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 어제와 오늘] 결혼 풍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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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어제는 8월 대보름, 추석이었죠. 올해 추석은 즐겁게 잘 보내셨는지요. 매주 이 시간 여러분과 함께 우리민족 고유의 미풍양속에 대해 생각해보는 남과 북, 어제와 오늘입니다. 이제 계절은 완연한 가을로 접어들었는데요. 가을은 농작물을 거둬들이는 풍요로움과 함께 처녀 총각이 일생의 반려자를 만나는 결혼의 계절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이 시간에는 우리민족의 결혼풍습에 대해서 말씀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대담에는 탈북여성지식인 김현아 선생이 수고하시겠습니다. 김 선생님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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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맞이방에서 코레일 후원으로 사회 소외계층 합동결혼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현아: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우리 민족은 예부터 가을을 혼인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라 여겨왔는데요. 추수가 끝난 후 풍요로움과 청명한 날씨가 젊은 남녀의 인생 새 출발에 어울리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북한에서도 가을이 혼인의 계절인가요?

김현아: 여기 남한에 와보니까 결혼식장이 가을이 완전히 제일 흥청거리는 시기, 결혼의 계절이다 하는데요. 북한에서는 그런 말은 잘 안 쓰고 일반적으로 가을에 많이는 하는데 그게 인생 출발에 어울려서가 아니고 결혼식 하려면 이런저런 물자가 필요하고, 물자라는 게 일단 결혼식 참가하는 사람들을 먹이는 거죠. 특히 북한은 먹는 게 부족한 사회인데 그래도 가을에 하면 뭐든지 싸게 할 수 있을 것 아니예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대체로 결혼날짜를 잡을 때 가을 추수가 끝난 다음으로 많이 하죠. 그때 되면 쌀값도 내리고 다른 모든 식료품값이 내리니까 기왕이면 조금 들여서 하자. 그리고 농촌 같은 경우에는 여느 철에는 바쁜 농사철이니 이렇게 농번기에는 친척들끼리 오갈수도 있고요. 그러니까 대체로 가을, 겨울 접어들기 전에 겨울은 너무 춥고 그러니까 대체적으로 그때 많이 정해요. 원인은 달라도 서로 결혼을 많이 하는 계절인 것만은 사실 이예요.

오중석: 네 비슷한 상황이군요. 남한도 원래 농경문화 사회였기 때문에 가을, 가을걷이가 끝날 즈음. 아무리 바빠도 가을걷이 즈음엔 친척들이나 가족들 왕래가 많으니까 그때 모이기가 쉽다. 아마 그래서 가을이 결혼의 계절이 아니었나 생각이 됩니다. 좀 풍요로운 시대를 맞아서도 하나의 관습이 된 것이죠.

남한에서는 요즘 들어 중매결혼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고 남녀가 서로 만나서 맘이 맞으면 양가 부모의 허락을 받아 결혼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전에는 연애결혼이라고 했었는데 요즘 들어서는 그런 표현조차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이른바 연애결혼이 일반화 되어있습니다. 북한에서도 중매 보다는 당사자 끼리 서로 만나서 결혼에 골인하는 경우가 많은가요?

김현아: 네 그렇다고 봐야죠. 아직도 남한처럼 결혼이 자유롭지는 않아요. 중매가 적지 않게 있고요. 그렇지만 중매라고 해도 만나봐라 이 정도니까 그 다음에 그게 제대로 연애가 되면 결혼하는 거고 또 연애하다가 안 되면 중매여도 그만 두는 거고요. 그 다음에 서로 생활과정에서 눈이 맞아서 말하자면 연애결혼이죠. 시간이 흘러가면 흘러 갈수록 중매결혼 보다는 연애결혼이 늘어나는 게 북한에서도 남한과 같은 추세입니다.

