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 어제와 오늘] 백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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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남한과 북한의 달라진 모습을 비교해보는 남과 북, 어제와 오늘 시간입니다. 백두산은 남과 북이 함께 신성하게 여기는 민족의 성지입니다. 이 백두산에서 화산이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는데요. 오늘은 백두산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다. 이 시간 대담에는 탈북 여성지식인 김현아 선생입니다. 김 선생님 안녕하세요?

김현아: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백두산은 우리 모두가 신성시 하는 민족의 영산입니다. 북한에서도 백두산을 매우 중요한 성지로 신성시 한다고 들었습니다. 북한에서는 백두산에 대해 어떻게 가르치고 있습니까?

김현아: 북한은 백두산에 대해서 김일성의 혁명 역사와 결부시키고 있습니다. 항일 빨치산이 주로 백두산 일대에서 일본 제국주의를 반대해서 싸웠기 때문에 '혁명의 성산 백두산' 이렇게 항상 말합니다. 또 백두산은 김일성의 항일무쟁투쟁과 관련해서 추억이 깊은 곳이거든요. 중국과 북한의 제일 높은 산을 백두산이라고 하지만 그 주변도 넓게 보면 다 장백산이거든요. 잊혀지지 않는 곳이다보니 김정일의 고향도 백두산에 만들지 않았어요? 김정일의 고향인데다가 민족의 정기가 살이 있는 곳이죠. 또 한반도의 기본 성지는 백두산이고 거기서부터 모든 삼천리 강토가 뻗어 나갔다고 말합니다. 그러니까 남과 북의 관계에 있어서도 지리학적으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도 백두산은 북한으로서는 참 의의 있는 땅입니다. 게다가 남한사람들도 백두산을 좋아하더라고요.

오중석: 실제로 백두산은 우리 민족정기의 발원지로 알려져 있으며 한민족이라면 누구나 경외감을 갖고 숭상하는 영산입니다. 그런데 최근 백두산에서 화산이 폭발할 조짐이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데요. 북한에 계실 때도 이런 이야기가 있었는지요?

김현아: 저는 전혀 그런 이야기를 못 들었습니다. 최근에 백두산 화산폭발 조짐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북한에서는 주민들에게 엄금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건 결국 북한이 항상 자기가 말하던 덫에 걸린거나 다름없거든요. 북한은 최근 천재지변을 당국의 위대성과 많이 결부시켜서 설명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백두산이 폭발한다라는 것은 상서롭지 않은 징조로 정권이 망한다는 의미이니까 완전히 극비에 붙이고 있죠. 그저 외부적으로만 조용히 협력을 제기하고 있고 지어는 노동신문에서도 지금 백두산에서 연구사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는 내용을 지면에 내보는 것으로 봐서는 이런 소식이 주민들에게 알려지는 것이 꺼려지는 분위기라고 생각됩니다.

오중석: 네. 그러니까 북한정권의 정통성을 알리기 위해서도 백두산은 성지이고, 그 백두산을 북한이 차지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화산이 폭발하거나 자연재해가 난다면 정통성을 크게 훼손한다고 생각하는거군요.

김현아: 왜냐하면 2월 16일을 맞이하면서 장군님의 생일을 축하해서 백두산에 쌍무지개가 뜨고 별이 어떻다 최근에 북한 당국이 많이 선전하고 있거든요. 그 논리대로라면 백두산이 폭발하는 건 누가봐도 정권붕괴의 조짐 아니겠어요?

오중석: 백두산 화산이 만일 폭발한다면 그게 어디 북한 정권유지의 문제가 되겠습니까? 한반도, 한민족 전체의 재앙이죠. 북한당국이 며칠 전 백두산 화산문제에 대한 남북간의 공동연구 및 협의를 제안해 왔습니다. 남한당국은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없지만 백두산화산 문제는 민족의 장래가 걸린 문제인 만큼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이다가 오늘 민간 차원의 협의를 먼저 시작하자고 역제안을 했습니다. 북한의 백두산에 대한 지질학적 연구는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보십니까?

김현아: 물론 북한도 김일성 종합대학에 지질학부와 지질 연구소가 있으니까 그런 곳에서 연구를 하겠지요. 저는 지질학 전문가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잘 모르지만 북한이 과학의 일반 수준으로 볼 때 수준이 아주 열악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지질 연구라는 건 사람의 머리로만 되는게 아니잖아요. 지금까지는 군사적 문제와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가적인 투자를 별로 못하니 장비가 변변치 않을겁니다. 또 지질학 연구자들에 대한 투자도 열악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종합대학에서 제일 학생들이 기피하는 학과가 지질학과예요. 북한에서 과학자들에 대한 대우가 높지 않고 거기다가 북한 전반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과학자들이 어렵게 살고 있어요. 그래서 이 지질분야에 대해서 별로 연구가 깊지 못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오중석: 저희가 듣기로는 북한에서는 김일성, 김정일 부자가 다 백두산 근처에서 태어났다고 선전하는 둥 소위 북한혁명의 근거지로 성역화 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김일성 정권이 백두산의 절반 가량을 중국 영토에 편입하도록 양보했다고 합니다. 이런 마당에 김일성 일가가 백두산에 유난히 집착하는 이유는 뭘까요?

