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 어제와 오늘] 의료복지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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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분단 후 남과 북의 달라진 생활문화를 비교함으로써 북한사회의 문제점을 진단해보는 남과 북 어제와 오늘 시간입니다. 오늘은 남한과 북한의 의료복지 제도에 관해 알아볼까 하는데요 이 시간 대담을 위해 탈북여성 지식인 김현아 선생이 나오셨습니다. 김선생님 날씨가 많이 더운데 지난 한주 잘 지내셨어요?

김현아: 네 잘 지냈습니다.

오중석: 오늘은 의료복지제도, 그러니까 몸이 아픈 사람들이 제때에 병원에 가서 치료받을 수 있고 국가가 국민의 건강생활에 대해 일정부분 책임을 지는 제도에 대해 얘기를 나눠 보겠습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의료복지를 국가정책의 우선순위에 두고 국민의 건강한 삶을 위해 많은 예산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과거 공산권 국가들은 이렇게 선전을 했지요.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저소득층 사람들이 몸이 아파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못해 생명을 잃는 경우가 많다고 비난을 했었는데요 지금도 북한에서는 이런 식으로 선전하고 있습니까?

김현아: 다른 사회주의 나라들은 잘 모르겠는데요 북한에서는 사회주의제도의 우월성으로서 제일 먼저 꼽는 것이 무료교육제도 그리고 무상 치료제이죠. 병이 나도 병원에서 돈 한 푼 안들이고 무료로 치료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사회주의 제도의 우월성이 있다. 뭐 이런 것을 많이 선전했거든요.

오중석: 그럼 과연 북한에서는 이곳 남한처럼 누구든지 병이 나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요. 그리고 북한에도 의료보험 제도 비슷한 것 이 있긴 있습니까?

김현아: 이전에 사회주의가 제대로 돌아갈 때에는 그러니까 비교적 잘 돌아갈 때에는 병이 나면 그래도 병원에서 다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었어요. 근데 남한과 다른 점은 북한에서 의료보험제도라는 건 따로 없거든요. 그리고 국가가 다 재정을 보장해주게 돼있거든요. 그것은 남한과 경제 시스템이 달라서 그런거예요. 남한에서는 자기가 돈을 벌면 전액을 본인한테 다 주잖아요. 그런데 북한에서는 국가가 경제를 다 장악하기 때문에 자기가 번 돈을 전액을 다 주는게 아니라 남한에서 보면 그저 용돈보다 좀 더 주는 형식으로 개인한테 주고요 나머지는 국가에 다 종합되거든요. 그래가지고 국가가 뭐 의료사업에도 쓰고 교육사업 에도 쓰고 그러니까 남한처럼 개인들이 뭐 의료보험에 들어가지고 그 돈으로 치료를 하는 이런 개념이 북한에는 애초에 없죠.

오중석: 그런데 북한에서는 국민들이, 인민들이 병이나면 병원에서 완전하게 무료로 치료를 해주는지 모르겠네요.

김현아: 지난날 국가재정이 튼튼할 때는 치료는 해줍니다. 물론 의료의 질적 수준은 차이가 나겠죠. 사회주의라도 잘사는 나라는 의료의 수준이 좀 높구요 못사는 나라는 수준이 좀 낮겠지만 딴 나라는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사회주의 나라들은 거의 같은 것 으로 되어있어요. 일단 국가에서 치료를 맡아 해주게 되어있거든요.

오중석: 소득수준이나 직업을 가릴 것 없이 모든 국민에게 의료혜택을 골고루 돌아가게 한다는 것 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진국들도 더 효과적인 의료보험제도를 개발하기 위해 국가적 역량을 기울이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전면적인 의료보험 제도를 시행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성공적인 의료보험 시행 국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김선생님께서 겪은 한국의 의료보험제도는 어떻다고 보십니까.

