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매주 이 시간 여러분을 찾아 뵙는 남과 북, 어제와 오늘입니다. 남쪽에서 연일 계속되던 혹한이 오늘은 조금 누그러졌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19일 아침엔 최저영하 10도를 기록해 요즘 남한 사람들 추위 때문에 참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북한이 압록강 접경지역에 있는 위화도와 황금평 일대의 개발권을 중국에 주었다고 하는데요. 중국이 향후 1백 년간 이 두 지역에 대한 임차권을 확보했다는 소식입니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지 않아 위화도와 황금평 일대를 어떻게 개발하겠다는 것인지 분명치 않습니다. 그러나 1백 년이란 긴 세월 동안 자국영토를 중국에 맡긴다는 것은 우리들로 하여금 청나라 말기 홍콩과 마카오의 할양을 연상케 합니다. 오늘은 북한이 외화벌이 수단으로 영토를 중국에 빌려주려는 움직임에 대해 얘기해보려 합니다. 오늘도 대담에 탈북 여성지식인 김현아씨가 수고하시겠습니다. 김선생님 안녕하세요?
김현아: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아직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잇달아 북한이 압록 강변의 위화도와 황금평 일대를 중국에 장기 임차를 주어 개발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단동이나 중국 변경도시에서는 위화도 개발회사가 설립되었으며 이들이 투자자들을 물색하고 다닌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김 선생님도 이 소식 들으셨지요? 그런데 위화도, 황금평 등이 어디에 있습니까? 그리고 어떻게 생긴 땅인가요?
김현아: 위화도나 황금평은 북한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널리 알려진 섬은 아니예요. 근데 위화도는 옛날에 이성계가 회군했다는 역사적인 사실로는 배웠구요. 그다음에 황금평보다는 오히려 신의주 앞에 있는 비단섬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 사람들은 어떤 지명도 이름이 나자고 하면 역사유적으로 이름이 나는게 아니라 혁명사적지로 이름이 있어야 하거든요. 근데 아마 비단섬은 김일성이 찾아갔던 곳이고, 거기에 갈대가 아주 무성해서 그걸 공업원료로 쓴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황금평이나 위화도는 11평방 킬로미터 정도로 작은 섬인데 수해가 나면 물속에 잠기고, 대체로 농사를 짓는 충적토로 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오중석: 고려 말 이성계가 군대를 회군해서 고려왕조를 멸망시키고 조선왕조를 세울 때 군대를 되돌렸다는 바로 그 위화도로군요. 거리상으로는 중국에 가깝지만 역사적으로 우리 국토였던 위화도를 장기간 동안 중국에 임대한다는 사실 자체가 참으로 한심한 처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백년이 아니라 50년이라 해도 한반도 통일 후에 통일정부가 중국의 임차계약을 인정할 수밖에 없고 결국 우리 국토에 대한 권리를 상당기간 포기해야 한다는 얘기 아닙니까? 우리들이 걱정하는 것은 바로 이런 문제점입니다. 김선생님 생각은 어떻습니까?
김현아: 사실 섬을 남의 나라에 임차한다는 것은 북한이 여태까지 주민들에게 해왔던 교양의 입장에서도 어긋나는거예요. 북한은 주체, 자주권 이런걸 매우 강조해왔고, 조국의 한치의 땅도 적에게 빼앗길 수 없다는 식의 교양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남의 나라 중국에 50년, 지어 100년씩 임차해준다는 것은 북한당국으로서도 주민들에게 알리기 꺼려하는 문제입니다.
오중석: 그래서인지 발표를 안했더군요.
김현아: 그럼요. 만약 그런 계약이 체결된다하더라도 북한정부가 주민들에게 공공연히 말하기는 좀멋쩍죠. 왜냐하면 여태까지 자신들이 그렇게 말 안했으니까요. 또 한편 생각하면 북한이 참 다급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장 생길건 없고 결국 임대료를 받을테니 외화가 아주 절실한거죠. 처음 2009년도에 양빈을 통해 신의주 지급법 내왔을때는 50년 임차계약이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요즘 중국이 별로 투자욕심을 내지 않으니까 하나의 유인책으로 100년으로 늘리는 것 아닐까 생각됩니다.
