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과 북, 어제와 오늘' 순서입니다. 7월에 접어들면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더위에 건강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남한의 휴가철을 맞아 민족의 대이동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남과 북의 대중교통체계에 대해서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오늘도 대담에는 탈북 여성지식인 김현아 선생입니다. 김 선생님 안녕하세요?
김현아: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남한은 지금 날씨가 굉장히 무덥죠.
김현아: 북쪽도 더울 거예요.
오중석: 남쪽은 7, 8월이 여름 휴가철인데요. 이때가 되면 수많이 사람들이 가족, 친구들과 함께 휴가를 떠납니다. 그런데 좀 멀리 갑니다.
김현아: 주로 외국에 가는 걸 참 좋아하시더라고요.
오중석: 외국으로 나가면 최고의 휴가죠. 외국에 못 가더라도 제주도, 강원도처럼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으로 많이 갑니다. 휴가 가면 교통편을 이용해야 하지 않습니까? 김 선생님도 여기 오셔서 보셨겠지만 남한의 교통체계는 참 잘되있죠. 그런데도 휴가철만 되면 사람이 한꺼번에 몰리니까 난리가 납니다.
김현아: 저는 북한에서 처음 왔을 때 차가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어요. 서울시내에는 승용차가 너무 많아서 짜증이 날 정도입니다. 차보다 걸어가는 게 나을 정도라 저는 대중교통이 훨씬 나아요. 남한의 대중교통이 정말 잘 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하긴 서울시 인구가 1천2백만 명이 넘고, 등록 안하고 손님격으로 와 있는 사람까지 합하면 1500만 명 이상이라고 합니다.
오중석: 남한식으로는 유동인구라고 합니다. 서울에 살지는 않지만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들, 서울에 다니러 온 사람들 또 여행자도 많고요. 합하면 1500만 명 정도 되죠.
김현아: 그 사람들이 집에 있는게 아니라 다 돌아다니잖아요. 북한 인구가 2천 300만 명인데 그 절반 이상이 서울에 사는 겁니다. 그러면서도 교통을 보장해주어요. 대중교통 수단 중에 제가 제일 좋아하는건 지하철입니다. 왜냐하면 시간을 정확히 지킬 수 있어요. 인터넷에서 조사해보면 차이가 5분 이내라 어김없이 가는 곳은 지하철이 가장 정확합니다. 저는 평양에서 지하철을 타봤는데 노선이 그다지 길지 않아요. 평양 지하철은 광주나 대구 지하철과 비슷합니다. 또 평양지하철은 배차 간격도 길고요. 여기는 아침 출근길에 배차시간이 2, 3분 정도 그리고 낮에는 7분 정도입니다. 그리고 전철 노선은 9호선에 경의선 철도까지 그물망처럼 넓게 퍼져있죠. 역전 수는 너무 많아서 계산이 안 될 정도입니다.
오중석: 한마디로 서울을 둘러싼 위성도시, 수도권 어디라도 전철을 타고 갈수 있죠.
김현아: 전철 설비도 참 좋고요. 저는 지하철을 주로 타고 버스는 많이 안 타지만 시내버스를 처음 탔을때 기억이 있습니다. 참 무더운 여름이었는데 버스에 올라타자마자 시원하게 냉풍장치가 도는거예요. 저는 북한에서 버스도 많이 타고 다녔지만 냉풍장치가 있는 버스는 못타봤거든요. 북한 평양 일반버스는 냉온풍장치가 없어요. 냉온풍장치가 있는 버스는 예술단이나 당 같은 잘 나간다는 기관용 버스입니다. 그런 버스는 일상적으로 이용할 수는 없죠. 일반주민들이 아침에 버스 타고 출근하면 옷이 다 젖어야 합니다. 여기는 버스비가 좀 비싸긴 하지만 냉풍 값 계산하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시원합니다. 제가 처음에 왔을때는 5백원이었는데 지금은 거의 천원이거든요.
오중석: 남한의 시내버스는 차비가 900원, 1,000원 정도인데요. 승객들에게 받는 차비는 원가도 안되고 냉방비 돌리는 정도밖에 안됩니다. 남한에 있는 모든 시내버스는 정부에서 지원해줍니다.
김현아: 일본은 너무너무 비싸다고 그러더라고요. 외국 갔다오신 분들이 남한이 대중교통 값이 제일 싸다고 한결같이 말합니다.
오중석: 주민들이 편하게 버스를 타야하니 국가에서 보조해주는 겁니다.