오중석: 남한에서도 몇 십년 전에는 뭐 남녀가 직접 만나서 하는 연애결혼보다는 중매결혼이 일반화되었거든요. 그런데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자꾸 바뀌어왔는데 북한도 똑같은 형태로 발전이 되는군요.

김현아: 네 북한은 이전에 중매결혼이라고 하면 당사자 얼굴도 못보고 부모들이 마음대로 결정했다고 하잖아요. 사실 이게 중매결혼이죠. 하지만 북한에서 중매결혼이라고 하면 부모가 해라해서 하는 게 아니고 아무리 중매라 하더라도 그저 소개정도고 그 다음에는 서로 봐서 맘에 들어야 하는 거죠.

오중석: 네 그렇죠. 지금 제가 말씀드리는 중매결혼은 중간에서 누가 소개 하는 거고 남한에서는 그렇게 하는 사람도 이젠 없고요. 혹시 소개팅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소개팅이라는 것은 친구들끼리 서로 소개 해주는 건데 그 소개팅이 소위 말하는 연애결혼의 시작인거죠.

김현아: 참 그게 새로운 풍습이었어요. 우리 북한은 아직 소개팅이라는 걸 몰라요.

오중석: 여기 남한은 별게 다 있습니다. 결혼 중매만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도 있지 않습니까.

김현아: 네 그것도 참 새로운 것 이었어요. 결혼중개업소가 처음엔 얼마나 부정적인 이미지로 저한테 보이 던지요. 제가 보수적이어서 그런지 아름답게 보이지 않거든요. 근데 앞으로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결혼도 중개업소를 통해서 하는 게 더 일반화 되지 않을까요. 일본 같은 경우에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하더라고요.

오중석: 그렇습니다. 북에서 오신 분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데요. 어떻게 보면 남한사회도 복잡해지고, 아주 다단해지고, 인구도 많아지고 또 물질사회가 되다보니까 서로 차이가 나는 사람보다는 비슷한 여건의 사람들끼리 만나서 결혼하는 것이 좋겠다. 어떻게 보면 좀 합리적이고 약간 서양적이죠.

김현아: 네 그 합리성이요 북한에서 살다 온 사람들이 보기엔 너무나 이기적이고 너무 타산적이라는 생각이 드는 거죠.

오중석: 저도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필요한 측면도 있어요.

김현아: 네 필요한 사람도 많고 좋다고 하는 사람도 꽤 많아요.

오중석: 남한의 결혼식은 주로 결혼식만을 위해 따로 세워진 예식장이나 호텔의 연회장, 교회당이나 성당 등에서 예식을 치릅니다. 결혼식이 몰리는 요즘 같은 시기에는 예식장 잡기가 정말 어려운데요. 북한에서는 결혼식을 주로 어디에서 하는지요.

김현아: 우리 북한에선 아직 웨딩홀 같은데서 안하구요. 거의 다 집, 가정에서 해요. 남자 집, 여자 집에서 각기 다 결혼식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최근에는 합쳐서 하는 경우도 있지만 거의 각기 하거든요.

오중석: 두 번 한다는 말씀이신가요?

김현아: 북한에서는 주례사가 백년해로 하며 잘 살겠냐 뭐 사랑하겠냐 이런 걸 물어보는 행사지만 북한에서는 예식이 뭔가 하면 옛날 우리 전통풍습에는 ‘상을 받는다’ 이거였어요. 그래서 갖가지 음식을 올려놓고 상을 받고 사진을 찍으니까 여자 집에 가서는 남자가 차려주는 상을 받고 또 남자 집에 가서는 여자가 받는다. 이게 기본 행사예요. 그 다음에 친구들이 와서 노래를 불러라 잘 살겠냐 하면서 피로연을 하는 거죠. 최근에는 북한에서도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면서 잘사는 사람들은 큰 식당을 하나 빌려서 상을 다 차리고 손님들을 초청하는 경우도 있는데 결혼식 절차는 남한하고 같지 않아요. 상을 받는 것 위주로 결혼식이 진행되거든요.

