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과 북 어제와 오늘' 순서입니다. 이 방송을 듣고 계시는 여러분은 다 알고 계시겠지만 지난 24일 낮 2시 30분경에 북한이 남한의 서해안에 있는 연평도에 무차별 포격을 가하는 도발을 자행했습니다. 한 시간가량 계속된 포격으로 한국의 민간인과 군인 등 4명이 사망하고 십 여명이 부상당했는데요. 오늘은 북의 도발과 전쟁위협에 대해 남과 북의 주민들이 각각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오늘도 대담에는 탈북여성지식인 김현아 선생입니다. 김선생님 안녕하십니까?
김현아: 네 안녕하십니까?
오중석: 24일 대낮에 북한이 한국의 연평도를 향해 무차별 포격을 가해 군인과 민간인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는데요. 그 동안 북한의 무모한 도발이 한 두번이 아니었지만 이번 도발은 민간인을 공격목표로 했다는 점에서 전쟁범죄와 같은 도발이라고 남한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지 않습니까? 북한은 이처럼 비인도적인 도발을 자행하고서도 남한이 먼저 북쪽을 공격해 대응한 것이라는 상투적이고 뻔뻔스런 변명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번 도발에 대해 북한주민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김현아: 북한이 이번 사건에 대해서 조선중앙통신 보도도 내보내고, 북한 주민들이 가장 많이 보는 티비를 통해서도 내보내고, 노동신문에도 기사가 다 실렸다고 하니까 연평도에서 남과 북이 서로 포사격을 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나 다 알고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북한 보도가 그야말로 사실을 오도해서 남한이 먼저 폭격을 해서 북한이 폭격을 했다고 보도하지 않았습니까? 아마 상당수 사람들이 북한이 하는 말을 그대로 믿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만 하더라도 이런 소식이 나오게 되면 과연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말일까 항상 생각해보곤 했거든요. 그러니까 최근에 북한 주민들은 북한 당국이 하는 말을 그대로 믿지 않아요. 그래서 아마 우리가(북한이) 먼저 도발을 걸었을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상당수일겁니다. 또 연평도 사건이 진행되자마자 세계각국 방송이 거의 실황중계하다시피 보도하지 않았어요? 중국 국경에는 중국티비가 나오고, 남한티비도 꽤 잡힌다고 알려져 있으니 적지 않은 북한 사람들이 봤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그 소식을 본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전달해 북한이 먼저 공격했다는 사실을 상당수 알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중석: 지난 3월의 천안함폭침 사건에서도 보였듯이 북한은 언제나 비인도적인 도발을 저질러 놓고 항상 책임전가와 책임회피에 급급한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선전수단을 동원해 걸핏하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둥 남한에 대해 전쟁광적인 위협을 일삼아 왔는데요. 과연 북한 주민들도 이런 당국의 전쟁놀음에 공감하는 것 인지 궁금합니다. 얘기 듣기로는 식량난과 생활고에 지친 북한 주민들 중에는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이니 차라리 전쟁이라도 터지라고 자포자기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던데요?
김현아: 네 요즘 세계적으로 전쟁은 안된다 또 인간의 생명, 목숨에 대해서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지어는 모든 생명에 대해서 자연도 생명이라고 아끼자는 국제적인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북한에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동물의 생명이 귀중하다라는 것은 아직 논의조차 안되고, 사람들이 그런 말을 들으면 허튼 웃음을 짓는 정도죠. 말하자면 계급적 원수에 대해서는 무자비한 복수가 필요하다는라는 말을 너무나 일상적으로 들었기 때문에 계급적원수가 몇명 죽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울을 초토화 하자고 하면 계급투쟁의 논리에 의해 '이거 우리가 너무 비인간적인 발언을 하는구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중석: 그럼 남한 사람 전부가 계급적 원수입니까?
김현아: 물론 주민들한테는 인민대중과 윗상충 이렇게 갈라서 말하지만 혁명하는길에서 그만한 피해쯤은 있을 수 있다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도 자기 목숨에 대해서 별로 애착이 없습니다.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이렇게 오래 살아 무엇하겠냐, 그저 전쟁이라도 확 일어나서 결판이 났으면 좋겠다는 생각, 이게 막바지에 빠진 사람들의 자포자기식의 희망이죠. 남한처럼 세상에 이렇게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일 수 있냐라는 생각은 휠씬 덜하죠.
