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 어제와 오늘] 2010년 북한 뉴스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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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남과 북, 어제와 오늘 순서입니다. 이제 하루가 지나면 2011년 새해가 밝아 옵니다. 유난히 사건도 많고 말썽도 많았던 2010년 경인년이 저물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남북관계에서도 큰 사건이 자주 일어나 남북이 과거 어느 때 보다 더 경색되고 대립했던 해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 나라들은 해마다 연말이면 국내 10대 뉴스와 세계 10대 뉴스를 선정해서 발표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남한의 2010년 국내 10대 뉴스거리가 될만한 큰 사건 중에서 북한관련 주요 뉴스를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합니다. 오늘도 대담에는 탈북 여성지식인 김현아 선생입니다. 김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김현아: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올해의 한국 국내 10대 뉴스는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긴 해도 아마도 북한관련 뉴스가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난 3월26일 북한의 기습적인 어뢰공격으로 한국 해군의 초계함 천안함이 침몰한 사건이 가장 먼저 꼽힐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의 기습공격으로 인해 46명의 해군장병이 전사하는 비극적인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천안함 사건이 발발했을 때 김 선생님은 북한을 탈출해 나온 분으로써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김현아: 저는 그 사건을 처음 접하고 솔직히 북한이 했을 것이라고 생각 못했어요. 왜냐하면 금년에 북한 사정이 참 어렵지 않았나요? 그래서 한쪽으로 개성공단도 확대하자, 금강산관광도 재개하자고 북한에서 먼저 남한에 재촉하던 상황이어서 그런 북한이 아무려면 남한의 함선을 공격하겠느냐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다음날 탈북자들을 만나 이야기 해보니 100% 북한이 했다고해서 정신이 번쩍하더라고요. 그 다음에 남한이 조사에 들어갔는데 저는 증거를 잡기 참 힘들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남한이 대단한 것이 끝까지 조사해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잔해를 건져내고 이런 확증할 수 있는 근거를 냈습니다. 사실 생각지도 못한 큰 어뢰 잔해를 확고하게 걷어내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참 내가 여기 와서 좀 있는 사이 벌써 남한식 사고에 물젖어 있구나. 아무리 남한에서 지원을 받아도 칠건 다 치고 한쪽에서는 뻔뻔스럽게 달라고 하지 내가 사고가 잘못됐구나 다시 돌이켜봤습니다. 그리고 천안함 46명 장병들이 얼마나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이들입니까?

오중석: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꽃다운 나이의 한국 해군 장병들이 46명이나 희생되고 남한 국민들이 커다란 충격을 받지 않았습니까? 그런데도 일부 남한 사람들 사이에서 이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되어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하지 않았습니까? 이런 주장에 대해 김 선생님은 어떤 생각이 들었습니까?

김현아: 처음에는 저도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렇게 이야기 하는 것이 이해가 됐었습니다. 그런데 확고한 물증이 나온 후에도 아니라고 그걸 부인하지 않았어요. 북한 같으면 당이 이거라면 이거지 감히 반대 의견을 내놓을 수가 있나요. 그런데 사람들이 마음대로 주장하는 것에 대해 이 사회가 좋긴 좋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북한의 선전이 쎄긴 쎄구나. 남한 사람들이 믿게 떠들어 대면 먹히기도 하는구나.. 뭐 여러가지 생각을 했죠.

오중석: 네 사실 남한에서 북한의 소행이라는 것을 의심한 사람들도 설마 북한이 그런 무모한 도발을 하겠느냐 더군다나 남북한 사이가 나아져야 하고 또 북한하고 미국 사이가 개선이 되야 원조라도 받을텐데 그런 상황에서 북한이 그러겠냐는 생각을 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금 말씀하신대로 부인할 수 없는 증거가 나온 후에도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은 많이 사라졌죠. 이제는 남한 사람들 대부분이 북한의 무모한 도발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현아: 네 그때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한 20, 30%가 '아주 의심한다'고 했는데, 이번에 연평도 포격을 계기로 이제 그런 생각이 다 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오중석: 이번엔 다른 북한 뉴스인데요. 천안함 사건의 상처가 채 가시기도 전인 지난 9월 북한은 노동당 대표자회를 개최하고 이 자리에서 그간 베일에 싸였던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 김정은을 공개했지요?

김현아: 네 저도 그때 김정은 처음 봤습니다. 김정은에 대해 그동안 얼마나 궁금했어요. 그런데 보고나니 머리 스타일이 제일 잊혀지지 않아요. 사실 요즘 북한 청년들이 그런 머리 하지 않거든요. 언뜻 보더라도 '아 김일성을 모방했구나' 이런 생각이 딱 들더라고요.

오중석: 머리 스타일이 좀 이상하고요. 또 나이에 비해 너무 비대하게 살이 쪄서 김정은이 저런 모습이었나 사람들이 의아해 했죠.