오중석: 상을 받는다는 게 하객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걸 말씀하시는 겁니까?

김현아: 아니죠. 하객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것보다 크게 제사상 차리는 것처럼 결혼식상을 차려서 신랑과 신부가 그 상의 주인이 된다는 의미죠.

오중석: 남한의 결혼식을 보면 부자는 부자들대로, 서민은 서민들대로 각자의 형편에 따라서 될수록 성대하고 의미 있는 결혼식을 하기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신랑신부의 예물은 물론 각각 시집과 처가식구들을 위한 예물, 그리고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을 위한 식사비용까지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갑니다. 여기에다 신혼여행 비용 신접살림 장만까지 계산하면 큰돈이 필요하지요. 북쪽의 실상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김현아: 네 북쪽도 사람 사는 모습은 같죠. 북한에 무슨 말이 있나 하면 ‘까지는 까치끼리 산다’ 수준이 비슷한 사람끼리 산다는 말인데요. 이전에는 주로 기준이 정치적인 성분을 많이 따졌는데 최근에는 돈을 많이 따지고요. 그리고 대체로 비슷한 사람끼리 살자는 것은 북이나 남이나 같아요. 잘 사는 사람하고 못사는 사람이 살면 다 불편한 거죠. 그렇지만 결혼이 아주 로맨틱하게 되면 차이나는 사람끼리 하는 경우도 있고요.

오중석: 남한에서는 결혼을 하려면 아까 말씀하신대로 우선 하객들에게 대접하는 음식이 만만치 않습니다. 보통 한 사람당 3만원에서 5만원짜리 니까 달러로 하면 일인당 40, 50불 되는 것이죠..수백명을 대접해야 된단 말이예요.

김현아: 북한도 결혼식 하려면 미리 마련해야 합니다. 하여간 자기 수준에 맞게 치러요. 돈이 없으면 간단하게 돈이 있으면 좀 더 풍족하게 치르고요. 그런데 사회주의 때보다 지금은 돈만 있으면 된다고 해요. 이전에 사회주의 시대에는 돈이 있어도 물건이 없어서, 공산주의 사회는 부족경제잖아요. 그러니 물건이 없어서 결혼하기가 힘들었는데 지금은 돈만 있으면 한 달 전에 보름 전에도 시장에 나가면 다 있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건 참 편한데 대신 돈을 마련하기가 힘든 거죠. 북한에서는 당사자만 아니라 부모, 형제 등 모아서. 북한은 가족의 범위가 좀 넓거든요. 돈이 마련되면 하자 이런 건 북한에서는 더 약하다고 생각돼요. 상대자만 있으면 결혼식을 어떻게 간략하게하고 집이 없으면 어머니 집에 얹혀살면서도 다 결혼식을 하고요.

오중석: 그런 건 어떻습니까? 예물이라고 하는데요. 신랑, 신부에게 보석이나 반지를 준다던지 또 예단이라고 양쪽 어른에게 선물을 주고 이런 것도 남한에서는 큰 부담이거든요.

김현아: 네 북한도 그게 큰 부담이죠. 보석반지도 아니고 남한에서는 다이아몬드 같은걸 생각하죠. 북한에서는 반지 나누는 풍습이 없어요. 근데 최근에 잘 사는 사람들은 결혼반지를 해주는 추세지만 상당수 사람들은 결혼반지 없이 하고, 원래 북한풍습은 남자는 여자 옷 한 벌 해주면 되고 여자는 남자한테 옷 한 벌 해주면 되는 거예요. 그리고 양가집에 예단은 다 보내요. 그것도 자기 수준에 맞게 하는 거죠. 그 다음에 살림장만을 하는데 지역에 따라 달라요. 그래서 북쪽에서 여자가 가정집 물건을 다 마련해가고 이 앞쪽지역, 서쪽지역에서는 남자, 여자가 같이 서로 마련하거든요. 그래서 좀 편했는데 최근에는 다 힘들다고 해요. 왜냐하면 예전에는 집은 계산에 안 넣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집을 다 자기 돈으로 마련해야 하니까 그저 집 없이 시집이나 처가에 얹혀 살 생각으로 결혼하는 사람이 많거든요. 그래도 남한보다는 간소하다고 봐야합니다. 그 다음에 북한은 신혼여행이 없어요. 그러니까 신혼 여행비를 계산 안 해도 되지요.

