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 어제와 오늘] 남북한의 가정 생활

0:00 / 0:00

여러분 안녕하세요? 매주 한차례 남한과 북한의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비교, 검토해보는 '남과 북, 어제와 오늘' 시간입니다. 탈북 여성 지식인 김현아 선생과 함께 진행합니다.

오중석: 김 선생님 안녕하세요?

김현아: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남한에서는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등 가족관계를 중요시 하는 기념일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남한과 북한의 가정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북한에도 가정의 달이 있습니까?

김현아: 아니요. 저는 여기 와서 '가정의 달'이라는 것을 처음 들었습니다. 가정과 관련된 기념일이 이렇게 많다는 것도 놀라웠어요. 이런 날을 명절로 정하고 하루하루를 착실하고 충실하게 보내더라고요. 북한도 물론 어린이 날이 있어요. 6.1절에는 유치원 애들이 모여서 행사를 하고 6.6절에는 학교 소년단원이 모여서 행사나 운동회를 합니다. 하지만 어린이날을 남한처럼 가정적인 분위기에서 즐기지는 않습니다. 남한은 어린이날에 부모들이 애들 손을 잡고 각종 놀이터에 가서 같이 놀고, 자연 체험을 하고, 아이들을 위해 하루를 착실하게 다 바치더라고요. 남한 어린이들이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또 새삼스레 해봤습니다.

오중석: 이날 하루, 어린이가 없는 가정은 남의 어린이, 예를 들어 무의탁 어린이를 위한 시설에 가서 즐겁게 해주고 선물도 주고요. 어린이가 있는 가정의 아빠 엄마는 아이들에게 선물도 주고 맛있는 것도 사줘야 하고, 아주 힘들죠. 대한민국은 어린이들한테는 아주 좋은 나라입니다.

김현아: 또 8일은 어버이날인데 아주 착실하게 보내더라고요. 얼마 전 퇴근하는데 이쁘게 단장한 화분을 많이 팔더라고요. 저게 뭘까 생각했는데 그 다음날이 어버이 날이더라고요. 남한에서는 어버이날에 부모들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고 꽃바구니를 드리는게 하나의 풍습입니다.

오중석: 어버이날에 부모님께 드리는 꽃이 카네이션입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셨으면 하얀 카네이션을 자기 가슴에 달고, 부모님이 살아 계시면 빨간색 카네이션을 선물합니다. 또 선물도 드리고, 모시고 나가 맛있는거 대접해야 하고요.

김현아: 그와 관련해서 부모님들이 어떤 선물이 가장 좋아하는지 신문사에서 조사했는데요. 자식들은 건강 식품을 주겠다고 하는데, 부모님들은 오히려 현금이 더 낫다고 했어요. 제가 그걸 보고 한참 웃었습니다.

오중석: 자식들 입장에서는 부모님이 오래 사시길 바라는거고, 부모님들은 다 필요없고 용돈이 필요하다는거죠.

김현아: 용돈도 꽤 많이 준다고 합니다. 저는 보통 한 10만원 정도라고 생각했는데요. 그런데 조사한 내용을 보니 보통 20만원 정도 드린다고 하네요.

오중석: 물론 평소에 자기 형편에 맞게 드리겠지만, 그날 하루만큼은 아주 듬뿍 드리죠.

김현아: 저는 아들 둘이 있는데, 꽃도 안 주는거예요. 그래서 한참 욕을 했더니, 아들이 '어머니 우리 북한식으로 합시다' 이러더라고요.

오중석: 그렇죠. 다 남한식으로 할 필요는 없죠.

김현아: 우리 북한 사람들은 아직 습관이 안되어 있어요. 우리 애들은 아직 공부 중이라 돈을 안벌고요. 또 5월 15일은 '스승의 날'입니다. 제가 늦깍이 대학생이라서 같이 많이 쇠봤는데요. 학생들이 다같이 모여서 스승님 초청해서 스승의 날 노래도 부르고, 꽃도 달아드리고, 음식도 대접하고, 부담없는 간단한 선물도 합니다. 나름대로 아주 의의 있게 보냅니다.

오중석: 스승의 날 제자들에게 그런 대접을 못받는다면 좀 서글픈 일이죠. 그런데 안 하는 제자가 거의 없습니다.

김현아: 북한에서도 스승을 다 존경하는데요. 한때는 스승을 찾아다니지 말라고 위에서 지시가 내려왔어요. 그런데 그 다음에 김정일 위원장이 스승을 찾아가 인사하는 게 도리라고 한 적도 있습니다. 북한에는 정치적 명절 밖에 없으니까 일반적인 명절을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잘 모르고, 남한처럼 재미있는 행사가 없어요. 남한보다 의의 없이 쇠는거죠.