오중석: 지금 선생님 말씀대로 50년 임차계약을 중국에 제안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중국에서 관심을 갖지 않으니까 100년 임차로 해서 조건을 좋게 해준다는건데, 그렇게 되면 결국 청나라 말기에 홍콩과 마카오를 장기간 임차한 것, 이걸 '조차'라고 하는데 그것과 비슷해서 저희들이 걱정하는것이죠.
김현아: 네 북한에서도 청나라 말기 아편전쟁에 진 다음에 홍콩도 주고 마카오를 주고 이런 식민지적 약탈을 당했고, 청나라 통치자들이 참 무능했다는 비판을 많이 했거든요. '조차'에 대해서도 역사에 관심없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상당수가 알고 있는데 그걸 대조적으로 북한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저도 난감하다고 생각해요.
오중석: 네. 말씀대로 이 문제에 대해 북한대내적으로는 전혀 선동선전을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단둥이나 연길을 비롯한 변방도시에 소문들이 퍼져있고, 또 실제로 많은 언론들이 이 사실을 보도 했죠. 2010년 4월에 정식으로 MOU(양해각서)가 체결됐다고 하는데, 북한당국에서 침묵을 하고 있어 아직 확인이 안될 뿐입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위화도는 압록강의 모래가 쌓여 강의 중간에 생겨난 하중도이고 황금평은 위화도에 가까운 논밭이 조금있는 허허벌판이라고 합니다. 북한의 계산은 오랜 세월 불모지로 남아있는 이 땅을 중국자본을 통해 개발함으로써 북-중 자유무역의 본거지로 삼겠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남한의 전문가들이 분석한 내용을 보면 북한입장에서 보면 당장 임대료를 챙김으로써 외화벌이가 되고 장기적으로는 버려지다시피 한 땅을 자유무역의 중심으로 개발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하는데요. 그러나 중국입장에서는 위화도, 황금평 개발로 얻게 되는 이익이 별로 없다는 겁니다. 중국이 나진-선봉 개발에 적극적이면서도 위화도 개발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서해바다로 직접 진출할 수 있는 대형 항구가 중국 동쪽 해안에도 너무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과 북한의 경제격차가 너무 커서 위화도 개발에도 불구하고 교역량이 앞으로 그리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김 선생님도 이런 전망에 동의하시는지요.
김현아: 물론이죠. 그런데 제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서로 경제협력이 이루어지려면 양편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야 하는거 아닙니까. 그러니 북한측은 땅을 빌려주고 당장 임대료도 챙기고 거기에 공장이라도 하나 세우게 되면 이득이라고 볼수 있겠죠. 그러나 제가 보건데 중국측은 이득이 없습니다. 수해 때는 잠기고 여느 때는 들어나는 땅이라는 건 깊지 않다는 건데 거기는 큰 배를 댈 수 있는 항구를 만들 조건도 안돼요. 그렇다고해서 중국쪽으로는 동해고 북쪽으로는 서해지만 그쪽에 항구도 많은데 굳이 거기다 부두를 건설한 필요도 없고, 또 섬주변 자체가 항구로서 우위가 있는 것도 아니고요. 다만 북한은 지금 개혁개방을 해야 하겠는데 북한 내부에 하다가는 주민들의 동요가 일어날것 같고, 차라리 섬처럼 뚝 떨어진 곳만 개방해서 유도를 해보자라고 생각하는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중국측에서는 개방도시로써도 별로 이득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물이 잠겼다 일어났다 하는곳이니까 지대 정리하는데 돈이 얼마나 많이 들겠어요.
오중석: 말하자면 사회간접자본(SOC)이라고 하는데 막대한 자본이 들어가죠.