김현아: 한국의 의료보험제도는 제가 보기에도 참 괜찮다고 생각이 돼요. 왜냐하면 저희가 듣기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병이나서 병원에 가면 돈이 워낙 많이 들기 때문에 사람들이 약 한첩 못써보고 죽는다 이렇게 말했는데요. 실제로 여기 와서 보니까 아픈데 병원에 가지 못해서 죽는다 뭐 이런 사람을 하나도 보지 못했어요. 그러니까 물론 병원가게 되면 백프로 무료는 아니죠. 여기서 보니까 의료보험은 두 가지로 되어있더라고요.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좀 축적을 해놨다가 병이 나면 그 돈으로 치료를 받고 그리고 소득이 적은 사람은 국가가 보조를 해가지고 그냥 치료할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저희 탈북자 같은 사람은 뭐 처음에 들어오면 돈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니까 백프로 국가 보조거든요. 그래서 병원에 가면 거의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구요. 그리고 또 남한은 의학이 발달해서요 뭐 북한과 비교해보면 너무나 높은 의료혜택을 받고 있는거죠. 그래 참 저는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잘되어있고 의료보험제도가 잘 되어있다 이런 생각을 하는거죠. 제가 딴 나라도 좀 알아보았는데 의료보험 중에서 남한이 가장 성공적이다 라고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 저는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오중석: 보도에 따르면 북한의 당과 군부 실력자들은 몸이 아프면 외국에 나가 치료받고 오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건강이 안좋아 걸어 다니는 종합병동으로 불리는 김정일은 세계 최고수준의 의사들을 북한에 불러서 치료받고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이건 한마디로 북한의 의료수준이 형편없다는 것을 자인하는 셈인데요 북한의 의료수준에 대해서 좀 말씀해주시지요.

김현아: 뭐 북한도 의료부문에 투자를 하긴 해요. 왜냐하면 주민보다는 최고위급 지도자, 말하자면 수령의 건강을 보살피자면 의료진이 수준이 있어야 되지 않겠어요? 그러다보니까 가장 능력있는 의료진을 선발해서 외국에 보내 의료기술을 배워오게 하는걸로 알고있어요. 하지만 일반의사들의 수준은 좀 떨어지겠죠. 의사들의 숫자는 꽤 많을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런데 의사들의 수준보다는요 저는 제일 시급한 게 의료장비가 없다는 거예요. 시설이 없고 또 초보적인 의료품이나 기자재들이 턱없이 부족하지요. 체온계도 없구요 여기서는 모든 사람이 갖고있는 혈압계, 지어는 주사기 붕대, 뭐 이런 초보적인 치료수단이 없으니까 의사들이 어떻게도 할 수 없구요 그담에 또 김정일이나 이런 고위층들이 외국에 가서 치료를 받거나 외국에서 의사를 데려오는 것은 의료수준 보다는 의사들이 김정일이나 특수층을 치료하기 무섭죠. 만약 잘못하면 목숨이 달아나잖아요. 그러다보니 선뜻 누가 치료할려고 하질 않아요. 그러니까 외국에서 의사를 데려와야 되구요. 그담에 고위층들이 외국에 나가 치료하는 이유는 외국의사가 의료수준도 높구요 국내서 치료하자면 첨단의료장비를 사들여와야 되니까 비싼 장비를 사들여오는 것 보다는 외국에 내보내서 한두사람 치료하면 될텐데 왜 돈들여 비싼 장비를 사들여오느냐는 거죠. 그게 훨씬 돈이 덜 든다는거죠.

오중석: 알려진 바 에 따르면 북한에는 결핵병원 아동병원 등 몇몇 특수병원이 있는 것 같은데요 이런 병원의 시설과 의료진이 너무 열악해서 서방세계에서 꾸준히 지원해 왔지요. 국민이 아프고 병들면 국가가 무상으로 치료해준다는 북한의 선전은 이미 거짓임이 증명된 것 아닌가요?

김현아: 그렇죠. 90년대 이전까지는 질이 좀 낮았지만 그래도 병원서 무상치료가 가능했지만 90년대 이후에는 누구도 지금 무상치료제라고 생각을 안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지금도 병원에는 갈 수 있어요. 북한당국은 지금까지 사회주의 우월성이 무상치료제라고 선전했기 때문에 이제와서 그걸 유료로 전환할 수가 없죠. 그렇게 되면 사회주의가 아님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 이 되니깐 무상치료제를 그냥 유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사람들이 병원에 가서 치료받을 때 보면 유상치료제이지요. 물론 병원의 의사들이 치료비 내라, 약값 내라 이런 말은 안하죠. 가면 진단은 무료로 받을 수 있어요. 그렇지만 어떤 장비를 쓴다 예를들면 초음파를 쓴다 뭐, 촬영을 한다 그러면 환자가 거기에 소요되는 소모품을 사가지고 가야 되구요 어떤 약을 써야 된다하면 그걸 국가에서 무상으로 대 줘야 되는데 의사가 이러이러한 약을 가져와야 된다하면 뭐, 입원한 사람들도 개인이 알아서 약을 다 사가지고 와야 되는거예요. 그런데 뭐가 또 문제가 되느냐면요 시장에서 약품을 거래하지 못하게 하니까 검증이 안된 약들을 판다는 거죠. 사람들이 이 약이 과연 효능이 있는건지 뭔지 알 수 없어 불안하니까 차라리 국가에서 약을 대주지 못할 바에는 국가에서 약품을 판매해달라 이런 요구를 하고 있어요. 그래도 국가에서 이걸 허용하지 않으니까 사람들이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오중석: 인간의 생존권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것이 먹는 문제 해결과 적절한 의료혜택을 누리는 것 이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몸이 아픈데도 병원에 가서 치료받을 수 없다고 상상해 보면 끔찍한 일입니다. 국민의 먹는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북한당국이 병든 국민을 제대로 치료해줄 것 같 않은데 요즘 실태는 어떻습니까.

