고기음식 냄새를 맡으며 아이들은 언제 고기 음식을 먹느냐고 하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어요.

아크타라의 12살 난 큰 아들, 압둘라는 가족의 생계를 돕기 위해 땔감 장작을 쪼갭니다. 아침 6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이 일을 하고 손수레에 무거운 장작을 가득 실어 도시 주변으로 운반합니다. 이런 고된 일을 하고도 하루 5달러 정도를 벌어 집 임대료를 내고 있지만 그는 이런 어려움 속에서 다른 생활을 꿈꾸고 있는데요,

압둘라: 나는 학교 가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나도 그 아이 들처럼 학교에 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나도 그들 가운데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생활을 그만 둘 수가 없어요.

엄마인 아크타라가 가장 바라는 것은 아이들이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해 그들의 미래가 지금 보다는 훨씬 나아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황산테러로 찌그러져 붙은 한쪽 눈과 얼굴, 그리고 끔찍한 흉터가 난 팔를 병원에서 수술을 받아 보는 것이 소원입니다. 아울러 지금까지도 자신을 비참하게 만든 마음 상처도 치유 받을 수 있기를 꼭 바란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경제적인 상황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도 한 가지 희망은 정부에서나 혹은 불쌍한 사람들을 돕는 독지가가 시술을 받을 있도록 병원비를 마련해 주는 것이라는데요, 하지만 아크타라의 현실은 오늘도 한쪽 눈은 여전히 보이지 않고 온통 화상흉터로 가득한 얼굴을 가린 채 하루의 굶주림을 면하기 위해 어둡고 고통스러운 길을 따라 걷고 있습니다. 아직도 20대 후반의 이 젊은 여성이.....

음악: 유엔의 세계 여성에 대한 폭력 추방 주간을 맞아 아프가니스탄의 한 여성이 당한 끔찍한 폭력 실태를 전해드렸습니다.

여성시대 RFA 이원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