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 어제와 오늘] 6.25가 남긴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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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남과 북, 어제와 오늘 시간입니다. 오는 토요일, 25일은 6.25전쟁 발발 61주년 되는 날입니다. 참혹한 민족상잔의 전쟁이 있은 지 6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전쟁의 상처는 완전히 아물지 않고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오늘은 6.25전쟁이 우리에게 남겨준 역사적 교훈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오늘도 대담에는 탈북 여성지식인 김현아 선생입니다. 김 선생님 안녕하세요?

김현아: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는 토요일이 6.25전쟁 61주기인데요. 북한에서는 민족해방전쟁이라고 한다지요?

김현아: 조국해방 전쟁이라고 합니다.

오중석: 역사상 유례가 없는 동족상잔과 파괴를 불러온 6.25전쟁이 무엇을 해방했다는 말인가요?

김현아: 북한은 해방이 된 후에 남한이 미제의 식민지로 전환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남조선을 미국의 식민지 통치로부터 해방시키는 전쟁이라는 의미에서 조국해방전쟁이라고 말하는 겁니다.

오중석: 상당수의 북한주민과 일부 탈북자들 조차 6.25전쟁이 한국의 북침으로 시작되었다고 믿는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물론 북한당국의 거짓 선전과 교육 때문이겠지만 북한이 역사적 진실을 왜곡하려는 이유는 뭘까요?

김현아: 사실 일부가 아니라 거의 절대 다수의 북한주민들이 6.25전쟁은 미국의 사주하에 남한이 일으켰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것 때문에 탈북자들 여기 들어와서 하나원에서 싸움한다니깐요. 역사교육을 하면서 6.25전쟁은 남한이 아니라 북한이 일으켰다고 하면 특히 남자들은 의문을 표시하고 항의하고 꽤 충격을 받죠. 그 이후에 하나원을 나와서 컴퓨터를 통해서 자료를 찾아서 확인해보고 북한이 일으켰다는 사실을 믿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더라고요. 북한당국이 왜 이렇게 거짓선전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처음에 전쟁에서 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거 아니예요. 당연히 전쟁을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고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전쟁을 일으킨 사실을 주민들에게 말하지 않았어요. 왠만한 간부들에게도 공개하지 않고 최고급 간부 몇몇만 알고 있었습니다. 6월 26일에 '모든 것을 전쟁승리를 위하여' 라는 김일성의 유명한 방송연설이 있었습니다. '6월 25일 새벽 남조선 이승만 괴뢰도당은 공화국을 반대하는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이렇게 전체인민에게 말했습니다.

오중석: 김일성 집단이 다 전략적 차원에서 작전계획을 세우고 전쟁을 일으킨건데요. 그럼 조국 해방전쟁이라는 말은 하지 말았어야죠.

김현아: 일단 적들이 들어왔기 때문에 우리가 남조선까지 해방해야 한다는 건데 그렇다면 조국방어전쟁이라고 해야죠. 북한에서 속인 이유는 비록 전쟁을 먼저 일으켰지만 국제사회에서 북한에 대해 좋지 않게 생각할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자체가 죄가 된다라는 것을 인식한거죠.

오중석: 그럼 유엔 27개국 회원국의 참전을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건가요? 그것도 역시 미국이 시켜서 그렇게 한 것 이다라고 말하는건가요?

김현아: 다 미국이 사주했기 때문에 미국에 종속된 나라들이 참전했다고 생각하는거죠.

오중석: 몇년 전 중국이 소학교, 중학교 역사교과서를 만들면서 6.25전쟁은 남침이었다고 기술을 했어요. 그래서 남침, 북침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한국은 물론 중국 사람들조차도 6.25전쟁은 남침이었다고 인정하고 있는데 아직 북한은 그렇지 않죠.

김현아: 물론이죠. 작년에도 6.25전쟁을 맞으면서 노동신문에 미국이 전쟁을 일으켰다고 대서특필했습니다.

오중석: 3년 1개월에 걸친 한국전쟁기간에 남북 양측에서 250만 명 이상의 인명피해가 났다고 합니다. 한반도는 초토화 되어 거의 폐허가 되다시피 했지요. 이처럼 민족자멸의 전쟁을 일으킨 북한은 지금도 틈틈이 남한에 대한 군사적 도발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김 선생님은 아직도 북한이 한반도의 공산화, 그러니까 적화통일 욕심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김현아: 북한은 조국통일을 민족 최대의 숙원이라고 말하는데요. 물론 외부적으로는 평화적 통일에 대해 말하지만 북한 주민들은 누구든 평화적으로는 통일되지 않고 전쟁을 통해서만 통일이 될수 있다고 많이 생각해요.

오중석: 요즘 현대전 전쟁은 민족이 다 같이 죽을 수 있는 전쟁이라는 걸 모르나요?