오중석: 우리민족의 전통을 매우 중시하는 남한에서는 결혼식을 장례식과 함께 인생의 가장 중요한 대사로 여깁니다. 따라서 결혼식에는 웬만한 일가친척과 친구들 뿐 아니라 알 만한 사람들은 다 모이는데요. 혼인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참석한 하객들이 각자 축의금을 마련해 옵니다. 이 축의금 문화는 우리민족의 상부상조 정신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 여겨지는데 북한에도 이런 축의금 문화는 있습니까?

김현아: 물론 있죠. 여기는 축의금을 딱 봉투에 넣어 앉아 있는 사람한테 가서 참가했다는 접수를 하는데, 북한은 그저 그런 것 없이 아주 소박하게 하는 거니까. 그저 어머니한테 주던 본인에게 주던지 알음알음 찔러주는 거죠.

오중석: 남한에서는 정식으로 다 이름 딱 쓰고 거기 장부에도 적구요. 그래도 그것이 신랑 신부집안 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됩니다. 서로 돕고 살자는 것이죠.

김현아: 네 사실 좋은 거죠.

오중석: 아직도 남아있는 남쪽의 혼인풍습에는 결혼식후 양가 어른들께 인사드리는 폐백이란 것이 있고 신혼여행도 있습니다. 또 결혼 후 신접살림집을 공개하는 ‘집들이’라는 것도 있는데요. 이 집들이도 굉장히 요란하게 합니다. 모든 친구, 친척들 불러다가 한판 먹어야 하는데요. 북한에도 이런 풍습이 남아 있는지요.

김현아: 북한은 여기처럼 크지 않고 좀 간소화 되어 있어요. 여기는 신혼여행 이라는 걸 갔다 와서 양가집에 인사를 하잖아요. 선물도 가져오고. 북한은 그게 없으니까 여자가 시집가게 되면 남자 집에 그냥 있다가 삼일 째 되는 날 다시 처갓집에 가서 인사를 드리는데, 처갓집에 갈 때 시집에서 여기말로 하면 폐백 같은 걸 가져다주는 거죠. 공식적으로는 여자 집에서만 폐백을 받는다고 봐야죠. 그리고 남자 집은 사실 싸줘야 하는 상황이고요. 이전에는 마을에서 할 때는 결혼식 후에 ‘반살기’라고 있어요. 반살기는 삼촌이나 고모나 이모집에서 결혼한 부부를 자기 집에 데려다가 한 끼씩 잘 대접해서 보내는 게 있었어요. 그렇지만 신접살림집을 공개하는 그런 행사는 없어요.

오중석: ‘반살기’라고 합니까? 아주 좋은 풍습이 남아 있네요. 남한에는 그걸 지키는 집이 별로 없습니다.

김현아: 시내에는 별로 없고 아직 시골에는 남아있어요.

오중석: 네, 오늘은 혼인의 계절을 맞아 남북의 결혼풍습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결혼 적령기를 앞둔 남과 북의 젊은이들이 이 풍요로운 계절 가을을 맞아 맘에 드는 일생의 반려자를 만나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유례없는 경제난으로 인해 고통 받는 북한의 젊은이들에게도 이 가을이 보다 알차고 보람 있는 계절이 되기를 기원하면서 오늘 순서 마칩니다. 이 시간 대담에 김현아 선생 이었습니다. 김 선생님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진행에 오중석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저희는 다음 주에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