김현아: 네 또 북한에서 생산이 활발히 진행돼서 교역으로 성과가 날것도 아니고, 생산이 다 멈춘 나라이니 수출, 수입할 것이 없잖아요. 그저 북한이 중국보다 노동력 값이 조금 더 쌀까요? 그외에 별로 우위가 있을 것 같지가 않아요. 그리고 전기나 물도 아마 중국에서 가져다 써야할 거고요. 결국은 북한은 우리 개성공단을 모방해서 값싼 인력을 빌려주고 노동자의 노력비와 임대료를 받겠다는건데요. 북한은 거기에 많은 투자를 해주기를 바라는데 사실 중국으로서는 별로 당기지 않는거죠. 이게 서로 경제적으로 호흡이 맞을까요? 게다가 북한체제가 아주 닫힌 사회니까 원래 자본이 마음대로 활동할 수 없잖아요. 저는 괜히 땅만 팔아먹는거 아닐까 걱정이 됩니다.
오중석: 그러니까 한국이나 중국의 전문가들이 분석한 것이 맞다는 말씀이신데요. 또 어떻든 중국 자본에 의해 개발이 되면 그건 북한 땅이니까 다행이고요. 가능하면 중국 변경도시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소규모 조-중무역상들이 한곳에 모여 활발히 무역도 하고, 또 북한 영토에서는 좀 떨어져 있으니까 보안도 지킬 수 있겠고 여러가지로 다목적이겠지요. 결국은 중국에 이점이 없다는 것에 이 사업의 성패가 달려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또 최근엔 미확인 보도이긴 하지만 한국의 몇몇 신문이 나진-선봉 특구에 중국군이 진주해서 중국업체와 인원에 대한 경비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보도해 한국사람들을 긴장 시킨 일이 있지요.
김현아: 네 저도 봤습니다.
오중석: 그런데 이 보도가 나가자마자 중국당국이 나서 서둘러 자국 군의 북한 영토 내 주둔사실을 부인했습니다. 중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한국국민들은 만약 나진-선봉에 중국 군이 자국시설 및 인원 경비를 핑계로 주둔하고 있다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입만 열면 '우리식대로'를 외치던 북한이 타국군대의 주둔을 과연 용인했을까요?
김현아: 물론 아니라는 반박성명도 나왔지만 제 상식으로는 북한이 타국군대의 주둔을 용인했을 것 같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북한은 남한이나 미국 뿐만 아니라 중국도 역시 경계대상이거든요. 북한 지도부가 항상 경계하는 것은 중국이 개혁파를 부추켜가지고 지금 정권을 잡고 있는 반개혁파를 뒤집어 엎는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은연중에 가지고 있어요. 북한은 이전 동유럽 나라들의 정권이 무너진 것이 소련이 개혁개방을 하면서 개혁개방 안 하는 것을 다 개혁파가 동원되어서 뒤집어 엎게 만들었다고 분석합니다. 그래서 늘 중국을 경계하는데 와서 군대까지 들어와 있으라는건 그야말로 그 사람들에게 칼을 주는거죠. 그렇기 때문에 저는 북한에서 중국 군대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되고요. 또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항상 남한의 약점을 미군의 주둔으로 보거든요. 만약 중국군대의 주둔을 허용하게 되면 북한이 할말이 없어지죠. 주민들한테 남한을 욕할 근거도 없어지고요. 그래서 이 보도내용은 오보일 것 같습니다.
오중석: 네 중국에서 정식으로 부인을 했습니다만 또 한가지는 최초의 신문보도에도 나왔지만 중국군대하고 장갑차, 탱크 이런 장비들이 압록강을 건너 북한으로 들어가는 것을 목격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김현아: 장갑차 같은 것이 들어갔다면 북한이 군수무기를 중국에서 사온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중석: 그럴수도 있겠군요. 하여튼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은 중국 군의 나선시 주둔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김 선생님 말씀을 듣고 보니 조금은 안심이 되는데요. 지금의 한반도 상황은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예측불허의 불안정한 상황입니다. 아무리 현재가 어렵더라도 국가와 민족 앞에 부끄러운 과오를 범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남과 북, 어제와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도움 말씀에 김현아 선생이었습니다. 김 선생님 감사합니다.
김현아: 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RFA 자유아시아 방송 진행에 오중석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저희는 다음주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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