오중석: 여러가지 사회적으로 물론 어려운 점이 있겠죠. 또 한편으로 남한도 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초반까지는 이런 기념일을 꼬박꼬박 챙기지 못했습니다. 그때만해도 한참 먹고 살기 힘들때니까요. 다 경제력이 뒷받침 되어야 기념일도 챙기는 것 아니겠습니까?

김현아: 북한에서는 부모님 생일에 남한처럼 용돈 드리는 건 아니고, 생일상 잘 차려서 부모님 대접하는게 위주입니다. 사실 그것도 자식들이 크게 마음 먹지 않으면 힘들어요. 그러니까 부모님들이 자식이 차려준 정성을 고마워 하는거고, 그걸 통해서 자식과 부모 간의 관계가 좀 돈독해지는거죠. 명절이 많아도 북한은 부담이예요.

오중석: 사실 북한에 어버이날이 없다고해서 안 섬기는 것은 아니겠고요. 부모님 생일에 조촐하나마 생일상을 성의껏 차려서 대접하는게 다 효도 아니겠습니까?

김현아: 그리고 남한은 5월에 '성년의 날'이라고 있습니다.

오중석: 성년의 날은 유교사상에서 시작된 건데, 남녀 불문하고 20세가 되면 성인이 되었다고 성인식을 요란하게 치뤘습니다. 또 유교에서는 관례라고도 합니다. 인간의 생애 중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를 '관혼상제'라고 하는데, 그중 첫번째 '관'이 바로 성인식입니다. 한국이 경제가 발전하고 먹고살게 되니 우리 전통을 되살리고자 하는데, 그중에 요즘 활발하게 진행하는 행사가 바로 성년의 날입니다. 올해 20세가 되는 성인들을 모아서 이날 기념일을 하자고 성년의 날을 만들었습니다.

김현아: 이날엔 개인 가정에서보다 오히려 국가적인 행사로 많이 치르는 것 같아요.

오중석: 그렇습니다. 주로 지역이나 구에서 그해 성인이 된 젊은이들이 모여서 기념을 합니다.

김현아: 언젠가 보도를 보니 단체에서 우수한 사람들한테 상을 많이 주더라고요.

오중석: 네. 또 이날은 한국 유교의 본산인 성균관에서 관례, 성인식을 아주 성대하게 거행합니다.

김현아: 제가 본적이 없어요. 금년에는 관심을 가지고 봐야겠네요.

오중석: 누구든 볼수 있으니 한번 가서 보시죠.

김현아: 제가 남한에 와서 느끼는건 남한이 점점 핵가족화 되지만, 그 가족간의 관계를 참 중시하고 돈독히 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사람들이 가치를 둘 때 국가, 사회 이런 큰 개념보다 가족, 가정에 충실하자는 게 흐름입니다.

오중석: 사실 오래전부터 우리 한민족은 가정을 중심으로 나라와 국가를 경영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족을 중심으로 서로 화목하게 지내면서 나라에 충실하고 학문을 하는 것이 멋있는 생애라고 여겼습니다. 이렇게 가정의 달이라고 정하고 각종 기념일을 진행하는 걸 보면 다시 가정 중심으로 돌아가자는 움직임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요즘 보도를 보면 북한은 경제적으로 어렵다보니 가족이 모여살지 못하고 흩어지는 가정 해체가 많이 일어난다고 하던데요.

김현아: 북한도 원래 가정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가정을 잘 꾸리는게 물론 남한과는 좀 다른 개념이지만요. '가정은 사회의 세포다' 즉 가정도 혁명을 하는 한 개의 세포로서 잘 꾸려야 한다는 거죠. 이전에 북한에서 경제가 잘 굴러 갈때는 가정이 어느 정도 유지됐지만, 90년대 북한이 고난의 행군을 시작하면서 경제가 어렵다보니 가정을 유지하기가 참 어려운거예요. 먹을 게 없으니 온 가족이 흩어져서 자기 각자 벌어먹고, 또 부모 중 한 쪽이 사망하게 되면 그 가정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요.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최근 북한의 가족 해체가 참 심각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가족이 화목하자면, 집에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부모와 자식이 서로를 생각하고 아낄 텐데요. 워낙 어렵다보니 부모, 자식 간에 서로 외면하게 되는 현상이 나날이 심해집니다. 북한의 가족 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오중석: 오늘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서 우리 민족이 중시해 온 가정의 의미의 다시 한번 새겨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도 대담에 김현아 선생이었습니다. 김 선생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현아: 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진행에 오중석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저희는 다음 주 다시찾아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