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일터] 직업 선택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맞춤형 마포 여성취업박람회에서 한 구직 여성이 구인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서울 마포구청에서 열린 맞춤형 마포 여성취업박람회에서 한 구직 여성이 구인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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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행복의 일터에 이규상입니다.

행복의 일터는 남한에 정착하는 탈북자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에 하나인 취업 문제를 함께 생각하고 얘기 나누는 시간입니다.

남한에 입국한 탈북자의 수가 이제는 2만3천명을 육박하고 있지만 탈북자들의 취업문제는 여전히 큰 문젯거리로 남아 있습니다.

직업은 정착과정에서 경제적 독립과 자아 발전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남한의 직업문화에 대한 인식부족과 직업에 필요한 역량부족으로 많은 탈북자들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행복의 일터. 오늘은 탈북자들의 직업 선택에 대해 얘기해봅니다.



통일부 산하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 최근 발표한 '2011년 북한이탈주민 생활실태 조사'에 따르면 탈북자들의 실업률, 즉 실업자의 수는 약 12%로 남한사람들 보다 3배 이상 실업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을 하고 있는 탈북자 중에서도 상용직을 가지고 있는 탈북자는 45%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일용직이나 임시직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탈북자의 실업률이 지난 몇 년 동안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남한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노력에 비하면 이정도의 개선은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탈북자들은 남한정부의 지원으로 자기가 선호하는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지만 자신의 적성이나 능력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진로를 결정하고 직업훈련을 받기 때문에 직장을 구하더라도 일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직업을 선택하는데 있어 고려해야 할 점들이 많습니다.

직업의 장래성이나 개인의 적성, 직장의 안정성과 경제적 보상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렇지만 많은 탈북자들은 직업에 대한 적성이나 장래성 보다는 경제적 보상에 더 주안점을 두고 있어 장기적으로 직장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사실 자신이 어떤 분야에 소질이 있고 또 어떤 직업이 적합할지 혼자 판단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남한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남한에서는 이렇게 자신의 진로나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직업적성검사'라는 것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직업적성검사'는 개인이 특정 직업에 알 맞는 지식이나 기술, 성격 등을 지니고 있는가를 조사하는 검사인데요. 신체검사와 일반 지능검사, 그리고 성격 검사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남한에서는 이러한 직업적성검사가 널리 실시되고 있으며, 이르면 초, 중, 고등학교 때부터 이러한 검사를 합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탈북자들은 이러한 직업적성검사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국고용정보원 직업연구센터의 김동규 연구원은 말합니다.

<설문조사를 할 때 기존의 한국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탈북자들에게는 안 맞는 면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전혀 다른 것은 아니고 직업을 수행 할 때 필요한 지식과 업무능력이 있기 때문에 그것은 탈북자들에게도 적용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모를 따라 남한에 입국한 탈북자 학생들, 즉 탈북 1.5세대에 대한 직업적성검사는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고 자유터학교에서 학생들의 진로를 상담하고 있는 김경희 간사는 말합니다.

<직업적성검사를 하기는 하는데 탈북청소년의 수가 많지 않다 보니 학생들을 진단할 수 있는 진단지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우리 친구들을 위한 진단지가 아주 최근에 만들어 졌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활성화 되지는 않았다.>

직업적성검사는 기관과 목적에 따라 여러 종류의 검사가 있지만 대부분 업무수행에 필요한 능력과 지식 그리고 환경 흥미에 관한 개인의 자료를 수집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한 예로 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실시하고 있는 직업적성검사 내용을 보면 약 40여개의 질문을 하고 있는데요.

글쓰기와 읽고 이해하기, 말하기, 수리력, 추리력, 청력, 시력 등 아주 구체적인 질문을 통해 개인의 업무수행능력을 평가합니다.

직업적성검사는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개인의 적성을 측정하고 직업 활동이나 작업을 수행함에 있어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직업적성검사가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직업의 선택은 이러한 적성검사결과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개인의 의지나 환경 그리고 사회적 조건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앞서 김동규 연구원이 말했듯이 이러한 직업적성검사는 남한사람들을 기준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탈북자들이 얼마나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직업적성검사보다는 주변사람들의 소개나 지원 단체의 추천으로 직업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당장은 경제적인 목적으로 직업을 구하지만 보다 먼 미래를 바라보면서 다른 직업을 항상 염두에 두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처음에는 단순직업. 예를 들어 식당과 같은 곳에서 종사를 하지만 기능직 분야에서 수요가 부족한 편이다... 제조 기능직 쪽으로 기술을 익혀서 접근을 한다면 탈북자들에게 일단은 괜찮은 분야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북한에서 전문직에 종사하던 탈북자들도 남한으로 건너와서 당장 그 능력과 기술을 인정받지 못하지만, 재교육을 통해 자신의 전문분야를 살릴 수 있는 기회도 있다고 김동규 연구원은 말합니다.

<탈북자들이 북한사회에서 기술이나 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도 한국사회에 오면 기술의 수준이나 체제가 다르기 때문에 인정을 못 받는 것이 사실이지만,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자격체계를 준비 중이다. 북한사회에서 배운 기술과 지식을 추가 교육을 통해 한국 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하지만 남한에는 북한보다 훨씬 더 다양한 직종과 직업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전문 분야 이외에도 다른 직업에 도전해 보는 것도 탈북자들이 고려해 볼 수 있다고 김 연구원은 말합니다.

<경력에 따라서 한국사회에서 이어가면 좋겠지만 기술체계나 기술수준 때문에 한국사회에서 적응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기본적으로 북한 사회에서 익혔던 지식과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좋겠지만 그것에 너무 집착을 하면 한국사회에서 직업을 새로 얻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나이에 따라 많이 다르겠지만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사람들은 일자리를 빨리 찾을 수 있는 기능직 쪽으로 접근하면 좋을 것 같고 젊은 사람들의 경우는 시간이 많이 있기 때문에 본인의 적성이나 흥미를 기준으로 생각해서 천천히 접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행복의 일터 오늘은 탈북자들의 직업 선택에 대해 얘기해 봤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이규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