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 어제와 오늘] 북한교육=개인우상화, 사상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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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과 북, 어제와 오늘> 시간입니다. 저는 이 시간 진행을 맡고 있는 오중석입니다.

오늘은 북한의 학교교육에 대해 말씀 드릴 순서인데요, 이번에도 탈북 여성 지식인 김현아 선생을 모시고 말씀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김 선생님 이렇게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김현아

: 네 감사합니다.

오중석

: 미래를 짊어질 어린이와 청소년 교육문제는 남북한을 가릴 것 없이 우리의 최대 관심사이자 민족의 명운이 달린 문제인데요, 먼저 북한의 교육제도는 남한과 많이 다른 걸로 알고 있습니다. 북한의 교육제도는 어떻게 다른지요.


김현아

: 북한은 11년제 무료, 의무교육입니다. 그래서 유치원 1년, 초등학교 4년 고등학교 모두 합해서 11년입니다. 남한의 교육제는 북한보다 1년 더 깁니다. 초등학교 6년이고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그래서 북한에서는 11년제 의무 교육을 무료로 실시한다는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북한 주민들은 일반적으로 자본주의 나라, 특히 남한 같은 데서는 무료 교육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학비 때문에 부모들의 걱정이 클 것이다 생각할 겁니다. 그렇지만 남쪽에 와보니 무료 교육을 하더군요.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무료 교육이고요, 고등학교의 경우 한 달에 10 만원 정도의 학비인데 못 사는 사람은 부담이겠지만 웬만한 사람들은 다닐 수 있을 것이고..

오중석

: 그것도 어려운 사람은 면제해 줍니다. 고등학교도 무료 교육쪽으로 많이 가고 있죠.

김현아

: 특히 대학 진학률이 높아서 깜작 놀랐어요. 85% 대학에 간다고 하더라고요. 북한은 15%라고도 하고 30% 라고 하고, 그 정도거든요. 그리고 무료 교육이라고 하지만 최근에는 거의 무료 교육이라고 할 수 없어요. 국가의 재정이 어려워지면서 국가에서 돈을 못 대주니까 거의 다 학생들로부터 돈을 걷어서, 학부형들이 내서 학교가 운영되는 상황이어서 무료 교육이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 나라가 어려워서 무상 교육인데 학생들에게 돈을 받는다는 말인가요? ) 아니 돈을 받지는 않습니다.

학부형들은 차라리 공식적으로 학비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는데 북한은 무료 교육으로 신청을 해 놓은 상태여서 돈을 받을 수는 없고 그렇다고 해서 돈을 대줄 수는 없고 한 상황입니다. 단, 교원들 월급은 나라에서 나오지만 교원들만 가지고 학교가 운영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이러저러 하게 많은 이름의 잡비를 받아 학교가 유지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북한은 교육 체제가 일원화되어 있는데 남한 교육은 다원화돼 있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북한 사람들이 와서 참 이해하기가 힘들었어요. 공교육은 뭐고 사립학교란 뭔가? 좀 있으니 공교육이 있고 사교육이라는 것도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또 궁금했던 것은 강의안(교재)은 누가 쓸까? 북한은 철저하게 위에서 내려 보내는 데 남쪽은 어떤가? 북한은 유일적으로 찍어서 내려 보내고 교안도 조정하는데 남쪽은 교원이 가진 자율 범위가 넓더군요. 그리고 사립학교도 많고 특수학교도 거의 모두 사립학교고요.

오중석

: 예, 남한의 교육제도와는 많이 다르군요. 그런데 북한에서는 모든 학교에서 사상교육을 심하게 한다고 들었습니다.