김현아: 그렇게 얘기하면 북한에서는 염전 사상이라고 합니다. 전쟁을 싫어하는 사상인데 수정주의 사상의 표현으로 취급받습니다. 북한은 일반적으로 전쟁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전쟁을 '정의의 전쟁'과 '부정의의 전쟁'으로 나누는데 '정의의 전쟁'은 좋은것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최근에도 북한이 과연 한반도 공산화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을까 저는 반신반의 합니다. 물론 북한으로서는 최종목적은 남한도 다 사회주의, 공산주의로 만드는건데요. 현실적으로 지금 북한의 국력이 너무 떨어지기 때문에 과연 아직도 무력으로 남한을 먹을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약간 의심이 갑니다. 전쟁이 일어나 이기자고 하면 물질적인 조건이 마련되어 있어야 하잖아요. 물론 북한주민들한테는 우리가 싸우면 얼마든지 싸울수 있으니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남한에 와서 보니 경제적인 격차가 너무 큽니다. 군사라는게 경제력에 바탕이 되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북한에서 석유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또 쌀을 먹어야 뛰고 전쟁을 하죠. 물론 북한은 남한을 치면 남한이 우리 것이 되고 군수물자를 보장하면서 남한을 해방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북한주민들이 과연 전쟁에 한몸 바쳐서 싸우겠나 의문입니다. 북한 당국이 과연 그걸 모르겠습니까? 외형상 목표는 남아있고 지금도 끊임없이 도발을 걸고 있지만 진심으로 전쟁을 해서 남한을 먹겠다는 것은 포기하지 않았을까요.

오중석: 남한이나 주변 국가들 전문가들도 같은 의견입니다. 북한이 살아남기도 어려운데 감히 적화통일을 꿈꾸겠습니까? 그런데 자꾸 도발을 감행하는 것은 어떻게든 식량과 경제 지원을 받아내겠다는 의미겠죠. 한국전쟁은 우리민족 최대의 비극이었지만 시련을 통해서 한국은 잿더미에서 나라를 일으켜 세우는 기적을 실현해냈습니다. 북한도 심대한 전쟁피해를 입었는데요. 북한의 피해복구와 경제발전은 남한에 비해 얼마큼 이뤄졌다고 보시나요?

김현아: 전쟁 피해는 똑같이 입었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북한이 더 큰 피해를 입었어요. 왜냐하면 공산세력은 상대적으로 무기가 열세였어요. 특히 비행기가 거의 없어서 무지하게 폭격을 당했습니다. 평양시는 일제때 세운 제일백화점 건물 딱 하나만 남고 다 잿더미가 됐습니다. 북한은 전후에 우리 인민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자력갱생을 해서 일어났다고 말하는데요. 그때는 사회주의 세력에서 많은 도움을 줬고 북한 사람들도 참 열심히 일해서 처음에는 남한보다 빨리 일떠 세웠습니다. 다른나라의 지원은 한정되어 있고 또 50년대 말부터는 지원이 줄기 시작했습니다. 또 소련과의 관계도 악화되고 카리브해(쿠바)의 위기도 있었습니다. 소련을 믿지 못하니 자체 군사력에 투자를 했죠. 60년대 말부터는 북한경제 발전 속도가 전에 비해 떨어지기 시작했고, 70년대에는 남한에 역전 당하고, 80년대부터는 하강, 90년대는 낙하했어요. 고난의 행군시기에는 북한이 전후 시기랑 똑같았습니다. 기차에 사람들이 매달리는 모습이 우리가 영화에서나 보던 6.25전쟁때 모습이었어요.

오중석: 결국은 체제의 우월성과 열등성의 차이라고 봅니다. 북한이 김일성 사회주의를 체제를 택하는 바람에 역사적으로 후퇴를 했고 남한은 엄청난 진전을 이뤘고요. 마지막으로 6.25 한국전쟁이 남겨준 역사적 교훈은 뭐라고 정리할 수 있을까요?

김현아: 저는 북한에서 전쟁에 대해서 별로 생각해보지 못했는데요. 여기와서 남북관계, 동서독 관계, 통일문제를 보면서 전쟁이라는 것은 다시는 해서는 안 되겠구나 생각했어요. 사실 전쟁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개인적인 복수심이 있는건 아니잖아요. 남한에 와서 국군장병이나 고위급 간부도 많이 만나봤는데요. 만약 제가 북한에 있었다면 적이었을텐데 직접 만나보니 인정도 있고 눈물도 있는 인간적으로 같은 사람이고 다 같은 민족입니다. 죽은 사람도 안됐고 남은 사람들이 가진 상처가 얼마나 커요. 동서독 통일이 빨리 된건 우리처럼 전쟁을 안해서가 아닐까요? 지금도 전쟁을 겪은 나이드신 분들은 북한에 대한 감정이 안 좋잖아요. 북한도 마찬가지예요. 그렇지만 지금 자라나는 세대들은 그런 감정이 덜합니다. 전쟁은 서로 피해를 보고 승자도 없고 패자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전쟁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중석: 네 오늘은 6.25전쟁 61주년을 맞으면서 비극적인 한국전쟁에 대해 얘기해 보았습니다. 참혹한 전쟁을 겪은 우리나라가 세계의 일류국가로 발돋움하느냐 아니면 또다시 민족 공멸의 비극적인 전쟁터로 변하느냐 하는 문제는 오로지 북한 지도층의 의사에 달렸습니다. 지금이라도 북한정권이 핵무기를 앞세운 전쟁위협을 중단하고 국제사회의 합당한 일원으로 나와주기를 바라면서 이 시간 마치겠습니다. 오늘 대담에 김현아 선생이 수고하셨습니다. 김 선생님 감사합니다.

김현아: 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진행에 오중석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주에 또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