오중석: 얼마나 먹고살기가 고달프면 전쟁이 나도 상관없다는 생각을 하겠습니까. 그런 주민들을 먹여 살리고 살기 편하게 해주기 위한 노력은커녕 이렇게 무모한 도발을 계속한다면 결국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완전 고립 당하게 되고 그나마 일부 명맥을 이어가던 인도적 지원마저 끊기게 됩니다. 이미 신의주 지역으로 가던 수해지원 물자수송도 중단되었고 영유아 어린이를 위한 인도적 지원물자도 당분간 중단되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되면 배를 곯는 것은 북한의 어린이들과 일반 주민들인데 정말이지 걱정입니다. 고위간부들은 여전히 잘 먹고 잘 지내겠지요? 김선생님은 북한에서 나온 분이니까 북에 가족과 친척들이 있을텐데 이번 사태에 대한 걱정이 많으시지요?
김현아: 그렇죠. 지금 남한에서 항상 지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논쟁이 많잖아요. 그래서 북한정부의 태도를 보면 지원해 줄 필요가 없는것 같고, 주민들이 굶는 걸 보면 지원을 해줘야 할거 같고 서로 엇갈리는 심정인데요. 이렇게 북한이 폭탄을 터트리고 도발을 걸때마다 지원을 줘야 한다는 말은 쏙 들어가고, 지원을 줄 필요가 없다는 말만 올라가고 있거든요. 요즘 누가 북한에 지원주겠다고 하면 아마 사회적으로 매장 당하지 않을까요? 남한정세가 험악해지면 결국 지원 물자가 다 끊어지게 되죠. 그동안 얼어붙었다가 요즘 좀 녹지 않을까 하는 시기인데 또 공교롭게 이렇게 되서 북한에 쌀이 못가게 되었어요. 사실 요즘에 북한 사정이 참 어렵거든요. 쌀값도 비싸고 주민들이 돈이 없어 아우성인데 우리 탈북자들도 한결같이 왜 북한이 또 이러지 이렇게들 말합니다.
오중석: 남쪽에서 보기엔 꼭 반대로 간단 말입니다. 뭘 위해 그러는건지 자기들 나름대로 전략이 있는지 모르겠으나 이런 식은 아니죠.
김현아: 나름대로 전략이라는거죠. 백성들에 대해 안타까워 한다면 저 정권이 유지가 안됐죠. 기본 체제유지를 위한 전략도 북한이 닫긴 세상이기 때문에 북한식으로만 생각합니다.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처럼 북한도 국제정세에 대해 잘 모릅니다. 지어는 최고위급에서 남한방송을 보고 세상소식을 다 듣는다는 사람들도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잘 모르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러니까 지금 북한 한쪽에서 남한에 대해서 응징을 해야 남한이 겁에 질려서 북한이 하자는대로 따라와 준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그래서 그 다음날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라고 발표를 해서 남한에서는 아니 세상에 저렇게 철면피 일 수 있나라는 반응을 받아내지 않았습니까? 한쪽에서 두들겨 패면 남한 사람들이 무서워 벌벌떨면서 북한에 가져다 바칠거라고 계산하는건데 생각하면 기가 막히죠.
오중석: 대포로 공격을 해서 군인과 민간인들을 희생시키고, 그 다음날 바로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회담을 하자는 건 누가봐도 정상은 아니죠.