김현아: 백두산은 혁명의 성지이고, 김일성의 혁명 역사와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습니다. 또 북한사람들이 북한정권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근저에는 바로 김일성이 일제에 다 먹혀서 나라가 없던 걸 되찾았다는 점에서 정통성을 강조하고 있거든요. 말하자면 백두산은 북한을 있게 한 성지이죠. 그러니까 종교로 보면 예루살렘 성지 같은 곳이죠.

오중석: 한마디로 북한 정권 존립의 근거이군요.

김현아: 네, 그런데 백두산 절반 가량을 중국영토에 편입하게 했다고 남한에서는 말이많은데요. 제 생각에는 그런것 같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김일성이 백두산에 애착을 가지고 있었고, 민족주의적 감정이 참 강한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60년대 중국하고 선을 그을때 김일성이 강경하게 요구해서 북쪽으로 많이 넘어왔다는 말을 제가 북한에서 들었거든요.

오중석: 한국에서도 백두산은 경외와 동경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많은 남한 사람들이 백두산 천지에 한번은 오르고 싶어하는데요. 안타깝게도 남한사람들은 중국을 통해 백두산에 오르고 있습니다. 저도 중국을 거쳐 백두산에 두 차례 다녀왔는데요. 갈 때마다 가까운 길을 놔두고 멀리 중국으로 돌아서 가야 하는 현실이 서글펐습니다. 아까운 외화를 낭비하는 것 같아서였죠. 김 선생님도 백두산에 다녀 오셨지요?

김현아: 네 저는 금강산은 못 가봤지만 백두산은 여러번 다녀왔습니다. 여기와서도 중국쪽에서 백두산을 올라가봤는데 좀 달랐어요. 중국은 올라가는 곳을 관광지로 개발을 해놓았어요. 차로 마지막까지 올라갈 수 있게 도로를 다 닦아두고 또 차 갈아탈 때마다 돈을 내야합니다. 북한은 지금은 길을 닦아서 차로 올라간다고 하지만 북한은 기름이나 차가 부족한 나라니까 외국 사람들이나 특별한 손님들만 차로 가는거죠. 또 혁명투사들처럼 걸어서 올라갈 것을 요구합니다. 중국쪽으로 올라가서 보면 장소도 협소하고 측면에서 보는 듯한데요. 북한은 올라가는 길은 관광지처럼 꾸며놓지는 않았지만 위에서 볼때는 백두산 중심에서 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오중석: 한 때 북한당국이 백두산관광을 개방한다고 해서 잔뜩 기대에 부풀었던 때가 있었죠. 그런데 지난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에 나선 남한 관광객을 북한 군인이 사살한 사건이 발생해 남한사람의 금강산관광이 전면 중단되지 않습니까? 그 이후 남북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어 왔고 이제 북한을 통한 백두산 관광도 아예 불가능해졌습니다. 북한이 백두산을 남한사람들에게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김현아: 원래 북한에서도 백두산 관광개발을 하겠다고 삼지연 비행장 닫겠다며 피치를 보내달라고 해서 보냈는데 다 사라졌다고 말들이 많았는데요. 북한이 백두산 관광을 개방하려면 우선 남한 사람들을 비행기로 실어가야해요. 기차로 가려면 북한을 다 개방해야 하는거죠. 문제는 뒤떨어진 북한을 남한 사람들에게 보이기 싫고, 또 남한 사람들이 멋있게 차려입고 놀러 다니는걸 북한 주민들에게 보이기도 싫고요. 비행기로 가면 백두산에 갈수는 있는데 관광지로 투자를 하고 꾸려야 하는 것이 북한 당국으로서는 부담이죠. 백두산은 대학생들이 공부할 때 필수코스이고, 북한 사람들이 혁명의 성지로 다 찾아가야 하는데 남한사람들이 간다면 북한 당국이 정치적으로 참 어려워지겠죠. 금강산은 남한하고 가깝고 군사 요충지이기 때문에 이전에도 별로 개방을 하지는 않았지만 남한사람들이 관광가기 시작하면서 북한 사람들은 전혀 못 들어가니까요. 그러니까 금강산 관광으로 출입을 막아도 별 문제가 없었지만 백두산은 북한 사람들 가지 말라고 하기 곤란하거든요. 그러니까 백두산 관광은 지금처럼 철저한 조건에서는 정치적으로도 미묘한 문제가 있을거 같습니다.

오중석: 저희가 궁금한 것 은 금강산 관광으로 북한이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습니까. 그런데 남한관광객이 잠깐 선을 조금 넘었다고 해서 관광객을 총으로 쏴 사살했단 말입니다. 왜 그런 짓을 했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그러니까 당분간 백두산 관광은 어렵겠군요. 남한사람들이 언제까지 중국 땅으로 먼 길을 돌아서 백두산에 가야 하는 건지 답답한 마음입니다. 아무쪼록 백두산 화산에 관한 남북협의가 원만히 진행되어 백두산과 천지가 우리민족의 성지로 보존될 수 있도록 남북의 전문가들이 함께 힘을 모으기를 기대하면서 이 시간 마치겠습니다. 오늘도 대담에 김현아 선생이었습니다. 김 선생님 감사합니다.

김현아: 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진행에 오중석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