김현아: 하지만 남한처럼 살 안찌고 날씬한 것보다는 북한에서는 오히려 간부들은 뚱뚱하고 배도 좀 나오고 해야 위신이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오중석: 그렇군요. 김일성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일종의 향수를 자극하자는 것 아니겠습니까? 사실 경험도 없고 경력도 모자란 27살 김정은의 후계자 등극은 남한사람들과 세계인의 비난과 조롱거리가 되고 있는데요. 이런 비난을 아는지 모르는지 북한은 지금도 김정은의 우상화 작업에 모든 선전수단을 총동원 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지도부의 3대에 걸친 권력세습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현아: 북한 주민들을 한가지로 의견을 묶기는 어렵고, 계층에 따라서 자기 처지에 따라서 바라보는 시선이 서로 각이합니다. 우선 상당수 주민들이 먹고살기 힘들니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은 누가 후계자가 되든 관심이 없다고 말합니다. 자기네가 반대한다고 해서 지도부가 바뀌거나, 또 앞날에 새로운 지도부가 나타나서 생활이 핀다면 높은 관심을 표시하겠지만, 그식이 그 식이 될 건 뻔하고 또 내가 어쩐다고 세상이 달라질것도 없다. 그런데 신경써봐야 하등 필요가 없고 나 먹고 사는게 더 급하다라는 것이죠. 대체로 여기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은 배운 사람들이나 오히려 간부들입니다. 중하층 간부들은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다고 하지만 맨 위 상층부야 뭐 어쩌겠어요. 북한은 민주화가 안된 나라니까 정치세력이 형성된 것도 아니고요.

오중석: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하는 거겠죠.

김현아: 당연히 북한이 대대손손 해오던 것이 관습화 되어 있으니까 의례히 그래야 하고, 만약 그러지 않으면 이 사회가 더 혼란스러우니 그냥 받들겠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국제사회가 비상을 관심을 가지고 있지요. 북한에선 바뀌던지 말던지 완전 정치불감증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오중석: 그런데 남한이나 일본 주변 국가들이나 세계적인 관심은 대단하지 않았습니까? 과연 김정일 위원장의 세째 아들인 후계자 김정은이 누군지 어떻게 생겼는지 뭘 하는 사람인지요. 그런 관심에 비해서는 오히려 북한 주민들이 별 관심이 없다고 하니까 맥이 빠지더라요.

김현아: 사실 세상에서는 깜짝 놀랄 일이죠. 많은 사람들이 1월 8일 김정은 생일을 국가적으로 다 쇠었다고 해도 믿지 않았고요. 적지 않은 사람들이 김정은 등극한다는 것은 윗 세력이 의식적으로 만들어 낸 자료라고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러한 3대 세습은 정상적인 사고로는 상상하기도 힘들어 하더라고요.

오중석: 정상적인 국가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올해는 북한이 크고 작은 도발과 함께 세계를 향해 핵 위협을 되풀이 한 해로 기록될 것 같은데요. 얼마 전에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하면서 핵 보유국임을 내세워 남한과 세상을 향해 핵 위협을 가했습니다. 그러다가 급기야는 11월 23일 남한영토인 연평도에 기습 포격을 가하는 도발을 감행했습니다. 연평도 포격 도발로 인해 해병대 군인 2명이 전사하고 민간인 2명이 사망하는가 하면 연평도 주요시설과 민가가 파손되는 큰 피해가 났습니다. 6.25 전쟁이후 남한 영토와 민간인 한테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 처음이라서 남한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았고 북한의 호전성을 절감하는 계기가 되었는데요. 후계자 김정은의 업적을 쌓기 위한 도발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 선생님은 북한이 이토록 무모하고 비인도적인 도발을 계속한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김현아: 여러 사람들이 분석하는 것과 저도 같은 생각인데요. 하나는지금 북한 사정이 너무 어려워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북한이 제일 어려운게 경제, 재정인데 남한이나 국제 사회에서 도와주지 않는거예요. 사실 연평도 포격하기전에 약간 좋은 기류가 흐르지 않았어요? 주자고 생각하고 있는데 참지 못하고 두들겨 놓은거죠. 이해가 되지 않으시겠지만 북한에서는 때려야 준다, 이런 야만적인 생각이 있어요. 얼마전에도 서로 각이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 중 3명이나 같은 말을 하는 걸 들었습니다. 북한이 2012년 강성대국 건설한다고 하잖아요. 그것도 북한에서 공장을 건설하고, 생산을 잘하고, 기술을 쌓아 경제적인 강성대국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핵무기, 미사일 때문에 미국이나 남조선이 무서워서 2012년 되면 뭐 주지 않고는 못배길 것이다. 그러면 우리 생활이 나아질 것이라는 것이죠. 그걸 믿는 의도가 너무 확고했어요. 그러니까 북한은 경제적 어려움을 타개하는 수단으로서 두들겨서 위협하는 걸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김정은의 위대성을 선전하는 계기로 삼는 것 같습니다. 남한에도 보도됐지만 요 며칠전에 북한의 한해의 성과를 돌이켜보는 텔레비젼 무대에 포격에 직접 참여한 포병 5명 쭉 세워 놓고 소감을 발표하게 했습니다. 남한 사람들은 기가 막혔죠. 그걸 통해서 지금 김정은이 당중앙위원회 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라는 것이 다 알려진 상황에서 군대는 김정은이 통치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군대가 이렇게 남한을 두들기면 '아 우리 군대 쎄구나' '김정은이 잘 하고 있구나' 이런 위상을 올리자는 것이겠죠.

오중석: 네 오늘은 지난 한 해동안 북한이 저지른 도발과 위협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았습니다. 다른 해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올해는 유난히 북한이 내부적인 허점과 문제점을 외부세계에 드러내면서 남한과 주변 국가들을 놀라게 하는 도발을 감행했습니다. 북한 지도부 나름의 계산된 도발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이 같은 무모하고 비인도적인 도발은 남한국민들의 단결과 안보의식을 높여주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점을 말씀드리면서 이 시간 마치겠습니다. 오늘도 탈북 여성지식인 김현아 선생과 함께 했습니다. 김 선생님 감사합니다.

김현아: 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진행에 오중석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