김현아

: 예, 북한의 교육이 남한의 교육과 구별되는 부분이 바로 이 사상 교육입니다. 당과 수령에 대한 충실성을 고양하자는 것이 바로 이 사상교육의 기본인데, 총제적인 교과 중 30%가 사상교육이에요. 그런데 남한에서는 사상 교육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대신, 인문 교육이라는 것이 있더군요. 근데 북한의 사상 교육은 ‘수령이 위대하다.’, ‘김정일 혁명역사’, ‘김일성 혁명 역사’ 이런 것이 많은데, 여기는 인간이 사회인으로 가져야할 품성과 의식을 폭넓게 배워주고 있더군요. 북한은 너무나 하나로 획일화된 것을 배워주고 그리고 혁명역사가 많이 틀리지 않습니까? 그것도 바른 것을 배워주면 좋겠는데 다 틀린 것은 배워줍니다. 제가 여기 와서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오직 충성심만 배워 주다보니 사람들이 오히려 사람들이 학교 교육을 통해 폭넓고 깊이 있는 관점과 다양한 사고 관점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획일화되고 단순해 지지 않나?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 다음, 북한에는 교육에서 외국의 것을 철저히 배제합니다. 오직 북한 것만 배워주고 사람들이 그러니 세상 돌아가는 것을 모릅니다. 어린아이들은 해면처럼 모든 것을 그대로 빨아들이는 데, 이런 교육은 얘들에게 나쁜 영향, 사람의 사고를 기형화하는 나쁜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오중석

: 북한의 교육 수준은 어떻습니까?

김현아

: 저는 그것도 궁금했습니다. 사상 교육 내용은 오히려 (북한이) 떨어져요. 철학적 내용과 심오성 면에서요. 그 다음에 일반적인 수학, 물리 같은 이과 계통을 대비해 봤는데 교과서 수준은 같습니다. 그래서 학교를 다니면서 교과서를 충실히 공부하면 떨어지지는 않을 텐데, 유일하게 영어는 수준이 많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여기 남쪽에 온 탈북자들이 참 고생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교과서 수준과 실제 학생들의 수준은 많이 차이가 납니다. 그래서 일고중학교 얘들은 다 따라가지만 이 학교가 시군에 겨우 하나거든요?

또 아이들이 공부를 안 하는 이유가 여기는 공부만 잘 하면 되잖아요? 그래서 너무나 편향되게 공부에만 집념하는 문제가 있는데, 북한은 실력에 따라 장래가 결정되는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얘들이 공부에 큰 이해관계를 가지지 않아요. 그러니까 실제 수준은 교과서보다 떨어집니다. 물론, 남한이라고 해서 그 교과서를 모든 학생들이 다 이해하는 것은 아니지요. 그러나 전반적으로 볼 때 북한이 교육 수준이 많이 떨어진다고 제가 객관적으로 평가하게 됩니다.

오중석

: 실력에 의해 결정이 안 되면 뭐가 중요한가요?

김현아

: 성분, 부모의 지위, 최근에는 돈을 가졌나... 어느 사회나 이런 것들이 조금씩 영향이 있겠지만 북한에서는 그 비중이 너무나 큽니다. 남쪽에는 눈 딱 감고 죽어라 공부해서 일등만 하면 그 사람은 사회에서 성공할 수도 있잖아요, 그렇지만 북한에는 내가 눈을 딱 감고 죽어라 공부해서 도 일등을 해도 성분이 나쁘면 제한을 받습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내가 해야 뭐? 갈길 뻔한데..., 이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많죠.


오중석

: 과거 고난의 행군 때처럼 식량난이 심각해지면 많은 학생들이 학교공부보다는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들로 산으로 헤맨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기근이 심할 때는 어떤 학교에서는 전체 학생의 절반이상이 아예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는 얘기도 있던데요.

김현아

: 실제로 그랬습니다. 지역에 따라 많이 달랐습니다. 도시는 좀 괜찮지만 시골이나 노동자 구역은 거의 학교에 가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많이 나아진 상황입니다. 고난의 행군 시기에 학생들이 학교를 회피해서 북한의 교육 수준은 한 단계 급락했습니다. 저도 놀란 것이 탈북자들이 들어오잖아요? 저희 아래층에 한 사람이 이사를 왔는데 17살인데도 우리글을 모르는 겁니다. 그래서 왜 안 갔냐했더니 배고프고 먹을 것 없고 학교가면 돈만 내래서 안 갔다... 그러더군요. 정말 북한의 장래가 어떻게 될까 막 근심이 생기더라고요.