김현아: 근데 그게 바로 북한의 하나의 전략이고 전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오중석: 남한 국민들은 지금 북한의 야만적인 도발에 대해 몹시 분노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연평도를 향해 150발이 넘는 포를 발사했다는데요. 이중 연평도에 떨어진 것은 70여발에 불과합니다. 그만큼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얘기죠. 반면에 우리 군은 최신형 자주포로 대응사격을 했는데 이 자주포의 살상력이 북한 해안포의 10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아마도 북측도 상당히 큰 피해를 보았을 걸로 보입니다. 그동안 북의 도발에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일부 남한 국민들 조차 이번 도발에 대해서는 강력한 군사적 대응을 한 목소리로 정부와 군 당국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가능하면 전쟁의 위험을 피해가야 한다는 남한국민들의 여론이 바뀌고 있어요. 설령 전쟁위험이 있더라도 이번 만큼은 북의 도발을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강합니다. 북한은 이번에도 뭔가 노림 수를 갖고 계획적으로 도발했겠지만 얻은 것보다는 잃은 게 훨씬 많다는 사실을 이 방송을 듣고 계시는 청취자들이 아셨으면 합니다. 김선생님 보시기에도 남한국민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다고 하셨잖아요.
김현아: 네 저는 사실 가운데서 북한 편도 들고 싶고, 남한 편도 들고 싶은 입장이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당국이 포를 쏜것에 대해서 어쩌면 그럴수가 있나 부끄럽습니다. 어린애가 뭘 안준다고 떼쓰고 아무거나 막 집어던지는 상황이니 내가 살던 북한이 저렇게 유치한 곳인가 부끄럽습니다. 이번에 4명이 잘못됐는데 한창 꿈이 많은 젊은 군인들이고, 거기 일하러 갔다가 잘못된 두 분도 무슨 잘못이 있습니까. 남조선 인민들을 구원한다고 북한주민들한테 선전해놓고 남조선 주민들에게 대낮에 사정없이 폭탄을 퍼부었죠. 이것 때문에 국제관계는 얼마나 복잡해지겠어요.
오중석: 두고봐야 하겠지만 국제사회의 여론이 이번엔 간단히 넘어갈것 같지 않습니다.
김현아: 이번에 남한에서 G20을 개최해서 의장국으로 위상이 많이 높아지고 세계정상들이 남한에 대해 좋은 생각들을 가지고 돌아갔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이 일이 터지자마자 세계 각국 정상들에게서 많은 전화가 왔다고 합니다. 러시아 같은 경우는 저번 천안함 사건때 아주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했는데 이번에는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직접 전화까지 했죠. 미국은 두말할 것도 없죠. 일본은 조총련계 학교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는 조치를 하는 것이 어떨까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꾸 북한이 도발을 하는 건 북한이 뭔가 편하지 않고 이제 점점 하루하루 망해가자는 생각이라고 사람들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또 이번에 우리에게 되로 주고 나중에 말로 받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오중석: 일부에서는 지금 도발을 할때가 아닌데 김정일이 병이 나서 판단력을 잃은게 아니냐, 심지어 김정일의 사망설까지 나왔는데요. 아마 이번에는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을겁니다.
김현아: 북한에서 김정일 위원장 모르게 하는 일은 단 한가지도 없겠지만 특히 이번에 황해도 현지 지도했다고 하니까 거기서 (서해 해안포부대를)현지 시찰을 하고 가지 않았나 추측하고 있습니다. 전범자죠. 아마 통일이 되면 확실한 전범이 아니겠어요?
오중석: 네 잘 알겠습니다. 남북간의 이번 연평도 교전은 6.25전쟁 이후 가장 규모가 큰 교전이었다고 합니다. 양측에서 수 백발의 포격을 주고 받았으니까요. 남측에도 민간인을 포함한 많은 인명피해가 있었지만 북측에도 꽤 많은 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북한지도부의 비인도적인 판단으로 남북 모두에서 아까운 인명피해가 난 것이 못내 가슴 아픕니다. 하지만 북한지도부가 이처럼 무모한 도발을 되풀이 한다면 남한국민들은 똘똘 뭉쳐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반드시 응징할 것이라는 믿음도 강해졌습니다. 지금이라도 북한지도부는 동포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위험한 전쟁놀음을 그만두고 평화를 추구하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해서 주민들의 배고픔부터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남북이 서로 돕는 평화공존의 체제가 하루 빨리 정착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원하면서 오늘 순서 마치겠습니다. 오늘도 대담에 김현아 선생이었습니다. 김선생님 감사합니다.
김현아: 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자유아시아방송, 진행에 오중석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주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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