김현아: 그러니까 많은 사람들이 병에 걸리면 아예 포기를 하죠. 쉽게 말하자면요. 남한은 암도 거의 치료가 되잖아요. 그리고 심장병 걸려도 별의별 수술을 다 하지만, 북한 사람들은 중병에 걸리면 애초에 포기를 하고, 아파도 병원에 갈 생각을 않고 집에서 상식적으로 이 약, 저 약 사다 먹는 것이 다고, 병 치료에 대해서 생각을 못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먹을 것도 없는데 병 치료가 시급하겠습니까? 그러니까 사소한 병은 병원에 가지 않는 방법으로 해결하고 중병에 걸리면 죽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북한 주민들의 수명이 나날이 짧아지고 있습니다. 남한에서는 평균수명이 거의 80세가 되고 있잖아요. 그런데 북한은 남한 보다 정식 발표한 것이 10년 정도 짧다고 하는데 북한 통계라는 건 원래 믿을 것이 못되니까 그것 보다 더 짧지 않을까 생각되거든요. 제대로 치료를 못받고 그러니까 아이들이 구루병이 많고, 소화불량도 많아 제대로 크지 못해서 언젠가 남한에서 대서특필되지 않았습니까? 남한 아이들보다 키가 15cm 정도 작다고 하니까 이것이 참 심각한 문제죠.

오중석: 민족의 앞날을 봐서는 참 비참한 얘기죠. 사실 열악한 의료시설과 약품부족으로 수많은 북한사람, 특히 어린이들이 각종 질병으로 희생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엔산하 기구들과 전세계와 남한의 인도주의 단체들이 북한의 의료시설 개선을 위해 꾸준히 북한당국에 제안을 하고 있는데요. 북한은 이런저런 구실을 붙여 시간을 끌거나 제한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하찮게 여기는 북한당국의 처사는 세계적인 공분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김 선생님은 북한이 왜 이런 태도로 나온다고 보십니까.

김현아: 물론 북한에서 의료시설, 약품을 외국에서 받았으면 하는 것은 공통된 심정인데요. 받을 때 많은 제한조건이 붙거든요. 그러니까 지원받을 수 있는 것을 못 받는 겁니다. 근본적인 이유는 북한 당국의 체제 유지 때문에 그러는 거죠. 체제를 유지하자면 북한과 외부세계를 절연시켜야 하는데 외부에서 사람들이 의약품을 지원하게 되면 가장 어려운 사람부터 지원하기 위해서 자꾸 모니터링을 요구하잖아요. 그러니까 외부 사람들이 와서 모니터링을 하자고 하면 북한 실상이 외부에 나가겠고, 또 북한 사람들하고 접촉을 하게 되잖아요. 그러면 북한 사람들이 그 사람들하고 접촉을 하는 과정에서 외부 세계의 소식을 알게 되겠고, 그러니까 다 난감한 거죠. 그래서 이것 저것 구실을 대다 보니까 못받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자꾸 정세를 긴장시키잖아요. 이번에 천안함 사건 같은 사건이 나면 국제기구에서 다 제한에 걸리니까 외국에서 지원하고 싶어도 지원을 하지 못하니까 이전에 지원을10개 받았으면 지금은 하나 밖에 받을 수가 없는 거죠.

오중석: 사실 개방하기가 싫어서, 외부세계에 알려지는 것이 싫어서 그런 제한을 두고 있다고 말씀하신 걸로 이해가 됩니다.

네, 오늘은 북한의 열악하기 짝이 없는 의료제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인간이 생존을 위해서는 잘 먹어야 하고 병이 나면 제때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국민이 살아남아야 국가도 있고 지도자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국민의 생존권마저 외면한 채 체제유지에만 급급해 있는 북한 지도부, 정말 언제까지 국민의 희생만 강요할지 답답한 마음 금할 수 없습니다. 오늘도 대담에 김현아 선생이었습니다. 김선생님 감사합니다.

김현아: 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자유아시아방송, 진행에 오중석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주에 또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