오중석

: 물론 배고픔이 해결되어야 공부도 되겠지만 이렇게 학교교육이 무너진다면 북한의 미래는 암담하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는데요 당과 지도부는 교육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김현아

: 저도 온 나라가 어려우니 당과 지도부가 애초에 모르지 않나 했는데, 금년 3월에 학교 가는 아이들을 등록 시킬 데 대해서 공고가 시장에까지 붙여졌고 인민반에서도 여러 번 강조했다고 해요. 그러니 북한 당국도 알고 있다는 얘긴데, 하도 어려운 일이 있으니 여력이 없는 것이죠. 그러나 아이들이 학교를 가자고 하려면 우선 집살림이 피게 해야, 모든 집에 배급을 줘야하고 넉넉하게 먹고 살아야 학교를 좀 가겠는데, 결국 강제로 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문제가 풀려야 해결되는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북한 당국이 생각한다고 해서, 공고를 낸다고 해서 해결이 되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오중석

: 사실 남한에서도 공교육(학교교육)이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치열한 입시경쟁 때문에 학생들이 사설학원이나 과외공부에 더 치중하기 때문인데요 이런 사교육에 엄청남 비용이 들어가 남한 학부모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북한에도 일부 특권층 사이에 사교육, 그러니까 과외공부나 개인교습이 성행하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사실인지요.


김현아

: 네, 북한에도 사교육이 생겨나고 있어요. 악기를 배워주는 교육부터 사교육이 시작됐어요. 손풍금, 피아노, 바이올린에서 확대돼서 수학, 컴퓨터, 미술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남한에도 사교육은 비용 문제가 있잖아요, 북한도 마찬 가지입니다. 그리고 남북 모두 이런 사교육은 특수학교를 목적으로 하고요. 이런 현상을 놓고 북한에도 교육에서 부익부, 빈익빈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하고 여론이 안 좋기 때문에 검열하고 제재도 합니다. 그러나 제재를 하고 단속을 하는 당사자들이 바로 아이들을 사교육 시키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 기간만 지나가면 다시 활성화되고 그럽니다. 앞으로 북쪽이 발전하면 남한 못지않게 사교육 열풍이 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중석

: 교육은 한 나라의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 라는 말이 있습니다. 젊은이들을 잘 가르쳐야 장차 백년동안 나라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얘긴데요 북한의 교육현실은 이와는 너무 동떨어진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김현아

: 남한에 와서 보니까 남한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요인 중에 하나가 진짜 교육열 때문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고요, 남한 사람들 교육 수준이 높다는 것을 느낍니다. 해가 가면 갈수록 더 한데요, 여기 50대 분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자긴 30대를 따라 못가겠다. 그래 지금 얘들은 영어 하나쯤 하는 것은 보통이고 중어, 일본어 등 외국어 2-3개 하고요, 누구나 악기를 배우는 것은 당연하고. 체육도 가르치는데 수영을 배운다면 자유형, 배영 갈라서 딱 할 수 있고. 오죽 했으면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남한 교육열을 배워야한다고 언급할 정도겠어요? 반대로 북한은 고난의 행군이후 점점 떨어지고 경제 형편도 열악하지, 거기다가 앞으로 장래를 책임져야할 얘들이 이전보다도 더 떨어지지 그러니까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개성공단 하면서요, 남한사람들이 북한은 노동력의 질이 매우 좋을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해요. 왜냐면 오랫동안 교육을 받기 때문에 교육 수준은 사회주의권이 높았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었는데 정작 채용을 해보니 노동력 수준이 말이 아니라고 말하거든요. 처음에는 대학졸업생으로 충원을 했는데, 나중에는 중학교, 고등학교 졸업생을 채용했는데 남한의 고등학교 졸업생과 대상이 안 되죠. 그래서 지어는 북한의 노동력이 남한 노동력 수준의 30% 밖에 안 된다고 엄청난 결과까지 나왔습니다. 앞으로 북한이 경제를 도약해서 따라 가야하는 상황인데, 이렇게 북한의 교육의 질이 낮아서 아득하게 떨어진 것을 언제 따라갈까, 이런 생각을 하면 앞이 깜깜한 생각이 자꾸 듭니다.


오중석

: 오늘은 북한의 학교교육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개인이건 국가이건 현재가 비록 어렵고 힘들더라도 선진기술과 학문을 열심히 배우고 익힌다면 결국 살기 좋은 미래를 예비하는 셈인데요, 북한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주에는 북한의 장례문화에 대해 말씀 나눌까 합니다. 오늘 대담에 김현아 선생이었습니다. 김 선생님 감사합니다.

김현아

: 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자유아시아 방송, 진행에 오중석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