김현아: 대중교통 때문에 서울에 버스전용노선(차선)이 따로 생겼잖아요. 북한말로 하면 인민적인 조치죠.
오중석: 그래서 승용차보다 버스가 훨씬 빨리 가죠.
김현아: 또 버스가 시외 작은 마을까지 다 돌게 되어 있어요. 서울시내에는 큰 도로에서 조금 떨어진 마을에 10분, 15분 정도 걸어가야 하는 길도 다 버스가 다녀요. 서울 사람들이 너무 걷지 않아요. 10분 거리도 다 버스를 타고 간다니깐요. 사실 건강에도 걷는 게 좋다고 하는데 좀 걸어야죠. 그리고 지방에 갈때는 고속버스를 탑니다. 제가 저번주에 광주를 다녀왔는데요. 광주까지 2, 3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지방에도 다 버스가 있고 지어는 남해 갈때도 버스타고 갔어요. 또 기차가 있죠. 북한 사람들은 기차라고 하면 잊지 못할 기억이 한두개는 다 있어요. 사람이 아무리 안 다닌다고 해도 몇 번쯤은 기차 타고 다니면서 고생스럽던 기억이 있죠. 그래도 훗날 생각해보면 추억이 되죠. 그런데 남한 기차는 너무 좋더라고요. 제가 3월에 부산에 다녀왔는데 서울에서 부산까지 그렇게 단축된 줄 몰랐어요. 서울부터 부산이라고 하면 청진에서 평양까지 정도입니다. 4백50킬로 정도인데 2시간 반 걸렸어요. 또 운행횟수가 30분에 한번이더라고요. 남한에 사람이 참 많긴한 게 끊임없이 차가 다니는데 차마다 사람이 많아요. 또 고속전철만 있는게 아니고 무궁화호, 새마을호도 있고요. 그런데 무궁화호는 아예 비어다니더라고요. 채산을 맞추는지 좀 근심스러워요.
오중석: 무궁화호도 참 열차가 깨끗하고 쾌적한데 손님이 없어요.
김현아: 제가 언젠가 광주에 갔는데 갈때는 고속버스를 타고 올때는 무궁화호를 타고 왔는데요. 마지막역인 서울역에서 내리는 사람이 하도 없어서 제가 세어보니까 아니, 그 큰 기차에서 10명도 안 내리는 거예요. 예산으로 움직이는 국철인데 채산을 맞출 수나 있는지 나라 살림이 걱정되더라고요.
오중석: 코레일. 한국철도공사라고 해마다 어마어마한 적자입니다. 다 국민세금으로 메우니까 세금 타고 다니시는겁니다.
김현아: 차라리 없앴으면 하는데 또 서는 역이 조금씩 다르더라고요.
오중석: 아주 조그만 마을 사람들도 타야 하니까요.
김현아: 그리고 지금 같은 성수기 때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특히 추석, 설날 같은 민족명절에는 미리 예약하지 못하면 타지 못할 정도입니다. 또 북한에 없는 비행기가 참 많아요.
오중석: 항공노선이라고 하는데요. 국제선, 국내선 한번 설명해주시죠.
김현아: 저는 비행기 운항횟수가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어요. 외국으로 나가는 국제노선은 하루에 남한 비행기는 150대 이상, 남한을 경유하는 외국 항공사는 130대 이상입니다. 그러니까 남한에서 다른 나라로 가는 비행기가 무려 280대 정도 매일 뜨는거죠. 또 더 놀라운 건 국내선 비행기가 그렇게 많아요. 작년 기준으로 매일 210대 정도 뜨는데 그 비행기마다 사람이 다 차요. 언젠가 제가 광주 갔다 올 때 비행기 타고 왔는데 김포까지 40분 걸리더라고요. 오히려 김포공항에서 집까지 가는 시간이 더 걸렸어요. 비행기는 철도보다 비싼데 남은 좌석이 없더라고요. 남한 사람들은 일 안하고 다 다니기만 하나 봐요. 너무너무 많이 다녀요.
오중석: 네 오늘은 휴가철을 맞아서 남한의 대중교통체계에 대해서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이 방송을 들으시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께서는 남한의 대중교통에 대한 설명을 들으시고 과연 그렇게 많이 있을까? 그렇게 수많은 비행기가 뜨고 내릴까? 의심을 하시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의심을 덜어 드리기 위해서 남한의 대중교통문제 다음 주에도 계속됩니다. 오늘 대담에는 김현아 선생이었습니다. 김 선생님 감사합니다.
김현아: 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진행에 오중석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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